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와 엑스페리언스의 만남, 캐릭터성 가미된 DRPG '레이기간트'의 탄생

등록일 2015년07월28일 11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본의 중견 개발사 엑스페리언스(エクスペリエンス)는 한 가지 장르의 게임만 만들어 온 개발사로 유명하다. 바로 '던전RPG'(DRPG)라 불리는 장르다.

엑스페리언스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내놓은 내놓은 '원탁의 생도', '데몬게이즈', '동경신세록' 시리즈, '미궁 크로스블러드' 시리즈 등은 모두 DRPG다. 캐릭터를 생성하는가 아니면 정해진 캐릭터로 플레이하는가, 세계관, 파티원 수 등 세부적인 부분에선 차이가 있지만, 이 게임들은 하나같이 파티를 구성해 던전에 진입해 탐색하고 전투를 벌이는 DRPG의 핵심 요소를 그대로 간직한 게임들이었다.

국내에서 DRPG는 비교적 마이너한 장르지만 PS Vita로 꾸준히 DRPG가 소개되며 저변이 점차 넓어지고 있는 상황. 엑스페리언스 타이틀 중에서도 데몬게이즈가 다운로드 판매 형태로 소개되었고, '동경신세록 오퍼레이션 어비스'는 디지털터치를 통해 한국어화 출시되어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게임사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는 장르를 가리지 않고 캐릭터성이 강한 게임을 선보여 왔다.

대전액션 장르인 '철권', 액션게임 '갓이터', RPG '테일즈 시리즈', 육성게임 '아이돌마스터' 모두 캐릭터성이 강한 게임으로 탄탄한 캐릭터성과 인기를 기반으로 다양한 미디어믹스가 이뤄졌다.


이 두 회사가 힘을 합쳐 DRPG를 선보인다. 인트라게임스를 통해 국내 출시도 확정된 PS Vira 타이틀 '레이기간트'(レイギガント)가 그 주인공이다. 한 우물을 파며 시스템과 게임성에 집중해 온 엑스페리언스와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가 함께 한다면 캐릭터성이 강한 DRPG라는 색다른 느낌의 게임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 레이기간트는 이름이 정해진 '주인공'과 동료 캐릭터들이 나오며, 스토리에 공을 들여 어드벤쳐 파트의 비중이 꽤 큰 게임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DRPG에서 보여주지 않는 캐릭터들의 모습과 액션이 화면에 나오고 '경험치'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등 DRPG 마니아로서 '이게 무슨 소리야'라는 반응이 나올 부분도 한 둘이 아니었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미토 료 프로듀서(왼쪽)와 엑스페리언스 치카미 하지메 대표

게임포커스는 도쿄로 직접 날아가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도쿄 시나가와에 위치한 반다이남코 미래연구소에서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베테랑 프로듀서 미토 료 PD와 엑스페리언스 치카미 하지메 대표를 만났다.

스토리성을 강조한 DRPG, 장르 저변 확대를 위해
두분이 만든 게임은 한국에 많이 소개되었지만 한국 게이머들과 직접 만난 적은 없는 걸로 안다. 먼저 각자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미토 PD: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에서 주로 액션 게임과 RPG를 만들어 왔습니다. 장르를 가리진 않고 액션게임을 좋아하지만 RPG도 좋아하고 만든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RPG를 하고 싶어서 엑스페리언스와 협의해 레이기간트 개발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전에 만든 게임을 몇 언급하자면, 드래곤볼 게임은 계속 만들어 왔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2부터 플레이스테이션3까지 20개 이상의 타이틀을 만든 것 같네요. 그 외에 '디지몬' 시리즈도 만들었는데 아시다시피 디지몬은 RPG입니다. 거기에 '세인트세이야' 게임들도 담당했고, 닌텐도 DS 플랫폼으로 나온 '데스티니 링스'같은 게임도 만들었습니다.

