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론칭 1주일, 안정 찾은 넥슨 '듀랑고'... 짚어봐야 할 두가지 문제

등록일 2018년02월02일 16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론칭 초기 서버문제로 몸살을 앓던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가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초창기 PC MMORPG가 보여줬던 다른 세상에서의 삶을 구현한 이 게임에 MMORPG를 즐긴 적이 없던 유저들이 빠져들고 있다.

듀랑고의 성공 때문에 MMO가 장르적으로 젊은 층에게 안 먹히는 게 아니라 그럴만한 게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게임을 주로 즐겼던 유저들 사이에서는 "듀랑고 게임이 재미있어서 과금을 좀 할랬는데 할 게 없더라"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실제 듀랑고는 게임을 다 만든 후 형식적으로 과금시스템을 붙여만 둔 느낌을 줄 정도로 기존 모바일게임들의 과금모델과는 궤를 달리한다. 뽑기가 들어있긴 하지만 좋은 장비는 게임 내에서 얻어야 하고 뽑기로 더 좋은 장비를 얻어야 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올리는 구조가 아니다.

돈을 쓰고싶어도 쓸 게 없냐, 인게임 재화를 팔아주면 안되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으로 호평 일색이지만 장래에는 과금유도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유저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듀랑고 서비스 1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이 두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할 것 같다. 서버문제는 왜 생겼는가, 앞으로는 문제 없을까 하는 부분, 그리고 지금은 과금모델이 유저친화적으로 구성되어 있다지만 뽑기 등 과금시스템이 들어있는 한 언젠가 가혹한 과금요소가 도입되지 않을까 하는 유저들의 우려에 대한 부분이다.

시행착오와 실수, 좋은 경험 될 것
먼저 서버문제부터 살펴보면, 듀랑고 팀은 NDC 등을 통해 클라우드에 기반한 분산 서버로 서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쳐 왔다. 이은석 프로듀서가 론칭행사에서 "일반 서버의 10배의 유저가 와도 문제없다"고 재차 강조했던 걸 떠올리면 듀랑고의 서버문제는 더욱 안타깝다.

듀랑고 론칭 초기의 서버문제는 몇 가지 요인이 겹쳐 발생한 것이었는데, 가장 큰 요인 두 가지를 들자면 1.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하며 개발 언어로 파이썬을 사용했는데, 이건 넥슨 그룹 차원에서 첫 시도였다. 즉 유저들이 대거 몰릴 기대작을 론칭하며 실서비스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 문제였다. 2. 인증, 로그인 부분에서 병목현상이 생겨 접속 자체가 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IT업계 시니어 개발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파이썬으로 서버를 구축하면 개발이 쉽고 유지 보수가 편한 게 사실"이라며 "클라우드 서버에서 파이썬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경력자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넥슨 그룹 차원에서도 파이썬으로 서버를 구축한 건 듀랑고 팀 뿐으로 첫 시도라 시행착오가 생길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인증 부분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해 접속 자체가 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듀랑고 팀이 분산 처리를 잘 해 뒀다지만 병목현상이 발생해 입장을 못하니 분산으로 해결할 여지가 없었던 셈이다.

듀랑고 론칭과 같은 날 넥슨 인증시스템 업데이트가 동시에 진행되어 일정 조율이 제대로 안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인증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넥슨의 공식 입장.

여기에 유저들에게 사용자 안내 문구를 띄우지 않고 에러코드가 그대로 뜨도록 한 점은 론칭을 서두르며 세밀한 부분에 신경을 제대로 못 썼다는 반증으로, 긴 개발시간과 개발팀의 역량에 어울리지 않는 실수였다.

이제 어느 정도 서버가 안정화되었고 이번에 생긴 문제는 다시 발생할 성격의 문제는 아니다. 앞으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듀랑고 개발팀의 역량은 검증된 것이니 이번같이 실수와 불운이 겹치지 않도록 조심하면 될 일이다.

경영진의 약속, 듀랑고 과금모델 방향 변경은 없다
또 하나의 우려인 과금모델에 대한 우려는 일단 접어둬도 될 것 같다. 듀랑고는 단기 매출순위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넥슨의 개발력을 인정받으려는 목표가 더 큰 게임이다. '그래도 넥슨인데...'라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있겠지만 듀랑고의 과금시스템, 방향에 변화가 없을 거라는 건 경영진이 이름을 걸고 보장하는 부분이다.

정상원 부사장이 "매출을 신경쓰지 않는다"고 공언한데다, 노정환 본부장은 사업담당이 바뀌거나 매출이 잘 안 나올 경우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지 않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경영진 차원에서 보증하는 부분"이라며 "저나 다른 경영진이 물러나고 바뀐다고 이 약속이 깨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별다른 과금요소 없이 '유저 수' 만으로 매출순위 상위권에 오른 듀랑고는 빠르게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베타테스트 때 반응이 좋았던 동남아 시장에는 곧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북미, 유럽 출시도 이뤄지고 플랫폼 확장에도 나설 예정으로 이대로 게임성과 과금시스템이 유지된다면 듀랑고는 롱런하며 사랑받는, 유저들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국산 모바일게임 중 굉장히 특이한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게될 것 같다.

론칭 직후 큰 사건이 있었지만 시작부터 이런 경험을 한 것은 듀랑고 팀에게 장기적으로 실보다 득이 클 것 같다. 넥슨의 바람대로 듀랑고가 '헤비과금모델의 넥슨'에서 '게임 개발사 넥슨'으로 글로벌 이미지를 바꿔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기대한 것 이상으로 게임이 잘 뽑혀 나와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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