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교과서'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사전적인 정의로는 '해당 분야에서 모범이 될 만한 사실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교과서'가 있지만 리듬게임, 특히 '디제이맥스' 팬덤에서 '교과서'라 불리우는 플레이어가 한 명 있습니다. 바로 'BROKENPASTEL(브로큰파스텔)'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는 최초의 '리스펙트' 전 패턴 퍼펙트 플레이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스타 2017' 현장에서 펼쳐진 'WEGL'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종목 5버튼 우승자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열린 패턴 공모전 'DPC 2022'에서도 패턴 제작에 대한 뛰어난 이해도를 바탕으로 개발팀, 유저 모두에게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저를 포함해 리듬게임을 조금 진지하게 하는 유저라면, 도저히 패턴 리딩이 되지 않는 곳을 파악하기 위해 유튜브에서 패턴 영상을 검색해 본 경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리스펙트'와 '리스펙트 V' 퍼펙트 플레이 영상의 대부분은 'BROKENPASTEL'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제가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HAMSIN' 4버튼 SC 퍼펙트 플레이 핸드캠 영상이었습니다. 컴퓨터 사양 문제로 싱크가 맞지 않아 소리를 꺼둔 채 플레이 하는 모습을 보며, 단순한 키보드 타건음인데도 실제 음악이 들리는 것 같은 착각과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는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수년 동안 꾸준히 퍼펙트 플레이 및 패턴 아카이브라는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나가는 이유, 그리고 리듬게임을 꾸준히 해온 열정과 뛰어난 실력의 비결이 말이죠.
오전에 비가 내려 다소 덥고 습했던 주말 저녁, 노량진 근처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습니다. 그는 '교과서'라는 호칭이 자신에게 과분하다며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언젠가는 과거 '리스펙트' 시절 녹화했던 영상들을 최신화 하고 싶다는 포부도 전했습니다. 아래에 그와 나눈 2시간 가량의 자세한 대화를 옮겨 봤습니다.
*편의상 닉네임을 '브파'로 줄여 적었습니다. 또한, 인터뷰이의 요청에 따라 본인의 사진 대신 대표 이미지로 대체 되었음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읽어 보시기에 앞서, 'BROKENPASTEL' 본인이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인 'Fermion' XB SC 퍼펙트 플레이 영상을 감상하길 추천 드립니다.
'디제이맥스'를 하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대부분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혹시 모르실 독자 분들을 위해 간단히 본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등 다양한 리듬게임을 열심히 플레이 하고 있는 '브로큰파스텔(BROKENPASTEL)'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인 취미로 유튜브에 리듬게임들의 패턴 영상들을 업로드 하고 있습니다.
소리 없는 'HAMSIN' 4버튼 SC 핸드캠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는데, 그 후광효과 때문인지 닉네임 마저도 멋있어 보이더군요. 닉네임의 유래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아는 형과 함께 웹에서 즐길 수 있는 '미궁 게임'을 만든 적이 있었어요. 그 미궁 게임 마지막 문제가 유니코드를 조합해 단어를 만들어내는 것이었는데 정답이 'BROKENPASTEL'이었습니다. 미궁 게임을 완성 시키지는 못했지만 그 단어에서 오는 느낌과 울림이 마음에 들어 사용하게 되었어요.
사실 저는 주기적으로 닉네임을 계속 바꿨기 때문에 이 닉네임도 길어봐야 몇 개월 쓰고 또 바꾸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그 시기에 이 닉네임으로 대회도 나가고, 또 어느 정도 인지도도 생기면서 주위에서 저를 '브파'라고 불러 주셔서 쭉 쓰게 됐습니다.
미궁 게임의 마지막 답이 닉네임이 되었다니 재미있네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리듬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도 이어서 말씀해 주세요
제가 처음 해본 리듬게임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문방구 앞에 있던 'EZ2DJ 2nd Mini' 였어요. 당시 'Say That U'라는 곡을 친구들이 깨지 못하길래 해봤는데 너무 재미있더라구요. 열심히 하다 보니 당시 동네에서 가장 잘하는 수준이 됐어요. 주위 친구들이나 형들도 잘한다고 칭찬하니 더 재미를 붙였던 것도 같고요.
