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부활한 MVP 베이스볼 "야구 자체에 집중한다"

등록일 2012년10월26일 14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16일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기세가 무섭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등장하자마자 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야구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공개 서비스 1주일만에 게임트릭스 기준 스포츠 게임 순위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스포츠 게임 순위 1위는 전통의 강자 '피파온라인2'로 야구 게임 중에서는 MVP 베이스볼 온라인이 1위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은 'MVP 베이스볼 2005'를 마지막으로 맥이 끊긴 EA의 명작 야구 게임 'MVP 베이스볼'을 온라인으로 부활시킨 작품이다. MVP 베이스볼은 EA와 테이크투 인터랙티브와의 스포츠 라이선스 경쟁에서 테이크투 측이 메이저리그의 장기 독점 라이선스를 획득함에 따라 2005년을 마지막으로 맥이 끊겼다.

7년 만에 온라인게임으로 재탄생한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폭발적인 인기 요인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기 위해 개발사인 'EA 서울 스튜디오'를 찾았다.

개발을 지휘한 최영민 개발실장은 아직 계획한 것의 30~40%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며 야구 자체에 집중한 진짜 스포츠 게임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개발을 지휘한 EA 서울 스튜디오 최영민 개발실장.

MVP 베이스볼 온라인, 철저히 준비했다
게임포커스: 유저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인기 요인은 무엇일까?
최영민 실장: 반응이 좋아서 기분이 좋지만 아직까지는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은 시점이라 섣부르게 판단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개발팀 내에는 아직 긴감과 함께 빨리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가득하다. 그래도 초기에 생각했던 것보다는 반응이 좋아서 힘이 나는 건 사실이다.

유저들의 반응이 좋은 이유는 역시 이런 류의 게임을 기다리는 유저가 많았던 탓이 아닐까 한다. 요즘 유저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실사형 야구게임을 리얼하게 만들려 한 방향은 틀리지 않았았다 생각한다.

게임포커스: 제작 발표부터 비공개 테스트, 공개 서비스까지 일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됐다. 경쟁작들에 비해 속도가 빠른 것 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인가?
최영민 실장: 경쟁작들에 대한 말은 들었지만 어떤 게임인지는 전혀 모르는 상태로 개발을 진행했다. 사실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며 늘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같은 시기에 개발되는 상황을 겪었기에 그렇게 부담이 되진 않았다.

우리는 만들어온 계획, 컨셉을 바꾸지 않고 우리가 원래 갖고 있던 계획대로 올해 안에 게임을 낸다는 목표를 지켰다. 물론 계획대로 오픈할 수 있도록 팀원들이 열심히 해 줬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비공개 테스트부터 공개 서비스까지만 보면 빠른 것 같지만 상대적으로 정보를 덜 공개하고 있었던 것 뿐이다. 원래부터 우리는 최대한 빨리 완성도 있게 만들어서 기술테스트도 거쳐 오픈할 수 있는 정도까지 만들어 테스트를 시작할 생각이었다. 테스트부터 정식서비스까지가 빨랐다기보다는 테스트 준비를 만전을 기해 늦게 했다고 보는 게 맞다.

게임포커스: EA는 개발 일정을 비교적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풍조 덕에 야구 시즌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일까?
최영민 실장: 철저하게 지켜야 혼나지 않는다(웃음).

EA가 패키지 게임이 중심이었던 회사라 일정을 철저하게 지켜야 하는 분위기가 있는 건 맞다. 솔직히 말하자면 EA 내부 일정은 더 빨랐어야 했는데 조금 미뤄진 게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EA 합류 전까지 게임은 론칭 시기보다는 퀄리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론칭 시기가 게임의 성공 여부와 상관이 있다는 말을 안 믿었었다. '카트라이더'도 학기 중에 론칭했지만 크게 상관 없었던 것 같고.

하지만 야구는 시즌 중이 아니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야구 시즌이 끝나기 전에 무조건 시작해야 한다고 봤다. 이 시기를 놓치면 내년 시즌 개막까지 밀릴 것 같아 열심히 개발해 결국 시즌 종료 전에 내놓을 수 있었다.


게임포커스: MVP 베이스볼 2005는 어느 정도로 개발에 참고가 됐는지 궁금하다.
최영민 실장: MVP 베이스볼 2005 버전으로 처음 검토를 시작했다. MVP 베이스볼 2005는 시리즈의 개발은 중단됐지만 당시 패키지 야구 게임 중 가장 잘 만든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던 작품이다. 게임엔진을 가져와 보니 온라인 게임에 맞춰서 수정할 부분이 많았고 결국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부분에 수정을 가해야 했다.

