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게임 장인들이 모였다... '12 MOMENTs'의 의미 있는 도전

등록일 2015년08월06일 16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 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스타트업들의 꿈의 무대였다. 뛰어난 아이디어만 있으면 적은 자본과 인력으로도 충분히 좋은 게임을 개발, 성공시킬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점차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거대자본과 대규모 마케팅이 동반된 대작게임들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게 되면서 이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스타트업의 성공신화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뛰어난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게임성으로 도전에 나서려는 스타트업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좋은 게임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믿음은 아직 살아있다.

여기 '음악게임'이라는 스타트업이 도전하기에 쉽지 않은 장르를 고집하며 게임을 만들고 있는 신생 개발사가 있다. 신작 캐주얼 음악게임을 개발중인 '12 MOMENTs'가 그 주인공이다.

12 MOMENTs, 큰 포부를 담은 이름
12 MOMENTs는 한빛소프트,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서 손발을 맞췄던 전영욱 대표와 임인철 이사, 그리고 '드래고니카' 등의 개발에 참여했던 정정원 CTO 등 세 명의 게임마니아가 힘을 합쳐 설립한 음악게임 전문개발사다.

10년 가까이 '오디션'을 비롯한 한빛소프트가 제작한 게임들의 사운드, 효과음 등을 제작했던 전영욱 대표가 '뮤직 프로듀서'를 담당하고 '오디션' 1, 3편의 시스템 기획, 오디션 기타모드 총괄기획 등 음악게임 베테랑 기획자 임인철 이사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았다. 정정원 CTO는 클라이언트 프로그래밍을 담당해, 이 세명이 신감각 캐주얼 음악게임 프로트타입을 만들고 팀원이 8명으로 늘어난 지금도 프로젝트를 함께 이끌어 나가고 있다.

12 MOMENTs 회사 이름에는 '모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전영욱 대표는 "12시, 12개월 같은 느낌으로 모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며 "12라는 숫자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고 슬픔도 주고 싶다는, 콘텐츠에 인간의 모든 순간을 담겠다는 생각에 회사 이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창립멤버 3명은 골수 음악게임 마니아다. 음악게임 마니아로 음악게임 개발에 관여하다 만들고 싶은, 참신한 음악게임을 만들고 싶어 창업에 나섰다. 게임 이야기를 시작하자 세 사람 모두 눈을 빛내며 자신의 게임경험을 풀어놨다.

* 세 사람의 음악게임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세 사람의 말을 그대로 옮겼다.

(왼쪽부터)정정원 CTO, 임인철 이사, 전영욱 대표

전영욱 대표
"기타히어로와 디제이맥스 등을 즐겨했다. 기타히어로는 최고의 음악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악기를 다루면서 기타나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도 게임이라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특정 타이밍에 어떤 키를 쳐야 하는가로 완성되는 시간과 음의 예술, 음악게임들은 그런 부분을 단순화해서 악기를 다루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악기를 다루게 해 주는 게 취지가 아닐까 싶다. 그런 목적성에 가장 근접한 게 기타히어로이다. 정말 재미있게 플레이 했고 연주라는 측면에서, 연주를 게임으로 구현하는 측면에서 기타히어로는 최고의 음악게임이라고 생각한다. 음악게임 외에는 샤이닝포스가 가장 인상에 남아있다. 정말 멋진 게임이었다"

임인철 이사
"기획자답게(?)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게임을 즐겼다. 언차티드와 같은 인기 시리즈물부터 마니악한 게임까지 콘솔게임 전반은 즐겨 했지만 요즘은 시간이 없어 예전만큼 못하고 있어 아쉽다. 드래곤퀘스트 초기 시리즈같은 같은 고전게임에는 여전히 로망을 갖고 있고 파이널판타지7도 최고의 게임으로 마음 속에 남아있다.

음악게임 중에는 기타히어로를 정말 좋아한다. 북미에 출시된 기타히어로 시리즈는 다 구입했고 락밴드 류의 게임도 대부분 사서 즐겼다. 기타히어로는 특히 좋아해서 지금도 즐겨하고 있는데 정말 잘 만든 게임이라 생각한다"

정정원 CTO
"저는 두분과는 조금 취향이 다르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게임은 비트매니아 시리즈다. 오락실에 처음 나왔을 때부터 시작해 건반을 구입해 플레이스테이션용 비트매니아도 정말 많이 즐겼다. 오락실과 집 양쪽에서 미친듯이 했다. 비트매니아의 게임성은 지금 생각해도 노트 음 방식을 채택한 점 등 굉장히 진보된 것이었다. 음악을 연주하듯 한음 한음 연주하는 느낌을 주는 게임으로 악기 매커니즘을 가져와 실제 디제잉을 하는 느낌까지 줬다. 가장 롤모델로 삼고싶은 게임이다"

