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80살까지 계속 게임 만들고 싶다", 전설적 개발자 코노 히후미에게 들어본 '클락 타워' 이야기

등록일 2024년09월12일 13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1995년 첫 작품이 나온 뒤 속편, 이식이 이어지며 세계 게이머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클락 타워'가 현세대 콘솔로 이식된다. 한국어화에 적극적인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에서 한국어화해 10월 31일 발매할 예정인 'Clock Tower: Rewind'가 그 주인공.

 

'클락 타워'는 재능있는 젊은이들이 모였던 개발사 '휴먼'에서 슈퍼패미컴 용으로 개발, 출시한 호러 오드벤쳐 게임으로, 당시 휴먼에 재직중이던 스다 고이치도 개발에 참여했으며, 코노 히후미가 각본과 디렉터를 겸임했다.

 



 

코노 히후미 라는 이름이 생소한 게이머도 있을 텐데, 그는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때로는 18금 성인게임 디렉터로도 활약한 인물이다. '클락 타워' 후 그가 만든 평범한(?) 게임 중에서는 '철기'와 '루트 필름' 같은 작품들이 있으며, 성인 게임으로는 '미카구라 소녀탐정단' 시리즈, 'AV킹' 등이 유명하다.

 

'Clock Tower: Rewind' 발매 전, CLE의 협력으로 전설적 개발자 코노 히후미에게 '클락 타워'를 만들던 당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귀한 자리가 마련됐다.

 



 

그와 나눈 대화를 옮겨본다.

 

'클락 타워'는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 호러를 응축한 호러게임
'클락 타워'는 이탈리아 고전 호러영화 '페노미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작 기획 당시 이야기를 좀 듣고 싶습니다
코노 히후미: 당시, 대학생 시절 저는 호러영화를 잔뜩 봤는데 그 중에서도 당시의 제가 생각한 이상적인 호러가 '페노미나'였습니다. '내가 생각한 이상적 호러 세계'라는 것을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이런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클락 타워'는 비디오게임이라면 주인공이 적을 쓰러뜨리는 것이 대전제였던 당시 상황에서 특이한 게임이었습니다. '헤이안쿄 에이리언'이나 '팩맨' 같은 게임들을 보면 평소에는 적에게서 도망을 다녀야 하죠. 그런 '도망다니는' 부분만으로도 충부히 게임으로 성립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주변 스탭들의 반대도 많았지만 호러에서 적을 마구 쓰러뜨리는 것은 호러가 아니라 그저 액션이라고 생각해서 꼭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반대를 이겨내고 이런 디자인을 채택하게 됐습니다.

 



 

거대한 가위를 들고 플레이어를 쫓아다니는 시저맨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은 것인가요
코노 히후미: 내가 살인귀에게 살해당하거나 크리쳐에게 살해당할 때, 누가 봐도 강해 보이는 고릴라 같은 존재에게 살해당하게 되면 그것은 당연한 것이고 납득하고 죽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 코미컬하거나 약해 보이는 적에게 살해당한다면 굴욕적인 기분, 똑같이 살해당하더라도 싫은 기분이 배가 될 겁니다. 그래서 일부러 덩치가 작은 크리쳐를 등장시키기로 했습니다.

 

살인귀를 퇴치하지 못하고 도망만 다니는 것이 신기한 게임이었습니다. 이런 디자인에 담긴 철학은 어떤 것인가요
코노 히후미: 살인귀가 반격당해서 격퇴당하는 것은 가끔 있어야 포인트가 되는 것이죠. 당시 좀비가 달려오는 것이 좋은가 느리게 걸어오는 것이 좋은가, 어느 쪽이 호러로서 이상적인가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습니다.