무엇보다 네트워크와의 연계만 봐도 2005년에는 전혀 고려되지 않던 사항이라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물론 MVP 베이스볼 2005가 갖고 있던 리얼한 묘사들, 수비수들의 움직임이나 공과는 상관 없는 수비수들의 자리배치 등 야구의 기본 흐름은 달라진 게 없으므로 그대로 전수됐다. 결과적으로 멀티플레이 쪽에서는 많은 부분을 가져오지 못했지만 싱글플레이는 많은 부분을 계승할 수 있었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특성상 싱글플레이도 재미있어야 하는데 난이도 조절 등 많은 부분이 참고가 됐다.

리얼 야구게임의 시대가 온다
게임포커스: 3D 그래픽의 발전과 함께 쏟아져나오던 리얼 야구 게임이 라이선스 파동 이후 좀 식은 감이 있다. 리얼야구가 다시 야구 게임의 대세가 될 것이라 예상하나?
최영민 실장: RPG의 캐릭터라면 2D, 만화풍 등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고 받아들여지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팬 입장이라면 좋아하는 선수가 실물 그대로 나와 야구장에서 본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기를 바랄 것이라 생각한다.
리얼 야구 게임이 MVP 베이스볼 온라인을 시작으로 속속 나올 예정이니 대세가 될 것이라 조심스레 점쳐 본다.

지금까지는 네트워크 멀티 플레이 구현이 힘들고 하드웨어적으로 힘든 면이 있아서 안 나오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한다.

게임포커스: 서비스가 시작됐으니 장기적인 업데이트 계획에 대한 구상을 좀 들려 주시기 바란다.
최영민 실장: 구체적으로 말하긴 애매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자기만의 특색있는 팀이 만들어지기는 좀 힘든 구도인 것 같다. 좋은 선수들을 사모아서 원하는 팀을 구성하는 재미에서 한 차원 더 나아가 팀을 구성한 이후에 같은 선수를 가지고도 어떻게 특색있게 만들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되겠다. 내 팀의 선수들이 같은 구성의 다른 사람의 팀에 비해 어떻게 팀을 차별화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 업데이트가 되지 않을까 한다.

내년 시즌에는 국내 야구시즌과 발맞춰 나갈 수 있는 콘텐츠 위주로 추가할 계획.

게임포커스: 약간 어렵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특히 초반에 타격 부분을 힘들어 하는 유저가 많은 것 같다.
최영민 실장: 사실 유저들이 5레벨 이상만 되면 오히려 타고투저로 간다. 초반 적응을 힘들어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을 텐데 먼저 타이밍을 못 맞추는 부분이 있다. 특히 2D 게임 하던 분들은 배트 스피드가 고려된 리얼 야구 게임에서는 타이밍이 달라 적응하기 힘들어 할 수도 있다. 적응하면 해결되는 문제로 유저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싱글플레이나 타격챌린지 등 타이밍을 연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해 둔 상태다.

다음으로 스탯 구현 시 투수들, 특히 선발 투수들의 능력치가 좋게 표현되는 부분이 있다. 야구라는 게 포지션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선발투수의 능력, 프로야구에서 팀의 5선발 안에 들어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스탯이 좋게 나올 수 밖에 없다. 그에 비해 타자들의 스탯은 천차만별이다.

공개 서비스 초기의 능력치를 놓고 보면 타자가 상대적으로 좀 낮은 게 사실이라 초기 버전의 선발투수들을 쓰면 상대적으로 공격이 어려워지는 현상이 있다. 타자들의 스탯을 많이 올릴 수는 없고 공격이 더 쉬워지도록 초기멤버를 좀 바꿨다.

타격 타이밍을 바꾸기는 힘들고 초반의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는 콘텐츠를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게임포커스: 선수들의 모션도 많이 넣고 고증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은데 어떤가?
최영민 실장: 선수들의 모션을 많이 넣긴 했는데 사실 새로 만들어 넣은 건 많이 없다. MVP 베이스볼 2005에 다양한 폼을 가진 메이저리거들의 모션이 잘 표현되어 있기에 비슷한 폼을 선택해 넣었더니 비슷한 느낌을 충분히 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게임의 애니메이션 부분은 현재로서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하기에 계속 추가할 계획이다.

선수들의 얼굴 묘사에는 최대한 신경을 많이 썼다. 개발하며 서너번 이상 제작 방식이 바뀔 정도로 시행착오를 많이 겪은 부분이기도 하다. 론칭 버전에서는 생각했던 것만큼 많은 선수들이 원하는 퀄리티를 갖진 못했다고 판단하며 꾸준히 작업해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내부에서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이 피드백을 주고 수정하고 있어서 계속 더 좋아질 거라 본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선수강화 시스템.

