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리듬게이머들을 위한 선물이 드디어 완성됐다. 네오노비스와 스퀘어픽셀즈의 '이지투온 리부트 : R(이하 이지투온)'의 오리지널 DLC '프레스티지 패스' 챕터 2-2 업데이트가 마무리 되면서, 다사다난한 시리즈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로새겨지게 됐다.
얼리액세스를 끝내고 정식으로 출시된 '이지투온 리부트 : R'은 초창기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완성도 높은 모습으로 유저들을 맞이했다. 더불어 높은 개발비와 긴 개발 기간을 거쳐 야심차게 준비된 오리지널 DLC '프레스티지 패스'는 마침내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돼 올해의 끝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번 챕터 2의 2차 업데이트에서는 6곡의 '프레스티지 패스' 곡과 업데이트 지연 보상으로 전용 버라이어티 2곡이 더해져, 표면상으로는 총 8곡이 업데이트 됐다. 여기에 '프레스티지 패스' 곡을 한 번씩 모두 플레이하면 해금되는 히든곡 'ONE'을 포함해, '프레스티지 패스'는 총 42곡의 라인업을 갖춘 대형 DLC가 됐다.
물론, 단순히 곡의 양이 많은 것만이 다가 아니다. 참여한 작곡가 및 아티스트의 면면과 그 결과물들은 말 그대로 역대급이라 할 수 있다. 완성된 '프레스티지 패스'의 곡 라인업은 새로움과 신선함, 그리고 고전 명작들이 한데 어우러진 초호화 라인업으로 구성됐다. 또 작곡가 뿐만 아니라 yusi., Tofa Kim, Doro-nyong, BBBBB_old 등 그동안 '이지투온'과 꾸준히 함께했던 아티스트들도 최고의 결과물들을 선보였다. 신구의 조화로움이 돋보인다.
업데이트 당일에는 접속이 불가능한 서버 관련 장애가 있었는데, 이는 '프레스티지 패스' 챕터 2-1 업데이트 당시 접속자의 3배를 웃도는 높은 부하가 이유였다. 그만큼 이번 '프레스티지 패스'의 마지막 업데이트에 대한 리듬게이머들의 관심과 기대감이 높았다는 것이다.
당초 '프레스티지 패스'는 올해 3월 말 출시 예정이었지만 내부 사정 및 퀄리티 폴리싱 작업, 개발진의 '코로나 19' 확진 등의 이유로 몇 차례의 연기 및 분할 업데이트 됐다. 개인적으로는 연기 일정이 발표될 때마다 극도로 적은 소수의 인력이 감당하기에 너무나도 큰 프로젝트는 아닐까 내심 걱정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프레스티지 패스'는 마침내 완성됐다.
초호화 라인업의 대미를 장식하는 챕터 2-2 업데이트
드디어 마무리 된 '프레스티지 패스' 2챕터 2차 업데이트의 곡 라인업들을 살펴보자. 절대적인 숫자는 적지만, 곡 하나하나에 담긴 배경 이야기와 완성도는 최고 수준이다.
우선 뛰어난 작곡 실력으로 이미 리듬게임 유저들에게는 익숙한 NieN의 'ROD7 -Regions Of Desolation-'이 유저를 반긴다. 'ROD7 -Regions Of Desolation-'은 하드 락 장르인 'ROD' 시리즈 특유의 시원한 기타 속주와 강렬한 드럼, 무겁고 다크한 분위기의 BGA가 맞물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JUSTITIA'는 업데이트 사전 공개 곡으로 선정될 정도로 개발진의 푸쉬를 받았고 또 실제 반응도 매우 좋았다. 모바일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의 사운드 디렉터를 맡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Cosmograph가 과거 명의인 Lunatic Sounds와 대결하는 콘셉트(?)로 작업했고, 피쳐링으로 NieN이 참여했다. 질주하는 듯한 사운드에 기타 속주가 끼어들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곡의 BGA는 일본의 유명 영상 제작자 alpha complex가 맡았다. 곡의 변화무쌍한 박자와 BPM에 걸맞는 속도감 넘치는 연출이 일품이다. 본래 곡 제목의 뜻이 로마 신화 속 정의의 여신 '유스티티아'인 만큼 이를 상징하는 검과 천칭이 주로 등장하며, 곡의 막바지 샘플링에 맞춰 움직이는 시계 태엽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GOOD' 판정을 내지 않도록 조심하자.
'Hi-TECH Soda Machine'과 'TakeOFF'로 깊은 인상을 남긴 A1NVERSE의 'Decision Altitude'도 흥을 돋우는 메인 멜로디 및 샘플링과 곡 전개가 '역시' 라는 감탄사를 유발한다. 개인적으로 'HI-TECH Soda Machine'이 플레이 카운트 1위일 정도로 정말 좋아하는데 'Decision Altitude'도 자주 플레이 할 것 같다.
BGA는 이미 여러 곡을 통해 참여한 영상 제작자 Tofa Kim이 제작했다. 항공 용어에서 따온 곡의 제목에 걸맞게 비행기의 착륙 과정을 담았는데, 비행기 내외부의 모델링은 물론이고 곡의 전개와 찰떡같이 잘 어우러지는 속도감 있는 연출이 뛰어나다.
'블루 아카이브'의 작곡가 중 한명으로 잘 알려져 있는 KARUT의 'Cybernetic Geist'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뛰어난 완성도의 음악으로 유명한 '블루 아카이브'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곡 제목에 잘 어울리는 '사이버네틱'한 스타일의 전개와 멜로디가 일품이다. 패턴의 경우 6키 SHD가 연습에 정말 좋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17~18레벨 현지인에게 강력 추천한다.
