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시리즈 팬들을 위한 완벽한 종합선물세트 '데빌 메이 크라이 5'

등록일 2019년03월14일 10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바칠(?) 정도로 몰두한 게임이 하나쯤 있기 마련이다. 기자는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가 그런 타이틀이다. 악마들이 등장하는 무거운 분위기를 깨는 특유의 유쾌함과 그 어떤 게임에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액션성, 그리고 '단테', '버질', '네로'와 '레이디', '트리쉬' 등의 캐릭터들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앞서도 언급했듯 기자는 본인의 '인생 게임'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팬인 터라, 지난해 'E3 2018' 현장에서 처음 공개되었을 당시부터 발매 날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발매 이틀 전에는 해외 매체의 호평이 담긴 리뷰와 높은 평점이 공개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렸고, 드디어 지난 8일 캡콤의 야심작이자 11년만에 돌아온 넘버링 후속작 '데빌 메이 크라이 5'가 정식 발매됐다.

 



 

이러한 전 세계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증명하듯이, '데빌 메이 크라이 5'는 '몬스터헌터 월드'에 이어 역대 캡콤의 게임 중 두 번째로 성공적인 출시를 기록했다. PC 버전 플랫폼인 스팀에서만 출시 당일에 약 9만 명에 가까운 유저들이 게임을 즐겼는데, 이는 7만 4천여 명을 기록한 '바이오하자드 RE:2'를 뛰어넘은 수치다.

 

발매된 지 수 일이 지났음에도 최고 6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스파다' 가문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타이틀이자,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 曰) 10년 동안 쌓인 의욕과 발전된 기술이 융합된 작품 '데빌 메이 크라이 5'를 경건한 마음으로(?) 개인 연차까지 사용하며 직접 플레이 해봤다.

 

*게임의 핵심 스토리를 담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시리즈가 집대성된 작품, 시리즈 팬들을 위한 '팬 서비스' 한가득
이번 작품에서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라고 한다면 전 시리즈를 아우르는 설정들의 적극적인 활용, 그리고 시리즈를 거치며 실타래처럼 얽혀있던 스토리 및 '떡밥'들을 모두 풀어냈다는 점이다. 특히 시간 순서상 가장 첫 작품이었던 3부터 이어져 온 '단테'와 '버질'의 대립구도가 드디어 나름대로 훈훈하게(?) 종지부를 찍은 것이 가장 인상적이다.

 

피를 나눈 형제간의 대결이 끝났다
 

'DMC4'에서 첫 등장한 '네로'에게 주인공 바통이 넘어가는 느낌이어서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엔딩을 통해 '네로'다운 방법으로 성장해 만족스러웠다. 다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짧게 연출되어 이야기를 매듭짓는 것이 '완벽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조금 더 시간을 들여 '네로'가 각성하는 계기와 과정을 플레이어가 받아들이기 쉽게 풀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 끊임없이 더욱 강력한 힘을 갈구하던 '버질'이 '브이'와 '유리즌'으로 분리된 후 다시 부활하는 과정에서, 힘보다 더 중요한 것에 대해 깨닫고 네로를 인정하는 대사 및 연출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유리즌'의 패배와 '버질'의 부활 과정은 게임의 프롤로그에 짧게 등장한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독나무'에 대입해 볼 수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인간의 피로 완성된 힘의 결정체 '열매'가 맺어지고, 이 열매를 먹고 강력한 힘을 얻었음에도 '유리즌'은 '단테'에게 결국 패배한다. 시를 쓴 윌리엄 블레이크에게 영향을 준 인물이 '신곡'을 쓴 이탈리아 시인 '단테 알리기에리'라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니콜레타 골드스타인은 단테의 '에보니 & 아이보리'를 만든 건 스미스의 손녀다

 



 

'데스 시저스'를 총알 한 발로 잡는 시크릿 미션이 그대로 활용되거나, '켈베로스', '베리얼', '크레도' 등 전작 보스들이 대사 한 마디를 통해서라도 언급되거나, 엄청나게 높은 난이도로 악명 높았던 'DMC1'의 보스 3인방이 다시 등장하는 등 시리즈를 모두 즐겼던 유저라면 절로 '아빠 미소'가 지어질 요소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어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이번 리뷰에서 모두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팬 서비스들이 있어 이것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만 애니메이션의 '패티'도 목소리로 등장하는 와중에, 게임에서는 모습을 비추지 못한 '루시아'는 안타깝지만 논외로 하자. 아쉬운 대로 소설에 등장할 예정이니,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래픽, 모션, 진입장벽 완화까지 대규모 '업그레이드'
캡콤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른 'RE엔진'을 통해 구현된 뛰어난 그래픽과 수준 높은 최적화, 그리고 세세하게 만들어진 캐릭터들의 모션도 칭찬하고 싶다. 특히 공격하는 도중 사이드 롤(구르기)을 하면 자연스럽게 옆으로 걷는다거나, 사이드 롤 도중 네로의 하이 샷(차지 샷)을 사용하면 어색하게 모션이 취소되지 않고 구르며 사격하는 등 모션의 자연스러움이 상당히 돋보인다.

