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와우 던전이 쉬워졌다고? "네 실력이 는 거야"

등록일 2012년11월08일 10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MMORPG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던전 및 레이드 콘텐츠를 책임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이언 해지코스타스 수석 던전 전투 디자이너가 한국을 찾았다. 11월 8일부터 11일까지 나흘 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12에 참여해 한국 유저들과 만나기 위해서다.

이언 수석 디자이너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하버드대를 졸업해 로펌 변호사로 일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가 너무 좋아 로펌을 그만두고 블리자드로 이직해 게임 개발자가 됐다.

여전히 열렬 게이머로 와우를 즐기는 그는 "블리자드로 이직한 것에 대해 후회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게임 만드는 게 정말 즐겁다"고 말했다.

그가 전하는 와우 던전, 레이드 콘텐츠의 이모저모를 함께 살펴 보자.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던전 및 레이드 콘텐츠를 책임진 이언 수석 던전 전투 디자이너.

Q: 이번 확장팩 '판다리아의 안개'의 던전에는 기존과 다른 전투 방식들이 눈에 많이 듼다. 판다리아의 안개 전투 시스템을 개발할 때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작업했는지 궁금하다.
이언 수석 디자이너: 와우가 8년이나 된 콘텐츠이다 보니 던전 디자인에서 재미와 새로움을 부각하려 많이 노력했다. 탱, 딜, 힐의 역할이 구분되는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겠지만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하려 한다.

예를 들면 '공포의심장' 5번째 네임드의 경우 플레이어가 몬스터로 변신해 공격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봤다. 물론 모든 전투를 그런 방식으로 만들려 하진 않겠지만 신선함을 주기 위해 다양한 스타일의 전투를 추가해 가고 싶다.

Q: 던전, 레이드 콘텐츠 제작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지나?
이언 수석 디자이너: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해야겠는데 가장 중요한 건 스토리에 맞추는 것이다. 예를 들어 4.2에서는 '라그나로스가 불의 땅의 우두머리'라는 정보만 받고 그 정보를 토대로 확장시켜 나가는 방식으로 개발했다. 던전 인카운터팀에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어떻게 싸워야 말이 될까' '불의땅과 어울릴까'를 생각해 만들었다. 불사조, 거대 불거미 같은 몬스터가 등장하면 그럴 듯 하겠다! 같은 느낌으로 진행이 됐다.

Q: 보스 몬스터의 스펙은 장비의 DPS 등 유저들의 장비 수치에 근거해 만들어지는 것인가?
이언 수석 디자이너: 1네임드에서 이 정도면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만든 후에는 1네임드가 드랍하는 아이템을 가지면 이 정도 DPS가 나올 테니 2네임드는 이 정도면 될 거라는 식의 수학적 계산을 하는 건 물론이다. 클래스 디자이너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 이 아이템을 가지면 DPS가 얼마가 나올 것이라는 계산을 함께 하며 도움을 받고, 테스트 서버를 통해 나온 결과를 적용해 난이도를 좀 더 조절해 나간다.

Q: 그런 계산을 통해 수 주 안에 잡기 힘들 거라던 보스 몬스터들이 그 시간 안에 잡혀버리는 건 유저들이 수치적 한계를 뛰어넘었다고 봐야 하는 건가?
이언 수석 디자이너: 많은 와우 플레이어들이 하드코어하고 훌륭한 플레이어들이다. 월드 탑클래스 공격대는 기준이 될 수 없다. 그들이 기준이 되면 대부분의 일반 유저들은 게임을 즐길 수 없을 거라고 본다.

Q: 던전이 쉬워지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데 정말 하드코어한 유저들을 위한 던전을 제공할 생각은 없나? 쉽고 재미있는 전투가 와우의 지향점인가?
이언 수석 디자이너: 던전이 쉬워졌다기보다 와우를 꾸준히 해온 당신의 실력이 계속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블리자드에서 던전 콘텐츠를 소수를 위한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즐기게 하는 게 목표가 된 지는 좀 됐다. 그에 맞춰 난이도 조절이 일정 부분 된 건 맞다. 켈투자드를 잡은 유저가 전세계 3000명 정도로 1% 미만의 유저만 경험한 콘텐츠인데 아쉬운 부분이었다. 와우가 이지, 노말, 하드 난이도에서 하드만 강조되는 것 같아 이지모드 격인 공격대찾기, 노말 난이도라고 할 수 있는 일반 공격대 던전, 하드난이도인 영웅 공격대로 나눈 것이다. 영웅 공격대의 난이도는 기존 레이드보다 결코 쉽지 않다고 본다.

Q: 10인과 25인으로 던전 귀속이 나뉘어졌는데 왜 그렇게 처리했나? 다시 통합할 생각은 없나?
이언 수석 디자이너: 5.0에 들어가면서 바꾼 부분은 과거에 유저들이 피드백을 준 대로 바꾼 것이다. 지역마다 다르게 적용시키고 있는데 대격변에서 북미, 유럽은 25인 길드가 흥했다. 10인과 나뉘어 있으니 25인을 뛰고 10인도 뛰는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 북미 유저들은 그런 부분을 피곤해 하는 경향이 있었다. 아시아에서는 25인 길드가 쇠퇴하고 10인 레이드가 흥하면서 25인 콘텐츠는 묻히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골드팟이 그립다는 피드백이 많아서 그런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 한국에는 공격대 귀속을 분리했다.


