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완벽한 변신, 넷마블앤파크 김홍규 대표가 바라보는 IP의 미래

등록일 2019년09월27일 09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넷마블앤파크가 자사 대표작이자 한국 야구게임의 대명사 '마구마구'의 그래픽을 일신하고 신규 콘텐츠도 더하는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마구마구는 서비스 14주년을 맞아 대변신에 나서게 되었는데...
 
리마스터를 결정하고 주도한 건 넷마블앤파크 창업자이자 개발자로 유저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인 김홍규 대표. 2000년 넷마블앤파크 창업 후 야구, 축구 등 스포츠게임 외길을 걸어오다 2016년 말 본사로 자리를 옮겨 업계를 놀래켰던 김 대표가 1년만에 다시 넷마블앤파크로 돌아와 개발을 주도해 마침내 '마구마구 리마스터'를 선보이게 됐다.
 
스포츠게임만 만들며 이대로 괜찮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넷마블게임즈에서 소싱 업무를 하며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게임을 보다보니 나도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커져 복귀를 결정하게 되었다는 것이 김홍규 대표의 설명이다.
 
"2000년에 창업하고 17년 동안 개발만 하다 1년 동안 본사에 가서 다른 일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되게 좋았어요. 새로운 업무고 재밌었었고. 그런데 주 업무가 소싱이었는데, 매일 내 게임을 만들다가 다른 사람들이 만든 걸 가져오는 일만 하다보니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갈수록 너무 커지더라고요. 늘 비슷한 스포츠게임만 만들며 이대로 괜찮나 하는 생각, 후회도 살짝 있었는데 1년 동안 떠나있다 돌아와서는 일단 하던 것을 진짜 잘 만들어 놓고 다른 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상태로 다른 걸 하면 안되겠다.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마구마구 리마스터를 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2018년 초부터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잠시 개발에서 떠나 있다 다시 게임을 만드니 너무 즐거웠다는 김홍규 대표. 당초 1년 안에 완성해 2019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선보이고 싶었지만, 13년 넘게 라이브 서비스가 된 게임을 뜯어고치는 것은 거의 게임을 새로 만드는 것에 가까운 작업이었다.
 
"생각보다 큰일이더라고요. 개발 인력도 30여명이던 마구마구 라이브 개발팀 규모를 60여명으로 늘렸습니다. 유저들이 서비스가 소홀하다는 말을 하게 만들어선 안되니 라이브 서비스도 제대로 하면서 리마스터를 준비해야 했죠. 프로야구 시즌 개막에 맞춰 론칭하고 싶었지만, 이대론 부족하다 싶어서 반년 더 개발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14주년을 맞이하는 7월에는 선보여야겠다 싶었는데, 만족스럽지 않아 2개월을 또 미뤘습니다. 14주년을 맞아 큰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아무 것도 안하는 것 같은 상태로 2달을 보내게 되었죠. 정말 긴 2개월이었습니다"
 
사실 7, 8월 2달 동안 마구마구 유저들은 14주년인데 이벤트도 제대로 안한다며 개발팀을 성토해 왔다. 그런 유저들에게 14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를 선보인 김홍규 대표는 "2020년부터는 프로야구 시즌 개막 시점과 플레이오프 즈음, 1년에 2번 큰 규모의 콘텐츠 업데이트로 보답하겠다"며 "리마스터는 끝이 아니다. 내년 초에는 또 큰 업데이트를 보여드릴 것"이라는 약속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마구마구 리마스터를 두고 14년이나 된 게임이니 아예 마구마구2를 만들지 않고 왜 리마스터를 하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김홍규 대표는 2로 가려면 야구 게임성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마구마구의 인게임 게임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외적 문제가 많은 것이죠. 만약 마구마구2를 만드는데 게임 내용은 똑같이 가서 2라고 한다면 유저들을 농락하는 것이 될 겁니다. 전혀 다른 게임성의 야구게임을 만들지 않는다면 2로 가는 건 아닌 것 같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기존 게임을 안고 가니 소위 고인물 유저들과 신규 유저 사이의 갭 때문에 신규 유저 모집이 잘 안되는 문제는 물론 있죠. 하지만 리마스터 업데이트로 그 간격을 정말 많이 줄였습니다. 신규 유저가 와도 2~3개월만 하면 겨뤄볼만 한 수준까지 갭을 줄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리마스터 업데이트로 바뀌는 부분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그래픽이다. 넷마블앤파크는 처음 마구마구를 개발할 때부터 3D 게임으로 개발했지만, 카툰랜더링 방식 탓에 2D 게임으로 오해하는 유저가 많았던 게 사실. 이번 리마스터 업데이트는 2020년대를 살아갈 유저들이 '동시대 게임'으로 느끼며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됐다는 것이 김홍규 대표의 설명이다.
 
