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타이틀을 한국어화 출시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 퍼블리셔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CLE)에서 후류(FURYU)의 신작 서바이벌 TPS '아노말리스'를 한국어화 출시했기에 플레이해 봤다.
20XX년 일본을 배경으로 이상 특수 공간인 이계를 탐사하는 특별 위험 구역 대책실 요원 미나즈키 레오나의 여정을 따라가는 액션 어드벤처게임으로, RPG를 주로 선보이던 후류가 선보이는 서바이벌 TPS 장르 신작이라 화제를 모은 타이틀이다.
한국 게이머들 사이에는 '후류' 하면 좋은 설정, 캐릭터, 시나리오를 제대로 조리하지 못한, 조금 아쉬운 완성도를 갖춘 게임을 내놓는다는 이미지가 있을 텐데... 이번 타이틀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기대 이상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었다.
'아노말리스'를 플레이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아노말리스, 어떤 게임인가
특수 공간 이계를 탐색하는 액션 어드벤쳐게임으로, 이계화되면 내부의 물리법칙이 망가지고 내부에 있던 생물이 점차 오염되어 아노말리라는 괴물로 변하게 된다. 그대로 방치하면 내부가 계속 확장되어 탈출할 수 없게 되는데, 이계화의 중심이 되는 랜드마크를 부수면 확장을 멈추고 안정된다.
특별 위험 구역 대책실에서는 이계화에 대처하고 아노말리를 처치하며 내부에서 생성된 이계 현상을 보이는 이물을 회수하고 있다. 다만 프롤로그에서 투입된 조사 요원들이 거의 전멸하고 주인공 레오나와 코다만 복귀한 상태.
이후 탐사는 이계화 내성이 높고 신체 변질이 일어나도 이성을 지킬 수 있는 레오나가 혼자 전담, 부상당한 코다는 오퍼레이터로 서포트하며 진행된다.
장르를 정의하자면 라이트한 익스트랙션 슈팅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본부에서 정비 후 필드로 출발, 아노말리를 해치우고 가방이나 박스를 열어 나오는 이물을 가방에 파밍하여 탈출지점인 포털로 나오기까지가 한번의 플레이가 된다.
라이트하다고 하는 부분은 역시 '시간제한이 없다'는 부분. 가방과 탄약이 충분하다면 계속 돌아다니면서 파밍할 수 있고, 한번 보스전을 클리어한 지역은 이후에도 계속 방문하여 소재 파밍이 가능하다. 물론 탄약이 꽤 모자란 게임이라 무한정 파밍하기는 힘들지만...
익스트랙션 슈팅답게 가방 크기가 핵심 요소이다. 총과 탄약도 가방 내용물에 포함되므로 출발 시점에서 이미 가방이 절반 정도 차 있는데다, 나오는 이물들은 크기가 꽤 큼직큼직하다. 조금만 맵을 진행해도 가방이 가득차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포털로 탈출하지 않고 파밍한 소재만 포털로 전송하여 본부 창고에 집어넣을 수 있기에, 기본적인 플레이 구조는 포털에서 시작하여 주변을 돌면서 파밍하고 가방이 차면 포털에 들려서 본부에 보내는 것이 된다. 문제라면 이 포털의 위치가 꽤 난해해서, 중간보스전을 치른 다음 가방이 가득 찼는데 다음 포털이 나오지 않아 가방정리만 한-참 한다거나하는 일이 꽤 빈번하게 발생한다.
사격과 근접전을 병행하는 전투
주인공은 신체 변이로 근접전을 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동작에 MP를 소모하지만 MP를 회복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존재하기에 고질적인 탄약 부족을 근접전으로 메꾸면서 진행하게 된다.
기본이 되는 요소는 패링으로, 적의 공격 시 반짝 빛나는 순간 패링을 누르면 꽤 판정이 좋은 패링이 발생한다. 패링 이후에 손톱으로 긁어버린다거나 탄 소모 없는 유도탄을 날린다거나 하는 식이 기본 흐름이다.
살짝 애매한 경험이기도 한 것이 물몸(그렇다. 들어오는 대미지에 비해 체력이 꽤 낮다) 인 주인공이 적과 근접해서 패링하고 살짝 때린 다음 MP가 회복될 때까지 다시 뒤돌아 도망쳐서 총을 쏘는 과정이 뭔가 매끄럽게 이어지지는 않는 편이다.
무기 제작이나 강화는 꽤 본격적이다. 권총, SMG, AR, 샷건 등 다양한 총기가 준비되어 있고, 이물을 이용한 무기 강화와 별개로 탈착 가능한 부품 -스톡, 그립, 사이트 등- 도 제작 할 수 있으며, 취향껏 도색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준비되 어 있다.
방어구도 비슷하게 이물 소재로 제작 가능하며, 입는 방어구와 별개로 외형을 지정할 수 있는 시스템도 준비되어 있다.
