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타] 남택원 대표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간다"

"붉은보석2는 필생의 역작, 모든 걸 걸었다"

등록일 2012년11월12일 17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3D 그래픽으로 무장한 게임들이 판을 친 이번 지스타 2012에서 부드러운 카툰 랜더링 그래픽으로 눈길을 끈 MMORPG가 있다. 바로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의 '붉은보석2'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는 '붉은보석'과 '거울전쟁'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중견 개발사이자 퍼블리셔로 도약을 위한 긴 준비 기간 끝에 2012년, 거울전쟁 속편의 서비스를 시작하고 붉은보석 속편 역시 지스타를 통해 공개했다.

4~5년에 이르는 긴 기획 및 구상 기간을 거치고 3년여의 개발과정을 거쳐 마침내 공개된 붉은보석2는 신형 게임엔진으로 구현한 심리스 카툰 랜더링 그래픽과 함께 매력적인 캐릭터, 화려한 액션을 갖춘 완성도 높은 게임이었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를 만나 붉은보석2 개발 현황과 향후 일정에 대해 들어 봤다.

붉은보석2, 피규어 수집도 중단하고 만든 필생의 역작
게임포커스: 붉은보석2가 마침내 공개됐다. 처음 기획 단계에서 실제 발표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남택원 대표: 붉은보석2를 만들며 처음에 고민했던 이슈는 붉은보석1의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부분이었다. 거울전쟁이 먼저 나왔지만 사실 두 프로젝트는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것이다. 붉은보석2의 경우 3D MMO 프로젝트는 처음하는 것이다 보니 시간이 더 걸렸고 원화 단계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 보느라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 발표는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아직 할 게 많이 남았다.

게임포커스: 취미인 피규어 수집도 중단하고 개발에 매진했다던데 사실인가?
남택원 대표: 피규어를 수집하다 보니 이건 끝없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실 더 이상 보관할 데가 없다.

게임포커스: 2013년 말 CBT를 한다고 발표했다.
남택원 대표: 대략적인 스케줄을 정하긴 했지만 무조건 지키기보다는 그 시점을 목표로 삼아 개발에 열심히 임하겠다는 의미 정도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게임이 잘 나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포커스: 이번에도 스토리는 직접 쓴 걸로 알려졌다.
남택원 대표: 1을 만들 때부터 구체적인 설정과 내용은 잡혀 있었고 그 중 일부를 때서 1편을 만든 것이다. 2005년경부터 붉은보석2의 스토리를 풍성하게 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그걸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했다.

게임포커스: 직접 스토리를 쓴 만큼 소설 등 다른 형태로 선보이고 싶은 생각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남택원: 생각은 있지만 다른 작업을 진행할 시간이 없는 게 문제다.

붉은보석2와 거울전쟁 외에도 구상 중인 게임이 많고 때가 되면 발표할 것이다.


게임포커스: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잘 뽑혔던데 캐릭터 디자인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남택원 대표: 무엇보다 개성을 살리는 것에 신경을 썼다. 캐릭터라는 단어 자체에 개성이란 의미가 포함돼 있는데 진짜 캐릭터성이 강한 캐릭터를 만들자고 생각했다.

캐릭터의 성격, 연령, 신체적인 특징, 기술 등을 세심하게 고려해 그에 맞는 직업, 맞는 캐릭터를 작성하려 했다. 각 직업마다 고유의 캐릭터성, 이름, 설정 등이 있다. 그에 맞춰서 개성 있는 주인공을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주는 데 중점을 뒀다.

게임포커스: 영상을 통해 같은 직업의 다른 성별이라는 느낌을 주는 캐릭터들이 공개됐는데 직업마다 성별을 고를 수 있나?
남택원 대표: 4개의 직업마다 가각 다 남, 녀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고 처음부터 고를 수 있게 할 생각이다. 격투가, 기사 등 직업마다 남, 녀 캐릭터를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성별에 따라 특징도 다르게 할 예정이다.

