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디 박광세 이사 "지금은 위기"

모바일게임 거품 꺼졌지만, 오히려 기회 많아졌다

등록일 2012년08월21일 10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금은 한국 개발사들에게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상생을 도모하는 '와이-스퀘어드'로 주목받고 있는 와이디온라인 박광세 이사가 기자와 만나 가장 먼저 한 말은 한국 개발사들에게 위기가 닥쳐왔다는 것이었다.

"한국 개발사들은 티스토어 등 국내 마켓만 봐 왔지만 어느덧 차트에 외산 게임들이 고순위를 차지하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새롭게 게이머로 진입한 유저들은 한국적인 요소가 아닌 것에도 빠르게 적응해 버립니다. 온라인 게임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들이 세계 시장에서 했던 걸 모바일 게임에서는 뒤쳐져 버린 것입니다"

올 초 와이디온라인에 합류한 박광세 이사는 와이디온라인의 모바일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개발사를 창업, 운영해 본 경험에 입각해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상생을 위한 투자정책을 추진하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무대로 뛰어나가려는 와이디온라인의 정책 변화는 그의 이런 상황 인식 하에 나온 것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개발사로서, 퍼블리셔로서 와이디온라인은 어떤 길을 가려는 걸까? 박광세 이사의 진단을 들어 봤다.

게임의 거품이 꺼져간다?
박이사는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게임업체의 거품이 꺼지고 투자자들도 현실적으로 게임을 바라보게 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실제 미국에서는 '징가'로 대표되는 소셜게임 거품이 꺼지며 징가의 주가가 폭락해 투자자들이 '투자를 해서 이익이 안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개발사, 투자자들 사이에 한 번의 큰 성공에 대한 환상보다는  꾸준한 성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와이디온라인 박광세 이사

박광세 이사는 "개발사들이 한 방 성공해 제2의 넥슨, 엔씨가 되겠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꾸준히 양질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탄탄한 개발사를 지향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큰 성공 하나는 그 시장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좋은 미끼역할을 할 수 있지만 시장 전체의 성공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성공확률 1%에 99%는 망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잘 될 확률이 높은 상태에서 잭팟도 가끔 터져주는 게 좋은 선순환 구조"라고 덧붙였다.

"그것을 위한 와이-스퀘어드입니다"
그를 위한 것이 바로 와이디온라인이 추진 중인 와이-스퀘이드라는 말이다. 와이디온라인은 엄청난 스케일의 투자로 큰 성공을 거두는 것보다 작은 성공 케이스를 많이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금은 사라져가고 있는 한국 게임업계의 '허리'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셈이다.

박이사는 "와이-스퀘어드는 퍼블리셔의 역할과 핵심 경쟁력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했다"며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따로 가는 게 아니라 함께 나아가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플랫폼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점에서는 개발사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개발사가 성장해야 우리 같은 퍼블리셔도 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개발사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를 배제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게 와이-스퀘어드"라고 강조했다.

위기 속에 기회 있다
대박의 시대가 갔지만 오히려 기회는 많아졌다는 것이 박광세 이사의 생각이다. 최근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일본의 앱스토어에서 승자독식 구조가 완화되고 있는 점은 그의 생각을 뒷받침한다.

박이사는 "모바일 게임의 성장이 시장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게임을 안 하던 이들이 게임을 학습하며 게이머 풀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한국, 중국, 일본, 서양의 게임을 동시에 접하고 있는 이 새로운 게이머층에게 한국 개발사들이 어떤 콘텐츠를 제시할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해외 시장의 문호가 넓어진 것은 큰 기회"라고 말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는 성공한 해외 게임을 흉내낸 콘텐츠가 아닌 신선함을 갖춘 게임이다. 그리고 기회의 폭이 더 크다고 보는 시장은 일본이다. 이런 생각 하에 이뤄진 것이 아라리오 인수이자 와이-스퀘어드 추진이다.

콘텐츠 면은 와이 스퀘어드를 통한 개발사 지원을 통해 보장하고 '아라리오' 인수 등으로 확보한 일본 시장에서의 역량을 동원해 성공으로의 길을 열겠다는 것이다.
 



일본 시장 경험 쌓아야

일본의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만큼 경쟁도 심해 GREE, DeNA 도 거대공룡을 중심으로 수많은 게임업체들이 격렬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광세 이사는 일본 시장이 여전히 성장중이라고 진단하며 일본 시장을 경험하며 많은 경험치를 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의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아직 완전히 성숙한 시장은 아니라고 본다"며 "지금 단계에 들어가 시작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지만 많은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작은 개발사들이 우리 같은 퍼블리셔와 일본 시장에 들어가 일본 시장과 그들이 바라는 콘텐츠에 대해 학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와이디온라인은 그를 위해 일본의 플랫폼 홀더들, GREE, DeNA는 물론 NHN 라인과도 협업해 한국 개발사들에게 최대한의 기회를 선사할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박이사는 "적극적으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며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 강조했다.

급변하는 환경 하에서는 덩치 큰 공룡보다 작고 빠른 생명체가 생존할 가능성이 더 높다. 박광세 이사가 바라보는 현재의 게임업계 사정 역시 그러하다.

그는 "공룡들은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기에 의사결정이 느리다"며 "개발사들에겐 공룡들에게 없는 장점이 있고 경험과 실적을 쌓아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서 "빨리 행동에 나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가 필요하다"며 "개발사 창업해본 경험이 있어 이해력도 높고 장기적 관점에서 개발사 입장에 서서 바라보려 하는 와이디온라인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광세 이사는 마지막으로 와이디온라인을 바라보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SKT 재직 시절에는 네이트라는 장벽을 두고 우리가 유저에게 제시할 콘텐츠를 선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애플이 만든 놀라운 것 중 하나인 오픈마켓을 통해 유저들이 고르는 시대가 왔습니다.

좋은 콘텐츠가 시장을 키우고 좋은 콘텐츠를 유저 입맛에 맞게 잘 서비스해주고 전달하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와이디온라인은 유저 입장에서 고민하고 충분히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임을 제공하려 노력하겠습니다.

저희는 유저가 스마트하다는 것을, 유저가 시장을 리드할 파워를 갖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잘 듣고 귀기울일 것이고 유저 입장에서 좋은 게임 가져와 서비스하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앞으로도 와이디온라인을 계속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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