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펠나인'으로 돌아온 조영기 펀플 대표 "스펠나인으로 스토리 중심의 RPG 붐 시작 될 것"

등록일 2016년06월02일 19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넷마블 대표를 역임한 조영기 펀플 대표가 1년여 준비한 대작 모바일 RPG '스펠나인'(SPELL 9)을 들고 모바일게임 정상의 자리를 노린다.

조영기 대표는 넷마블의 성공시대를 알린 '레이븐' 발표 직후인 2014년 7월, 건강상의 이유로 넷마블을 떠나 잠시 재충전의 시기를 가졌다. 하지만 그의 휴식은 길지 않았다.

재충전 기간 동안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은 어떤 게임일까'를 깊이 고민한 조 대표는 이시형 대표와 함께 펀플을 설립해 모바일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에 위치한 펀플 사무실에서 만난 조영기 대표의 모습에는 활력이 넘쳤다. 넷마블 시절 늘 정장을 입고 딱딱한 표정을 보였던 것과 달리 캐주얼하게 입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는 도전하는 즐거움이 느껴졌다.

"쉬는 동안 오랜만에 개인시간도 좀 갖고 하고싶은 게임에 대한 구상도 친구들과 하며 여유롭게 보냈습니다. 스토리 이야기를 많이 했고 처음부터 스토리가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조영기 대표의 지론은 "스토리가 있으면 더 재밌다"이다. 스펠나인은 그런 조 대표의 생각을 그대로 구현한 게임으로 개발됐다. 기본 게임 기획 후에는 스토리를 다 짜두고 콘텐츠를 스토리에 맞게 개발해 배치했다.

"스펠나인의 개발기간은 1년 6개월 정도이지만 개발 초기에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하나'를 고민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스토리를 말로 설명해도 5시간 이상 걸리는 그런 게임이 되었는데, 저는 몇 번이나 보고 들었지만 지금 다시 봐도 가슴이 뭉클해져요. 스토리에 진짜 기대해도 좋은 그런 게임을 만들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펀플이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게임 내에서 '카툰' 형태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다. 흔히 튜토리얼을 카툰 형태로 전달하는 게임들과 달리 스토리를 찬찬히 카툰으로 풀어내고 있다.

게임 진행에 맞춰 나오는 카툰만 본다고 해도 3~40분을 봐야 할 분량이 들어갔다. 기존 게임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밀도있게 전달되는 스토리가 스펠나인의 최대 장점이다.

당초 펀플은 스펠나인의 세계를 무대로 한 웹툰도 게임 출시에 맞춰 출시해 연재를 이어갈 계획이었지만 웹툰 제작에 시간이 걸려 게임 출시 후에 연재가 시작되게 됐다. 펀플이 준비한 전체 스토리의 가운데 1/3 정도가 게임에 담기고 앞부분은 웹툰에서 풀어가게 된다.

"웹툰은 1년 정도로 짧게 끝날 작품이 아니라 오래오래 연재될 겁니다. 분량이 굉장히 많아요. 전체 스토리를 다 웹툰에서 보여드릴 예정이고 웹툰에 등장한 내용이 게임에 업데이트될 수도 있습니다. 게임에 담은 스토리는 전체의 1/3 정도이지만 지역 업데이트를 통해 뒷이야기도 추가가 될 겁니다.

웹툰으로 끝낼 생각은 아니고 게임이 잘 된다면 애니메이션과 영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강력한 스토리와 함께 스펠나인의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700여종에 달하는 스킬 수집 시스템이다. 자유도 높은 스킬 설정은 스펠나인의 가장 독특한 면으로 캐릭터의 직업이나 레벨, 무기 제한 없이 획득한 모든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스킬에 맞춰 자동으로 무기가 교체되고 스킬 연계에 따라 다양한 효과가 발생하는 등 자신만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국내 모바일 RPG들이 '무기'를 메인에 놓고 콘텐츠를 구성하는 것과 차별되는 부분.

"다들 무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우리는 스킬이 주인공인 게임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스킬을 다양하게 해서 수집하게 하고 스킬의 조합에 배열까지 신경써야 하도록 구성했습니다. 스킬의 조합, 배열에 따라 전투패턴이 달라지는 게임이 되었어요.

유저들과 커뮤니케이션할 때도 스킬이 주인공인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지요. 물론 나중에는 무기와 방어구도 중요해집니다. 초반에는 스킬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임인데 유저들이 높은 수준에 도달해 비슷한 스펙을 갖게 되면 무기나 방어구의 옵션들이 영향을 미치는 구조입니다"

스펠나인은 'RPG'임에도 직업 개념이 없는 게임이다. 칼을 든 캐릭터가 총 스킬도 사용할 수 있다. 칼을 든 전사니 탱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자유도를 높여 스킬을 뭘 가졌냐에 따라 자유롭게 무기가 구사되는 방식을 채택했다.

조영기 대표와 펀플 개발진은 스펠나인을 자유도를 최대한 보장하는 형태로 개발했지만 RPG에 걸맞게 '역할'이 필요한 콘텐츠도 추가해 나갈 계획이다. 추후 추가될 인스턴트 던전에서는 역할 요소가 들어가 친구들의 캐릭터를 포함한 파티로 던전에 도전하게 될 예정이다.


조 대표가 스펠나인을 들고 게임업계에 다시 등장했을 때,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놀란 부분은 네시삼십삼분(4:33)과 파트너가 되었다는 점이었다. 스펠나인은 4:33을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서비스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처음 벤처를 시작할 때 넷마블 출신이니 꼭 넷마블과 함께 해야겠다기 보다는 좋은 파트너는 누구라도 같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4:33과 만나서 일을 진행했는데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일이 진행이 되었어요. 정식 만남 후 2주 안에 다 결정된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곳과는 뭐 이야기할 시간도 없었던 거죠. 벤처를 시작하며 고생을 많이 할 거라 예상했는데 4:33 덕분에 크게 고생 안하고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와서 보면 저희보다 1년 정도 먼저 시작한 게임들이 이제야 출시가 되고 있어요. 저희는 4:33 도움 덕에 빠르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시작부터 게임의 방향성, 스토리를 잘 잡아놔서 중간에 가지는 쳤지만 줄기가 벗어나진 않았어요. 그럴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 중 하나가 4:33의 서포트였습니다"

이제 출시를 앞두고, 생각보다 조영기 대표는 담담한 모습이었다. 최선을 다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그의 태도에서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이 연상됐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조영기 대표가 가장 바라는 바는 스펠나인이 유저들이 오랫동안 즐기는 게임이 되는 것이다.

"스펠나인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게임이 되면 좋겠습니다.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한발 한발 나아갈 생각입니다. 유저 여러분이 스펠나인이 다른 게임과 비슷할 거라는 선입견을 갖고 그냥 넘기기보다 한 번 해 보시고 스토리도 보시고 아 이 개발사는 이런 고민까지 했구나 하는 걸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영기 대표는 모바일게임에서 스토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현재 풍조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런 흐름에서 스토리가 중시되는 붐을 일으킬 게임이 바로 스펠나인이라는 것.

스펠나인이라는 제목에는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숫자 9는 가장 큰 숫자로, 조영기 대표는 "최고의 게임을 만들자는 의지를 제목에 담았다"며 "게임이 좋은 성적을 내서 회사도 잘 되고 직원들에게도 우리가 좋은 게임을 받아 제대로 평가를 받았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포부대로 스펠나인이 모바일 RPG에 새로운 흐름을 가져올 게임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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