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지취재]니폰이치 실사 호러게임 '클로즈드 나이트메어', 타카스 디렉터에게 들어본 제작비화

등록일 2018년08월02일 13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니폰이치소프트가 제작한 실사 기반 호러 어드벤처 '클로즈드 나이트메어'. 독특한 스타일에 니폰이치 특유의 B급 감성이 더해져 취향을 좀 타는 게임이 됐다.

 

이 게임의 제작을 지휘한 타카스 카즈야 디렉터는 '신 하야리가미' 시리즈의 음악과 디렉터를 맡아 좋은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이번 클로즈드 나이트메어에서도 음악과 디렉터를 겸임했다.

 

일본에 이어 한국에도 클로즈드 나이트메어가 출시된 것을 기념해 기후 롯켄에 위치한 니폰이치 본사를 찾아 타카스 디렉터를 만났다.

 



 

그에게 대체 클로즈드 나이트메어는 왜 기획되어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왜 이런 형태, 구성, 외형의 게임이 되었는지 등등 게임 제작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와 함께 다음에도 실사 기반 영화를 만들 생각이 있는지 등을 들어봤다.

 

실사 기반 게임 제작에 도전한 이유와 힘들었던 점

이혁진 기자: 가장 먼저 듣고싶은 것은 타카스 디렉터는'클로즈드 나이트메어'를 어떤 게임이라고 설명하고 싶은가 하는 점이다. 한국 게이머 중에는 당황하는 유저도 있는 반면 B급 감성을 마음에 들어하는 유저도 있다

타카스 디렉터: 호러는 호러지만 실사라는 점에서 호러영화를 보는 느낌과 수수께끼 풀이를 하나로 합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로즈드 나이트메어에는 그런 요소들과 함께 TV드라마 등에서 그려지곤 하는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인드라마도 제대로 스토리로 담고 싶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호러지만 휴먼 드라마 요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관 면에서는 현실에서 좀 벗어난 면도 있어서 이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하는 걱정과 기대가 함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클로즈드 나이트메어는 실사 영상을 사용했다는 점이 인상적인데, 실사 영상을 사용하기로 한 계기가 궁금하다

타카스 디렉터: 시작은 니이카와 대표가 '요즘 게임은 CG가 엄청 발달해서 실사와 거의 차이가 없잖아. 그러면 아예 실사로 하면 되잖아?'라고 제안한 게 계기였습니다. 판타지나 액션 장르가 되면 3D나 CG가 아니면 통하기 힘들겠지만 호러라면 폐쇄공간을 배경으로 해서 실사로 비교적 간단하게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만 실제로 해 보니 전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힘들었나

타카스 디렉터: 일단 실사 영상 자체를 니폰이치에서 처음 시도했다는 점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기획을 시작해 촬영을 진행해 마무리할 때까지가 정말 힘든 과정이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힘들지 않은 부분은 없지만 그 중에서도 촬영은 정말 힘들어서 촬영이 끝났을 때에는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난 느낌이었습니다.

 

영상 촬영 후에도 어려움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일단 영상을 기획한 대로 촬영한 후에 그 영상을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을 거쳤는데, 수수께끼 풀이도 제대로 들어가 있어야 하니까 말이죠.

 

2D에서는 일러스트 한장으로 되는 것을 촬영한 실사 영상으로 만들면서 CG는 쓰지 말고 실사로 하자는 방향으로 하니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실사 영상에 있는 것만으로 게임을 모두 표현해야 하니까요. 이미 존재하는 영상에 게임성을 어떻게 합쳐나가야 하는가의 부분에서 정말 엄청 고생을 했습니다.

 

종합하면 촬영 과정에서 NG가 엄청 나와 찍고 또 찍어야 했고 그렇게 완성된 영상으로 게임을 만들려니 이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영상 촬영에서 신경쓴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타카스 디렉터: 가장 신경쓴 부분은 1인칭 시점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었죠. CG 없이 촬영으로 1인칭 시점을 표현하려니 이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카메라를 주인공 머리 너머로 씌워서 주인공 역의 배우와 함께 카메라가 이동을 해야 했는데 다른 모든 스탭들도 그 움직임에 맞춰야 했고요. 정말 어려웠습니다.

 

인 게임 영상들이 대부분 롱테이크로 촬영되었던데 그렇게 한 이유는 뭔가
타카스 디렉터: 간단합니다. 카메라맨과 배우가 함께 움직여야 하다 보니 통상적 촬영과 같은 컷 분할이 안되는 겁니다. 보통은 카메라를 교체해서 컷을 나누는데 우리는 카메라를 바꿀 수가 없으니 통으로 찍어야 했고 그래서 길어지게 되었습니다.

