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넥슨 '워헤이븐' 글로벌 베타 테스트, 백병전의 대중화를 위한 도전과 변화들

등록일 2022년10월21일 09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베일드 엑스퍼트', '퍼스트 디센던트'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넥슨이 이번에는 야심작 '워헤이븐'의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다.

 



 

'워헤이븐'은 '프로젝트 HP'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대규모 PvP 백병전 액션 게임이다. '마비노기 영웅전'과 '야생의 땅 듀랑고' 등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파파랑' 이은석 디렉터가 개발을 진두지휘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드코어한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이미 '쉬벌리'나 '마운트 앤 블레이드' 등의 게임으로 백병전 콘셉트가 익숙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게임들은 매우 대중적인 타이틀이 아니었고, 또 게임 플레이 스타일도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이 슈팅이 아닌 근접전이 주가 되는 대규모 PvP 게임인 만큼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기에, 넥슨은 '프로젝트 HP'의 정식 명칭을 '워헤이븐'으로 확정하면서 '백병전의 대중화'를 천명했다. 직접 즐겨본 베타 테스트에서는 '프로젝트 HP'와는 달라진, '워헤이븐'의 변화한 개발 방향성과 기조를 그대로 느껴볼 수 있었다. 다만 아직까지는 개선이 필요한 요소들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베타 테스트를 즐겨본 소감을 정리했다.

 



 

'백병전의 대중화' 성공할 수 있을까

'워헤이븐'은 대규모 PvP 백병전 액션 게임이다. 칼과 창, 둔기와 활 등 냉병기들이 주 무기로 등장하며, 근접 전투에서의 공방과 거리조절 그리고 심리전이 핵심 재미 포인트 중 하나다.

 

총기를 사용하는 대전 게임들은 정말 셀 수 없이 많다. 슈팅 게임 저마다의 특징들이 있고 매력 포인트가 다르지만, 총기를 다룬다는 핵심은 다르지 않다. 배틀로얄 장르의 대두 이후에는 더욱 이러한 게임들을 자주 또 많이 접할 수 있다. 그만큼 익숙하면서도 '총을 쏜다'는 행위가 지루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다.

 

반면 냉병기가 주가 되는 대전 게임은 손에 꼽는다. '워헤이븐'은 슈팅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신선한 근접 백병전만의 심리전과 재미가 충실히 구현되어 있다. 동 장르의 타 게임들을 즐겨본 유저들은 물론이고 색다른 게임성을 원하던 유저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지금의 익숙한 슈팅 게임과 같은 '대중화'를 천명한 만큼 그 방향성도 '프로젝트 HP' 당시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다. '프로젝트 HP' 당시에는 게임이 꽤 하드코어하고, 클릭 한 번에 승리와 패배가 결정되는 묵직한 전투 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기본 공격을 취소할 수 있어 대전 격투 게임과 유사한 심리전이 주가 되었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정식 명칭을 확정하고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워헤이븐'은 당시보다 상당히 캐주얼 해졌다. 적과의 심리전과 거리 조절을 기반으로 한 전투 스타일은 그대로이다. 하지만 스킬의 추가와 공격 방향 시스템의 간소화, 공격 취소의 삭제 등 보다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들이 눈에 띈다.

 

이와 함께 레벨을 올려 얻을 수 있는 각 캐릭터들의 특성(룬) 커스타미이징도 준비되어 있다. 각 기술에 특정 효과를 부여하거나 전투에 도움을 주는 패시브 형태로 구현되어 있어 자신이 원하는 특성을 선택할 수 있다. 주로 사용하는 스킬이나 전투 스타일에 따라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워헤이븐'으로 정식 명칭을 확정 하고 '대중화'를 천명하면서 개발 방향성은 확실히 변화한 것으로 느껴졌다. 현재 시점에서 준비되어 있는 BM이나 시스템의 변화들은 많은 유저 풀을 확보하고(한 게임에 32명이 필요한 만큼 더욱 유저 풀의 확보가 중요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비스 및 개발을 이어 가겠다는 기조가 읽힌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이 장르를 접하는 유저들에게는 분명 긍정적일 수 있다. 페이크 모션이 난무하고 거리와 스테미너를 관리해야 하는 등 하드코어한 심리전 기반의 전투 보다는, 가볍게 구성된 공방과 스킬을 활용한 전투가 보다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다. 정 전투가 어렵다면 '스모크'와 같은 캐릭터로 게임에 차차 익숙해지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한편으로는 '캐주얼'을 위해 추가된 요소들로 인해, 담백했던 '프로젝트 HP' 시절보다 게임 자체의 매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느낌도 받았다. '블레이드'가 '황소베기' 이후 공중 콤보로 적이나 나를 도륙 내는 것을 보고 있자니 '마비노기 영웅전'의 'XE 서버'가 생각나곤 했다. 점프와 점프 스매시 액션이 가능해져 나름의 매력을 갖췄지만, 초기 '마비노기 영웅전'의 액션 방향성과는 다른 것처럼 말이다.

