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Elderand', 훌륭한 레벨디자인의 웰메이드 매트로배니아

등록일 2023년05월12일 14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스위치로 출시된 매트로배니아 스타일 탐험에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을 합친 게임 'Elderand'를 클리어했다.

 

매트로배니아 게임을 즐겨온 유저라면 친숙할 2D 사이드뷰 플랫포머 게임 디자인에 맵 표기 방식도 익숙한, 장르 팬들이 자연스럽게 적응해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난이도는 초반부터 상당히 어려운 수준으로, 무난하게 진행한다면 클리어에 10시간 정도 소요되겠지만 무수한 사망 앤 로드를 고려하면 그 2배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

 



 

'Elderand'를 플레이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게임 리뷰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첫인상, 게임의 기본적 시스템
오소독스한 매트로배니아 구성으로, 특수능력의 획득여부로 갈 수 있는 곳과 갈 수 없는 곳이 나뉘어 있다. 이를 통해 레벨디자인까지 해결하고 있는 게임이다. 숨겨진 방과 아이템 등이 존재하며 맵을 다 채우고 아이템을 다 모으는 재미가 있다.

 



 

게임을 시작하면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능력은 무기 휘두르기와 회피, 점프(1단) 뿐이다. 방패를 장착하면 가드가 가능하며 회피, 대시, 가드는 스테미너를 소비한다.

 

보조무기도 사용 가능한데 투척단검, 투척도끼, 폭탄 등이 제공된다. 마법 사용은 무기에 종속되어 지팡이를 장착하면 MP를 소모해서 마법을 발동 가능하다. 일부 무기는 커맨드를 입력하여 마법을 발동시킬 수 있다.

 

여행 도중 빠른 이동, 이단 점프, 공중 대시, 앵커 이동 등의 능력을 획득 할 수 있고 당연히 이런 능력들을 습득할수록 탐색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

 

러브크래프트 세계관 다운 광기어린 스토리, 초반을 어떻게든 넘어가 보자
'Elderand'는 러브크래프트 세계관의 게임답게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스토리와 기괴 음산한 분위기의 아트워크를 담은 작품이다. 보스와 크리처의 아트워크가 광기에 가득차 있다. 게임 등급이 청소년이용불가 라는 점을 기억하자.

 

스토리는 분명 한글로 출력되고 있는데 무슨 의미인지 이해불가능한 내용이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말을 뜬구름잡는식으로 어렵게 하는 병에 걸려있다. 대화가 불가능한 수준인데 세계관과 장르를 생각하면 대충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무작정 시작하면 일단 전투가 꽤 어렵다. 특히 초반부가 어렵게 느껴졌다. 시작하자마자 투척 공격+근접 평타를 쓰는 일반 적들을 상대하게 되는데 보스전도 아닌 일반 적 상대로 7번 사망하고 마음이 꺾일 뻔 했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짧은 리치 + 점프로 피하기 어려움 + 빡빡한 회피 판정이 합쳐져서 그야말로 고분분투하게 만든다. 체력회복 물약은 귀하디 귀하고 상점 가격도 비싸다.

 

어렵기만 한 건 아니야, 공략법만 파악하면 보스전도 어렵지 않다
특수 기능을 익히며 점점 전투가 쉬워지는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 공중 대시가 생긴 중반부 이후에는 이제까지의 고생에 대한 보답을 받는 느낌까지 들었다.

 

파괴 가능한 오브젝트에서 돈과 아이템이 랜덤드랍되는데 이 드랍목록에 물약이 존재하며, 방을 이동하면 초기화된다. 즉 왔다갔다하면서 간단하게 물약을 파밍가능하다.

 



 

세이브 지점에서 체력을 회복할 수 있으니 체력과 물약을 가득 채우고 다음 세이브 지점까지 이동하다가 수틀리면 죽어서 로드하는 식으로 차근차근 진행하면 시간은 조금 걸리더라도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마법을 사용하면 전투는 더 쉬워지는데, 마법의 사거리가 대부분의 적 색적거리보다 조금 길다. 마법을 활용해 원거리에서 안전하게 처치하며 진행하는 것도 광기어린 세계를 탐험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보스전은 깔끔한 스타일로 꽤 재미있었다. 보스전의 첫 느낌은 불합리해 보일 정도의 대미지가 들어오고 패턴도 복잡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한번의 실수에 HP 1/3씩 날아가는 정도이니...

 

하지만 대응하기 힘든 억지 패턴이나 무리한 엇박자 공격이 없는데다 피할 수 있는 확실한 파훼법을 만들어 두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다가 내려찍는 소환물이 맵 제일 구석에 서 있을때는 공격하지 못한다거나, 전방에 피하기 힘든 화염구를 난사하지만 점프로 보스를 넘어가면 안전하게 공격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공략을 알면 의외로 쉽게 클리어 가능한 구성이었다.

 

총평, 훌륭한 레벨디자인의 장르 문법에 충실한 게임
몇가지 전제조건 하에서 추천할만한 게임이었다. 특히 레벨디자인이 훌륭하다. 크리처 하나하나, 지형 하나하나에 제작진이 설정한 문답이 있고 그것을 맞추면 깔끔하게 해결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임 전체가 거대한 퍼즐같이 느껴진다고 하면 조금 오버인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런 느낌을 주는 게임이었다.

 

매트로배니아 작법에 익숙한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이해가 어느 정도 있어야 게임을 무난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게임 내 도움말로 이것저것 설명을 해 주지만 '뻔히 보이는 곳인데 올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다음에 오면 되겠군'이라고 바로 납득하기란 쉽지 않다.

 



 

무엇보다 극초반을 참고 버틸 수 있는 근성이 필요하다. 이중 점프가 해제되는 시점까지가 고비인데 장르 문법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거기까지 나아가기가 쉽진 않아 보인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스토리와 그로테스크한 어둠의 아트워크를 버틸 수 있는 정신력도 필요한데, 이쪽은 취향의 범주일 것 같다.

 

그저 여렵기만 한 게임은 아니라 돈과 물약, 보조무기 등을 무한 파밍할 수 있는 구조에 시간만 투자하면 레벨을 계속 올릴 수 있는 등 성장해서 돌파하라는 디자인 의도가 쉽게 읽힌다. 그렇다고 해도 보스전은 여전히 패턴을 알아야 공략 가능하지만...

 



 

사소한 부분이지만 아쉬웠던 점으로는 스토리 영상 하단부에 자막으로 출력되는 한글의 가독성이 좋지 않았다는 부분을 언급하고 싶다. 스토리 자체도 뜬구름잡는 묘사가 많아 이해하기 어려운데 폰트가 한겹 더 어렵게 만든다.

 

장르에 익숙한 입장에서 점수를 매긴다면 85점 정도를 주면 될 것 같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스위치가 있다면, 퇴근길 지하철에 앉아 플레이하기에 굉장히 적합한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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