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드래곤 퀘스트 트레저즈 푸른 눈동자와 하늘의 나침반', 시리즈 팬 추억 자극하는 게임

등록일 2022년12월21일 13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 코리아가 출시한 '드래곤 퀘스트 트레저즈 푸른 눈동자와 하늘의 나침반'을 플레이해 봤다. 스퀘어에닉스의 간판 RPG 시리즈 '드래곤퀘스트' IP를 활용한 신작 모험 RPG로 한국어화 출시됐다.

 

'드래곤 퀘스트 트레저즈 푸른 눈동자와 하늘의 나침반'은 '드래곤 퀘스트11 지나간 시간을 찾아서'의 등장인물인 카뮤와 여동생 마야가 등장하는 타이틀로, 11의 스핀오프는 아니고 캐릭터만 활용한 신작이다.

 



 

두 주인공의 '어린시절' 이야기라는 설정으로, 초등학생 정도의 연령대로 카뮤와 마야가 등장하며 게임 자체의 타깃 연령층도 주인공들과 비슷한 나이대를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드래곤 퀘스트 트레저즈 푸른 눈동자와 하늘의 나침반'을 플레이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아이들의 보물찾기 게임, 게임의 대략적 흐름
리뷰어는 넘버링 타이틀은 '드래곤 퀘스트11'만 플레이했고, 외전 격인 히어로즈, 빌더즈는 모두 플레이했다.

 



 

'드래곤 퀘스트 트레저즈 푸른 눈동자와 하늘의 나침반'은 제목에 나오듯 '트레저즈', 보물찾기가 메인인 게임이다. 어린아이인 카뮤(마야)와 동료들이 보물찾기를 하기에는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많으니 게임 시작과 함께 몇몇 기연이 주어진다.

 

해적선에서 도망칠 때 별 생각 없이 구해준 생물이 사실은 엄청난 비밀을 간직한 기묘한 생물이며 기묘한 생물과 함께 이동하다 신비한 단검(한쌍) 을 발견하게 되고 단검의 힘으로 몬스터가 카뮤의 말을 듣고 협력해 준다.

 



 

계속해서 단검의 힘으로 봉인되어 있던 기차를 구동해 이동수단을 확보하고 보물찾기의 거점이 되는 성(역)은 카뮤와 동료들이 기차를 구동시켰기에 협력해 준다. 그리하여 기차를 타고 각 섬을 이동하면서 몬스터와 함께 보물을 찾는 모험에 나선다. 몬스터들은 싸움도 하고 보물도 찾아주는 동료로 계속 함께하게 된다.

 

전투는 주인공만 따로 조작하고 몬스터는 자동으로 전투하는 방식이다.  카뮤와 마야는 간단한 평타 공격이 가능하긴 하지만 주가 되는 것은 슬링샷을 이용한 지원/약점공격이다.

 



 

각종 탄환을 준비해 뒀다가 상황에 맞게 쏘는 것이 포인트로, 각 타격 속성이 포함된 탄환, 각종 주문- 햐드, 바기 등 공격주문부터 호이미나 스카라, 바이킬트 같은 보조, 회복주문 까지 준비되어 있다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일정 확률로 '스카우트' 가능하게 되는데 이 스카우트 확률을 높이는 탄환도 존재한다.

 



 

탐험은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뛰어다니며 진행하지만, 동행하는 몬스터가 제공하는 특수능력이 탐험을 도와준다. 높이 점프하거나 타고 빠르게 이동하는 단순 이동 보조부터 좁은 구역을 통과하거나 부유해서 바람길을 타는 등 특수 이동도 가능해진다. 보물상자를 열거나 퀘스트를 해결하는 데 있어 꼭 필요한 능력들이므로 출발할 때 목적에 맞게 멤버를 편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물 탐색은 몬스터와 주인공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몬스터가 보물의 기운을 느끼면서 보물 이모티콘을 띄워주면, 주인공이 나침반 -제목에 있는 그- 을 꺼내서 대략적인 방향을 체크해야 한다.

 



 

보물 근처로 가면 나침반으로는 더 추적이 불가능하고, 몬스터들이 보물이 매장된 위치를 '몬스터 시야' 로 보여주게 된다. 흐릿하거나 조금 깨져 보이는 사진을 제공받고 사진을 보고 위치를 찾아가서 파내서 보물을 본진까지 안전하게 옮겨야 한다.

 

보물 운반부터 미궁 탐험까지
어린아이인 카뮤나 마야가 보물상자를 들고다닐 순 없는 법이라 몬스터가 보물상자를 들고 다니게 된다.

 

몬스터마다 들고다닐 수 있는 보물상자의 갯수가 정해져 있고 -덩치가 크면 3개까지 들 수 있는 식으로- 보물 운반 도중 전투에서 피격당했을 때 보물을 '떨어뜨리는' 확률도 약간이나마 존재한다.