독특한 주제 라이트하게 잘 구현, 서사가 중심을 잘 잡고 있는 작품
'아노말리스'의 좋았던 점이라면 먼저 '이상현상' 이라는 주제를 세계관부터 총기부품까지 모두 다 녹여내어 설득력있게 잘 짜여진 세계관을 언급해야할 것 같다. 여기에 차근차근 풀려가는 몰입도 높은 서사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더빙까지.
익스트랙션 슈터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 수준의 잘 재현된 총격전과 파밍-업그레이드 구조도 장점이다. 개성적인 적, 함정, 맵 구성 그리고 보스전까지 빠지는 것 없이 잘 갖추고 있다.
너무 초현실적이지 않은, 적당한 선에서 조절된 이상현상도 매력적이다. 분명 '이상'한 상황이지만 시각, 청각적으로 과하게 스트레스 받거나 하지 않고 분위기에 눌려서 무섭지 않은 '라이트함' 자체가 강점이다.
'아노말리스'는 독특한 주제를 딱 맛보기 좋을 정도로 가공해서 라이트하게 구현하면서 주인공의 서사로 무겁게 중심을 잡아주는, 잘 기획되고 잘 구현된 작품이었다.
그래픽 부분은 개선이 필요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불편한 맵 구조를 먼저 언급해야겠다. 파밍 중심의 게임이라 이렇게까지 포털을 애매하게 배치할 이유가 없지 않나 싶은데...
(의도한) 가방 용량과 탄약 부족은 라이트한 디자인에서 튀는 하드한 요소였다. 이 부분은 단점이자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부분 아닐까 싶다. 다만 가방 부족에서 이어지는 '아이템이 여러개 모여 있으면 줍기 위한 타겟팅 매커니즘이 애매한 점은 아쉬웠다.
그리고 그래픽. 성능 모드를 선택해야 그나마 그럭저럭 봐줄만한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그러한- 그래픽이 된다. 슈팅게임이라 프레임이 꽤 중요함에도 일단 기본 프레임에 문제가 있는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피격당하거나 해서 오퍼레이터의 '음성'을 불러오면 게임이 0.5초 정도 뚝 끊긴다. 혹은 적을 처치하고 좋은 아이템이 드랍되어 '저건 꼭 들고와야 해!' 같은 음성이 출력되는 경우에도 그렇다.
로딩이 끝나지 않는 버그도 있었는데, 방에 들어가면 자동저장이 되고 방에서 사망하면 방 입장 시점에서 재시작이 가능한데, 이 재시작하는 로딩이 끝나지 않고 그대로 게임 진행이 멈춰버리는 버그를 꽤 자주 경험했다. 게임을 재실행하여 로드하면 방에 '입장한' 시점에서 시작되므로 이런 경우 게임을 껐다 켜야 한다.
장점이 많고 꽤 재미있는 게임임에도 그래픽, 프레임 드랍, 음성로딩 같은 부분이 장점에서 칭찬한 부분을 맛보기 전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 아쉽다.
제대로 맛보면 장점 많은 게임, 선입견으로 넘기지 말고 맛 보길...
점수를 매기자면 80점은 줘도 될 것 같다. 캐릭터도, 서사도, 시나리오도 잘 뽑았는데 게임의 완성도에서 평소 후류가 보여준 아쉬움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첫인상만으로 넘길 게임이냐고 하면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세계관이나 캐릭터, 어디 한 구석이라도 관심이 간다면 참아볼 만한 아쉬움이라 해도 될 것이다. 분명 포장도 그릇도 아쉽게 만들긴 했는데 담긴 음식은 맛있다고!
느낌이 '컨X롤'과 꽤 비슷하다. 초자연적인 사건을 다루는 3인칭 액션 어드벤처, 이제 차이점이라면 '초자연적'에 포커스를 맞춘 '컨X롤'에 비해 '어드벤처' 쪽에 무게를 둔 느낌의 게임이다.
장르가 아예 다르지만 집중하는 부분이나 게임적 허용의 영역에서 CRPG와 JRPG의 차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스토리를 풀어나가기 위해 시각과 청각과 조작과... 모든 게임적 자극을 동원해서 어떤 '경험'을 만든 다음 그 경험에서 오는 감상을 이용하는 '컨X롤' vs 게임이 요구하는 지점까지 유저의 '능력'을 동원해서 뚫어나가면 스토리를 살짝 풀어내고 '능력'으로 이용할 소재를 주는 '아노말리스' 라고 설명하면 될 것 같기도 하고...
'익스트랙션 슈터' 부분에 비중을 두고 게임을 바라보면 취향에 따라 실망하거나, 가볍고 할만하지만 프레임이나 그래픽에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반대로 예쁜 여자아이가 이상현상과 운명과 공무원식 논리(?) 등등에 치이면서도 한걸음씩 나아가는 스토리를 보고싶은 사람이라면 슈터는 거들 뿐... 물론 이쪽도 프레임에는 고통받겠지만 프레임 문제는 전작들에서 그랬듯 어느 정도 패치로 해결해 주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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