 

달리는 좀비가 처음 나왔을 때는 충격적이었는데, '시체들의 새벽' 같은 작품에서 느릿느릿 걷는 좀비가 왜 무섭냐면, 쫓길 때 천천히 다가오니까 도망쳐 살 수 있는 찬스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주기 때문입니다. 희망을 주고 그 희망을 박살내 버리니 보다 깊은 절망을 안겨주는 것이죠. 그러니 걷는 좀비가 더 무서운 것 아닌가 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클락 타워'에서도 시저맨은 작고 느리기에 살 것 같은 희망을 주지만 잘 안 되는 그 절망이 노림수였던 것입니다.

 



 

95년 작품인데 오랫동안 컬트적 인기를 누리며 호러 걸작으로 남았습니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코노 히후미: 컬트적 인기가 있다고 해 주신 것이 일단 너무 기쁘네요. 솔직히 호러는 아주 폭이 넓은 장르입니다. 사람마다 각각 다른 타입의 좋아하는 호러가 있을 겁니다. 인간만 나오고 크리쳐는 안 나오는데 무서운 호러도 있죠. 가령 한국의 영화 '살인의 추억'같은 영화는 정말 무섭잖아요?

 

크리쳐가 나오는, '당연히 무서운' 것도 있습니다. 좀비가 무섭다거나 하는 식이죠. 그 중 호러게임을 만들 때, 창작자로서 내가 생각하는 다양한 호러가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호러는 이것' 이라는 것을 응축시켜 담은 게임이 '클락 타워'입니다.

 

'클락 타워'는 개발한 시점에서 제가 생각한 이상적인 호러는 이것이라는 요소를 다양하게 담은 것이라, 호러에 대한 크리에이터의 사상이 제대로 담긴 것이 좋았던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생각하는 이상적 호러는 당시와 달라진 것인지, 지금 만든다면 어떤 게임이 될까요
코노 히후미: 호러게임의 시장에서의 위치를 생각하면, AA이상 AAA 규모의 개발비를 투입할 때에는 아무래도 채산성을 생각해야 하니 슈터 요소가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슈터 장르가 시장이 가장 크니까요. 슈터 요소가 들어가면 아무리 기부나쁜 크리쳐가 있어도 그저 타깃이 되어버리죠.

 

처음에야 '으아 뭐야, 기분나빠'라고 느끼더라도 익숙해지면 여기를 쏘면 된다거나 하는 분석이 들어가 두려움이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니 지금 만들더라도 역시 '쓰러뜨릴 수 없는' 크리쳐를 전제로 한 호러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표현 방식은 '클락 타워'와는 달라지지 않을까요. 배경이나 구성도 달라지겠지만, 호러게임 크리에이터로서 고민이었던 부분은 '어디까지 무서운 것이 허용되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너무 무서우면 유저들이 안 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근래 보면 기분나쁜, 신경을 긁는 연출과 그래픽도 '아웃라스트' 같은 게임을 보면 너무나 기분나쁜데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바이오하자드'를 봐도 4, 5, 6편에서 액션게임이 되었던 것이 7편에서 무서운 게임으로 돌아가서 시리즈 최대 판매작이 됐죠.

 

제대로 된 무서운 게임을 바라는 유저가 많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러니 만약 다음에 호러게임을 만든다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임을 목표로 할 것입니다. 제가 가장 무서운 게임을 만들고 싶지만 코지마 감독 신작도 정말 무서워 보이더군요.

 

25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곤 예상 못해, 크리에이터로서 호러에 대한 생각을 담아낸 것이 좋았던 것이라 생각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후 다시 '클락 타워'를 보여주게 된 느낌은 어떤가요, 본인에게 '클락 타워'는 어떤 의미를 갖나요
코노 히후미: 역시 감회가 깊은 게임이죠. 내 이야기가 나올 때 대표작은 '클락 타워'라고들 해 주므로 아주 소중한 타이틀입니다. 하지만 크리에이터로서 늘 새로운 것을 만들고 싶으므로 '클락 타워'가 아니라 새로운 타이틀로 제 이름이 거론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여전히 현역 개발자니까요!