Q: 한국 공격대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지며 공정하게 공격대의 실력을 겨룰 기회가 사라졌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언 수석 디자이너: 전체를 두고 봐야 한다. 공평성을 따지고 보면 전에도 100% 공평하진 않았다. 서버가 열리는 시간도 달라서 특정 지역에서 서버가 열리기도 전에 잡히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국, 대만이 매주 두번씩 잡아도 차이가 크게 안 생긴 경우도 있었고 결국 25인 레이드의 승부는 커뮤니티 여론이 정해주는 사항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직접 나서 승패를 정해줄 부분은 아니다

Q: 테스트 서버 등에서 공격대들이 공평하게 실력을 겨룰 기회를 줄 생각은 없나?
이언 수석 디자이너: 재미있는 아이디어이긴 하지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 같다. 개발진에 전달해 보겠다.

Q: 한국의 탑클래스 공격대들은 세계 공격대들과 경쟁해 최고임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블리즈콘 등에서 증명의 기회를 줄 생각은 없나?
이언 수석 디자이너: 하드코어 레이더를 중요시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공격대 도전모드를 추가하자는 피드백이 많아서 고려 중인 사항이다. 공격대 도전모드가 추가되면 그런 욕구가 좀 해소되지 않겠나 한다.

Q: 5.1 패치에서 새로 들어가는 던전은 없나?
이언 수석 디자이너: 던전은 없다. 5.1은 던전보다는 스토리라인 진행에 초점을 맞춘 패치다.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관계 면에서 판다리아의 안개가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느낌의 업데이트가 될 것이다.

시나리오가 다수 추가된다. 호드 5개, 얼라이언스 2개, 공통 1개. 호드는 볼진 쪽 내용이 될 것이고, 얼라이언스는 바리안 쪽 내용이 될 것이다. 던전 콘텐츠는 없지만 싸움꾼 조합 콘텐츠가 추가되며 이건 1인용 레이드같은 느낌을 줄 것이다. 1인용 공격대 콘텐츠라 할 정도로 콘텐츠가 방대하며. 32명의 우두머리들이 투기장 컨셉으로 유저들을 기다린다. 싸워서 이길수록 난이도는 올라가지만 보상도 좋아지는 흥미로운 콘텐츠다.

Q: 싸움꾼 조합 콘텐츠의 보상은?
이언 수석 디자이너: 먼저 싸움꾼 조합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초대장을 사야 한다. 가격이 매우 높을 것이므로 시작 자체가 어려울 것이다. 싸움꾼 등급은 8등급까지 있고 7등급 이상이 되면 초대장을 팔 수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줄 수도 있다.

싸움꾼 조합은 단순 장비 파밍보다는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에 가까운 느낌이 될 것이다.


Q: 로펌 변호사에서 게임 개발자가 되었는데 한국에선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언 수석 디자이너: 하버드 졸업해 로펌 변호사로 일하면서 와우를 열심히 해서 길드마스터나 공대장까지 했다. 개발자들과 대화도 많이 했고 공대원 중 블리자드 출신도 있었는데 그들에게 직업을 바꿔볼 것을 권유받았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실제 회사를 옮기고 와우를 개발한 지난 4년 간은 정말 만족스럽 즐겁고 자랑스러운 시기였다.

후회는 전혀 없다. 게임 만드는 게 정말 즐겁다.

Q: 와우는 전통적으로 탱, 딜, 힐이 확실히 구분되는 PVE 진행을 자랑했는데 최근에는 그런 역할분담에서 벗어난 던전 RPG도 많이 나오고 있다. 와우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느끼고 영향 받을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이언 수석 디자이너: 다른 MMORPG도 많이 즐기고 영향받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런 점을 떠나 와우가 그런 모든 게임들의 기준이 되는 모델임이 자랑스럽다. 역할을 분담하고 팀워크를 강조하는 부분은 우리가 하는 만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게임이 못 나오고 있다는 점도 와우의 훌륭함을 보여 주는 부분이다.

Q: 도전과제 보상을 강화할 생각은 없나?
이언 수석 디자이너: 현재의 코스메틱 아이템은 굉장히 좋은 보상이라고 본다. 천하무적 탈것 같은 건 엄청난 보상으로 모두가 원하는 것 아닌가? 도전모드는 더 강해지기를 바라는 파밍을 위한 모드가 아니다. 단순히 실력 경쟁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던전 개발 방향은 어떻게 잡고 있나?
이언 수석 디자이너: 지금까지 이룬 콘텐츠에는 만족하고 있다. 공격대 찾기 기능 등 라이트 유저를 위한 콘텐츠를 강화하는 한편 1%만 잡을 수 있는 정말 강력한 보스 몬스터도 만들어 보고 싶다.

Q: 지스타 후에도 한국에 한 동안 머물 예정으로 아는데 뭐 하며 지낼 건가?
이언 수석 디자이너: 서울 투어를 하고 싶고 음식 좀 많이 먹는 한편 레이드엔 빠질 수 없으므로 레이드도 할 예정이다. 시차를 계산해 한국 시간으로 오전 11시 반이 레이드 시간이라는 걸 확인하고 왔다. 피시방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Q: 지스타는 처음일 텐데 어떤 기대를 하고 왔나, 한국 유저들에게 바라는 점은?
이언 수석 디자이너: 처음인 건 맞다. 지스타가 정말 기대되고 한국 플레이어들을 만나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될 거라 기대한다. 피드백을 모아 본사 개발자들에게 잘 전달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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