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네오위즈 힐링 어드벤처 '아카',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섬으로의 여행

등록일 2022년12월14일 10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사람은 종종 삶의 목적을 잃고 방황하곤 한다. 왜 살아가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노력하는지 나 자신에게 의문을 가질 때가 있는 것이다. 특히나 현대인들은 매일 반복되는 현실에 치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과거에 경험했던 나쁜 기억 때문에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신작 '아카'는 게임의 이름과 동명인 주인공 '아카'가 자신을 돌아보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고 마음의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힐링 어드벤처 게임으로, 15일 PC '스팀'과 닌텐도스위치 플랫폼에 출시될 예정이다.

 

'아카'는 전쟁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갖고 살아가는 퇴역군인이자 레서판다로, 친구 '톰'의 편지를 받고 영원한 행복을 찾아 '소나무 섬'에 왔다. 플레이어는 레서판다 '아카'가 되어 '소나무 섬'을 비롯한 다양한 섬을 모험하게 된다.

 

'떠돌이', '수푸', '구드룬' 등 저마다 사연을 지닌 캐릭터들이 '아카'를 반기며, 한때 전쟁터에서 마음 고생을 한 '아카'는 이들과 교류하고 각종 미니 게임과 퀘스트를 수행하며 진정한 '내면의 평화(inner peace)'를 찾아 나가게 된다.

 





 

의도된 우중충함, 그리고 비선형적인 힐링 어드벤처

'아카'는 힐링 게임 치고 사용된 색감이나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어두운 편이다. 물론 인테리어나 장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처음 플레이어가 보는 '소나무 섬'과 '아카'의 집 등은 타 힐링 게임에 비해 상당히 우중충한 느낌을 준다.

 







 

개발사인 코스모 가또(Cosmo Gatto)의 Namra 선임 개발자가 유니티와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아카'의 다소 우울해 보이는 분위기는 의도된 것으로, 스튜디오 지브리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은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보금자리를 잃게 된 너구리들이 주인공인 극장판 애니메이션이다. 인간의 환경 파괴를 풍자하는 한편 일본 학생운동의 몰락을 담아낸 것으로도 해석되는, 포스터에 적힌 것과 다르게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은 작품이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다소 무거운 분위기,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과 유사한 은유적 표현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카'의 행적을 조금씩 쫓아가다 보면 현실에서의 나쁜 기억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귀여우면서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그래픽도 이 게임의 두드러지는 강점 중 하나다. NPC를 비롯한 캐릭터 및 오브젝트의 디자인은 힐링 어드벤처 게임이라는 장르에 부합한다.

 







 

다양한 미니 게임들도 힐링 어드벤처라는 장르를 돋보이게 한다. 게임 내에서는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카드 게임을 하는 등 여러 즐길 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이 미니 게임들은 말 그대로 '미니 게임'인 만큼 매우 대단하고 놀라운, 재미있는 경험을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저 하늘을 향해 누워 구름을 바라보고 있거나, 경치가 썩 좋은 곳에 앉아 '멍'을 때리다 보면 불안한 감정들이 조금은 사라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아카'는 비선형적인 어드벤처 게임이다. 규모는 작지만 오픈 월드로 구성되어 있고, 퀘스트는 주어지지만 시간 제한이 걸려있는 등 강제적이지도 않다. 하고 싶은 대로,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플레이 하면 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PC 보다는 닌텐도스위치로 플레이 하기를 권하고 싶다. 소파나 침대에 누워 플레이 하기에 적당하다는 생각이다.

 





 

'스타듀밸리'나 '동물의 숲'도 물론 힐링 게임의 범주에 속하지만, 이와 다르게 의도적으로 농사 시스템은 구현하되 경제 시스템을 구현하지 않은 점도 인상적이다.

 

나는 오래 전 힐링 게임이라는 주위의 추천에 '스타듀밸리'를 구매 했었는데, 어느새 효율을 추구하며 '노동'을 하는 느낌으로 게임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복잡한 속세를 떠나 '소나무 섬'으로, 여유를 되찾고 싶은 이들을 위한 게임 '아카'

물론 단점이 없지는 않다. 준비되어 있는 콘텐츠의 분량이나 미니 게임의 종류는 다소 빈약한 편이다. 전반적인 UI & UX도 다소 불편한 편이며, 캐릭터들의 대사도 거의 직역에 가까울 정도로 지나치게 딱딱하게 번역됐다. 종종 번역 되지 않은 편지나 NPC들의 대사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단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카'는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작은 경종을 울리는 게임이다.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현실을 넘어 게임에서조차 최고가 되기 위해 효율을 추구하며 자신을 몰아 붙인다. 그런 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내려놓음과 여유, 휴식과 힐링이다.

 

솔직히 '아카'를 플레이 하면서 '게임으로서는 상당히 심심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다 문득 '내가 그동안 너무 자극적인 것에만 목매달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 '아카'의 개발진이 의도한 것은 잔잔한 마음의 평화와 즐거움을 다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을 텐데 말이다.

 

'하늘을 보며 멍 때리기'가 도전 과제로 있는 게임도 드물 것이다. 복잡한 속세를 떠나는 느낌의 잔잔한 게임을 원한다면, 그리고 현실이든 게임 속이든 마음의 여유가 없어 이를 되찾고 싶다면 한 번쯤 플레이 해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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