사실 당시에는 리듬게임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몰랐기 때문에 막연하게 '이런 게임을 컴퓨터로도 하고 싶다'고만 생각했어요. 그 와중에 우연히 찜질방 PC방에서 '디제이맥스 온라인'을 하는 걸 보게 되었고 수소문 끝에 '디제이맥스 온라인'을 알게 되어 열심히 플레이 하게 되었죠.
저와 입문한 시기와 계기가 비슷해서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디제이맥스' 외에는 어떤 리듬게임을 해 오셨나요
그렇게 '디제이맥스 온라인'을 열심히 즐겼는데 안타깝게도 서비스 종료를 했었죠. 그 시기 즈음 친구들 사이에서 닌텐도DS가 유행을 해서 '응원단' 시리즈도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그 이후 공백기가 조금 생겼는데, 또 때마침 유행하던 PSP의 '디제이맥스 포터블 2'를 친구를 통해 접하게 되어서 종종 빌려 플레이를 했었고요. '디제이맥스 트릴로지'도 구매 후 1년 정도 재미있게 즐겼던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디제이맥스 트릴로지'의 업데이트 종료 이후에는 또 리듬게임을 잠깐 쉬었어요.
제 정보에 의하면 '사운드 볼텍스'에도 일가견이 있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예전에 주력으로 플레이 했던 게임이었어요. 시리즈를 통틀어 4년 동안 4천 코인(단순 계산으로 12000판 이상) 정도 플레이 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처음 오락실의 존재를 알고 난 뒤 '사운드 볼텍스'에 푹 빠졌습니다. 랭커들에 대한 동경과 함께, 리듬게임을 조금 더 깊게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그 시기였습니다.
제가 제일 자주 다녔던 곳이 노량진 어뮤즈타운이었는데 사실 미친 짓이었죠. (웃음) 거리도 몇 시간씩 걸릴 정도로 멀고, 당시 수능을 준비하던 시기였는데 수능 바로 전날에도 갔을 정도니까요.
이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흐름이군요
네 맞아요. 2017년 '리스펙트'가 출시되고 난 뒤 PS4와 게임을 구매했고 '리스펙트 V'까지도 쭉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사실 당시 '사운드 볼텍스'의 난이도 인플레이션이 심해 목표를 달성하기가 힘들었거든요. 또 시간을 내서 가야하고 돈도 계속 써야 하니 리듬게임 자체에 대한 흥미가 많이 떨어지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리스펙트'는 집에서 편하게 할 수 있었고, 음악과 비주얼도 마음에 들었고, 듀얼쇼크 4로 다시 실력을 쌓아 간다는 새로운 자극도 있어서 꾸준히 플레이를 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리스펙트 V' 출시 이후에도 패드 패턴 위주의 영상만 올렸었는데, 조금씩 키보드로 연습을 하면서 적응하고 난 뒤에는 실력이 늘어나는 재미를 붙여서 '리스펙트 V'로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 리듬게임을 해오고 계십니다. 이렇게 오래 해올 수 있었던 원동력, 그리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리듬게임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소위 '뿌슝빠슝'이라고 하는 '리듬게임'스러운 강렬한 음악들이 많은데, 이 음악들을 직접 연주하는 느낌으로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게 매력 포인트 같아요. '태고의 달인'에 수록된 '사이타마 2000(さいたま2000)'이라는 곡을 처음 듣고 컬쳐 쇼크를 받았는데 듣다 보니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또 '리스펙트 V'와 같은 리듬게임은 DLC 등을 구매하고 나면 추가적으로 돈이 들지 않고, 시간을 들여 노력한 만큼 성과로 돌아온다는 점도 리듬게임을 계속 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성과가 나오면 짜릿하잖아요.
그리고 전 패턴 퍼펙트 플레이를 하고 나면, 이 곡을 내가 정복했고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었다는 그런 정복감도 좋고요. OST로 들을 때 느낌도 다르고 기분도 좋죠.