REDALiCE의 'FiND A WAY'에 이어, '하드코어 타노시(HARDCORE TANO*C)' 레이블의 대표격 작곡가 중 한명인 '토파조라이트(t+pazolite)도 'Diabolic Swing'을 제공했다. 누가 들어봐도 토파조라이트 본인의 스타일이 잘 드러나는 곡이라 호오는 다소 갈릴 것 같지만, 곡 자체의 완성도는 상당히 뛰어나다.
변속은 없지만 곡 제목에 걸맞게 스윙 리듬을 잘 타야 하는 패턴으로 구성됐고, BGA 또한 '이지투온'에 곡을 제공한 '하드코어 타노시'의 두 작곡가를 모에화(?)한 듯한 두 어여쁜 캐릭터의 디제잉 배틀로 구성돼 이후에도 꾸준히 인기가 높을 것 같다.
'The Last Page'로 익숙한 작곡가 ARForest와 영상 제작자 BBBBB_old 그리고 일러스트레이터 N-gawa의 합작으로 완성된 'Glimmering'은 음악, BGA 모두 그 완성도가 최고라고 호평하고 싶다.
특히 'Glimmering'은 메시지와 스토리, 디테일이 살아 있는 뛰어난 영상미, 특색있는 스타일의 음악이 매우 찰떡같이 잘 어우러졌다. 모든 곡과 BGA가 마찬가지지만 제작자들이 남긴 후기를 보고 있자니 유독 음악과 BGA가 더더욱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었다.
업데이트 지연으로 인한 보상 차원의 버라이어티 2곡도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했다. Yamajet의 '2038', 그리고 TJ.hangneil(sasakure.UK)의 'ozma'가 그 주인공이다.
'2038'은 무려 16년 전인 2006년 작곡되었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밀리지 않는 트랜디함을 자랑한다. BGA는 'Various Ways' 제작에 참여한 Doro-nyong이 다시 맡아 '프린세스 메이커' 오마주가 적극 활용됐다. 더불어 한 고전 플래시 스나이퍼 게임에 이 음악이 사용됐던 점에 착안해 BGA에 짧게 활용되거나, 그냥 보면 알아채기 어려운 QR 코드도 숨어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흥미로운 BGA다.
'ozma'는 수록 소식이 전해지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완전 신곡은 아니지만 동 작곡가의 인기곡 'Kamui(神威)'의 뒤를 이어 '이지투온'에 수록되게 됐다. 'Kamui(神威)'에 활용된 샘플링이 뇌리에 남는 한편,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다채로운 전개가 돋보이는 곡이다. 패턴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지만 곡의 완성도가 뛰어나고 꽂히는 면이 있어 자주 플레이 할 예정이다.
'프레스티지 패스'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곡 'ONE'은 'TRPNO'로 뭇 유저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인기 작곡가 Nauts의 숨겨진 곡이다.
'TRPNO'는 '프레스티지 패스'를 관통하는 메인 테마곡이자 축제, 콘서트의 시작을 알리는 느낌의 곡이었다. 반면 'ONE'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모든 이벤트가 끝난 뒤 맞이하는 밤공기처럼 아련한 곡이다. 해금 후 연출에서의 문장처럼 조금 더 머무르고 싶어지는, 여운이 길게 남는 느낌이다.
미래를 이어나갈 원동력이자 이정표, '프레스티지 패스'의 완성
'프레스티지 패스'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높았고, 나 또한 당연히 업데이트를 기다려왔다. 직접 즐겨본 곡들의 면모와 완성도는 그 기대감을 충분히 채워주는, 크리스마스와 연말 옆구리가 허전한(?) 나의 마음을 채워주기에 충분했다. (오투잼 DLC의 '크리스마스의 기억' 업데이트도 잊어선 안되겠다.)
게임을 즐기고 개인적인 감상을 적는 이 리뷰만으로는 그동안 겪은 제작진의 노고를 모두 이해하고 전달하기에 무리가 있다. 그저 내, 외주 제작진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전하고 싶다. '프레스티지 패스'가 나를 포함한 리듬게임 유저들에게 크나큰 선물이 된 것 같아 기쁜 마음이다.
얼리액세스 초기만 하더라도 '이지투온'의 미래는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았다. 기자는 게임의 첫인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발매 초기 며칠 간은 게임을 제대로 플레이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못했다. 당시 리뷰에서 가감없이 불만족스러움을 드러냈던 것도, 애정과 추억이 서려있는 타이틀의 성공적인 귀환과 순항을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절치부심, 와신상담이라 했던가. 부정적 평가를 딛고 일어나 클라이언트 전면 재개발부터 두 차례의 콜라보레이션 DLC와 '프레스티지 패스' DLC의 완성까지 이루어낸 지금은 당시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것이었다. 단지 딱 한가지 웃지 못할 걱정이라면 초호화 라인업인 '프레스티지 패스'에 버금가는 DLC가 나올 수 있을지 정도겠다.
평소 '이지투온'을 플레이 하다 보면 유독 '프레스티지 패스'의 수록곡 '다 잘될 거야'가 눈에 자주 띄곤 했다. 단순히 한글로 된 제목이라서 혹은 레벨 별 정렬로 순회를 하는 동안 자주 보여서는 아니었다. 곡 제목이, BGA의 스토리가 플레이 하는 이를 응원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였다. 새삼 플레이 할 때마다 참 기분이 좋은 곡이다.
'다 잘될 거야'처럼 말 그대로 모두가 잘 되기를, 그리고 2023년에는 조금 더 나아지기를 바란다. 특히 이번 '프레스티지 패스'가 '이지투온'의 마침표가 아닌, 미래를 이어나갈 원동력이자 새로운 이정표 내지는 도약의 발판이 되기를 바라본다. 향후 계획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네오노비스와 스퀘어픽셀즈가 잘 해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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