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라면, 아니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척 보면 알아볼, 음악 한 소절만 들어도 '아 그거' 할 닌텐도의 전설적 게임 시리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CG 영화 개봉이 임박했다. 유니버설 픽쳐스가 배급하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그 주인공으로, 이미 세계적으로 흥행중인 상황에서 국내 개봉은 26일로 확정됐다.
일본에 먼저 개봉하면 건너가서라도 보고싶었는데, 일본 개봉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개봉보다 늦은 시기로 결정된 상황에서 한발 먼저 볼 기회가 생겨 달려가 보고왔다.
결론부터 적자면 어린 시절 슈퍼 마리오, 동키콩, 마리오카트를 즐겼던 어르신부터, 최근 나온 시리즈 신작을 즐긴 아이들까지 닌텐도 게임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같은 92분을 보낼 수 있는 영화였다.
단순한 스토리와 제대로 녹여진 IP
'따단-딴-따단-딴' 뉴욕의 평범한 배관공 형제 '마리오'와 '루이지'는 배수관 고장으로 위기에 빠진 도시를 구하려다 미스터리한 초록색 파이프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파이프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차원 이동하게 된 형제.
형 '마리오'는 뛰어난 리더십을 지닌 '피치'가 통치하는 버섯왕국에 도착하지만 동생 '루이지'는 빌런 '쿠파'가 있는 다크랜드로 떨어지며 납치를 당하고 '마리오'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피치'와 '키노피오'의 도움을 받아 '쿠파'에 맞서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슈퍼스타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그의 강력한 힘 앞에 이들은 예기치 못한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스토리는 극히 단순하다. 악당 쿠파는 피치 공주와 결혼하기 위해 침략에 나서고, 우연히 이세계로 흘러들어온 마리오가 피치 공주와 함께 쿠파에 대적한다.
그 과정에서 쿠파 역으로 열연한 잭 블랙의 노래솜씨도 확인할 수 있고, 동키콩, 마리오카트와 같은 닌텐도 대표 IP에 기반한 액션신들을 실컷 맛볼 수 있다.
친숙한 캐릭터, 소품, 음악이 계속해서 화면을 메우는데 이들과 친숙하다면 그야말로 순식간에 92분이 지나갈 것 같다. 닌텐도 게임에 대한 애정이 크지 않더라도 게임 문화에 어느 정도 친숙한, '뭐가 뭔지' 알아볼 수 있다면 지루함을 느낄 새 없는, 너무 짧게 느껴지는 영화가 될 것이다.
내가 아는 그 캐릭터와 세계, 한 소절만 들어도 '아!' 할 음악이 그야말로 92분 내내 이어진다. '닌텐도의 차력쇼'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닌텐도가 가진 막강한 IP의 극히 일부를 늘어놓기에도 92분은 너무 짧아 보일 정도이다.
IP가 강조된 것은 장점이자 단점인가
IP가 강조되고 팬 서비스가 이어지는 것은 닌텐도 팬, 게이머들에게는 큰 장점이지만 그렇지 않은 일반 관객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것 같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마리오 시리즈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잘 드러나는 영화로, 스토리를 단순화하고 IP에 기반한 액션과 연출로 즐거움을 주는 영화이다. 이 말은 IP에 친숙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단순한 스토리에 과장된 액션을 담은 영화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것으로, 닌텐도와 영화에 등장하는 IP들의 인지도, 친밀도가 영화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소품, 액션, 비주얼은 물론 음악 역시 '아는 사람'은 실실 웃게 만들지만 모르는 사람이라면 뜬금없다는 느낌을 주게 될 것 같다. 여러모로 너무 큰 IP에 기반한 영화이다.
원작 IP의 소품, 캐릭터, 액션, 음악이 너무 많이 나오다 보니 한편의 영화라기보다 마리오 팬들을 위한 서커스, 혹은 쇼를 보는 느낌마저 받게 된다. 어쩌면 영화 자체보다 영화에 나온 소품, 연출을 해설하는 유튜브 영상이 더 인기를 끌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런데, 기자 역시 겜돌이라 이런 '일반 관객이라면 이렇지 않을까'는 결국 상상의 영역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겜돌이라면 92분간 롤러코스터를 타고 어질어질해진 상태로 극장을 나오게 될 테니 이런 이야기들은 다 사족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슈퍼 마리오를 모르는 사람도 있어?' 라는 생각이 머리 한켠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너무 유명한 IP이고, 모험하기보다는 IP에 충실한 작품을 만들었으니 팬들은 즐거워할 것이다. 그런데 그 팬이 아주 많잖아... 그러면 된 것 아닐까.
여담으로, 마리오 목소리 연기를 맡은 크리스 프랫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지만, 쿠파 역으로 출연한 잭 블랙에 대해서는 아무도 불평하지 못할 것 같다. 스탭롤 후에 쿠파의 앵콜송이 이어지니 꼭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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