 



 

25년전 '클락 타워'를 개발할 당시 이렇게 오래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나요
코노 히후미: 이렇게 시간이 많이 지나도 '클락 타워'가 계속될지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솔직히 발매 당시 3만장밖에 안 팔렸고, 시리즈화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당시 예산도 적어서 모험이 가능했고, 과감하게 도전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개발에 수십억엔이 투입되는 요즘이라면 그런 모험은 못 하겠죠.

 

역시 지금 시대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호러를 게임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 하나의 답을 낸 게임이기 때문 아닐까 싶네요. 도망칠 뿐이라는 상당히 독특한 구성인데 게임으로 제대로 성립한다는 것이 게임 안에서의 호러라는 의미에서 하나의 대답으로 성립해 다양한 분들이 공감해준 것 아닐까 합니다.

 

'클락 타워'의 영향을 받은 게임들이 특히 인디게임 씬에서 많이 보입니다. 원조인 '클락 타워'가 플레이스테이션1 이후 이렇게 긴 텀을 두고야 이식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코노 히후미: 저 자신은 역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에만 흥미가 있어서 이 프로젝트 자체에는 스타트 시점부터 노터치였습니다. 제가 이식하고 싶다고 해서 된 것이 아니라 하고 싶다는 분들이 있어서 성사된 것으로, 발매되는 것 자체는 아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인디에서 유사한 장르 작품이 많다는 것은 호러게임을 좋아하고 이런 게임을 만들고 싶다, 이 시스템이 내가 표현하고 싶은 테마에 맞다고 생각해서 만들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생각합니다.

 

슈터 요소가 있거나 적을 쓰러뜨리는 게임에 비해 코스트나 기술적으로 만들기 쉬운 면도 있어서, 그런 면에서도 인디에서 공부를 위해 호러게임을 만들 때에도 잘 맞는 시스템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안에서 도망은 가지만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호러를 그 게임만의 맛으로 넣어 자신의 철학을 담은 호러게임을 많이 만들어 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아이템이 나오는 장소가 달라지는 등 랜덤성이 들어갔는데, 당시 이런 디자인을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코노 히후미: 호러 세계에 내가 들어간다면 어떻게 될까 시뮬레이션을 해 봤습니다. 대개 게임에서는 이렇게 하면 이렇게 된다고 정해져 있지만 실제 내가 그런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행동에서 어떤 결과가 될까를 모르니까 무서운 것이죠. 한계는 있지만 그런 모르는 상황을 최대한 체험하게 하고 싶어서 랜덤성을 넣기로 했습니다.

 

다만 게임의 룰이나 매너적인 면을 생각하면 랜덤성은 아주 너무한 시스템이라 생각합니다.(웃음)

 

코노 히후미의 장기는 '센스'가 아닌 '로직'
호러게임은 그래픽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최근에는 포토리얼 그래픽으로 표현된 호러게임이 많은데 16비트 그래픽으로 호러를 표현해 낸 입장에서 현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코노 히후미: 역시 요즘 시대에 호러게임을 만든다면 포토리얼이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포토리얼로 일단 정하면 제대로 포토리얼이어야 하죠. 퀄리티가 떨어지면 단숨에 흥이 식어버릴 겁니다.

 

포토리얼로 한다면 요즘 수준에 맞는 포토리얼로 해야 하고, 그에 맞는 예산이나 퀄리티를 담보해야 합니다. 클락타워 시절에는 도트 그래픽에 상상력으로 보완하는, 유저들에게 기대는 면이 있었습니다. 당시 예산, 기술을 고려하면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 생각합니다. 포토리얼 그래픽인데 퀄리티가 떨어지는 호러게임이 가장 흥미를 식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 저는 신작을 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게임을 만들고 싶지만, 하이엔드에 적합한 제대로 된 예산을 획득하지 못하면 못 만들겠죠. 실제 '나이트 크라이'에서는 실패했고요.