라이드엔진으로 표현한 카툰랜더링, 그래픽 자신 있다
게임포커스: 그래픽의 질감이 독특하더라.
남택원 대표: 근래 온라인게임에서는 '하이퍼 리얼리스틱' 그래픽이 대세이다. 사실 그런 그래픽은 유저들에게 주는 임팩트가 크지만 퀄리티를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월드를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나는 붉은보석2에서 편안하고 친근감을 주는 판타지 월드를 표현하고 싶었다. 개발팀 역시 그런 생각이 강해서 작업을 진행했다. 캐릭터성도 살리면서 편안하고 판타지스러운 월드를 표현하는 걸 생각하다 카툰 랜더링 스타일로 해보니까 명암 표현도 한계가 있고 캐릭터성 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결국 카툰 스타일로 보이지만 맵핑이나 쉐이딩은 그대로 살아있는 스타일로 랜더링하기로 했다.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 많이 없어 신선한 시도라 생각한다.

유저들이 보기엔 애니메이션 같은데 디테일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게임포커스: 붉은보석2가 붉은보석1과 결정적으로 다른 건 어떤 부분일까?
남택원 대표: MMORPG의 기본 틀은 완성돼 있었다. 한 마디로 3D 심리스 MMO가 됐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2D 그래픽의 장점도 분명 있는데 그 장점만 고집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가 2D로 표현할 수 있는 건 한정되어 있다는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 지금의 그래픽이다. 하이퍼 리얼리스틱 그래픽을 선택하지 않은 것도 1이 그런 게임이니까 애니메이편 느낌, 편안한 느낌을 줘야 한다는 고민의 산물이다.

게임포커스: 심리스 월드를 구현하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
남택원 대표: 기존의 엔진들 중 심리스 월드를 전제로 만들어진 게 드물고 심리스 표현이 잘 안되는 편이다. 심리스 적응한 게임 자체가 적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했느냐, 개발팀장의 고집이 좀 컸다. 개발팀에서 연속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고 나 역시 그런 사상에 동감했다. 로딩시간은 유저들의 플레이 페이스를 끊는 요소로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팀장이 자신있다고 해 그렇게 하라고 했다.

게임포커스: 슈팅RPG라는 독특한 장르를 선보인 거울전쟁도 그랬지만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가려 하는 것 같다.
남택원 대표: 남들이 안 하는 걸 하자는 게 나의 모토이다. 거울전쟁도 그랬지만 캐릭터들을 독특한 세계, 그래픽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게임포커스: 게임엔진은 어떤 게 사용되었는지 궁금하다. 자체 개발 엔진인가?
남택원 대표: 게임엔진은 외부엔진이다. 대중적으로 보급된 엔진은 아니고 신형 엔진으로 붉은보석2와 함께 만들어가는 엔진이다. 심리스 기능이 미약하게 구현되어 있어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개선하고 있어.

이름은 '라이드엔진'이며 MMORPG 레퍼런스로 붉은보석2와 동반자적 관계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라이드엔진이 카툰랜더링에 최적화된 엔진은 아닌데 카툰랜더링 기능이 포함되어 있긴 하다. 우리의 요구로 카툰랜더링에 특화된 기능을 개발 중이며 오리지널 형태는 일반적인 3D 기능을 장착한 게임엔진으로 안다.

게임포커스: 콘텐츠는 충분히 채워뒀다고 했는데 몬스터, 기술 등을 양적 측면에서 어느 정도 만들어 놓은 건가?
남택원 대표: 이미 많이 들어가 있고 충분할 거라 본다. 붉은보석과 거울전쟁 모두 스킬을 쓰는 게 재미있는 게임들이다. 이런저런 스킬들을 효과적으로 썼을 때 퍼즐을 푼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게임으로 설계해 이 스킬을 어디에 쓰는 걸까를 고민해 유저들이 자신만의 콤보를 만들 수도 있고 우리가 의도한 대로 정해진 콤보를 쓸 수도 있게 만들고 있다.

붉은보석2와 거울전쟁, 해외반응 뜨거웠어
게임포커스: 거울전쟁은 지스타 공개 후 2년 정도 지나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붉은보석2도 비슷한 일정으로 생각하고 있나?
남택원 대표: 그 정도로 생각하고 있긴 한데  MMORPG는 처리해야 할 작업이 더 많다. 플레이 타임도 생각해야 하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는 판단이 도는 시점에 론칭할 계획이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부스 전경. '거울전쟁'과 '붉은보석2'가 투톱으로 나섰다.

