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게이밍의 빠른 행보, '종말의 이제타' 콜라보레이션의 의미

등록일 2016년09월22일 10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18일 끝난 도쿄게임쇼 2016 현장에서 워게이밍이 매우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 바로 일본의 신작 애니메이션 '종말의 이제타'(終末のイゼッタ)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는 것이었다.

종말의 이제타는 2016년 10월부터 방영 예정인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다. '전장의 발큐리아'처럼 현실세계와 비슷하지만 다른 가상의 세계를 무대로 한 전쟁이야기로 탱크가 등장한다.

이렇게만 적으면 '월드오브탱크'를 서비스하는 워게이밍이 또 탱크 애니메이션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구나 정도로 가볍게 넘길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제까지의 콜라보레이션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종말의 이제타는 '콜라보레이션을 한다'는 것만 발표되었을 뿐 어떤 작품과 어떤 형태의 콜라보레이션을 하는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워게이밍은 '종말의 이제타 제작위원회'와 콜라보레이션 협약을 한 게 아니라 제작위원회의 일원으로 정식 참가했기 때문이다.

권리사가 된 워게이밍은 자사 게임과의 콜라보레이션도 가능하지만, 종말의 이제타가 성공하고 좋은 IP라는 판단이 서면 종말의 이제타를 게임화할 수도 있는 입장이 된 것.

이번 행보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워게이밍 일본지사 이케다 히데요 마케팅 총괄을 만났다.

워게이밍 재팬 창립멤버인 이케다는 기자, 각본가, 게임 시나리오라이터 등으로 일해오다 워게이밍에 합류한 인물로, '셴무'나 '강철의 연금술사' 게임 등에 시나리오 라이터로 참여한 바 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파이널판타지11' 등 온라인게임을 좋아하던 이케다는 워게이밍의 권유를 받고 일본 지사에 참가했고, 일본지사 참가 후에는 주로 애니메이션과의 콜라보레이션에 힘을 기울여 왔다.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이케다 마케팅 총괄: 워게이밍 일본지사의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는 이케다입니다. 주로 일본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워게이밍과 워게이밍의 게임들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든 그 나라에 필요한, 특화시킨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일본은 만화, 애니메이션 콜라보레이션이 친화성이 높다고 판단해 거기에 집중해 왔습니다.

이번 종말의 이제타 콜라보레이션은 이제까지와는 성격이 다르다. 제작위원회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이케다 마케팅 총괄: 다양한 기회가 있을 거라 봅니다. 한 단계 나아가, 워게이밍이 워게이밍 재팬이 되기 위해 필요한 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본에서 애니메이션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처음에 진행한 콜라보레이션이 '월드 오브 탱크'와 애니메이션 '걸즈 앤 판처'의 협업이었습니다.

벨라루시에 날아가 본사에 설명을 하니 다들 '너 바보 아니야?'라는 표정이었죠.

걸즈 앤 판처 콜라보레이션 발표 직후 빅터 대표와 만난 기억이 난다. 당시 그는 '월드 오브 탱크는 남자들의 게임이고 애니메이션 콜라보레이션은 일본 지사의 마케팅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애니메이션 콜라보레이션이 글로벌 적용될 정도가 되었고 애니메이션 제작에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이케다 마케팅 총괄: 하하 상상이 됩니다. 그런데 이제는 빅터 대표도 걸즈 앤 판처를 매우 좋아하게 되었어요. 극장판이 보고 싶다고 블루레이를 보내라고 메일을 보내질 않나, 티셔츠같은 걸즈 앤 판처 굿즈가 더 없냐고 할 정도입니다.

걸즈 앤 판처 후의 콜라보레이션은 좀 더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워게이밍과 월드 오브 탱크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덕분이죠. 문제는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어도 탱크나 전함이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한 해에 몇 개나 있느냐는 것으로 하고 싶어도 할 게 없다는 게 어려운 점이었습니다.