리듬게임을 하면서 얻은 개인적인 값진 경험,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앞서 '사운드 볼텍스'의 탑 랭커들을 보면서 동경하게 됐다고 말씀 드렸는데, 그랬던 제가 'WEGL'에서 우승도 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알려지면서 여러 인연을 만들게 된 것이 값진 경험인 것 같아요.
대회 전 '츠요사(Tsuyosa)' 님의 개인 방송을 몰래 '눈팅' 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이 참여하는 버튼은 우승이 힘들 것이다"라고 제 실력을 칭찬해 주셨거든요. 그게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가 됐어요. 대회와 관련된 경험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또 네오위즈에서 불러주셔서 웹 예능에도 나가보고, 평소 패턴에 대한 관심이 많았는데 'DPC' 공모전에 참가해서 제가 만든 패턴이 게임에 수록되기도 했고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경험들이었죠. 그래서 저한테는 '디제이맥스'가 참 감사한 게임입니다.
이번에는 사심을 많이 담은 질문입니다. 리듬게임의 실력 향상을 위해 독자 분들에게 팁을 몇 가지 주신다면
저도 어떻게 하면 실력을 늘릴 수 있는지 말씀 드리고 싶은데…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어요. (웃음) 사실 저만의 엄청난 비법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에요.
일단 저는 전곡 순회를 추천 드리고 싶어요. 꼭 모든 패턴, 모든 난이도를 다 할 필요는 없어요. 자신의 주력 레벨 대를 찾은 다음, 그 근처 레벨을 골고루 플레이 하길 추천합니다. 제 주위에서 빠르게 실력이 늘어난 분들은 대부분 이렇게 순회를 한 분들이었어요.
또 반대로 자신의 실력 이상의 너무 어려운 곡도 피하는게 좋아요. 수학을 잘 하고 싶다고 '리만 가설' 같은 난제를 보고 있다고 해서 실력이 늘진 않잖아요. 오히려 재미도 없어지고 막막해지기만 하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하면 됩니다.
그렇게 꾸준히 하면서 어느정도 연구도 필요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안 되는 구간이 있으면 영상을 녹화해서 계속 돌려보거나 영상 속도를 느리게 해서 연습하고요. 필요하다면 엑셀로 패턴을 만들어서 계속 보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만, 리듬게임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나 마음가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일 중요한 건 우선 즐기는 마음가짐이라고 봐요. 실제로 저도 '리스펙트' 처음 나왔을 시기에 게임을 하는 것 만으로도 즐겁고 스트레스가 없었는데 그때 실력이 드라마틱하게 늘었거든요.
또 열심히 'Zero-Break' 8버튼 SC를 파고 있을 때 '오늘 안돼도 괜찮아'라고 계속 되뇌었어요. 부담을 가지지 말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해요. 물론 3주 이상 가니 힘들긴 했습니다. (웃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실력을 보면서 어느 정도 동기부여를 하고 라이벌 의식을 갖는 것은 좋지만, 그 이상이 되면 마음이 병들고 많이 힘들어져요. 실력 향상에 도움도 되지 않고요. 남과 비교하면서 위축되지 않는게 좋습니다.
앞서 말씀하셨듯이 다양한 리듬게임을 오래 즐기고 계십니다. 그 중에서도 왜 '디제이맥스'에 애정을 갖게 되셨는지
아무래도 어릴 때의 추억이 많은 게임이라 자연스럽게 애착이 많이 갔어요. 물론 단순히 추억 때문만은 아니고요. 저도 정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깊은 감정이 있어요. 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디제이맥스'라는 게임 덕분에 값진 경험과 인연도 많이 생겼고요. 그래서 이 게임을 사랑하게 된 것이 아닐까 해요.