게임포커스: 붉은보석의 인기가 높은 일본시장에서도 기대를 많이 할 것 같다.
남택원 대표: 일본 시장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왜 잘되는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

붉은보석2는 물론이고 거울전쟁도 이번 지스타를 통해 일본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 동남아, 중국, 남미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져 정말 바쁜 일정을 보냈다. 수많은 나라의 업체들과 미팅을 하고 다들 관심있게 봐주셨다. 플레이 데모를 보여 달라, 서버를 열어 직접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도 받았지만 아직 서버를 열어주는 건 무리다.

게임포커스: 일본에서는 게임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붉은보석2도 게임온에서 서비스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되나?
남택원 대표: 좋은 제안을 하는 곳이 있으면 열린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게임포커스: 이번 지스타에서 선보인 시연버전은 게임의 일부를 잘라온 것으로 보면 되나?
남택원 대표: 세계는 만들어 뒀고 콘텐츠도 많이 채운 상태인데 이번 시연버전은 지스타용으로 따로 만든 필드이다. 지스타에서 보셨던 건 실제 게임에선 안 나올 가능성이 크다. 본 게임의 프리퀄 느낌으로 본 게임은 이번 시연버전 이후의 이야기를 그릴 것이다. 공개서비스 전 다시 공개할 수도 있지만 아직 확정된 건 없다.

게임포커스: 지스타 시연버전을 따로 만드는 게 부담이 컸을 것 같다.
남택원 대표: 개발진이 하겠다고, 할 수 있다고 해서 하라고 했다. 게임회사이니 게임쇼의 시연버전이라 해도 새로운 재미를 줘야 한다는 생각에 공감했다.

게임포커스: 현재 개발팀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남택원 대표: 60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고 실제 개발 기간은 3년 정도이다. 연구 기간이 길었다.

붉은보석2, 전작보다 훨씬 넓은 세계 담았다
게임포커스: 붉은보석2의 개발 목표는 어디에 있나?
남택원 대표: 물론 상업적으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 하지만 그보다는 MMORPG의 재미를 알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이미 MMORPG를 해보신 분, 붉은보석1을 해보신 분들이 즐겁게 플레이하시면 좋겠고 다른 장르로 PC 온라인게임을 접한 분들도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으면 좋겠다.

구체적인 상업적 목표는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특정 수치를 목표로 삼는다 해도 대개는 과다 달성하거나 과소 달성하지 목표치와 실제 성과는 상관이 없더라.

유저들이 우리 게임으로 어떤 경험을 하기를 원하는가에 포커싱을 맞추고 있다. 붉은보석1부터 등장한 프란델 대륙을 탐험하고 그 안의 사건, 사고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게임포커스: 붉은보석1과 설정 상의 연계성은 어느 정도인가?
남택원 대표: 솔직히 말하자면 전작에서 일부 인물을 제외하면 완전히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 위해 100년 뒤를 시간축으로 잡았다. 물론 전작 캐릭터들의 후손들이 나오거나 연관성이 있긴 있다.

붉은보석1의 세계는 붉은보석2의 세계에 비하면 일부 지역에 불과하며 이번에 훨씬 확장된 세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게임포커스: 붉은보석2를 기대하는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남택원 대표: 지스타에는 2년 만에 나간 것인데 많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규모가 커지고 참가 업체도 많아졌고 업체간 미팅도 활발하게 진행하는 걸 보면서 대한민국의 게임 위상이 높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PC패키지, 콘솔게임은 불모지나 다름없지만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서는 한국이 큰 시장이고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다. 게임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즐겁게 게임을 즐기고 너무 빠지진 않으면서 건전한 여가생활로 즐기시면 좋겠다.

게임을 너무 비판적으로만 보는 것도 문제지만 자기 행동에 책임질 수 있는 플레이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활을 해칠 만큼 하시면 안 되고 생활은 영위하며 여가로 즐기셔야 하는 게 게임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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