치카미 대표: 엑스페리언스 대표를 맡고 있는 치카미 하지메입니다. 저희 회사는 데몬게이즈, 원탁의생도, 동경신세록 시리즈 등 DRPG를 주로 해 온 개발사입니다.


레이기간트는 완전 신작게임이다. 어떤 게임인가
미토 PD: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와 엑스페리언스가 처음으로 손을 잡고 만든 오리지널 작품입니다. '스토리 DRPG'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죠. 엑스페리언스는 원래부터 DRPG가 장기인 개발사입니다. 제가 함께 신작 게임을 만들자고 상담을 해서, 이왕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와 엑스페리언스가 함께 게임을 만든다면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걸 하자고 의기투합했습니다.

그 결과 일반 게이머들도 DRPG를 즐길 수 있는, 비교적 플레이하기 쉬운 스토리 DRPG를 만들게 됐습니다.

치카미 대표: DRPG를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즐기게 하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DRPG는 원래 던전에 들어가 핵앤슬래쉬로 적을 무찌르고 보물을 획득하는 단순한 구조로 게이머들에게 모티베이션을 제공하는 장르입니다. 시스템이 고도화되며 DRPG를 더 많은 유저들에게 즐기게 하기에는 시스템 난이도가 높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진 게 사실이죠.

레이기간트에서는 그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3이라는 숫자를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주인공이 3명 등장하며 각 주인공마다 다른 이야기를 그려 3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보통 RPG의 경우 판타지 세계라면 쭉 판타지, SF가 배경이라면 쭉 SF지만 이번에는 현대, SF, 판타지라는 3개의 이야기, 3개의 세계를 3명의 주인공으로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플레이하면 새로운 스토리가 나오며 지루함을 느낄 새 없이 계속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3가지 스토리는 완전히 별개인가? 당연히 뒤로 가면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되는 거 아닌가
치카미 대표: 기본적으로 시작 단계에선 분리되어 있지만 한 게임에 담겨진 스토리라는 점에서 완전 별개 이야기가 될 순 없죠. 발매 전이라 전부 알려드릴 순 없지만 신비로운 인물이 등장하면서 스토리가 진전되며 '아, 이사람은 이런 사람이었나'와 같이 알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스토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게임에서 직접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3인의 주인공은 정해진 순번으로 등장해 각자의 스토리를 펼쳐나갑니다.

주인공에게 음성이 붙었던데, 그러고 보면 오프닝도 3종이 공개됐다
치카미 대표: DRPG 유저 중에는 목소리가 붙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DRPG를 처음하는 유저는 CM이나 PV에서 목소리가 있어야 이해하기 쉬울 거라 봅니다.

3개의 스토리는 각각 다른 부제를 갖고 있고, 각 편의 처음에 다른 노래와 영상이 흘러나오도록 구성했습니다.

오리지널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인가
미토 PD: 기존게임들과는 좀 다른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은 늘 하던 것입니다. DRPG는 오래된 장르이고 게임 포맷은 전통적인 형태를 따를 수 밖에 없죠.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아직 DRPG를 해보지 않은 유저들도 쉽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스토리성을 중시하고 전투 형태에 변화를 주는 등 공을 들인 것입니다.

아키하바라 시연회에서 플레이해 봤다. 일단 캐릭터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DRPG 초반에 느끼는 어려움이 크게 줄어든 느낌이 들긴 했다.
치카미 대표: 주인공이나 동료 모두 만들어져 있는 캐릭터를 사용합니다. 게이머들이 생성하는 캐릭터는 나오지 않는 거죠. 우리가 만든 게임 중에는 원탁의 생도가 좀 비슷한 형태였다고 기억합니다. 정해진 캐릭터로 탐색과 스토리를 즐겨주시면 됩니다.