13년 동안 쌓아올리기만 한 게임의 구조, 인터페이스가 일신되었다는 점도 게임의 마구마구가 10년, 20년 더 유지될 기반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김홍규 대표는 "일관성이 없고 제각각이던 게임 구조와 인터페이스가 이번에 완전히 깔끔하게 정리되어 기분좋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됐다"며 "그 동안 묵은 코드를 싹 정리해 업데이트를 빠르게 가져갈 수 있게 된 것도 큰 변화이다. 유저 의견 반영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 강조했다.
 


 
한편 마구마구 리마스터에는 유니티 엔진이 도입되었는데... 이 말을 보고 최근 트렌드에 밝은 독자라면 바로 감이 올 것 같다. '멀티플랫폼'. 스위치 버전, 모바일 '마구마구M'까지 염두에 둔 변화가 바로 유니티 도입이다.
 
"세계적으로 야구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게임사는 미국, 일본에 하나씩 있고 한국에선 저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희는 그동안 너무 PC만 바라보고 개발을 했죠. 이번에 유니티로 엔진을 바꾼 것은 스위치까지 시야에 둔 선택입니다.
 
모든 플랫폼에서 다 플레이할 수 있어야 진정한 야구게임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고, PC, 모바일, 콘솔에서 다 돌아가는 야구게임을 만드는 데까지는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팀도 생각하고 있고요"
 
KBO에서 야구게임 전문 개발사인 넷마블앤파크에 KBO 선수들을 활용해 'MLB 더 쇼' 처럼 리얼 야구게임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하곤 한다는데, 김홍규 대표는 "리얼 야구게임은 만들지 않겠다"고 밝혔다.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는 아직은 되면 좋겠다는 희망, 꿈 정도입니다. 다만 앞으로도 리얼 야구게임은 안 하고 마구돌이로만 쭉 갈 생각입니다. 일단 스위치에 나가 본 다음에 하이 스펙 콘솔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보려고요"
 
리마스터 업데이트 개발을 마무리했지만 김홍규 대표는 마구마구에 추가하고 싶은 콘텐츠들에 대한 검토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고, 계속해서 바쁜 나날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요즘 제일 고민하는 것은 앞으로에 대한 겁니다. 제가 유저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유저들에게 '마구마구를 왜 하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야 게임이 이거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더 좋은 게 있으면 그걸 할 거다'라고 합니다. 그런 유저들이 억지로 와서 하라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이러이러한 것 때문에 마구마구를 해야 한다고 하게 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유저들이 설마 그런 것까지 생각하고 있을까 하는 그런 것까지 생각중이고, 마구마구의 재미를 부각시킬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투입해 나가려 합니다"
 
김홍규 대표가 머리 속에서 검토중인 콘텐츠들에 대해 살짝 힌트를 달라고 하자 '배틀그라운드'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100명이 한 전장에서 겨루는데 야구라고 못할 게 뭐냐는 이야기인데...
 
야구를 9대9, 아니 그걸 넘어 동네 아저씨들 모아 로스터를 꾸려 27대 27으로 플레이하는 날이 조만간 올지도 모르겠다. 야구광 김홍규가 보여줄 야구게임 콘텐츠들을 기대하며 마구마구 리마스터를 즐기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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