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은 흔히 증거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그 중 이혼 소송의 경우 상대방의 유책 정도에 따라 위자료 금액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확실하게 상대방에게 이혼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증거 확보는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자신의 집에 도청기를 설치한다거나 CCTV를 확인하고 혹시라도 폭행이나 감금 등 신체적인 위협에 있을 경우 진단서를 비롯한 여러 증거들을 확보하는 것은 이혼 전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할 사항들이다.
이런 이혼 소송의 특징을 잘 살린 흥미로운 게임이 등장했다.
CFK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을 통해 출시한 '나의 이혼 이야기'는 실제 이혼 재판 및 상담을 바탕으로 현직 변호사가 기획한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결혼한 부부의 남편 또는 와이프가 되어 상대방의 불륜을 안 후로 6개월 간의 바람의 증거를 모아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어야 하는 게임이다.
게임에서는 드문 이혼이라는 소재를 독특한 방식으로 선보인 나의 이혼 이야기를 통해 결혼도 전에 이혼부터 하는 신선한 경험을 해보았다.
어떤 방식을 이용해서라도 유책 증거를 모아라
나의 이혼 이야기의 핵심은 6개월의 시간 동안 배우자와 나의 애정도는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최대한 상대가 결혼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다양한 유책 증거를 모아야한다.
유책 증거는 단순히 배우자의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 외에도 심한 낭비 등과 괕이 상대방이 결혼 생활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다양한 증거를 모아야 한다.
6개월이라는 한정된 기간 내에 최대한의 유책 증거를 모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는 것의 표시는 캐릭터가 걸어가는 것으로 나타난다. 주인공 캐릭터가 침대에서 일어나 오른쪽으로 걸어가는 것으로 시간을 표현되고 있는 것.
캐릭터는 일반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거실을 지나쳐 사무실에 출근하고 그 사이에 변호사 사무소, 레스토랑 등을 지나서 다시 집 침대로 들어가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당연히 시간을 되돌리거나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중요한 증거나 장소를 지나치기 전 해당 장소를 터치해 증거를 취합하거나 추억을 되새김질 해 소장을 작성해야 한다.
이 외에도 배우자의 가방에 도청기를 설치하거나, 몰래 PC와 모바일을 확인해 누군가와 나눈 대화나 우편물을 몰래 빼돌려 배우자의 카드 내역 등을 확보해야 한다.
즉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증거가 되기 때문에 캐릭터의 움직임에 맞춰 최대한 여기저기를 터치해야 하는 것.
또한 증거를 습득하는 과정에서 핸드폰이나 PC를 몰래 조작했다는 사실이 배우자에게 들키거나 확보하게된 증거에서 추가적인 내용을 이끌어내고자 다툴 경우 배우자와의 애정도가 떨어지는데 이 때 모든 애정도가 소모될 시 그래도 배우자가 집을 나가는 것으로 엔딩이 나기 때문에 주말에 배우자와의 데이트 등을 통해 애정도를 유지하는 정말 힘든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실질적으로 두 사람이 불신한다는 전제가 깔린 상태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주인공과 배우자와의 대화는 험악하고(대부분 내가 증거 습득하다 싸움으로 시작하므로) 귀여운 그래픽과 달리 암울한 스토리는 붕괴 직전의 가정이 얼마나 참혹한지를 새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다회차 플레이를 진행해야 본격적인 게임이 가능한 구조
이 게임은 여러 의미로 다회차 플레이를 진행해야 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우선 이 게임은 튜토리얼에서 주는 정보가 매우 한정적이다. 증거 수집을 위한 기본적인 조작 외에 어떤 방식이 있고 언제 사용하고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는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을 하며 익혀야 한다.
주요 증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배우자의 PC나 핸드폰에서 증거를 수집하려면 미니 게임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1회차 플레이에서 다짜고자 시작되는 미니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 해야하는지 모르고 우왕좌왕하다 실패하고 덤으로 배우자의 짜증내는 멘트를 보고 있으면 천년의 사랑도 식을 기세라 이래서 파경한 부부는 남보다 못하다고 하는 이유를 미혼의 입장으로서 깨닫게 되었다.
이 외에도 여러 조건으로 다양한 엔딩을 볼 수 있으며 전 회차에서 얻은 증거 중 일부가 다음회차에서는 처음부터 주어진 채로 게임이 진행돼 보다 더 여유로운 플레이가 가능했다.
물론 그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이해는 하지만 미니게임 전 간단하게 이미지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나의 이혼 이야기는 이혼이라는 게임과는 어울리는 소재를 짜임새 있는 게임으로 풀어낸 나름의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게임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이혼을 앞둔 부부가 함께 생활한다는 사실이 정말 큰 스트레스라는 것이었다.
여주인공들이 복수를 위해 혼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증거를 모으고 그것을 공개해 상대에게 무지막지한 위자료를 요구하고 이혼을 하는 과정을 소설로 볼 때는 사이다를 마신 것처럼 후련했지만 게임을 통해 간접 체험한 경험 상 방에 있는 물건 하나하나, 길거리를 걸을 때 보는 흔한 나무조차 주인공에게는 과거를 떠올리는 스트레스 요소였기 때문이다. 이 게임은 이혼 전문 변호사가 기획한 만큼 리얼하게 이혼 준비의 처참함을 나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게임 자체는 귀여운 그래픽에 단순한 게임으로 그 내용은 처참할지언정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귀엽고 쉬운 어드벤처 게임으로 보이는 것이 아이러니 같기도 했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일지도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수집해야하는 엔딩이 많으므로 계속 플레이하고 있지만 게임을 할수록 상대 배우자에 대한 애정이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지는 것만 봐도 게임을 정말 잘 만들었다고 칭찬해야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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