어드벤처 파트와 던전탐색 파트의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치카미 대표: 물리적으로 딱 잘라 비율이 어떤가라고 하면 말하기 힘드네요. 일반적 DRPG와 비교하면 훨씬 많은 비중인 건 확실합니다. 어드벤처 파트를 길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게임을 시작해 자유롭게 던전을 탐색하기까지 1시간 정도는 스토리와 세계관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DRPG 문턱은 낮추고 개성은 키웠다
캐릭터 생성이 없이 캐릭터성이 매우 강한 게임이 되었는데, 왜 이렇게 콘셉트를 잡은 것인가? 자유도가 적은 것 같지만 성장시스템 등에선 자유도가 오히려 더 큰 것 같은데...

미토 PD: DRPG라고 하면 파티 매니지먼트 느낌이 강한 장르죠. 스테이터스를 올리고 특정 스킬을 배우며 레벨을 올려나갑니다. 하지만 레이기간트에서는 파티 매니지먼트보다는 각각의 캐릭터를 게이머들이 원하는 대로 성장시킬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정해진 대로 캐릭터들이 성장하는 것도 좋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하도록 하고 싶었죠. 캐릭터 메이킹 과정을 뺀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파티 멤버 중 누구를 키울까를 유저의 마음대로, 성장 포인트를 아예 모두 원하는 부분에 넣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치카미 대표: 생성 캐릭터가 아니라 정해진 캐릭터가 되면서 직업도 정해져 있고, 여기에 성장도 정해진 대로 한다면 플레이 스타일이 고정되어 버립니다. 레이기간트에서는 성장치를 원하는 캐릭터의 원하는 부분에 게이머들이 원하는 대로 넣을 수 있게 했습니다. 마법 캐릭터라면 일반적으로는 체력이 약한 캐릭터를 연상하겠지만 강력한 마법을 구사하지만 체력이 강한 마법사도 만들 수 있고, 전위는 튼튼한 대신 회피를 잘 못 한다는 선입견과 달리 회피력이 뛰어난 전위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마음에 든 캐릭터를 원하는 방향으로 키우는 재미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 동안 DRPG를 쭉 만들어 보니 플레이어들이 가장 큰 저항을 느끼는 부분이 마니아라면 DRPG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도 있을 '캐릭터 메이킹' 부분이더군요. 캐릭터 메이킹을 통해 파티를 구성하는 부분을 가장 어려워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게임은 재미있지만 그 재미있는 부분까지 나아가지 못합니다.

레이기간트에서는 게임 내용, 던전탐색을 즐기는 단계까지 못 나아가는 병목이 되는 캐릭터 메이킹을 빼고 대신 성장에 자유도를 부여했습니다. DRPG에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게이머들에게 DRPG를 즐기게 하기 위해 최초의 허들을 낮춘 것입니다. 캐릭터 메이킹을 빼고 정해진 배경을 가진 캐릭터들을 쓰는 형태가 되었는데 특히 일본에서는 게임을 처음 접할 경우 이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이고 성격이 어떠한가, 어떤 배경을 가졌는가 등 캐릭터의 설정에 흥미를 느끼는 게이머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체험판을 해 보니 맵에 적이 다 표시되더라. 랜덤 인카운트는 없는 건가? 적을 쓰러뜨려야 성장을 위한 마테리얼을 얻을 수 있는데 성장에 한계가 있는건가
치카미 대표: 랜덤 인카운트는 없습니다. 던전에 적은 딱 정해진 만큼만 나옵니다. 하지만 성장에 한계가 있는 건 아닙니다. 클리어한 던전에 다시 가면 적들이 다시 등장합니다.

파티 전체의 액션 포인트를 분배해 행동을 취하는 것이나 전투 시 캐릭터의 액션이 화면에 묘사되는 부분도 특이하다
치카미 대표: 해외 수요도 생각해서겠지만 요즘은 액션RPG 요소를 가진 게임도 늘고 있습니다. 전투 방식은 어떻게든 재미있으면 되는 것으로 턴제냐 리얼타임이냐 등은 개별 유저들의 취향 문제일 뿐입니다.