 



 

선소프트에서 넘버링 신작을 하고 싶다며 만족스러운 예산으로 제안이 온다면 제니퍼 이야기를 이어갈 생각도 있나요
코노 히후미: 역시 해야겠죠. 하지만 선소프트는 그 정도 예산이 없는 회사니까요.(웃음) 요즘 게임은 개발비가 너무 많이 듭니다.

 

여담이지만 1995년 당시에도 휴먼은 큰 회사가 아니라 개발 예산이 굉장히 적었습니다. '바이오 하자드'나 '사일런트 힐' 같은 비슷한 시기에 나온 작품들은 저희의 5배 이상의 예산을 썼더라고요. 나중에 미카미씨에게 '바이오 하자드' 개발비를 듣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지금, 자신의 특기 장르는 어떤 장르라고 생각하나요
코노 히후미: SF, 로봇, 호러, 미스테리... 다 좋아하고 기본적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것을 게임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게임 디자인 적으로는 직관적인 것은 조금 별로고 로지컬하거나, 레벨디자인을 제대로 구축하는 게임이 특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철기'를 만들던 비슷한 시기에 '데빌 메이 크라이'도 개발됐는데, '데빌 메이 크라이'는 센스, 감각적인 면이 없으면 못 만드는 게임이었습니다. 디렉터 카미야씨도 훌륭한 분이었고 모션 담당 프로그래머 등 모두가 그런 센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센스를 모아서 만들지 않으면 못 만드는 게임이었죠. 그런 것을 저는 못할 겁니다.

 

그에 비해 '철기'는 액션성이 강해 보이지만 전부 로지컬하게 만들어진 것이라 크게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휴먼은 도전적인 시도도 많이 했고, 출신 개발자들도 유명해진 사람이 많습니다. 개발 당시 에피소드를 좀 들려시면 좋겠습니다
코노 히후미: 스다씨 같은 사람에 대해 듣고 싶으신 거죠, 스다씨는 아주 위험한 사람입니다.(웃음) 당시 휴먼은 돈이 없는 회사였던지라 정말 아이디어로 이겨내야했죠. 그래픽 퀄리티로 이기는 것은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엣지있는 아이디어를 내는가로 승부해야 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트와일라잇 신드롬', '클락 타워' 등등 이상한 게임이 잔뜩 나왔죠. 역시 대단한 회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게임 개발 환경은 지독해서 회사에서 밤샘은 당연했고, 휴먼은 전원 의자를 나란히 늘어놓고 자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의자에서 자는 것은 누구보다 능숙했죠. 의자 3개만 이어붙이면 언제 어디서든 잠들 수 있었습니다.

 

당시 스다씨가 주도하던 '파이어 프로레슬링' 같은 게임은 커스터마이즈를 지원했는데, 그러다 보니 디버그 작업이 엄청 힘들었습니다. 다른 팀도 다 동원되어 디버그 작업을 해야 했고, 물론 저도 같이 디버그 작업을 해야 했죠. 직원들의 부인이 음식을 해서 갖다주고 주스를 사다주기도 하고... 사무실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벌레가 생겼는데, 벌레 쫓는 약을 엄청 사다 놨더니 냄새가 심하다고 불평이 엄청났던 기억이 나는군요.

 

'클락 타워'만으로 기억되는 크리에이터로 남지 않을 것, 어드벤쳐 신작도 보여주고 싶어
최근에 참여한 작품인 '루트필름'을 재미있게 했는데,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다고 느끼긴 했지만 코노 히후미라는 이름을 생각하면 너무 자제한 내용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코노 히후미: 뭐라 답해야 하나. 개발 체제 면에서 제가 지금까지 만들어 온 작품들, 특히 '철기'는 미카미씨와 이나바씨가 멋진 환경을 만들어 줬습니다. '철기' 외에도 어느 정도 개발 프로듀서도 겸임해 외주를 주거나 자금 흐름을 제가 직접 관리했는데, '루트필름' 개발 시에는 디렉션과 시나리오만 담당하고 외주 관리 등은 다 클라이언트에서 진행해서 전부 파악하고 생각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계가 있는 작업이 된 면이 있어 아쉬움이 있습니다. 보다 고민해 깊이있는 디자인의 게임 시스템을 넣고 싶었지만 상황 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했죠. 그래서 저 역시 '루트필름'에서 좀 더 하고 싶었다는 아쉬움은 남아 있습니다. 애초에 기획 자체가 제 기획이 아니라 다른 사람 기획을 구현한 것이라 모험을 할 수도 없었고요.