종말의 이제타는 제작위원회에 들어간 만큼 워게이밍이 바라는 바를 적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활용할지 발표가 안났는데 어떤 계획을 갖고있나?
이케다 마케팅 총괄: 물론 가능한 부분이지만 그럴 생각은 없습니다. 애니메이션은 프로들에게 맡기는 게 좋으므로 괜히 의견을 내서 혼란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활용 면에서는 탱크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이긴 하지만 아직 전혀 계획이 잡혀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파트너십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형태가 제작위원회에 들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떤 걸 해야할까 찾던 중에 종말의 이제타라는 작품이 부상해서 제작위원회에 들어간 건데,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다는 건 IP를 가지는 것이라 워게이밍으로선 종말의 이제타 IP로 새로운 게임을 만드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회사를 설득했습니다. 아직 이제타로 정말 신작게임을 만들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만 앞으로는 그런 게 필요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종말의 이제타가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라는 점도 제작에 참여하는 데 영향을 줬나
이케다 마케팅 총괄: 그 부분을 신경쓰진 않았습니다만 제작에 참여하기가 비교적 쉬운 건 사실이었습니다.

종말의 이제타의 콜라보레이션이나 신작게임의 글로벌 전개도 가능한 건가
이케다 마케팅 총괄: 해외에서도 만나볼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제작위원회에 들어간 단계가 조금 늦었습니다. 다만 워게이밍으로서는 글로벌 전개가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의견을 교환해봐야 할 부분입니다.

도쿄게임쇼에 4년 연속으로 참가했다. 올해 신작이 애니메이션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이케다 마케팅 총괄: 제가 도쿄게임쇼 참가를 4년간 담당해 왔습니다. 첫해에는 관람객들이 그다지 좋아해주지 않을 거라 예상했는데 참가해 보니 매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고 2시간, 3시간도 기다려주시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매년 그분들을 위해서라도 불참할 수는 없다, 새로운 프로젝트도 계속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작년도 그렇지만 올해는 새로운 게임 프로젝트가 없습니다. 그 부분을 고민했는데 최종적으로 나오기로 결정한 것은, 우리 회사의 올해 구호는 '유저들을 행복하게 만들자, 즐거워해 주는 유저들이 많으니 그 기대를 배신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도전이라고 생각하며 참가를 결정했는데, 참가해서 유저 반응을 보니 호평이 많은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번 도쿄게임쇼 부스에 전시한 일본 탱크가 화제더라. 그런데 왜 치하가 아니라 다른 탱크를 가져온 건지 궁금하다
이케다 마케팅 총괄: 일본에는 전쟁박물관이 없습니다. 병기 전시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눈치챈 분도 계신가 모르겠는데, 올해 전시한 건 영화에서 사용된 레플리카입니다. 그거라도 찾는 게 정말 힘들었습니다.

우리가 이걸 전시하고 싶다는 게 안되는 상황이라 가능한 선택지 중 사용 가능한 걸 가져온 겁니다.

과거 작품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은 힘든 부분인가
이케다 마케팅 총괄: 어렵진 않습니다. 문제는 워게이밍 팬들이 주로 젊은 층이 많다보니 요즘 작품들에 포커스를 맞추게 된다는 거죠. 팬들의 요청이 있다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앞으로 어떤 전략으로 마케팅을 펼쳐나갈 생각인가
이케다 마케팅 총괄: 이미 새로운 어프로치를 하려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다양한 방향이 있겠지만 역시 일본의 IP, 만화와 애니메이션 IP가 좋다고 봅니다.

이제 월드 오브 탱크. 월드 오브 워쉽이라는 말은 게이머들에게 인지도도 높아졌고 정착이 되었습니다만 워게이밍이라는 회사의 이름은 덜 알려져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워게이밍이라는 이름을 더 알리는데 힘쓰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애니메이션 IP와의 콜라보를 속속 추진하고 있는데, 일본만이 아니라 한국, 중국, 대만, 동남아시아까지 다양한 나라의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찾아 콜라보레이션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월드 오브 탱크 블리츠'에서는 재미있는 시도를 많이 준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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