DRPG에서는 게이머들에게 세계관이나 시스템의 어느 부분을  즐기게 하려는가가 문제가 됩니다. 이번에는 저희도 약간은 의식을 해서 타이밍 입력 액션, 슬래쉬 비트모드 같은 것을 실험적으로 넣어봤습니다. 결과물이 꽤 괜찮게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체험판에서는 전투가 비교적 쉽게 느껴졌다. 전투 난이도가 나뉘어 있나? 뒤로 가면 좀 더 어려워질까
치카미 대표: 게이머들이 이탈하지 않고 재미를 느끼기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초반 밸런스를 좀 쉽게 해 둔 게 사실입니다. 초반에는 보스전이 아니라면 파티가 전멸할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물론 후반부로 가면 어려워지는 게 당연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전투의 재미겠죠? 후반부에는 어렵지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난이도로 전투 밸런스를 잡아 뒀습니다.

아마 처음에는 AP 분배 시스템에서 분배에 시간이 들겠지만 뒤로 갈수록 커맨드 간단입력 등으로 전투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가 이제까지 만든 게임 중 전투가 가장 빨리 종료되는 타이틀이 레이기간트인 것 같습니다.

미토 PD: 뒤로 가면 어려운 던전들이 나옵니다. 초반에는 좀 쉽게 해 두고 뒤에는 어려워지도록 구성한 거죠. 시나리오에서 비밀을 많이 넣어둬서 게임이 조금 어려워지는 시점에 시나리오의 재미를 느끼며 지루하지 않게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의 게임들은 미디어믹스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레이기간트에 대해서도 향후 기대해봐도 될까
미토 PD: 아이들 대상 게임이라면 잡지 만화, TV 애니메이션, 장난감으로의 전개가 기본이 될 것입니다. 레이기간트의 타겟은 게임을 좋아하는 10~30대 남성이 중심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애니메이션도 게임도 한번에 내놓고 "모두 즐겨주세요~"라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천천히 재미있는 게임을 제공하고 유저들과 대화해가면서 시리즈로서 육성해 나가려 합니다.

레이기간트가 잘 된다면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의 전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지만 시작부터 단숨에 미디어믹스로 도전한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메인 타겟이 남성 게이머라지만 체험판을 해보니 남성 동료가 더 많더라
치카미 대표: (웃음) 소년만화 팬층이 메인타겟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미소녀 캐릭터를 처음부터 전면에 세우는 것과는 느낌이 조금 다른 타이틀이죠. 물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지만 처음부터 그런 부분을 강조하지는 않는 것 뿐입니다.

미토 PD: 소년만화같은 분위기로 처음부터 기획, 개발한 게 레이기간트입니다. 10대 게이머들도 많이 해주길 바라고 20~30대의 소년만화적 분위기가 좋은 유저들도 플레이해주길 바랍니다. '모에'에 집중한 게임이라기보다 소년만화의 불타오르는 스토리를 담으려 한 게임입니다. 물론 그런 스토리 속에서 여성 동료, 히로인도 등장을 하죠.

엑스페리언스의 기존 게임들도 그렇지만 던전 RPG들은 시리즈화가 잘 되는 편이다. 레이기간트도 계속 이어지는 게임으로 가려는 건가
미토 PD: 오리지널 IP를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타이틀인 만큼 레이기간트를 성공시켜서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은 프로듀서로서 물론 갖고 있습니다.

