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SNG 개발, 어디까지 와 있나 - 1부

세계 SNG 시장의 성장과 규모

등록일 2010년10월18일 12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팜빌, 위룰, 소노리티라이프, 마피아워즈... 게임에 관심이 있거나 트위터, 페이스북,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단어들이다. 이 단어들은 바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소셜네트워크게임(SNG, Social Network Game)의 대표적 이름이다.

현재, 전 세계 게임시장은 SNG 열풍이다. SNG는 전 세계 게임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빠르게 그 사용자층을 넓혀가고 있다. 징가, 플레이피쉬 등 세계적인 SNG의 개발사들은 EA, 마이크로소프트, 액티비전 등 기존의 대형 게임개발사들이 성장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들이 갖는 게임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처 SNG 개발에 눈을 돌리지 못했던 대형 게임개발사들은 중소 규모의 SNG 개발사들을 인수하며, SNG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게임시장은 SNG가 움직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SNG 시장은 어떠할까? 싸이월드를 통해 세계 이미 SNS 서비스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으나 해외 기업들에게 SNS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겨 이제는 후발 주자가 되어버린 한국. 그렇다면 과연 주 종목이라 할 수 있는 게임개발을 통해 게임 강국으로서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게임포커스는 창간을 맞아 3부작으로 한국의 SNS 시장의 현주소와 개발상황을 살펴본다.


제1부. 세계 SNG 시장의 성장과 규모

최근 IT 업계에서는 'TGIF'라는 용어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유명 패밀리 레스토랑의 이름과 같아서 더욱 눈길을 모으는 이 용어는 바로 '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 등 최근 가장 핫(Hot)한 아이템들의 첫 글자를 따로 떼어내서 만든 단어이다.

이들 4개의 서비스(혹은 제품)은 SNS(Social Network Service), 통신, 검색 등 각자의 방면에서 최고라 할 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고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남미 등 전세계로 확산되며 그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 4개의 서비스는 단순히 특정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음악, 쇼핑, 게임 등 생활문화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물론 게임산업에도 이 서비스들이 갖는 영향력은 매우 거대하다. 특히, 최근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SNG(Social Network Game)는 빠르게 발전하는 SNS를 기반으로 세계 게임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매김했다. 특히 전 세계 5억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은 SNG 분야에서 발군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싸이월드, 블로그, 까페 등을 수년 간 서비스해 온 우리나라에도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해외산 개방형 커뮤니티' 열풍이 불며 개인 간 소통을 비롯해 마케팅, 홍보 등 개인과 기업, 정부가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 SNG 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또는 휴대용)게임, 콘솔게임, 작년 한 해 주목을 받은 웹게임 외에는 인터넷을 통해 간단하게 즐기는 플래시게임밖에 없었던 우리나라도 아이폰을 통한 SNG들이 대 성공을 거두자 최근 다양한 SNG가 속속 개발, 서비스되고 있다.해외 SNG 시장을 대형 마트라고 볼 때, 우리나라의 SNG 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구멍가게 수준인 셈이다.

 

해외 SNG 시장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시장의 상황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흔히 다루어지는 것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등이 있는데, 트위터는 SNG를 직접 서비스하기 보다는 각 게임에서 사용하는 SNS를 연동해주는 개념이고, 마이스페이스 보다는 전 세계적으로 페이스북이 인지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페이스북에 중점을 두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현재, 전 세계 페이스북의 사용자는 5억 명이라고 한다. 13억에 이르는 중국의 휴대전화 사용자수, 유럽연합 ’EU’의 총 인구 수와 같다. 이중 미국이 약 1억 4천만 명 정도가 사용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 인도네시아가 약 2,790만 명, 영국이 약 2,780 명으로 근소하게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158만 명이 페이스북을 사용하고 있다(페이스베이커스 닷컴 통계).


