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티 쇼 소재 신작 '크러시 하우스' 선보인 英 개발사 네리얼 "남들이 만든 게임 답습 안해, 늘 참신한 게임 만드는 개발사로 남을 것"

등록일 2024년08월28일 09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독특한 게임 디자인을 담은 게임들을 선보여 온 영국의 인디게임 개발사 네리얼(Nerial)이 또 하나의 신작을 들고 한국을 찾았다.

 

네리얼은 18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시골 촌뜨기가 타짜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은 '카드샤크'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2022에서 대상을 포함, 3관왕을 차지하며 개발력을 인정받은 개발사. 지난주 부산에서 열린 BIC 2024에는 신작 '크러시 하우스'를 출품했다.

 

'크러시 하우스'는 짝짓기 리얼리티 쇼의 PD가 되어 시청자들의 취향에 맞춰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프로그램 종영을 막는다는 독특한 소재를 담은 게임이었다. 네리얼이 그 동안 역사 소재 게임을 많이 만들어 왔던 것에 비해 '크러시 하우스에는 현대, 리얼리티 쇼라는 조금 색다른 소재가 담겼다.

 

네리얼 Laura Fournier 시니어 프로듀서(오른쪽)와 Nicole He '크러시 하우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국을 찾은 네리얼의 시니어 프로듀서이자 작가 Laura Fournier와 '크러시 하우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Nicole He를 만나 네리얼에 대해, 그리고 '크러시 하우스'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짝짓기 리얼리티 쇼를 소재로 참신한 게임성 담은 '크러시 하우스'
이혁진 기자: 네리얼이 BIC에서 '카드 샤크'로 상을 받은 것이 생각납니다. BIC를 다시 찾은 소감, BIC라는 행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느꼈는지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Nicole H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품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개막 한달 전 다행히 게임을 완성해 '크러시 하우스'를 보여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BIC에 참가해서 좋고, 한국 게이머들의 반응과 만나고 다양한 개발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쇼에 참가하는 것은 늘 좋은 경험입니다.

 

Laura Fournier 시니어 프로듀서: BIC는 조직이 아주 잘 되어 있고 조직위원회에서 돌아다니며 케어도 잘 해줍니다. 한국의 독창적인 게임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도 좋고 타이페이게임쇼나 비트서밋에 출품되는 게임들도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좋은 점입니다.

 

유럽에서 찾아서 보고, 해보기는 쉽지 않은데 BIC에 와서 많은 게임을 보고 해보며 배움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Reigns 시리즈와 카드샤크 등, 네리얼 하면 역사게임 전문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이번에 현대 리얼리티 쇼라는 소재를 선택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영국 개발사이지만 영국 역사는 다룬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을까도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Laura Fournier 시니어 프로듀서: 네리얼의 소재지는 영국이지만 공동 창업자는 프랑스 사람입니다. '카드샤크'가 프랑스 역사를 배경으로 개발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Reigns 시리즈의 경우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개발되어 왔는데, 작가들의 배경지식 등이 게임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습니다.

 

'카드샤크'에는 아티스트이자 개발자로 카드마술도 즐겨 하던 니콜라이가 러시아에서 태어나 스페인에서 생활한 분이라는 것이 녹아들어 있었고, 이번 신작 '크러시 하우스'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미국인 Nicole이 참여해 미국풍 리얼리티 쇼 콘셉트로 정착된 것 같습니다.

 

Nicole H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말씀대로 저는 미국인이고요.(웃음) '크러시 하우스'는 미국의 리얼리티 쇼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내용을 담은 게임입니다.

 

한국에서는 짝짓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굉장히 인기있는 방송입니다. 그래서 친숙한 소재라는 느낌인데, 영국이나 미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인가요,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Nicole H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국의 리얼리티 쇼는 저도 좋아하고, 세계적으로 방영되어 인기를 얻고 있죠. '크러시 하우스'의 기본적인 영감은 일본의 리얼리티 쇼 '테라스 하우스'에서 받았습니다.

 

다만 '테라스 하우스'는 비교적 차분하고 릴랙스한 분위기의 리얼리티 쇼라 그대로 가져오면 게임으로서는 조금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식 쇼로 바꿔보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러브 이즈 블라인드'와 '테라스 하우스'를 합친 것 같은 가상의 리얼리티 쇼가 탄생하게 됐죠.

 



 

리얼리티 쇼를 진행하며 프로그램 폐지를 막는 목적은 알겠는데, 엔딩, 궁극적 목적이 따로 존재하나요
Nicole H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게임의 시작은 그저 리얼리티 TV쇼 느낌으로 전개되고 프로듀서로 쇼를 매니징하게 됩니다. 그런데 진행하며 미스테리가 가미됩니다. 사람들의 비밀을 힌트로 알게 되고, 명백한 엔딩도 존재합니다.

 

반복 플레이를 하면서 12명의 캐스트들을 때로는 중복 선택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다양한 변화를 줘 가며 플레이해 보시기 바랍니다.

 

쇼에 개입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면 어떻게 되나요
Nicole H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플레이가 끊기거나 게임오버로 이어지게 됩니다. 게임을 얼핏 보면 느슨해 보이지만 계속 난이도가 올라가는 구성으로, 등장인물들도 선형적이지 않고 랜덤하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뒤로 가면 동시에 8명의 시청자를 만족시켜야 하는 이벤트가 나오는 등 전략적으로 접근해 플레이해야 합니다.