모바일게임이 주류가 되고 콘솔게임 출시 수도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우리도 그렇지만 신규 타이틀이 줄어들고 속편 중심으로 진행되는 느낌도 있죠. 그럴 때일수록 앞날을 생각하면 오리지널에 도전하는 게 좋지 않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IP의 게임을 내놓고 싶다고 생각을 했고, 엑스페리언스는 원래부터 오리지널 게임을 계속 만들어온 회사로 함께 힘을 합쳐 오리지널 IP를 세워보자는 결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DRPG는 매력적 장르, 레이기간트가 입문작 역할 하기를
처음에 던졌어야 할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한국 게이머들에게 'DRPG의 매력'은 어떤 것인지 전해주시길 바란다
미토 PD: 천천히, 집중해서 플레이어의 페이스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장르가 DRPG입니다. '트라이 앤 에러'를 스스로 해 나가 결국 성과를 얻어 던전을 클리어하고 강력한 적을 쓰러뜨리는 '도전과 달성감'이 DRPG 장르의 매력이겠죠.

하지만 플레이어가 어려움을 느끼는 장벽도 확실히 갖고 있는 장르입니다. 레이기간트에서는 스토리 등으로 그런 부분을 보충해서 좀 쉽게 접하게 하려 노력했습니다.

치카미 대표: DRPG의 매력 두가지를 꼽자면, 먼저 플레이어가 게임 개발 측으로부터 지시받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플레이어 자신이 생각하는 강함, 멋짐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만든 캐릭터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게 DRPG의 매력이죠.

또 하나는 시스템적인 부분입니다. 최근의 RPG에서는 자주 볼 수 없는 고전적으로 구성된 그래픽을 보여주지만 최신 RPG와 달리 던전에 들어가 트랩에 걸리고 수수께끼를 푸는 등 퀴즈를 푸는 재미를 주는 게 DRPG입니다. 보통 RPG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어려운 트랩, 수수께끼를 푸는 달성감이 크지 않을까 합니다. 시나리오에 없는 재미를 제공하는 거죠.

그렇게 말하면 레이기간트는 DRPG의 매력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 같다는 느낌을 주는데...
치카미 대표: 게이머들의 상상에 전적으로 맡기던 부분을 시나리오로 보충할 뿐 기본적인 DRPG의 매력을 잘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RPG는 플레이 시간이 긴 장르로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우면 많은 유저들이 즐기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진입장벽을 조금 낮추고 밸런스 있게 구성한 것이 레이기간트의 매력일 것입니다.

게이머들이 위에 미토씨가 말한 것과 제가 말한 레이기간트의 재미를 느낀 후 좀 더 어려운 DRPG로 나아가 즐길 수 있게 되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DRPG 중 이 게임은 인상에 남아있다는 작품이 있다면 무엇인가
미토: 역시 위저드리죠.

치카미: 여신전생 시리즈도 좋았습니다.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까지 미토 PD가 만든 게임들은 트로피 획득이 비교적 쉬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엑스페리언스의 게임들은 트로피 획득이 꽤 어려웠던 기억인데, 레이기간트는 어느 쪽에 가까울까
미토 PD: 치카미씨가 만들어 온 게임들에 가까울 것 같다.(웃음)

치카미 대표: 이제까지 선보인 게임들과는 다를 겁니다.(웃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시나리오를 클리어할 때까지 트로피를  다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작 스킬이 필요한 부분은 조금 있겠지만, 몇번 해 보면 될거라 봅니다.

사실 데몬게이즈도 그랬지만 전반적으로 트로피 난이도가 높았다기보다 운에 의존해야 하는 트로피 획득 때문에 난이도가 올라간 느낌이다
치카미 대표: 클리어 후에 최강무기를 모으라거나 하는 건 레이기간트에는 없을 것입니다.

미토 PD: 사실입니다. 그런 류의 트로피는 없을 겁니다.

