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사막' 리마스터, 펄어비스 고광현 그래픽 팀장 "유저들에게 최고 품질의 그래픽을 제공하고 싶었다"

등록일 2018년08월31일 11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펄어비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MMORPG '검은사막'이 온라인게임에서 보기 힘들었던 혁신적인 변화를 진행 중이다. 2015년 7월 검은사막을 출시,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개발력을 인정받은 펄어비스가 게임 출시 3년만인 2018년 게임의 품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진행한 것.

 

이번 리마스터 업데이트는 검은사막을 개발한 개발자들의 노하우를 집약한 것으로 펄어비스를 이끄는 김대일 의장이 직접 리마스터 작업을 진두지휘하며 약 2년여동안 수십 명의 개발자들이 사실상 또 하나의 게임을 만들기 위한 여정을 함께했다.

 

출시 후 지금까지 매주 업데이트라는 빡빡한 개발 일정을 소화하면서 콘텐츠 업데이트가 아닌 시스템 업데이트를 준비한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포커스는 리마스터 업데이트 마지막 인터뷰로 펄어비스의 고광현 그래픽 리마스터링 팀장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이번 업데이트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해외 유저들의 평가는 어떠한지 궁금하다
업데이트 이후 긍정적인 평가가 대부분이다. 다만 광원 효과로 인해서 눈이 부시는 문제와 최적화 관련 이슈가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어서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수정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도 유저 피드백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던 그래픽 리마스터

 

실리콘 스튜디오의 광학 후처리 소프트웨어 '에비스' 적용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실리콘 스튜디오에 굉장히 유명한 분이 있어서 처음 리마스터 작업을 진행했을 때도 협업의 느낌이라기 보다는 팬심에 가깝게 작업을 진행했다(웃음). 리마스터 작업을 진행하면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과학적이고 세밀하게 조절작업을 진행을 했고 우리는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한계치까지 게임에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그래픽에 대한 가치관이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작업물을 바라보고서도 평가가 엇갈리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것을 담기위해 노력했고 대다수의 유저들이 좋아할 수 있는 중간 지점을 찾는 것이 가장 어려웠고 기억에 남았다.

 

물리 기반 렌더링, 화면 빛 처리, HDR 렌더링 개선은 정지된 상황에서는 고품질의 게임을 보여주는 것에 일조하지만 움직이는 액션 게임, 특히 온라인게임에서는 프레임 저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번 그래픽 리마스터 작업의 핵심은 무엇인가
광범위한 맵을 이동하는 것이 아니면 움직임 자체가 프레임을 많이 떨어뜨리게 하지는 않는다.

 

이동을 많이 하게 되면 모션 블러가 생기고 그래픽 전체적으로 보면 정지해 있을 때나 이동할 때나 모두 품질이 좋은 편인데 일단 전체적인 품질이 올라갔기 때문에 프레임을 중요시 하는 유저들에게는 마이너스적인 요소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게임의 쾌적함을 해치지 않기 위해 게임의 기본 업데이트가 아니라 별도의 옵션으로 통해 활성화 시키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이고 리마스터 그래픽도 계속해서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 좀 더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과거의 검은사막은 그 당시 보여줄 수 있었던 최고의 기술력을 반영했다. 이번 리마스터 업데이트는 시간이 지나면서 축적된 펄어비스의 기술력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내부 개발자들도 많이 원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종합적으로 유저들에게 온라인게임에서도 콘솔게임에서 느낄 수 있었던 고품질의 게임을 제공하고자 함이 가장 큰 이유가 됐다.

 


 

HDR 렌더링의 경우 다양한 상용 엔진에서도 주요 기능으로 꼽는 기능 중 하나인데 검은사막의 렌더링 기술이 다른 상용 엔진과 가지는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
HDR렌더링의 방식은 기존의 상용엔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자체개발엔진인 만큼 이러한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좀 다르다. 쉽게 말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컴퓨터 모니터는 SDR모니터를 말하는데 이 모니터에 일반적인 HDR 환경처럼 사실적인 빛을 구현하기 위한 디스플레이 출력을 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있다. 예전에는 HDR값을 변환해서 제한적으로 사용했지만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서 사실상 전부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사 HDR 방식과도 다르다.

 

테스트 서버에서 플레이해본 결과 분명 좋은 그래픽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빛 처리나 사물에 대한 렌더링 처리 부분에 있어서 오히려 게임 플레이에 방해를 줄 정도로 시인성(EX 역광)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은데...

애매한 부분이고 어려운 부분이다. HDR의 단점이기도 한데 쉽게 카메라를 생각하면 된다. 사람의 눈은 기본적으로 보는 시각이 넓다 보니 태양이 아무리 밝아도 사람 얼굴을 구분할 수 있지만 카메라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가 카메라로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을 촬영할 때 혹은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을 촬영할 때 자동옵션만으로는 피사체를 정확히 잡기가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옵션을 선택하듯이 게임도 유저들의 플레이로 만들어지는 이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느정도 자동 보정 기능이 존재한다.