게임 측면에서는 초심자 친화적이고, 난이도 인플레이션이 타 리듬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해서 선호하게 됐습니다. '사운드 볼텍스'에 너무 시달렸다 보니…. 사실 '리스펙트 V'도 조금 막막 하기는 합니다. (웃음)
많은 리듬게임 중 '디제이맥스'만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 하시나요
저는 수록곡의 장르가 다양하다는 점을 꼽고 싶어요. Makou 님의 'Dream of You'나 'Smoky Quartz'는 리듬게임 음악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장르의 다양성을 확보한 케이스잖아요. 특히 'Smoky Quartz'는 '디제이맥스'가 아니라면 리듬게임에서 들을 수 없었을 거라고 봐요. 그런 측면에서 매력이 있죠.
BGA도 마찬가지로 뛰어나서 매력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퀄리티는 'V 익스텐션'이 거듭될수록 더욱 올라가고 있고, 그래서 눈과 귀가 동시에 즐거운 게임이죠. 비주얼 측면에서의 완성도가 압도적이니까요.
그렇다면, '브파'님에게 '디제이맥스'란?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고민 후) 저에게 '디제이맥스'는 아주 오래되고 정든 친한 친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친구가 예전에 좀 아프기도 했고 어려웠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DLC 포함 4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잘 나가는 친구'가 되어서 기쁘죠. 말 그대로 오래된 벗 같습니다.
유저들 사이에서 '교과서'라 불리울 정도로 패턴 아카이브에 힘쓰고 계십니다. 이렇게 영상을 업로드 하고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교과서'라는 호칭이 저는 굉장히 과분한 호칭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제가 좋아하는 게임이고, 또 패턴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보니 '모든 패턴을 녹화해서 정리해서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자기 만족을 위해 취미 삼아 시작했을 뿐이거든요.
물론 지금도 그런 기조로 녹화하고 있지만, 보는 분들이 많아지고 도움이 되었다고 해 주시는 분들도 많이 생겨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영상들은 플레이스테이션의 녹화 기능으로 녹화된 것이라 화질도 낮고 프레임도 30FPS거든요. 또 옛날 SC 영상들 중에는 싱크가 맞지 않는 영상이 꽤 있어요. 그래서 아무래도 '교과서'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불리기엔 여전히 부족한 게 많다는 생각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하자가 있는 영상을 다 갈아엎고 싶어요. 그런데 이제 취업에 신경 쓸 시기라 예전처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틈틈이 일부 영상을 재 녹화하는 것 정도가 한계인 상황입니다. 언젠가는 최신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녹화하면서 가장 힘든 건 싱크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녹화를 하고 영상을 그냥 업로드하면 싱크가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별도로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싱크를 수동으로 맞추고, 유튜브에 올린 후 직접 쳐 보면서 싱크가 맞는지 확인한 다음에야 영상을 공개로 돌리는데 이 과정이 번거롭죠.
또 키음 게임이라 누른 타이밍에 따라 소리가 조금 달라질 수 있잖아요. 예를 들면 최근 제가 올린 'I'M ALIVE' 8B SC의 영상을 보시면(직접 영상을 보여줌) 끝에 뉴 레코드가 아니거든요. 트릴 키음이 뭉개져 있어서 몇 차례를 다시 찍어서 깔끔하게 들리는 버전으로 올렸어요.
패턴 아카이브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 또 '퍼펙트 플레이'에 애를 먹었던 패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Fermion' XB SC 퍼펙트 플레이 영상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처음에는 맥스 콤보만 달성하고 SNS에 소소하게 공유할 생각이었는데, 첫 맥스 콤보가 퍼펙트 플레이라 저도 당황했지만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애를 먹은 패턴은 사실 큰 업데이트 때마다 매번 나오는 것 같습니다. 'Road of Death' 8B SC, 'Odysseus' 8B SC, 'KICK IT' 8B SC, 'Zero-Break' 8B SC 등이 생각나는데, '리스펙트 V'에서 가장 힘들었던 패턴은 'Zero-Break' 8B SC 였어요. 이 패턴 하나만 3주 이상 걸렸으니까요. 두 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요. (웃음)
만약 '디제이맥스'의 음악 중 평생 딱 한 곡만 들어야 한다면? '브파'님의 '최애곡'을 골라주세요
우선 앞서 말한 'We're All Gonna Die'와 'The Rain Maker' 두 곡을 정말 좋아해요. 두 곡의 재생 회수를 합치면 3만 회 가까이 될 거에요.