체중이라는 스테이터스를 도입한 점도 눈에 뜬다. 체중 늘면 물리공격력이 올라가던데 캐릭터 외형도 변하나
치카미 대표: 이미지는 그대로일 것입니다. 처음에는 외형도 바꾸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체중이 늘어서 외형이 변하면 누가 좋아할까를 생각해 보면, 재미있긴 하겠지만 싫어할 유저가 많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체중이 늘어나 강해진다면 모두가 캐릭터들의 체중을 마구 늘리지 않을까
치카미 대표: 음식을 먹으면 체중 증감이 있지만 행동 패턴에 의해서도 체중이 변합니다. 직접공격이 메인인 육체파 캐릭터는 많이 움직이게 되니 체중이 줄어들죠. 체중 유지가 쉽지 않을 겁니다. 체중을 늘려서 물리공격이 강한 캐릭터를 만들면 물리공격을 많이 해서 체중이 줄어드니 유지를 위해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체중이 그렇게 크게 변하지 않는 조건이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게임 시스템 상에선 체중이 많건 적건 디메리트는 없습니다. 플레이 스타일의 선택지의 한 부분일 뿐인 거죠. 체중이 줄어들면 공격을 피하기 쉬워지고 공격이 빗나갈 확률도 낮아집니다.

스킬트리나 무기도 그렇지만 플레이어들이 자기 생각대로 캐릭터를 조정해 나갈 수 있도록 넣어둔 시스템의 하나일 뿐입니다.

플랫폼을 PS VIta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미토 PD: 타깃이 10~30대 남성으로 소년만화 분위기에 친숙한, 애니메이션도 좋아하는 게이머라고 했을 때 그런 유저층과 가장 맞는 게 PS Vita였습니다. 엑스페리언스가 PS Vita 개발경험이 많다는 점에서도 PS Vita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는 PS Vita가 RPG에 적합한 플랫폼이라는 인식도 좀 있는 것 같더라
미토 PD: 일본을 보면 PS Vita 유저들이 장르를 딱히 가리진 않는 것 같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느긋하게 게임을 즐길 수 없는 환경의 유저들이 PS Vita로 게임을 하는 느낌도 좀 있고. 일본에서는 PS Vita 유저들이 특정 장르를 선호하는 인상은 없습니다.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식은 생각이 없나
미토 PD: 유저 반응이나 판매량을 보고 생각해 보려 합니다. 아직은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치카미 대표: 엑스페리언스 입장에서는 닌텐도 플랫폼 외에는 다 개발 경험이 있습니다. PS Vita로만 게임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닙니다.

추후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 어떤 장르인가
미토 PD: 장르에 대한 고집은 없는 편입니다. RPG와 액션 중심으로 앞으로도 해가고 싶습니다. 오리지널 게임도 좋고 캐릭터 게임도 만들어 왔지만 가리지 않는 편입니다. 앞으로도 둘 다 해나가고 싶네요.

치카미 대표: DRPG는 계속 만들 것이지만 엑스페리언스는 작은 회사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DRPG 하나만 고집하는 건 아닌 거죠.

물론 DPRG를 포기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만 다른 장르 게임도 만들면서 DRPG에 대한 게이머들의 관심이 커지길 바라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습니다.

긴 시간 답변 감사드린다. 마지막으로 레이기간트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미토 PD: 레이기간트는 저희가 준비한 오리지널 타이틀입니다. 스토리 DRPG라는 신선한 장르로 도전적인 시스템도 많이 들어가 있지만, 엑스페리언스와 협력해 좋은 게임으로 잘 완성해 냈다고 생각합니다. 꼭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치카미 대표: 시나리오를 중시한 게임으로 스토리 중 하나의 배경은 일본이지만 일본 유저가 아니면 즐기지 못하는 형태는 아닙니다. 각각의 스토리에서 배경이 달라지면서 나라도 달라지고 그 나라 사람이 아니라도 즐길 수 있는 내용이 되었습니다.

한국 유저들도 즐길 수 있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DRPG 팬 뿐만 아니라 RPG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 기사 본문에 등장하는 이미지와 명칭등은 반다이남코 엔터테인먼트에 저작권이 있습니다. ©BANDAI NAMCO Entertainment I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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