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피플이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는 배틀로얄 슈팅게임, '슈퍼피플'이 2라는 넘버링을 달고 대규모 업데이트로 유저들을 찾아왔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 이후 우후죽순 등장했던 각종 배틀로얄 게임들은 저마다의 매력으로 무장하고 '겜심' 잡기에 열을 올렸다. '포트나이트'는 건설 시스템으로, '에이펙스 레전드'는 빠른 템포의 전투와 캐릭터 및 스킬로, '콜 오브 듀티: 워존'은 뛰어난 완성도의 슈팅과 기존 시스템의 간소화로 차별화를 꾀했다.
이렇게 난립하는 배틀로얄 게임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현재, 원더피플의 '슈퍼피플'도 배틀로얄 게임 열풍 속에 있던 게임이다. 특히 주요 경쟁작 중 하나인 '배틀그라운드' 대비 캐주얼하고 가벼운 움직임과 빠릿한 조작감, 상대적으로 쉬운 슈팅 난이도, '슈퍼피플 2'의 특색인 다양한 캐릭터 등이 주목을 받았다.
얼리액세스와 파이널베타를 포함한 몇 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이번에는 개발사인 원더피플이 기존과 완전히 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을 천명하며 '슈퍼피플 2'를 선보였다.
우선 이번 '슈퍼피플 2'에서는 캐릭터들의 성장 및 스킬의 간소화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기존에는 최대 레벨이 27이고 스킬 또한 다수의 패시브와 궁극기까지 존재했으나, 지금은 최대 레벨이 12로 크게 줄어들고 스킬 또한 궁극기를 포함해 4개로 대폭 압축됐다.
장비 제작 시스템, 특화 총기 시스템의 삭제도 눈여겨볼만 한 변화다. '슈퍼피플 1'에서는 완제품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재료를 파밍해 장비를 업그레이드 해 나가는 방식이었으나, 이 시스템이 제거되면서 보다 전투와 전략 전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총기 및 방어구 등급도 이전보다 간소화됐다.
체력바 시스템의 도입과 게임 모드의 변화도 있었다. '에이펙스 레전드'와 유사하게 적을 타격하면 남은 체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됐고, 듀오와 스쿼드가 삭제된 대신 솔로와 트리오 모드만 남게 됐다. 소소하게는 모든 캐릭터들이 슬라이딩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파쿠르 및 이동 속도가 빨라지는 등의 변화도 있었다.
초기 테스트 버전만을 즐겨본 뒤, 사실상 신규 유저의 입장이 되어 해본 '슈퍼피플 2'는 만족스러움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가장 먼저 빠른 템포의 전투는 만족스럽다. 초반 교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증가했고, 장비를 갖추기 위한 제작 빌드업 단계도 없어졌기 때문에 전장에 착지한 후 빠르게 전투에 돌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주요 스킬도 보유한 채로 시작해, 초반부터 다채로운 전투 양상을 경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나의 의도대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뛰어난 조작감과 타 게임 대비 캐주얼한 반동 난이도가 깊은 인상을 남긴다. 특히 이전에 '슈퍼피플 1'을 즐겨봤을 때도 놀랐던 바인데, '배틀그라운드'의 묵직한 조작감보다 '에이펙스 레전드'나 '콜 오브 듀티: 워존'과 같은 캐주얼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조작감을 원하는 유저라면 매우 만족할 것이다.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던 제작 시스템의 과감한 삭제, 장비 및 스킬의 간소화가 이루어져 보다 전투와 전략 전술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양하게 준비된 캐릭터들을 다루는 재미도 있는 편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듀오 및 스쿼드 모드의 삭제는 유저들에게 있어 아쉬움이 큰 결정일 것 같다. 최근 이러한 파티 중심의 경쟁 게임에서는 '디스코드' 등을 통해 함께 플레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드에 제한이 생김으로 인해 분명 어려움을 겪는 유저들도 있을 것이다. 현재는 듀오 모드를 이벤트 성으로 열어두었는데 원활한 매칭을 위한 유저 확보와 모드 지원 사이에서의 개발진의 고민이 느껴진다.
제작 시스템 삭제 등 진입장벽 완화를 위한 조치는 나쁘지 않았지만 여전히 큰 진입장벽으로 느껴지는 스킬 기획에 대한 아쉬움도 느껴졌다. 우선 캐릭터가 어떤 병과인지 한 눈에 알 수 있는 큰 외형적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을 마주했을 때 한 눈에 이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지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
이와 연계해, 비직관적이고 대처하기 어려운 스킬들에 대한 과감한 밸런스 조절이 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스킬이 잘 기획된 예로는 뉴클리어가 있고, 나쁜 예로는 스왓을 꼽고 싶다. '슈퍼피플 2'는 기본적으로 '배틀그라운드'의 플레이 스타일과 노하우에 스킬 활용까지 더해진 콘셉트라 난이도가 쉽지만은 않다. 여기에 더해 일부 스킬에 대한 대처가 상당히 난해하며 모르고 처음 당해보면 불쾌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별도로 캐릭터들을 사용해 보거나 사격을 해볼 수 있는 훈련장을 제공하고 있다. 인게임에서 당해본 뒤 파훼법을 알고 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알게된다. 조금 더 적극적인 유저라면 유튜브 등에서 공략 글을 찾아보거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최근 게임 트랜드는 '모르면 맞아야지' 식의 불친절한 게임성을 최대한 지양하는 추세다. 많은 유저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 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친절하게, 또 게임을 플레이 함에 있어서 불쾌하지 않게 설정해야 한다.
불쾌함과 진입장벽 측면에서, 또 하나 해결해야 할 큰 숙제가 바로 핵 프로그램 문제다. F2P 슈팅 게임들이 겪는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유저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는 요소이므로 보다 강력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나는 늦은 밤에서 새벽 사이에 주로 플레이 했는데, 매우 잦은 빈도로 핵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중국 유저를 만날 수 있어 김이 자주 새곤했다. 어처구니 없이 사망한 킬캠을 보고 혹시나 싶어 신고를 하면 어김없이 처리되었다는 우편과 포인트를 받을 수 있었다. 정말 그 어떤 것보다도 시급한 문제다.
길게 늘어지는 매칭 시간과 핵 프로그램 방지를 위한 서버 분리에서 고민하다 전자를 선택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핵 프로그램에 질려 게임을 떠나는 것, 매칭이 오래 걸리는 것 중 어떤 것이 정답이라고 콕 찝어 말하기 어려운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매칭이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서버를 분리하는 쪽이 좋다고 생각한다.
동시 접속자 수 5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입소문을 타는데 성공했지만 현재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현재 '슈퍼피플 2'를 즐기는 유저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게임에 유저들을 다시 불러오기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다. 즉 기존 유저와 신규 유저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쉽지않다. 밸런스 조절, 핵 프로그램 대응, 유저 피드백의 검토 및 적용 등 '슈퍼피플 2'를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아직 원더피플에게는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
분명 전반적인 게임의 완성도는 상당히 뛰어나고 차별화를 위한 고민과 진입장벽 완화를 위한 개선들도 눈에 띈다. 다만 아직 남아있는 문제, 개선이 필요한 점들도 많다.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천명하며 넘버링까지 달고 론칭된 '슈퍼피플 2'의 향후 미래는 어떻게 될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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