게임포커스: 선수 강화 시스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최영민 실장: 선수 강화 콘텐츠는 협의 하에 기획해 개발팀이 만든 것이다.

선수 카드의 능력 강화는 시간을 소모해 선수를 좋게 만드는 방법과 게임머니 등 다른 보상을 이용해서 좋게 만드는 방법이 있는데 그 중 두번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물론 시간으로 성장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강화가 선수 능력치를 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먼저 오픈하게 됐다.

개인적으로 야구 게임에 강화 시스템이 좀 더 맞다고 생각했다.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본적인 능력치를 가져간 다음 선수의 약점을 커버할지, 스탯을 올릴 건지를 선택하면 된다.

MVP 베이스볼 온라인의 강화 시스템은 카드당 강화 횟수를 제한하는 방식인데 선수 카드 자체는 얻기 쉽도록 설계했다. 누구나 류현진을 쓸 수는 있되 독보적인 류현진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한 시스템이다. 운이 좋으면 한 번에 얻을 수 있지만 보통은 몇 번은 해 봐야 좋은 선수가 되도록 하는 게 맞다고 봤다. 류현진을 갖고 싶은 욕구는 충족시켜 주되 더 좋은 류현진을 갖도록 노력하게 만든 것이다.

야구 자체에 집중한다!
게임포커스: 개발팀에 야구를 좋아하는 스탭은 많이 있나?
최영민 실장: 야구는 개발팀의 모두가 좋아한다. 물론 야구 지식을 많이 쌓은 사람이 그렇게 많은 건 아니지만 다들 특정 응원팀도 있고 열심히 야구를 본다.


게임포커스: 실장님 본인은 어느 팀을 응원하시는지 궁금하다. 응원팀의 능력치를 올리고 싶은 생각도 들 것 같은데.
최영민 실장: 개인적으로 한화 팬이다. 하지만 선수들의 스탯을 정할 때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가는 부분은 전혀없다. KBO 데이터를 적용해 모든 선수에 같은 기준을 적용해 스탯을 정했다. 스탯 산출 공식을 최적화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왔고 아직도 개선점이 없나 고민중인 부분이다.

게임포커스: 개발팀이 전원 남자로 구성된 남자의 개발팀으로 알려져 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
최영민 실장: 개인 취향을 반영했다.

는 건 물론 농담이고. 당초 개발인력의 반 이상이 프로그래머인데 프로그래머이면서 야구에 관심이 있는 분이 정말 드물었다. 기획 쪽에서는 특히나 야구를 잘 알아야 하는데 야구를 잘 아는 여성 기획자도 잘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남자로만 개밭팀이 구성되게 됐다.

"야구 게임을 확실히 만드는 게 첫째, 나머지는 그 다음입니다"

게임포커스: 현재로선 야구 경기 자체에 집중하고 계신데, 치어리더나 시구, 배트걸 등 외적안 부분도 준비하고 계신지 궁금하다
최영민 실장: 개발팀이 다들 남자다 보니 하고 싶어하는 게 사실이다. 예를 들자면 디자이너에게 게임이 오픈했으니 휴가를 가라고 했더니 안 쉬고 소녀시대 모델링을 하고 있더라. 뭐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소녀시대가 시구를 한 번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미리미리 준비한다나.

안 시켜도 다들 좋아서, 재미있는 요소들을 넣고 싶어한다. 내 생각에도 그런 부분이 들어가면 게임 콘텐츠가 풍성해지고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일단 야구 콘텐츠 업데이트를 생각했던 수준으로 잔행해 야구 게임으로서 깊이를 갖춘 다음에 해야 하지 않겠나.

선결 과제는 유저분들이 깊이 있게 오래 즐길 만한 야구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다. 축구게임에서 골세리머니가 아무리 멋있어도 대부분 스킵하듯 치어리더 춤이나 시구도 다들 처음엔 봐도 다음부턴 스킵하지 않겠나. 그걸 콘텐츠보다 먼저 만드는 건 말이 안 된다.

게임포커스: 마지막으로 앞으로 이런 부분을 기대해달라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최영민 실장: 지금 보여드리고 있는 부분은 우리가 생각하고 계획한 것의 30~40%에 불과한 분량이다. 내부적으로 계속 만들고 있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으니 계속 지켜봐 주시고 즐겨 주시기 바란다.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재미도 계속 전해드릴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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