 



 

모두 12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캐릭터 조형은 어떻게 한 것인가요
Nicole H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모든 캐릭터가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갖고 있지만 각각 다르도록 설계했습니다. 어떻게 조합되었을 때 무엇이 일어날지, 플레이어 입장에서 누가 어울리고 안 어울린다고 예측할 수 있도록 백그라운드, 성격까지 다 설정해 놨습니다.

 

남들이 만든 게임 답습은 NO, 늘 새로운 경험 주고 싶어
'카드 샤크'는 독특한 콘셉트에 흥미로운 스토리와 게임 플레이를 보여줬는데, 비슷한 콘셉트의 작품이나 연작은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Laura Fournier 시니어 프로듀서: 시대가 달라지거나 다른 인물,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뭔가 할 수도 있겠죠. 문제라면 '카드 샤크' 자체가 핸드메이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작품이라 후속작을 만든다면 동일한 창조성, 창의력, 프로세스를 가져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겁도 나고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아이디어가 있다면 보내달라고 하고 싶네요. 솔직히 개발진에게 같은 거 한번 더 하자고 하면 다들 '아이고 싫어요' 라고 할 것 같기도 합니다.(웃음)

 

네리얼에서 동물농장을 운영하는 게임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역사 소재로 다양한 형태의 게임도 보여줬고, 이번에도 독특한 게임성을 가진 게임인데, 매번 다른 콘셉트를 보여주는 의도가 있을까요
Laura Fournier 시니어 프로듀서: 네리얼의 회사 로고부터가 우로보로스 모양이죠? 그 이유는 저희 방향성이 반복 플레이를 통해서도 새로운 경험을 줘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물농장'에는 제가 참여하지 않아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Reigns 같은 경우도 연작으로 보이지만 매번 새로운 게임성을 담고 있습니다. 신작을 만들 때마다 새로운 콜라보를 통해 외부 인재를 영입해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있죠.

 

회사의 방침 자체가 '남들이 이미 만든 게임을 똑같이 만들 필요 없다, 같은 게임을 여러번 플레이해도 늘 새로운 경험을 줘야 한다'는 것으로, 후속작을 만드는 경우는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겁니다.

 



 

모바일, 스팀, 스위치로는 게임을 내고 있는데 아직 플레이스테이션으로는 게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유가 궁금하고, '카드 샤크'와 '크러시 하우스'는 최신 하드웨어에서 즐겨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게임들로 보이는데 생각이 없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Laura Fournier 시니어 프로듀서: Reigns 1편은 모바일로 나왔고 당시에는 3명이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카드 샤크'에서 인원이 조금 늘었고 최신작인 '크러시 하우스'가 되니 15명까지 개발규모가 늘어나게 됐습니다. 2D로 만들던 회사에서 3D 노하우도 갖게 됐죠.

 

네리얼 회사 자체에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 개발중인 상황으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을 내자!고 단순히 결정만 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개발자들과 테스터들의 경험을 쌓고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포팅하려는 의지, 그리고 가르쳐줄 사람이 있다면 도전해볼 수 있다고 봅니다. 회사의 성장 과정에서 아직 안 나온 것으로 기회가 생긴다면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시니어 프로듀서로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니, 게임을 잘 만들어라. 게임만 핫하면 다 된다고 하고 싶네요.(웃음)

 

네리얼에서 역사를 소재로 한 게임을 더 보여주게 될까요? 시니어 프로듀서로서 이 시대를 다뤄보면 좋겠다는 좋아하는 시대가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Laura Fournier 시니어 프로듀서: 네리얼의 일하는 방식은 계획을 짜두고 개발을 진행한다기보다 이야기를 나누다 이거 재미있겠다! 같이 해 보자!고 불꽃이 튀면 진행하는 식이라 다음 작품이 어떤 역사적 배경을 다룰 것이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가능성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노르만족의 잉글랜드 정복기를 좋아합니다. 드라마로도 나와 인지도도 높아졌죠? 프랑스 지역의 지정학적 연합이 영국을 지배한 시기로, 폭력과 드라마, 여성 바이킹도 있었죠. 다루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영국인 개발자들의 사보타지로 개발이 진전되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도 생기네요!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크러시 하우스'를 추천하는 추천사를 남겨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Nicole H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흥미로운 리얼리티 쇼의 다크사이드를 담으면서 예상 가능한 일반적 재미도 담은 게임입니다. 독특한 게임으로 새로운 경험도 제공하고, 반복 플레이의 재미도 있으니 한번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리얼리티 쇼가 인기있는 만큼 '크러시 하우스'의 독특한 콘셉트가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리얼리티 쇼에 관심이 없더라도 굉장히 독창적 방식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니 기계적 구조에 관심이 많거나 실험적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분명 매력있는 게임일 것입니다.

 

직접 플레이해 보면 많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들이 절차적 생성으로 진행되긴 하지만 공을 많이 들인 텍스트를 담았습니다. 캐릭터들의 숨겨진 진심, 밤 시간에 캐스트와의 대화 등에서 굉장히 많은 애착감을 형성하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Laura Fournier 시니어 프로듀서: 게임 속에서 캐릭터들이 나누는 대화를 그저 듣고 있기만 해도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다양한 조합으로 대화를 시켜 보세요. 흥미로운 내용이 많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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