 

게임의 배경이 되는 복도가 인상적이던데 혹시 니폰이치 사옥 내부인가
타카스 디렉터: 니폰이치는 아니고 기후현 카카미가하라시 어딘가에 있는 건물입니다. 카가미가하라시에서 영화 등의 촬영에 이용되는 로케지에서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품들 역시 실사로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던데 다 직접 제작한 것인가
타카스 디렉터: 직접 만든 것도 있고 스탭에게 빌린 것도 있고 기존의 것을 촬영을 위해 가공한 것도 있습니다. 엄청 공을 들였죠. 만든 소도구들은 회사에 두고 있습니다. 속편을 만든다면 다시 사용하고 싶네요.

 

실사 기반 게임을 다시 만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되나

타카스 디렉터: 실사 자체는 좋은데 직접 해보니 엄청 힘든 작업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다른 형태를 취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개선할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들이 클리어된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아직 구체적인 개발 계획은 없습니다.

 

니이카와 대표는 실사를 워낙 좋아하고 평소부터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하지만 말이죠.(웃음) 클로즈드 나이트메어는 속편은 고려하지 않고 제작한 게임입니다.

 

촬영 중 에피소드

게임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극중에서 여러모로 고생을 한 것 같은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기 바란다
타카스 디렉터: 주인공은 카메라를 뒤집어 써야 하니 엄청 고생했죠. 다른 사람들도 사람이 아니라 카메라를 상대로 연기를 해야 해서 어려움을 겪었을 겁니다. 연기를 하는 연기자들도 그렇지만 카메라나 촬영 스탭들도 엄청 고생을 했습니다. 주역이 카메라를 뒤집어 쓰고 이동하는데 조명, 음성 등의 스탭도도 주인공이 조금만 움직여도 같이 우르르 움직여야 했거든요.

 



 

캐스팅은 어떻게 진행했나
타카스 디렉터: 오디션을 봤습니다. 우리가 제시한 캐릭터에 맞춰서 연기자들이 준비해 와서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특히 긴조같은 경우는 이면성을 가진 캐릭터로 그 부분을 잘 표현할 수 있는가가 포인트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해 주기 바란다
타카스 디렉터: 영상도 영상이지만 스틸 컷, 사진도 로케 현장에서 전부 촬영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초반 마네킹이 잔뜩 있는 장면에서 마네킹의 손발이 주인공에게 몰려드는 장면이 나오는데 스탭들이 마네킹을 들고 실제로 다가오며 연출한 것입니다. 주인공의 발을 잡는 마네킹 팔도 사실은 사람 손이죠. 사람 손을 마네킹처럼 메이킹해서 촬영한 겁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희 스탭 중 한명이 한 것이고요. 정말 도저히 촬영으로는 안 되는 부분은 CG를 써야 했지만(목이 잘리는 장면 등) 거의 대부분, 실사로 표현 가능하면 실제 촬영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신 하야리가미에 이어 이번에도 사운드도 담당했는데, 음악 제작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기 바란다
타카스 디렉터: 음악은 제가 담당했고, 사운드 이펙트나 영상에 들어갈 음악은 TV 방송 등의 작업을 하는 외부에 맡겼습니다. 사운드의 방향성은 기본적으로 유저들이 깜짝 놀라야 하는 장면에서는 소리가 너무 크지 않게 좀 낮추는 등 장면에 맞는 표현을 제대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막연한, 불안감을 주는 소리가 나는 영화적 표현같은 것으로 분위기를 내는 연출을 하고 싶었습니다.

 

신 하야리가미와 달리 이번에는 음성이 들어가 있다
타카스 디렉터: 신 하야리가미가 분위기로 조용하면서 무섭게 하는 거라면 클로즈드 나이트메어는 영화, 드라마와 같은 느낌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처럼 실제 배우가 연기하는 실사 스타일이니 목소리가 없으면 내용을 알 수가 없기도 하고요.

 

타카스 디렉터가 생각하는 호러란...

연이어 호러 장르 게임을 선보였는데, 타카스 디렉터가 생각하는 '호러'란 어떤 것인가

타카스 디렉터: 호러에도 다양한 장르가 있고 사람마다 공포를 느끼는 지점이 다르다고 생각삽니다. '호러'를 그대로 직역하면 공포가 되는데 무서운 건 사람마다 다른 법이죠.

왜 사람들이 무서운 것을 보고싶어 하는가 하는 기본적인 부분, 호러 작품을 볼 때 저는 늘 재미있어서 웃게 됩니다. 즐거워서 웃는 것과는 다른 재미있어서 나오는 웃음입니다. 깜짝 놀라면 놀란 만큼 크게 웃게 됩니다. 스플래터같은 장르도 있지만 저는 그런 것, 유저를 깜짝 놀라게 하고 당황시키는 것을 호러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렇게 웃으며 플레이하는 게임이 되었다고 보나
타카스 디렉터: 이번 클로즈드 나이트메어는 플레이하며 웃어 주셔도 전혀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개발을 지휘한 저도 중간중간 딴지를 걸며(츳코미하며) 웃으면서 플레이했습니다.

