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기든 롤드컵 최초의 기록... 4회 우승 도전 'T1' vs 만화 같은 이야기 'DRX', '2022 롤드컵' 우승팀은?

등록일 2022년11월04일 15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달 31일 진행된 젠지와 DRX의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2022 롤드컵)'의 준결승에서 DRX가 젠지를 3:1로 꺾으며 T1 대 DRX라는 결승 대진표가 완성됐다.

 

라이엇 게임즈의 대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즐기는 각 지역의 최강 팀들이 모여 세계 최강팀을 가리는 올해 롤드컵은 국내 LoL 공식 리그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 팬들 입장에서는 특별한 대회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LCK에서 올해 롤드컵에 진출한 4팀이 모두 8강에 진출했으며 그 중 LCK 내전에서 담원 기아가 탈락했지만 나머지 3팀이 모두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것. 심지어는 T1이 준결승에 진출한 유일한 중국 LPL(LoL 프로 리그) 1번 시드 JDG를 3:1로 꺾으면서 LCK 결승 내전을 성사시켜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LCK가 부진했던 아픔을 모두 지워내며 LCK가 명실상부 글로벌 최고의 지역임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대회 내내 LCK 팬 입장에서는 사이다 마시는 것마냥 시원하고 즐거웠던 이번 대회의 피날레. 결승전 관전 포인트를 정리해보았다.

 

전무후무 롤드컵 4번 우승 도전 T1
T1은 전세계에 현존하는 LoL 프로팀 중 유일하게 3번의 롤드컵(2013, 2015, 2016) 우승이라는 기록을 가진 팀이다. 물론 이 기록 또한 T1이 이번에 롤드컵 결승에 진출하면서 T1이 갱신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T1은 시즌 내내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프링 시즌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MSI에서도 비록 3:2로 아쉽게 준우승으로 머물렀지만 결승전 상대는 올해 리그에서 '숙소 참여'라는 엄청난 특혜를 받았던 RNG였으며 패배 또한 실력이 부족했다기 보다는 당시에는 지금보다 블루와 레드의 조합 완성 불균형이 매우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비록 T1이 패배했어도 그들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 후 시작된 서머 시즌에서도 비록 결승전에서 젠지에게 3:0으로 허무하게 무너졌지만 시즌 내내 각 라인에서 다른 팀을 압도하는 모습은 여전했다.

 

T1의 강력함은 2022 롤드컵에서도 이어졌다. LCK 2번 시드로 그룹 스테이지에 바로 진출한 T1은 비록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한 LCK의 모든 팀들이 패배한 9일 프나틱을 상대로 1패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그 외의 모든 경기를 이기며 그룹 1위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 이후로는 롤드컵에서 중국팀 킬러로 활약한 T1의 명성에 걸맞게 8강에서는 RNG를 상대로 3:0 승리하며 MSI 결승전 설욕을 했으며 준결승전에서는 중국 LPL의 마지막 희망 JDG까지 3:1로 이기며 중국으로 돌려보내 여전히 강력한 LPL 킬러의 모습을 보여주며 결승에 올랐다.

 

특히 그 과정에서 이미 국내에서도 정상급 탑 라이너로 손꼽히는 Zeus(최우제)가 슈퍼 플레이를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탑이 힘들면 다른 라인에서 이를 완벽하게 커버하는 팀워크를 보여주며 눈길을 모았다.

 

또한 이번 롤드컵에서 T1의 새 사령관이 된 감독 Bengi(배성웅)은 현재 T1의 주장인 Faker(이상혁)와 선수 시절 오랜 시간 합을 맞추고 우승도 했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감독과 주장으로서 최고의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다윗의 등장 DRX
DRX의 이번 대회 활약을 돌아보기 전 LCK에서의 그들의 성적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DRX는 비록 4번 시드로 글로벌 대회 롤드컵에 진출하는데 성공했으나 국내 대회인 LCK 스프링 시즌 5위를 기록했고 서머 시즌에서는 6위에 이름을 올리며 플레이 오프 진출에도 실패했다.

 

그 이후 2022 롤드컵 LCK선발전에 5위라는 맨 마지막 표로 탑승한 DRX는 선발전 4위 kt 롤스터를 상대로 3:2, 3위 리브 샌드박스를 상대로 3:2 승리를 기록하며 정말 어렵게 롤드컵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물론 선발전을 치루면서 조금씩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그들이 올해 보여준 기록으로 볼때 치열한 롤드컵에서 오랫동안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LCK 롤드컵 진출팀 중 유일하게 플레이 인 스테이지를 치뤄야 했던 DRX가 속한 B조에는 올해 MSI 우승팀인 RNG와 나름의 저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은 사이공 버팔로, 매드라이온스 등이 포진했기 때문에 DRX의 상위 라운드 진출을 쉽게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RX는 롤드컵 진출팀 선발전에서부터 끌어 올린 기량을 그대로 유지하며 5전 전승으로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DRX가 속한 그룹 스테이지 C조에서는 자국 리그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선보인 LEC 1번 시드 로그와 LPL 2번 시드 Top Esports가 위치했기에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상위 라운드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DRX는 이런 예상을 깨고 조 1위로 8강 녹아웃 스테이지에 진출하며 LCK의 강력함을 입증했다.