2016년 3월 출시가 목표, 빨리 보여주고 싶다
3명으로 시작된 12 MOMENTs는 어느덧 8명으로, 인원 면에서 세 배 가까이 성장했다. 전영욱 대표는 "창업을 하고 1년도 되기 전에 인원이 세배 가까이 늘었다. 원래 목표는 7명을 리미트로 정하고 시작했다"며 "개발을 진행하며 기획이 확장되어 인력이 더 필요하게 되었다. 10명까지는 늘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만들고 있는 음악게임은 기존의 노트가 떨어지는 방식이 아니라 음악을 지휘하듯 터치로 그리는 게 주가 되는 게임이다. 연주 트랙과 반주 트랙이 구분되는 '투트랙' 게임이라 플레이가 성공하면 연주 트랙이 재생되고 실패하면 꺼지는 방식을 적용했다.

사실 모바일 환경,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는 사운드 레이턴시가 발생해 음악게임을 만들기가 매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대부분의 모바일 음악게임들이 타격음 없이 게임을 구성하고 배경음악은 깔아둔 채 노트만 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된 이유도 이것이다.

12 MOMENTs는 이 부분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 우회적으로 해결하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다. 전 대표는 "사운드적 타격감, 리듬감 면에서 우리가 개발중인 게임이 지금까지 나온 모바일 음악게임 중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세 사람 모두 PS vita 유저로 본격적인 트로피 러너는 아니지만 플래티넘 트로피를 몇 개씩 획득한 게이머였다

아직 제목도 확정되지 않은 12 MOMENTs의 음악게임은 2016년 3월 출시 예정이다. 안드로이드 버전에 이어 iOS 버전도 낼 계획이고, 특히 눈에 띄는 점은 PS Vita 버전을 강력히 추진하려는 부분이다.

"출시는 2016년 3월로 잡고 있다. 출시 형태에 대해서는 개발을 진행하면서 다방면으로 검토해 갈 생각이다. 현재는 안드로이드 버전만 개발하고 있지만, 2016년 2, 3분기 사이에 iOS 버전도 낼 계획이다. 다른 플랫폼으로의 확장, 특히 PS Vita로의 확장도 고려에 두고 있다. 음악성은 최고라고 자부하고 패키지로 확장도 가능하다 본다. 비디오게임은 꼭 해보고 싶은 부분이다. 우리가 회사를 시작하며 게임에 구현하고 싶던 걸 완벽하게 다 보여줄 수 있는 게 비디오게임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다"

임인철 이사는 "대표는 물론 우리 모두 PS Vita 유저다. PS Vita로는 시장성이 없더라도 무조건 내고 싶다. 개발자로서의 꿈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전영욱 대표에게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을 1년 동안 운영하며 느낀 어려운 점은 어떤 것인지를 물었다.

"역시 자금문제가 가장 큰 문제다.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 전 한빛소프트의 벤처 지원사업을 통해 음원 라이센스 부분을 해결하고 스튜디오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음악제작 인프라를 확보했다. 사무실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우리는 이렇게 비용부담을 꽤 덜고 시작했음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자금 문제는 어떤 스타트업이든 시작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이걸 해결하기 위한 많은 고민이 필요했고 우리는 현재 자금 확보가 된 상태이다. 아이디어만 갖고 투자를 받아 진행하는 게 전에는 가능했지만 지금은 경쟁자가 너무 많다. 투자를 받기 위한 경쟁이 격심해졌다. 리스크 대비 없이 뛰어드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

전 대표는 자금 문제 외의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는 "창업하고 개발하며 닥친 문제가 개발 자체의 문제인 모바일 환경의 사운드 레이턴시 부분이었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완전히 멘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해결 방법을 찾는 데만 두달 이상이 걸렸고 덕분에 프로트타입 개발도 지연되고 그로 인한 예상 이상의 비용문제 등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전영욱 대표는 마지막으로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음악게임을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들, 딱 맞는 분들을 만나서 개발을 잘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가 만든 음악, 음악게임을 어서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현재 모바일게임 판세가 RPG 장르에 몰려 있고 음악게임은 정말 작은 영역"이라며 "몇 안되는 음악게임도 비슷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안타깝다. 모바일 환경에서 어떤 게임보다도 음악게임을 잘 구현해냈다 자신하고 캐주얼 유저들 뿐만 아니라 마니아 여러분까지 만족시켜드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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