따라서, 페이스북의 SNG 시장은 5억이라는 전 세계 페이스북 사용자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연령층, 뛰어난 파급효과를 갖추고 있어 매력적인 시장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EA를 비롯해 유비소프트, 일본의 캡콤 등 유명한 콘솔 게임사들이 최근 페이스북 SNG 시장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징가, 팝캡 게임스, 락유 등과 함께 시장 규모를 더욱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의 1위 업체 징가와 ‘비쥬얼드’의 회사 팝캡 게임스
페이스북 SNG 시장에서 잘 알려진 징가와, 팝캡 게임스에 대해 잠시 살펴보자. 징가는 페이스북 SNG 시장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월 기준으로 페이스북 소셜게임 순위 탑10중 무려 7개를 올려 놓고 있으며, 이중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팜빌'은 6,100만명의 유저가 즐기고 있다. 징가의 '마피아 워즈'도 5위로 랭크되어 있으며, 이 게임은 페이스북 뿐 아니라 마이스페이스에서도 1, 2위를 차지할 만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징가는 한 때 페이스북과 수익 모델로 갈등을 빚어 결별설이 나돌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SNG 시장이 점차 성장함에 따라 이에 대한 수익을 얻고자 '페이스북 크레딧(Facebook Credits)'을 만든 것이 그 이유다. 이 것은 페이스북 내 해당 SNG에서 결제할 경우 페이스북의 온라인 머니를 이용하는 것이며, 페이스북은 수익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가는 내용을 갖고 있다. 징가는 이에 크게 반발했으며 독자 플랫폼 '징가 라이브'를 만들어 독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5억 명 사용자의 페이스북 유저풀과 독립할 경우 수익 불안정에 대한 리스크가 컸기 때문에, 현재 페이스북과 징가는 5년 계약을 맺으며 일종의 '휴전' 상태를 만들었다. 페이스북에 서비스하고 있는 타 게임사들도 본 결정에 따라 한 숨은 돌린 셈이 됐다.

징가는 최근 소프트뱅크로부터 1억 4,700백만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일본 소셜게임사인 '우노(Unoh)'를 인수하는 등 일본 법인 징가 재팬을 설립, 일본을 교두보로 아시아 시장 진출을 계획 중이다.

한편, 팝캡 게임스(이하 팝캡)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쉽고 간단해 누구나 빠져들 수 있는 퍼즐게임을 선보여온 회사다.

팝캡은 다양한 시리즈로 발매돼 전세계 5천만 카피가 판매된 ‘비쥬얼드(Bejeweled)’라는 퍼즐게임과, 웹과 콘솔로 발매되다가 최근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플랜츠 vs 좀비(Plants vs Zombies)’. ‘주마(Zuma)’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 SNG 시장에서는 1분 동안 많은 보석을 맞춰야 하는 ‘비쥬얼즈 블릿츠(Bejeweled Blitz)’를 서비스 중이며, 현재 1,2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팝캡은 ‘어디에서나 즐길 수 있다’는 비즈니스 모델을 토대로 한 개의 게임을 PC를 비롯한 다양한 콘솔기기, 휴대용 게임기 및 스마트폰, 비행기 기내 등 여러 곳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일종의 유저들을 위한 팝캡의 브랜드 이미지 관리로, 지속적인 게임 업데이트와 함께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팝캡의 정책이다.

최근 팝캡은 한국을 교두보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자 엔씨소프트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대표게임 14종을 온라인화, ‘팝캡월드’라는 이름으로 11월 게임포털 ‘플레이엔씨’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공개되는 게임 중 ‘슈퍼 주마’라는 게임은 기존 ‘주마’를 변형시켜 최대 4명까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팝캡월드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다. 아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을 나선 팝캡, 일본을 통해 진출을 선언한 징가와 어떤 대결을 펼칠지 주목된다.



메이저 기업들, 페이스북 활동 어떻게 하고 있나?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SNG 시장에서, 타사들도 활발한 활동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검색업체 구글은 SNS 서비스와 함께 SNG 시장을 함께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 8월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에서 SNG '슈퍼포크'와 동영상 어플리케이션 '슬라이드 펀 스페이스' 등을 개발한 슬라이드를 인수했으며 징가에 1억 5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도 했다. 여기에 온라인 결제 서비스사인 'Jambool' 사를 5,500만달러에 인수하며 향후 SNG 시장의 적지않은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EA는 징가에 이어 SNG 시장 2위 업체인 플레이피쉬를 지난 해 2억 7,500만 달러에 인수하며 페이스북 SNG 시장에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현재 EA는 '펫 소사이어티', '마이 엠파이어' 등과 같은 인기게임을 보유한 플레이피쉬를 앞세워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EA의 인기 프랜차이즈인 '피파' 시리즈와 '매든 NFL'의 신작 '피파 슈퍼스타즈', '매든 NFL 슈퍼스타즈'를 라인업에 추가해 점차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캡콤 역시 하루히토 츠지모토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내년 상반기 안에 새로운 게임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혀 페이스북의 SNG 시장은 동서양 개발사를 아우르는 더욱 거대한 규모로 거듭나게 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디즈니는 SNG 개발사 '플레이돔'을 7억 6,320만 달러에 인수했다. '플레이돔'은 '소셜 시티' 등을 개발하며 4,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게임사들은 인수, 페이스북용 SNG 별도 개발 이외에도 현재 서비스중인 게임을 SNS 서비스에 도입하는 형태도 함께 취하고 있다. 이는 트위터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고 있다. 블리자드는 배틀넷에 SNS 서비스를 연동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콘솔기기 Xbox 360에 SNS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 회사들은 게임 내 각종 업적,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기능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의 엔씨소프트도 '아이온' 내 트위터를 접속할 수 있는 별도 프로그램을 적용시킨 바 있다.
 