 

8강전 DRX가 만난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이자 중국의 LPL 소속의 EDG였다. 이날 DRX는 그야말로 이번 대회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1세트 패배 이후 바로 이어진 2세트에서 Deft 김혁규가 넥서스 HP를 거의 파괴 직전까지 공격했지만 마지막 억제기가 재생하면서 결국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 이 세트에서 DRX가 패배하며 선수들의 멘탈과 경기도 무너질 것 같았지만 DRX는 오히려 그 경기에서 각성한 듯 나머지 3세트를 연이어 잡아내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패패승승승이라는 드라마틱한 점수를 기록하고 힘들게 올라온 DRX의 4강 상대는 LCK 스프링 시즌 준우승, 서머 시즌 우승 올해 T1과 함께 LCK 투톱을 달린 젠지였다.

 

다만, 젠지와의 올해 상대 전적은 무승 4패로 시즌 내내 DRX가 젠지를 이긴 적이 단 한번도 없었기에 모든 LoL 관계자들은 점수의 차이는 있었지만 젠지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젠지를 DRX가 압도하면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그야말로 사전 인터뷰에서 DRX의 주장 Deft(김혁규)가 “올해 한번도 젠지를 이기지 못했다. 지금까지 이기지 못했더라도 이번에 이기면 결국 우리가 이기는 것”이라 말했던대로 된 것이다.

 

이렇 듯 DRX는 롤드컵 내내 언더독의 입장에서 그 누구도 결승전에 진출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약팀이었고 그들의 행보는 진짜 소년만화에서 약했던 소년이 점점 성장하며 기존 강자들을 차례차례 쓰러뜨리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목할 라인은 미드
앞서 말했듯 T1은 이번 대회에서 이기면 롤드컵 4번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쓰게 된다. 반면 DRX가 우승할 시 4번 시드가 준결승에 진출한 것도 처음인데 결승 진출에 이어 우승까지 하는 최초의 팀으로 기록에 남게 된다. 사실상 어느팀이 우승하든 롤드컵 최초의 기록을 달성하는 셈.

 

이렇듯 어느팀이 우승해도 최초가 되는 상황에서 주목할 만한 라인은 미드 라인이다.

 

양 팀의 미드 라이너 Faker(이상혁)과 Zeka(김건우)는 롤드컵 내내 팀의 승리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LCK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Faker의 꾸준한 실력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수준이다. 특히 그는 안정적인 라인과 상대의 갱킹을 유연하게 흘려 보내며 죽더라도 상대를 같이 잡거나 다른 팀원들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턴을 벌어주는 메이킹형 미드라이너라고 할 수 있다.

 

올해도 그런 장점을 잘 보여주었고 Faker의 자유로운 움직임은 T1의 사이드 운영에 큰 도움을 주고 거기서 얻는 이득과 선수들의 피지컬이 합쳐저 T1은 적을 압박하고 누르며 승리를 챙기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반대로 Zeka는 본인의 슈퍼 플레이로 번 좋은 분위기를 다른 라인에 전달하는 캐리형 미드라이너이다. 실제로 EDG와의 4강 경기에서 DRX에게 좋지 않은 흐름이었지만 이를 Zeka가 상대 미드라이너를 4번 솔로 킬을 내며 힘의 균형을 DRX로 가져오며 승리한 것이다. 아울러 Zeka가 올해 꺾은 EDG의 Scout(이예찬)과 젠지의 Chovy(정지훈)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미드라이너였다는 점에서 마지막 남은 LCK 대표 미드라이너 Faker 또한 그가 뚫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미드 라인 외에도 양팀의 선수들끼리는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기도 하다. 먼저 양 팀의 주장 Faker와 Deft는 둘 다 마포고 출신의 동갑 선수이다. 특히 음식 쪽에서는 탕수육의 소스를 부어 먹는 부먹파와 소스를 찍어 먹는 찍먹파가 나뉘 듯이 LoL계에서는 점멸을 D로 설정하는 D 점멸파와 F로 설정하는 F 점멸파가 나뉘어 있는 상태다. 그리고 그 D 점멸파의 대표가 바로 'D'eft 선수이며 F 점멸파의 대표가 'F'aker이기에 두 선수의 점멸 대결 또한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DRX의 원거리 딜러 Deft와 T1의 서포터 Keria(류민석)은 2019년부터 2020년 연말까지 DRX의 바텀 듀오로 함께 활약했던 만큼 서로를 너무 잘아는 바텀 라인의 눈치 싸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Faker가 이번이 네 번째 롤드컵 우승 도전이라면 DRX의 서포터 BeryL(조건희)는 2020년부터 3년 연속 롤드컵 결승에 진출한 이색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BeryL은 2020년 롤드컵에서 담원 게이밍 소속으로 우승했으며 그 다음 해에는 담원 기아 소속으로 준우승에 이어 올해도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두 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특히, 두 선수가 각 팀의 플레이 메이킹 핵심 선수인 만큼 두 선수가 각 팀을 어떻게 우승으로 이끌고 나갈지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5년 만에 성사된 롤드컵 LCK 결승 내전은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번 대회의 막이 어떻게 내려질지 전세계 LoL 팬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결승전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6일 오전 9시부터 미국 샌프란스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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