 



 

즉 한번의 탐험에 운반가능한 보물은 대여섯개 정도가 한계이고 보물을 노리고 습격해오는 라이벌 크루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보물을 들고 귀환 가능한 날개 아이템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탐험의 끝은 출발했던 역을 찾아 돌아오는 기차에 타는 것까지가 된다.


보물을 가지고 돌아오면 본진에서 감정을 할 수 있다. 감정된 평가액만큼 본진의 보물자산에 더해지며 이 '총 감정액' 에 따라 크루의 랭크가 상승하는 방식이다. 이 랭크가 게임의 메인 콘텐츠의 트리거로, 랭크에 맞춰 이벤트가 발생하게 된다.

 

보물 평가액과 실제 사용 가능한 골드는 완전 별개의 판정인데, 설정 상 보물은 '내다파는 것'이 아니라 '진열해두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은 보물찾기를 이어가며 스토리를 진행해 나가는 것인데, 거기 더해 간단한 멀티플레이 요소와 미궁 탐험을 즐길 수 있다.

 

멀티플레이에서는 간단하게 말해, 보물찾기 놀이를 할 수 있다. 내 보물을 섬 어딘가에 숨겨두면 온라인 상 누군가가 거기서 보물의 '레플리카'를 파내는 구성이다. 이 레플리카는 실제 보물 랭크에 산정되지는 않지만 상점에 팔아서 골드를 얻을 수 있다. 그외에 보물을 자랑하러 온 외교관을 영접해서 보물에 '좋아요' 를 눌러주는 정도가 가능하다.

 


 

미궁 탐험은 실제 스토리가 진행되는 메인 콘텐츠이다. 트래저 랭크는 탐험이 메인이지만 미궁 탐험은 전투가 메인인 콘텐츠. 적이 쏟아져 나오는 방을 쭉 돌파하면 마지막에 보스전이 있는 간단한 형태로, 보스전은 꽤 까다로운 편이다. 다양한 탄환을 준비해서 상황에 맞게 기믹을 풀어 진행해야 한다.

 

게임에 대한 전반적 인상
동심 가득한 게임이다. 몬스터와 마음이 통하고 몬스터를 타고 돌아다니고, 보물상자를 열어서 빠밤~ 하고 팡파레를 듣고, 보물 감정액은 수십 수백만 G!

 

필요한 모든 것들이 당연하게 준비되어 있고 다른 것에 신경쓸 일 없이 보물찾기만 무한반복할 수 있는 세계이다. 보물은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에 등장했던 검, 갑옷, 카드 등으로 어린 시절 드라퀘의 추억을 잔뜩 담고 있다.

 



 

플레이하며 철도에 대한 선망이 느껴졌다.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이하 빌더즈)가 '블록을 쌓아 집을 짓는' 것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면, 트레저즈는 '기차를 타자' 가 그 위치에 있다.

 

기차는 섬 전체를 여행하는 이동수단 -물론 게임 상에서는 숏컷 이동 연출일 뿐이지만- 이며 게임 전반의 목표는 '폐 노선을 되살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키메라의 날개가 제한되어 있으므로 탐험 중에는 항상 '역으로 돌아가는 길' 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누즈카 프로듀서는 새로운 팬을 끌어들이기 위한 신작이라고 밝혔지만, 전반적으로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팬을 위한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분명 아이들 상대로 먹힐법한 서사와 시스템이지만, 게임 자체는 30년은 훌쩍 넘은 '드래곤 퀘스트' 팬들을 위한 팬디스크 같은 느낌을 준다.

 

보물 감정 전에 실루엣만 보고도 '아 이건 그거다!' 라고 할 수 있을 법한, 드라퀘에 대한 경험을 보유한 팬이 좋아할 것 같은 게임이었다. 게임을 플레이할 시간이 많지 않아 긴 호흡의 RPG는 하기 힘들지만, 트레저즈를 켜서 내가 좋아하는 몬스터와 10분 가량의 모험을 떠나 보물찾기로 추억 속 어딘가를 뒤져보면 그때 그 시절의 기억이 솟아나는 그런 느낌의...

 

추억이 없는 입장에서의 느낌
이 게임이 주는 경험은 게임 그 자체의 콘텐츠가 아니라, 35년간 쌓인 '드래곤 퀘스트'라는 추억을 파는 것 아닐까 싶다. 보물찾기와 전투는 덤이고 내가 찾은 추억을 전시하고, 친구와 공유하는 것이 메인 콘텐츠로 느껴진다.

 

그래서 그 '추억' 이 없는 사람에게 이 게임은 '비슷한 보물찾기를 무한 반복하는' 지루한 게임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누군가에게는 정말 감사한 게임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추억'이 없는 입장에서 게임의 단점을 좀 따져보자면, 먼저 보물이 많아도 너무 많다. 보물, 고물에 더해 네트워크로 공유된 레플리카까지... 역을 나서서 5분 안에 몬스터의 보물슬롯을 꽉 채울 수 있는 정도이다.