페이스북 크레디트, 전세계 SNS 가상 통화의 표준?
페이스북 내 SNG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가상 통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가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페이스북 크레디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페이스북 크레디트는 페이스북 내 모든 온라인 결제를 할 수 있는 것을 통틀어 부르는 것으로, 싸이월드의 도토리보다 범위가 훨씬 넓다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5월 이를 발표하고 플랫폼 내 모든 회사에게 본 규격으로 통일해줄 것을 밝혔다.  일종의 '통보'인 셈이다. 물론 그동안 각자의 결제 시스템을 마련했던 회사들 입장으로서는 황당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에, 결제 수수료를 30%나 가져간다는 페이스북의 정책에 불만은 더욱 심해졌다. 징가의 독자 플랫폼 발표는 이를 이유로 나오게 된 것이며 타 회사들도 정책에 심하게 반발했다.


높은 수수료와 가상 통화의 독점사용에 대해 여전히 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어쨌든 페이스북은 명확한 수익원을 발생시켰다. 여기에 페이스북은 동남아, 호주 등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사업하고 있는 'MOL(MOL Point)'라는 사이버머니 운영사와 가상 통화 교환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아시아 시장 영향력 확대와 함께 가상 통화 시장에서 결제 수수료만으로 또다른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페이스북의 협약은 대형 포털, 기업 등과의 추가 연계될 가능성도 높다.

기업입장에서는 독식 혹은 불쾌함이 생기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가상 통화의 단일화로 매우 편하게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있다. 페이스북을 굳이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가상 통화의 통일화로 페이스북에 간접 접근이 가능해 지속적인 신규 사용자 유입도 가능하다.

서두의 제목에서도 말했듯이, 페이스북의 이러한 확장은 마치 '전세계 SNS 가상 통화의 표준'이 되려는 것처럼 보인다. 단순한 사업의 확장이 아니라, SNS 이외 다양한 서비스를 아우르는 수단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소하는 사용자 수, 하지만 비관하기에는 이르다

높은 가능성, 엄청난 유저풀을 자랑하는 페이스북 SNG 시장이지만, 최근들어 조금씩 사용자 수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징가의 갈등도 해소된 마당에 왜 사용자 수는 계속 감소하는 것일까? 혹시 '빛 좋은 개살구'가 되는 것은 아닐까?

페이스베이커스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페이스북 SNG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팜빌(Farmcille)'은 지난 9월 28일을 기점으로 서서히 이용자 수가 하락하고 있다. 10월에 들어 감소가 멈추는 듯 했으나, 이튿 날 급격하게 하향 곡선을 그리며 현재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소셜게임을 다루는 매체인 '인사이드소셜게임스'를 보면 일부 상승한 게임들이 보이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최근까지 사용자 수가 감소하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도 지난 3개월간 이용자 수에 비해 매우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해외 SNG 시장이 주춤하는 현상에 대해, 커져가는 시장만큼 게임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큰 이유로 꼽고 있다. 현재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등에서 서비스되는 인기 SNG들의 순위를 보면, 콘셉트만 다를 뿐 대부분 농장, 도시, 섬, 국가를 경영하는 게임이 대부분이다. 즉, 장르만을 놓고 보면 다양하게 분류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게임이 쉽고 간단해지면서 소량을 즐기던 사용자들이 점차 갯수를 늘리고 있지만 똑같은 형식의 게임을 겉모습만 다르다고 해서 두 개를 동시에 즐기는 사용자는 없다. '위 룰(We Rules)'로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잘 알려진 ngmoco도 건물을 추가하는 등 계속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고 최근에는 '위 시티(We City)'라는 게임을 선보였으나, 새로움이 부족한 탓으로 이전에 비해 호응이 덜하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는 지금도 SNG 시장 규모를 계속해서 넓히고 있다. 하지만 규모만 넓어지고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면, 1982년 소프트웨어의 과잉 공급에 의해 소비자의 흥미가 급속히 떨어져 일어났던 '아타리쇼크'가 SNG 시장에서도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SNG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SNS 서비스사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에도 염려해야 한다. 물론 초기단계인 SNG 시장인 만큼, 아직 발전과 개선의 기회는 분명히 있으므로 비관적인 생각을 갖기에는 시기상조다.

5억 명 이상의 거대한 규모를 갖고 있는 해외 SNG 시장은 현재도 발전과 확장을 빠른 속도로 진행해 나아가고 있다. 메이저 회사들의 향후 계획, 그리고 가상 통화 정책과 최근 계속되고 있는 유저 감소 현상 등은 현재 준비 중인 국내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부에서는 한국의 SNG 개발과 시장상황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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