 

'루트필름'을 작업하며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한 미노☆타로씨와는 아주 친해져서 요새도 자주 술을 마시곤 합니다. 언젠가 같이 제대로 된 어드벤쳐 게임을 만들고싶다는 이야기는 하고 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괴롭힌 시스템이나 힘들게 한 버그가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코노 히후미: 가장 어려웠던 것은 '철기대전'이네요. 10명이 모여서 진행되는 멀티플레이 구현이 엄청 힘들었습니다. 제가 액션게임에 약하다 보니 개발팀 5인 대 디버그 전문 젊은이 5인으로 대결하면 늘 일방적으로 당해야 했습니다.

 

컨트롤 디버그도 해야 하는데 페달 작동 디버그를 위해 모여서 미카미씨까지 해서 악셀 페달만 30분 밟고 하는 것이 체력적으로도 지옥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랜덤 요소가 유저 체험으로는 좋은 요소가 아니라 하셨고, 철기는 탈출하지 못하면 세이브가 날아가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런식으로 유저들을 괴롭힐 만한 요소를 더 구상하고 있나요
코노 히후미: 게임은 2010년 정도부터 굉장히 친절해졌습니다. 모두가 난이도를 낮추는 시가가 있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프롬소프트의 영향인지 고난이도 게임이 받아들여지게 됐습니다.

 

저도 스탭들과 그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프롬소프트 영향도 있고 유튜브 영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공략을 문자가 아니라 영상으로 보게 되면 참고해서 플레이하니 전보다 쉽게 클리어도 되고 '나도 클리어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습니다. 유튜브 이휴의 새로운 재미가 생겨난 셈으로 다시 유저들을 괴롭히는 시스템을 넣어도 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하게 됐습니다.

 

다만 '철기'에서처럼 세이브가 삭제되는 등의 시스템은 납득이 가는 시스템이라 생각하지만, 초대 '클락 타워'는 그저 불친절했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지금 낸다면 좀 더 친절해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Clock Tower: Rewind'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도 많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노 히후미: 'Clock Tower: Rewind'에 대해서는 개발팀에게 초대 '클락 타워'의 완전 재현이라 듣고 있어서 그런 의미로는 불친절한 그대로 플레이하는 형태가 되니 매우 도전적인 게임, 현대 유저들에게는 어려운 게임이 될 것이라 봅니다. 공략법을 보지 않고 자력으로 S랭크를 획득하는 분이 있다면 박수를 보내고 싶으니 꼭 도전해 보시기 바랍니다.

 

개발자로서 앞으로 호러에 좀 더 파고들고 싶습니다. 게임 외에 크툴루 TRPG 시나리오도 공식적으로 쓰고 있고, 호러 작업 하고 싶은 것이 잔뜩 있습니다. 거기 더해 '클락 타워'만으로 기억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므로, 제대로 된 하이엔드 대응한 게임을 제 기획으로, 제대로 퀄리티를 낼 수 있는 예산을 획득해 신작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 나가겠습니다. 80세까지는 계속 게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낡은 크리에이터가 낡은 감성 그대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 봐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사례가 최근 꽤 있었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름은 안 걸고 있지만 근 10년 동안 하이엔드 게임에도 몇 작품 참가해 왔고 최신 게임들도 즐기고 있으니 현대 게임 디자인이 달라진 것도 보고 있고 거기 맞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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