'We're All Gonna Die'는 첫 컴포저 라인업 영상에서 보자마자 '리스펙트'를 사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정도로 취향 저격을 당한 곡이고, 'The Rain Maker'는 학생 시절 개인적으로 조금 힘들었을 때 접하고 나서 펑펑 눈물을 쏟은 경험이 있어서 아끼는 곡입니다. 둘 중 딱 하나만을 골라야 한다면... 'The Rain Maker'를 고를 것 같아요.
두 곡 모두 '폴 바주카(Paul Bazooka)'님의 곡이군요.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도 그렇다면….
맞습니다. '폴 바주카' 님을 가장 좋아해요. 사용하시는 사운드가 제 취향에 딱 맞더라고요. '디제이맥스'에 처음 제공하신 곡이 '트릴로지'의 'The One'인데, 그 뒤로 나온 모든 음악에서 단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어요.
특히 '포터블 3'는 '폴 바주카' 님의 리믹스 곡 비중이 큰 DLC다 보니 너무 좋았어요. 지금까지 많은 DLC가 나왔지만, '포터블 3'가 곡과 패턴 난이도 모든 측면에서 가장 즐거웠던 DLC였습니다.
BGA는 어떤 작품이 가장 좋으신가요? 또 특별히 해당 BGA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면
'Coooooool-J' 님께서 제작하신 'Groovin Up'의 BGA를 꼽고 싶어요. 모션과 트랜지션 그리고 디테일이 정말 천재적이라고 생각한 작품입니다. 이 BGA 때문에 'Coooooool-J' 님의 팬이 되어서 사용 중인 명의의 소문자 o 개수까지 외웠어요. (웃음)
'Groovin Up'은 지금도 심심하면 돌려 보고요. 이후에 작업하신 'Do you want it'과 'Do it!', 'Techno Racer'의 BGA까지 모두 좋아합니다. 따로 'Coooooool-J' 님의 작업물이 모여 있는 'Vimeo'에 가서 찾아볼 정도였습니다.
앞서 대회 경험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말씀하셨지만 'WEGL' 이후 대회나 래더 매치 등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별히 이유가 있으신가요
'OSL 퓨처스' 대회 당시에는 제가 연병장에서 구르고 있었습니다. (웃음) 사실 훈련소 입소가 아니었어도 대회에는 참여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다른 유저들과 경쟁하거나 '기 빨리는'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가급적 게임을 혼자 하는 걸 선호해요. 'DPC'는 대회 라기 보다 공모전이었고 또 잘 할 자신도 있었기 때문에 참가했죠. 개인적인 성향이라고 생각해요.
마침 'DPC' 이야기가 나왔으니, 조금 늦었지만 우승을 차지한 소감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우승을 꼭 하고 싶었고 감히 말하자면 우승에 대한 자신도 있었습니다. (웃음) 제가 원하는 진로에 관련된 것이기도 했고요. 저에게 의미가 크고 깊은 공모전에서 우승을 하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제가 만든 패턴을 유저 분들이 재미있게 즐겨 주셔서 영광이었죠. 아무리 리듬게임을 오래 해 왔어도 경험하기 힘든 일이니까요. 현재는 외주로 패턴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로키 스튜디오에게 가장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대로만 갑시다!' 라는 '밈'이 있잖아요. 사실 저는 그냥, 'V 익스텐션'이 이대로 쭉 'V 익스텐션 10'까지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웃음)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We're All Gonna Die'의 후속곡이 'V 익스텐션'을 통해 굉장한 난이도로 나왔으면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독자 분들, 또 'BROKENPASTEL' 님을 응원해 주시는 유저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해주세요
저의 채널은 부족한 점도 많고 또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찾아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요구 사항을 다 들어드리지 못해 죄송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저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이라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 얼마나 더 아카이빙을 해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 할 것이니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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