 

게임 내에서의 광원 표현은 기본적으로 고정 노출이 아니라 보정 노출 방식을 택하고 있고 역광일 때 자동 보정을 통해 자동적으로 조도가 낮아지게 되는데 이 자동조정 방식이 유저가 보는 각도에 따라서 캐릭터가 매우 어둡게 표현되기도 한다. 앞서 카메라를 언급했듯이 일상적인 상황에서 사람의 눈은 이를 구분할 수 있지만 카메라는 그렇지 못한데 게임 내에서의 자동 보정 방식이 이 카메라와 유사하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내부에서는 소위 '눈뽕'이라고 말하는 눈부심 현상에 대해서 여러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눈부심을 해결하게 되면 이번 리마스터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실적인 그래픽이라는 가치관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이 게임에 방해 받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사실적인 광원효과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유저들에게 가장 많은 호응을 얻었던 수면 효과 리마스터

 

테스트 서버에서 라이브 서버로 패치가 되면서 변동된 사안이 있다면 무엇인가
앞서 이야기 했던 것과 비슷하다. 가장 많은 피드백을 받은 내용 중 하나가 실내의 광원 효과 표현에 있어서 생기는 캐릭터의 음영 문제가 있다.

 

기본적으로 실내는 실외보다 빛의 세기가 약하다. 그래서 빛이 약한 지역에 캐릭터가 들어가게 되면 흡사 우리가 빛을 얼굴 밑에 대고 귀신 놀이 하듯이 음영이 진하게 표시된다. 영화 촬영을 할 때 반사판을 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이와 관련된 부분을 조절했지만 광원 효과와 관련된 부분은 계속해서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라이브서버로 구동되는 게임인 만큼 텍스처를 직접 건드리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픽 리마스터 작업에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을 하나씩만 꼽는다면 무엇인가

라이브게임의 그래픽 작업이 쉽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먼저 유료 아이템에 대한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저들이 그 상품의 그래픽적인 느낌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을 했는데 업데이트 이후 이 만족이 불만족이 될 수 있고 이는 게임의 서비스에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다.

 

기술적인 부분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그래픽품질을 올리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고해상도의 텍스처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냥 크기를 늘리는 방법으로는 사용되는 메모리가 늘어나거나 대역폭의 문제로 인한 성능 저하의 문제 때문에 노력 대비 효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검은사막의 그래픽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알겠지만 기본적으로 이미 게임 내에 디테일 텍스처링이 존재하고 아트팀에서 최고 수준으로 에셋을 구성해주었기 때문에 텍스처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서비스 초기에 구현된 텍스처와 현재 추가된 텍스처들간의 간극을 조절해주는 정도의 다듬기 작업을 진행했다. 엔진을 개발하는 개발자들은 항상 고품질의 게임을 갈망하는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자체개발엔진의 장점을 십분 살리면서도 지금 유행하는 게임업계의 최신 기술을 담아낼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좀 더 살아있는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테셀레이션 기술을 접목하지 못했다는 점인데 이 부분 또한 캐릭터부터 하나씩 적용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신 콘솔 게임에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 그래픽 품질을 자랑한다


 

리마스터 작업을 한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행사를 통해 밝혔는데 앞으로 추가로 진행되는 그래픽 리마스터 관련 작업은 무엇이 있는가
기본적으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는 것이 첫번째고 출력이 단일화 되어 있는 콘솔게임이 아닌 해상도가 다양한 PC게임인 만큼 GPU에 작업 부하를 주지 않으면서도 품질을 좋게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다.

 

게임이 어느정도 안정되면 부드러운 화면을 제공하기 위해 템포럴AA(Temporal AA)를 추가할 예정이다. 템포럴 AA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샘플을 누적시켜 한 픽셀을 여러 프레임에 누적된 정보에서 합산하여 계산하는 기술인데 이를 화면 해상도를 높이는데 이용하는 템포럴 업셈플링(Temporal Upsampling)과 동적해상도(Dynamic resolution)를 조합해 구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저분들은 좀더 부드러운 화면, 더 낮은 해상도로도 기존 해상도와 비슷한 품질을 유지한 상태에서 고품질의 게임을 즐기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밖에도 시간이 흐르면서 공개되는 다양한 최신 기술들을 계속해서 연구해 게임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저 피드백 중에서는 동일한 설정, 동일한 그래픽 카드에서 유저마다 전혀 다른 프레임이 나오는 이슈가 있다.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편차가 생기는 이슈가 있는데 이 문제는 한 두 가지의 원인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문제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연구해서 최대한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엔비디아가 최근 공개한 ‘RTX 플랫폼’을 지원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내부에서 이미 연구가 진행 중이다. 다만 게임 품질과 퍼포먼스에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다각도로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품질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이를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진행할 예정이다.

 

그래픽 리마스터 작업은 개발자들이 좀 더 고품질의 게임을 만들기 위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펄어비스는 자체개발엔진인 ‘데저트 엔진’을 사용하는데 담당자로서 데저트 엔진의 가능성에 대해서 평가해본다면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훌륭한 상용엔진들과 비교하면 아직은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격차를 줄여나가기 위해 내부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훌륭한 엔진과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리마스터 업데이트의 핵심은 바로 많은 광원을 활용하는 것에 있다

 

이번 그래픽 리마스터 작업을 통해 얻어진 노하우를 모바일 및 콘솔 버전의 검은사막에도 부분 적용이 되는지 궁금하다
리마스터 작업의 기술이 일부 적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다. 이와 관련 되서는 별도로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할 것이다.

 

검은사막이 지향하는 그래픽적인 분위기의 방향성은 무엇인가

거창한 목표라기 보다는 우리의 자체개발엔진이 글로벌 게임 개발사들의 AAA급 게임에 부합하는 품질을 낼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방향성이다. 그래픽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아트적인 부분을 엔진에 녹인다기 보다는 디자이너가 원하고 생각하는 그래픽 기능을 엔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캐릭터의 갑주나 착용 의상의 표현이 매우 정교해졌다

 

검은사막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검은사막을 즐겨 주셔서 감사하다. 리마스터 업데이트 이후로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지금도 하나씩 확인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유저분들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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