 

처음부터 개그나 코미디라고 하면 생기지 않는, 호러이고 실사라 생겨나는 슈르한 부분이 있고 이런 부분을 재미있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반면 이런 것을 용서하지 못하는 분도 있을 테지요. 하지만 만족하는 분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클로즈드 나이트메어가 현재의 모습이 된 것은 처음부터 계획하고 그렇게 만들었다고 봐야하는 건가
타카스 디렉터: 노려서 만든 거긴 한데 100% 그렇다곤 할 수 없습니다. 제한이 너무 많았습니다. 피를 잔뜩 내고 싶지만 실사라 더럽히면 안된다거나 등등요. 반반 정도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컬트부터 스릴러까지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하는데 게임의 세계관을 구성하면서 어떤 작품들을 참고했나
타카스 디렉터: 각본을 만든 건 저희 팀원인데 '큐브'나 '쏘우', '블레어위치 프로젝트' 등을 참고했다고 하더군요. 저도 사운드를 만들 때 쏘우 등 명작들을 참고로 하고 있습니다.

 



 

조금 엉뚱한 질문이 될 텐데, 호러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은 무서운 꿈을 꾸게 되나
타카스 디렉터: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는 전혀 아닙니다. 배우들은 무서운 꿈을 꿨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무서운 느낌을 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전 챕터로 돌아갈 경우 가지고 있는 아이템도 사라지는데 왜 이렇게 구성했나
타카스 디렉터: 루트 분기 때문입니다. 획득한 아이템이 루트에 영향을 미치니 다 가진 상태이면 못 본 엔딩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런 부분을 고려해 그렇게 구성했습니다. 진행과 관계없는 아이템은 다 이어지는 쪽으로 했으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스토리 진행과 관계된 것만 그렇게 처리했습니다.

 

한번 클리어하면 끝이라 아쉽다는 의견도 있더라. 추가 콘텐츠 계획이 있나
타카스 디렉터: 콘텐츠 추가 예정은 없습니다. 신 하야리가미 등에 비하면 볼륨은 좀 작다고 생각합니다만 클로즈드 나이트메어에는 실사 영상만 2시간 이상 들어가 있습니다. 영화 한편 이상은 들어가 있는 거죠. 메이킹 영상 등도 있으니 봐주시기 바랍니다.

 

실사 영상을 전부 텍스트로 한다면 단순 볼륨은 확 늘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엔 많은 부분을 시각적으로 처리되도록 해서 게임을 하며 그렇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합니다.

 

호러는 그만 만들고 싶지만...

평소에 만들던 일반적인 게임 타이틀과 비교하여 제작비가 얼마나 차이났는지 알려줄 수 있나, 어느 쪽이 비용이 더 많이 들었나
타카스 디렉터: 방법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것 같습니다만, 단순하게 같은 장르 어드벤쳐 타이틀과 비교하면 제작비는 이번이 더 들었습니다. 일단 제작에 관여하는 사람이 촬영 때문에 많아서 규모 면에서 당연한 결과이긴 합니다. 촬영이 끝난 후에는 통상 어드벤쳐게임 수준의 규모가 되었고요.

 

타카스 디렉터에게도 실사 기반 게임은 처음이었는데 개인적 소감은 어떤가
타카스 디렉터: 클로즈드 나이트메어는 지금까지 만든 게임 중 가장 힘들었습니다. 한번 더 하라고 하면 싫다는 느낌까지 드네요. 하지만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은 면도 있었고 그런 면에서 개선하고 잘 적용해서 한다면 바뀔 것 같기도 하고. 다시 하면 더 잘 할 수 잇을 것 같기도 하네요.

 

장르는 역시 호러를 계속 하게되는 건가
타카스 디렉터: 호러 말고 다른 장르를 하고 싶다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사실 저는 사운드가 주 담당이고 호러 곡을 쭉 만들어온 것도 아니거든요. 니폰이치에 입사한 후에는 호러만 만들어서 호러가 아닌 다른 장르 게임을 만들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또 호러를 만들게 되려나 싶긴 하네요.

 

마지막으로 한국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들려주기 바란다
타카스 디렉터: 실사 기반에 수수께끼 풀이가 가미된 시네마틱 호러 어드벤쳐 클로즈드 나이트메어. 니폰이치의 첫 실사 기반 게임 시도였는데 어떠셨나요. 본격파 호러를 기대하셨다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는 유저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색다른 실사 기반 호러 타이틀로 로 따뜻한 눈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클로즈드 나이트메어를 하며 웃어도 이상한 게 아닙니다. 무서운 곳에서는 확실히 무섭고 웃을 수 있는 곳도 있고. 앞으로도 기대해 주시고 즐겁게 플레이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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