 

장르의 코어 팬, 백병전 PvP 게임이 익숙하지 않은 유저 모두를 잡기는 쉽지 않다. 개발팀이 선택한 것은 '대중화'이며 그 결과는 베타 테스트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개발팀의 선택을 존중하고 또 낯선 장르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것이 옳다고도 생각 되지만, 지금의 '워헤이븐'보다는 '프로젝트 HP' 당시의 방향성이 보다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게임의 핵심 재미는 분대 플레이로부터

전투와 게임의 콘셉트가 캐주얼하게 변화했다는 점을 받아 들인다면 남은 것은 분대 플레이다.

 

시스템 상 의도적으로 분대 플레이를 적극 유도하는데, 으레 이런 대규모 전장 기반의 게임들이 그렇듯이 솔로 플레이 시에는 상당히 답답한 면이 많다. 핑 시스템은 지원하지만 게임 내에서 말 그대로 평범하게 작동하며, 음성 채팅 기능도 존재하지만 다국적의 유저들이 뒤섞여 배정되므로 유의미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이러한 분대 플레이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아는 사람들과 파티를 꾸려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이 권장된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파티 플레이의 재미, 캐릭터 조합에 대한 고민과 전선 형성 등 게임이 의도한 재미의 대부분은 이 분대 플레이에서 시작된다. 넥슨 사내 테스트에서 호평을 받았던 이유도 결국 점심 시간에 함께 한 판 하는 분대 플레이가 핵심이었다.

 



 

만약 분대 플레이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유저가 겪는 게임적 경험은 썩 좋지 못하다. 대규모 PvP 게임인 만큼 홀로 전황을 뒤집기는 매우 어렵고, 소위 '떼싸움'에 휘말려 전투를 하다 게임이 끝나는 경우를 많이 겪게 된다. 특히나 대전 격투 게임처럼 고수에게 손도 쓰지 못하고 죽는다면 그때만큼은 큰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적 경험은 매칭 시스템으로 인해 더욱 부각된다.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 1~2일 차에는 괜찮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력이 뛰어난 특정 유저들의 닉네임이 눈에 익을 정도였고, 어느 순간부터는 승패까지도 예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높은 핑과 불안정한 서버도 게임의 순항을 위해서는 꼭 해결 되어야 한다. 한 게임에 32명이 필요할 정도로 많은 유저가 있어야 하는 게임이기에 더욱 그렇다. 베타 테스트인 만큼 예단하기 이르기에, 정식 출시 때는 해결될 것이라 믿어 본다.

 

대규모 PvP 게임에서 눈에 띄게 활약하기 어려운 만큼, 게임 종료 후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직접 보여주는 시스템은 상당히 호평하고 싶다. 허무하게 게임에서 패배 했어도, 그 어느 누구도 나의 'POTG'를 알아주지 않아도 다양한 측면에서 게임이 플레이어를 북돋는데, '다음 판'을 이어가게 하는 중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의도하지 않은 진입장벽, 튜토리얼의 개선은 필수

앞서 슈팅 게임에 비해 신선한 전투 시스템과 백병전이 게임의 핵심 재미 포인트라고 적었다. 이러한 시스템에 익숙해지기 위해 튜토리얼을 필수적으로 경험해 보길 권한다. 기본적인 이동, 공격, 방어, 조준점에 따른 대미지 차이와 캐릭터 별 특징 등이 튜토리얼에 대부분 담겨 있다.

 

다만 이 튜토리얼 만으로는 모르고 넘어가기 쉬운 요소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점은 개선이 필요하다.

 

만약 튜토리얼을 건너뛰는 '상남자' 유저라면, '블레이드' 등 일부 캐릭터들이 가드 후 빠르게 기본 공격으로 반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게임을 하게 된다. '가디언'의 '가호'가 대체 무엇인지, 또 공격 후 가드가 왜 곧바로 되지 않는지, 일부 기술을 차지하는 도중 취소를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 소소하지만 분명 게임 플레이에 중요한 것들도 게임 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안 그래도 낯선 게임 스타일인데 제공되는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이고 적다. 큰 틀은 갖춰져 있지만 정작 핵심적이고 중요한 정보들은 별도로 찾아보지 않는 한 모르고 넘어가기 쉽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베타 테스트에서는 '프로젝트 HP'에서 변화된 게임성과 개발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비주얼이나 UI 등 게임의 완성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확인했고, 보다 많은 유저들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 선회와 BM도 눈에 띈다.

 

보다 가볍게 변화한 전투, 핵심 재미인 대규모 전장에서의 분대 플레이 등 기본적인 틀은 잘 갖춰져 있다. 티어에 맞는 매칭 시스템 개선과 특색 있는 모드의 업데이트 그리고 보다 상세한 튜토리얼의 제공 등 피드백이 주로 나오고 있는 요소들을 잘 개선한다면 향후 정식 출시에서의 준수한 성적도 기대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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