부분 유료화 시대, OBT를 대하는 개발사와 유저의 온도 차이

등록일 2016년03월04일 17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부분 유료화 과금 모델은 이미 게임시장의 대세가 된지 오래다. 현재 국내 게임 시장에서 월 정액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으며 일부 대작 MMORPG가 월 정액제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서비스 중간에 부분 유료화로 전환한 경우도 많다.

온라인게임에 부분 유료화 모델이 자리를 잡으면서 온라인게임의 오픈 베타 테스트(OBT)와 정식 서비스의 경계도 애매모호해지고 있다.

PC 온라인게임이 붐을 일으키고 전국에 PC방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1990년대 말, PC 온라인게임 대부분이 정액제 게임이었던 시절, OBT는 개발이 거의 완료된 신작 게임이 정식 서비스(정액제 도입) 전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게임의 스트레스 테스트와 콘텐츠 점검 및 성공 가능성을 점검해보는 장치였다. 특히 해당 게임에 관심이 있는 소수의 유저를 대상으로 진행한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와는 달리 다수 일반 유저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부분 유료화 이후 많은 게임들이 OBT를 시작함과 동시에 바로 유료 아이템을 출시하는 경우가 많고 OBT 기간 중에 유료 아이템을 추가하면서 OBT와 정식 서비스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 지고 있다.

물론 여전히 많은 게임사들이 OBT를 통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보거나 CBT 기간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버그를 찾아내 수정하거나 그 외에 게임의 다양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하고 있다. 여전히 OBT는 게임사들에게 게임을 정식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과정인 셈이다.

그렇다면 유저들 입장에서는 어떨까? 유저 입장에서도 유료 아이템이 추가되기 전까지는 게임의OBT 기간임을 알기에 게임의 완성도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보다는 수정해야 할 버그나 게임을 즐기며 느낀 수정 사항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그렇다고 무조건적인 비난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유료 아이템이 없었을 때의 입장일 뿐이다. 유저 입장에서 게임 내에 유료 아이템이 추가되고 그걸 구매하게 되면 그들은 더 이상 게임의 밸런스를 무료로 테스트해주는 테스터가 아닌 정식 서비스를 받는 한 사람의 고객으로 대접 받길 바라게 된다.

개발사와 유저의 간극은 여기에서 발생한다. 개발사 입장에서 A라는 게임은 정식 서비스가 아닌 OBT이므로 버그 수정 등이 우선 순위가 높은 편이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과금 요소가 있는 만큼 테스트가 아닌 정식 서비스라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단순히 테스트가 아닌 매일 새로운 재미를 느끼는 완성된 게임을 하기를 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유료 아이템만 판매할 뿐 정식서비스가 아닌 OBT 게임에서 유저들이 원하는 수준의 게임플레이가 이루어 지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결국 이 때문에 OBT 기간에 유저들이 게임을 이탈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게임은 좋은데 운영이 게임을 망쳤다"는 이야기도 그래서 나온다.

야심차게 OBT를 시작한 신작 PC 온라인게임들이 반짝 인기를 끌다가 몇 년에 걸쳐 쌓아온 운영 노하우를 가진 온라인게임들을 넘지 못하고 유저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물론 OBT를 통해 버그를 수정하고 밸런스 등을 교정해야 하는 만큼 OBT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OBT에서라도 유료 아이템을 발매했다면 게임사는 그에 걸맞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해야하며 그것이 바로 게임의 재미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한 신규 유저와 CBT 때부터 해당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게임을 시작한 충성 유저들에게 보답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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