 



 

또 'DmC'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분위기와 맵, 몬스터 디자인을 보고 있자면 마치 'DMC1'에서 느낄 수 있었던 으스스한 느낌도 물씬 풍긴다. 특히 'DMC4'에서는 '스케어크로우'부터 '상투스'까지 전체적으로 그다지 악마 같지 않은(?) 가벼운 느낌인데 비해, '노바디'나 '데스 시저스' 등의 적들은 혐오감이 들 정도로 잘 구현됐다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디자인이 그로테스크하다
 

특히 리부트 작품인 'DmC'와 넘버링 시리즈의 적절한 조화가 인상적이다. 기본적으로 액션은 넘버링 시리즈를 계승했고, 여기에 스타일 콜 시스템과 피니쉬 카메라 시스템, 보스로 등장한 버질의 패턴과 싸우는 맵의 분위기까지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다. 게임 내 곳곳에서 두 타이틀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지지 않고 하모니를 이루고 있어 만족스러웠다.

 

지나치게 어려워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던 시스템들의 완화도 환영하고 싶다. 대표적인 것이 적점프와 '네로'의 '익시드' 시스템이다. '익시드' 시스템은 발동 프레임이 확실히 완화된 것이 체감되고, 적점프 또한 공중에서 체공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밟을 수 있는 범위 또한 넓어졌다. 특히 적점프의 경우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가 말했듯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필수는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유저에게는 강력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기에 이러한 변화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또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플레이어들이 자유롭게 연습할 수 있는 '더 보이드' 시스템이 추가된 것도 반갑다. 특히나 콤보 플레이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했던 'DMC3'에서 '헬 슬로스'를 무제한으로 소환하도록 만든 후 불편하게 연습하거나, 'DMC4'에서 '슈퍼 트레이너'와 '치트 엔진' 등 외부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과거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으로 시리즈를 처음 접하거나, 혹은 초보 유저들을 배려한 것도 눈에 띈다. 미션 진행 도중 길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네비게이션 시스템과 오토 플레이, 간단하지만 핵심을 잘 짚어주는 튜토리얼도 구비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전작에 없어 불편했거나 불친절했던 요소들은 대부분 개선됐다고 봐도 될 것이다.

 



 

입문 유저에게는 치명적인 복잡한 조작... 한국어 번역도 아쉬워
'데빌 메이 크라이 5'가 오롯이 '팬심'을 제외하고 생각하더라도, 순수한 액션 게임에 목마른 유저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타이틀인 것은 맞다. 그만큼 완성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게임이나 다 그렇듯이 단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전통의(?) 20미션 내에서 스토리를 풀어내기 위해 흐름과 볼륨을 조절하다 보니 캐릭터의 교체 시기가 지나치게 짧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캐릭터와 스토리에 완벽히 몰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나의 캐릭터로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하며 온전히 스토리를 느끼고 싶은 유저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여러번 플레이 캐릭터가 바뀌어서 혼란을 준다
 

교체 시기가 짧기 때문에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한 몰입뿐만 아니라 조작 문제도 함께 따라온다. '네로'로 3~4개의 미션을 플레이 하며 익숙해 질만 하면 캐릭터가 '브이'로 변경된다. 또 '브이'에 익숙해질 때쯤 '단테'로 캐릭터가 바뀐다. 안 그래도 락온과 커맨드 기반의 액션게임이기에 조작이 복잡한 편에 속하는데, 캐릭터마저 자주 변경되면서 초보 플레이어에게 혼란을 준다. 본래 시리즈들을 모두 즐겼던 기자 조차도 '데빌 소드 단테'나 '킹 켈베로스' 등의 무기 커맨드가 바뀐 점이 익숙하지 않은데 오죽하랴.

 

이 '나이트메어'는 무료로 해줍니다
 

작중 몰입을 방해하는 한국어 번역의 완성도도 아쉬운 부분이다. 작중 '브이'가 소환수들을 해방시키는 구간에서 '해방'이 아닌 '자유'로 번역되는 등 검수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몇 곳이 눈에 띈다. 과거 '몬스터헌터 월드'가 그러했듯이, 추후에라도 패치를 통해 번역 문제가 완벽하게 수정되길 바라본다.

 

다시 돌아와 반가운 그 이름, Welcome back 'DMC'
이번 타이틀을 플레이하면서 팬인 입장에서 참으로 고마웠다. 무려 강산이 한 차례 바뀌었음에도 과감하게 후속작을 내준 캡콤에도 고마웠고, 팬들의 염원과 바람을 잊지 않고 게임에 녹여낸 이츠노 히데아키 디렉터에게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돌아온 '단테'와 '버질' 그리고 '네로'를 보니 반가웠고, 전 시리즈를 아우르는 팬 서비스들이 빵빵하게 채워져 있어 반가웠다.

 

버질은 여전히 '멋'과 '절제미'가 넘쳤다
 

'DMC4'가 발매된 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인기 있는 액션 게임의 흐름은 많이 바뀌었다. '닌자가이덴'이나 '베요네타'와 같이 순수하게 컨트롤로 승부를 보는, 캐릭터가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성장하는 다소 불친절한 액션 게임은 점차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그 사이를 장비와 강화, 스킬트리 등 RPG 요소가 도입된 액션 게임들이 채워 나갔다.

 

모든 것이 시작된 곳
 

물론 이러한 게임들을 폄하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단지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의 팬인 입장에서, 이러한 반가움의 이면에는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가 이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 5'를 플레이하면서 시리즈만의 정체성과 유쾌함, 그리고 액션성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했다. 또 맷 워커 프로듀서가 행사장에서, SNS에서, 스트리밍 영상에서 늘 외치던 'DMC is back!'이 단순히 팬들에게 그냥 하는 인사치레가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돌아와서 반갑다. 앞으로도 꾸준히 신작을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제 기자는 DMD 난이도를 클리어하며 오는 4월 예고된 '블러디펠리스' 업데이트를 기다릴 예정이다.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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