 

보물을 찾는 행위 자체가 별로 재미없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나침반을 꺼낼 것도 없이 근처에 있다 메시지만 확인하고 나면 사실상 어디쯤 보물이 있을지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보물을 '꺼내서 치켜드는' 동작은 또 너무 오래 걸린다. 이 '보물을 치켜드는' 동작이 왜 그렇게 중요한지 모르겠지만, 전투로 몬스터가 보물을 떨어뜨렸을 때도 보물을 다시 주우면 똑같은 동작을 취하면서 플레이어의 정신을 갉아먹는다.

 

재화 밸런스가 이상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초반에는 돈이 모자라서 회복 탄환 살 돈 -500골드-이 어디서 나올까 싶은데 멀티플레이 기능이 열리는 시점부터 레플리카를 팔 수 있게 되고, 레플리카 보물 가격은 수만~수십만 골드 정도이다. 골드 고민이 바로 없어져버린다.

 



 

탐험 중 아군 몬스터는 플레이어의 전후좌우를 마구 돌아다닌다. 문제는 꽤 큰 몬스터들이 시야를 마구 가리고 정신사납게 만든다는 것. 옆에서 얼쩡거리는 것까진는 괜찮은데 왜 카뮤의 앞을 가로질러 왔다갔다하는 것일까.

 

스위치라는 플랫폼 탓도 있겠지만 퍼포먼스도 아쉬운 부분이다. 멀티로 발매되어 거치기가 메인 타깃이라면 스위치에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게임은 스위치로만 발매 된 게임이라 문제로 느껴진다.

 

메뉴 이동이나 메시지 팝업 이후 다음 입력이 1초 정도 지연되는 구간이 당연하게 존재하고(좀 기다렸다가 입력해야 한다) 조작이 기묘하게 무거운데 캐릭터 움직임은 경쾌해서 좁은 발판을 딛고 방향전환하는 것은 재앙 수준이다. 토관이 가득한 공장 '꼭대기'로 가는 일일퀘스트를 진행하다가 스위치를 집어던질뻔 한 것이 리뷰어만은 아닐 것이다.

 



 

몬스터 중에 타고 빠르게 이동 할 수 있는 타입이 있다곤 하지만, 그 반작용으로 '달리기가 없는' 게임이다.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몬스터 -즉 특수능력의 수- 는 한정되어 있고 한번 스면 쿨타임이 있기 때문에 플레이 중 대부분은 그냥 평상시 속도로 다녀야 하는데 필드는 체감상 꽤 넓다.

 

마지막으로 플레이 시간을 늘리기 위함인지 몬스터 스카우트 시 필요한 재료가 조금 난잡하다. 해당 몬스터가 발견되는 지형 주변에서 모을 수 있는 것 이외의 재료들이 잔뜩 들어가고 그 재료의 위치도 명확하게 표시해 주지 않기 떄문에, 스카우트 리스트가 가득 차 있어도 스카웃 가능한 몬스터는 하나 둘 정도로 한정된다.

 

총평, 첫인상에 비해 갈수록 아쉬움이 커진 게임
'드래곤 퀘스트' 전반에 애정이 있다면 삶에 지치고 일에 치여서 힘들 때 잠깐 켜서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게임이다. 딱 이것만 해 주라고 일일퀘스트도 준다. 긴 플레이 타임을 요구하는 콘텐츠도 거의 없다. 좋아하는 몬스터를 데리고 나서서 보물을 찾고 실루엣만으로 무엇인지 추측하면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자. 특별히 시리즈에 대한 추억이 없다면 조금 미묘할 수 있다. 아쉬운 부분이 많이 느껴질 게임이다.

 



 

'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게임 여기저기서 '빌더즈 같은 게임을 만들고 싶었던' 욕망이 느껴졌다. '드래곤 퀘스트' IP를 이용해서 만들면 비슷하면서 다른 게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

 

다만 모래삽과 틀만 있으면 아이들의 창의력이 다 해결해 주는 모래성 놀이와 달리 보물찾기는 그 보물이 '욕심나는 것'이어야 한다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 게임과 빌더즈의 차이 아닐까 싶다.

 



 

리뷰어 개인의 드라퀘에 대한 호오를 떠나서 트레저즈는 게임 콘텐츠는 라이트한데 만듬새는 무겁다거나, 보물은 널렸는데 보물 운반은 몇개 밖에 못한다거나, 그리고 보물은 수십 수백개를 모으는데 진열하고 자랑할 수 있는 숫자는 딱 한정되어 있다거나...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점이 많은 게임이었다.

 

첫인상은 꽤 좋았는데, 게임을 쭉 이어가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희박하고 플레이가 쾌적하게 느껴지지 않아 아쉬운 게임이었다. 점수를 매기자면 75점이면 될 것 같다. 앞서 언급한 대로 시리즈 팬이라면 좋아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면 조금 아쉬운 게임. 조금 부족한, 누군가에겐 재미있는 게임이겠지만 아무에게나 추천하기는 힘든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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