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키슬리 "한국, 셧다운제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월드오브탱크 한국 정식서비스 조만간 시작

등록일 2012년11월22일 15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2011년 ‘지스타2011’을 통해 처음으로 일반인들에게 모습을 보였던 워게이밍넷이 올해도 ‘지스타 2012’를 통해 자신들의 대표게임이자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게 될 ‘월드 오브 탱크(이하 월탱)’와 후속작인 ‘월드 오브 워플래인’을 가지고  부산 유저들을 찾았다.

워게이밍넷은 1998년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다양한 방식의 밀리터리 게임을 개발한 밀리터리 게임 전문 개발사다. 내부 인원만 1천 2백여 명이 넘으며, 전세계 적으로 약 4천 만 명 이상의 유저와 10개 이상의 국가에 지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한국 지사를 설립,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 공략을 선언한 바 있다.

국내 첫 간담회에서는 박을 밟으며 한국 문화식 성공을 기원했다

지스타가 열리고 있던 지난 8일 게임포커스는 빅터 키슬리 대표와 한국에 진출하는 '월드 오브 탱크'와 한국지사 설립 등 다양한 내용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게임포커스와 워게이밍넷을 이끄는 수장인 빅터 키슬리(Victor Kislyi, 이하 빅터), 운영총책임자인 마랏 카페코(Marat Karpeko)와의 인연은 조금 특별하다. 지스타, E3, GC 등 세계적인 게임쇼와 공식, 비공식 자리에서도 이미 수차례 이상 만남을 가졌기 때문.

처음 빅터 대표를 본 지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외모만 조금 변했을 뿐 게임에 대한 열정만큼은 변하지 않은 듯 했다. 기자와 만나자 마자 노트북부터 펼치더니 월탱에서 새롭게 선보일 예정인 패치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해 자유로운 이야기들을 하다 보니 어느새 예정된 시각이 지나고 인터뷰가 진행되던 지스타 B2B관이 하나 둘 철거되고 있었다. 가장 여유롭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가장 늦은 시간에 일정을 잡았지만 환경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다급해하는 것을 본 빅터에게 기자가 남은 이야기는 서면으로 하자고 말하자 바로 웃으며 Very Good, Excellent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이내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이 직접 답장을 할 테니 못 다한 이야기를 이메일로 보내라고 인터뷰 자리에 동석한 관계자에게도 몇 번이나 강조했다.

빅터 키슬리 대표는 회사  내부에서도 일명 ‘풍운아’로 불린다. 자기 자신의 일정을 내부직원에게도 잘 공유하지 않기 때문. 언제나 변화무쌍하게 생각난 것을 바로 실행하기 때문에 내부직원들도 가끔씩 적잖게 당황하는 일도 있다고.

그러나 국내 시장에 진출을 선언한 많은 외국계 회사들 중 그만큼 대표 자신이 전면에 나서 열정적으로 기업과 게임을 알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회사는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일부에서는 블리자드 대표 겸 공동창업자인 마이크 모하임과 비교하기도 하며 국내 기업들 역시 이를 본받아야 된다고 평하기도 한다. 

내부직원을 통해 기자의 개인메일로 답변이 왔다

빅터의 답변은 지스타가 폐막한지 보름이 다 되어 가는 지난 21일 새벽 무렵에 도착했다. 개인적으로 ‘월탱’과 게임 시장에 관련된 사담 역시 공유하고 싶었지만 인터뷰 취지에 어긋나는 만큼 이번 자리에선 과감히 배제하기로 했음을 양해 바란다.

Q. 원초적인 질문이지만 밀리터리 게임만을 고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소련 시절에 성장기를 보냈다. 당시 사회는 군사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학교 여름 캠프에서는 군대식 활동을 벌이고, 군가를 불렀다. 개인적으로도 군대에 관한 역사를 좋아해서 20세기 초의 러시아 내전 자료를 조사하고, 고대 로마 스파르타쿠스의 항쟁에 대해서도 많이 읽고,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책도 가능한 한 전부 읽었다. 군대와 전쟁의 역사에 관한 열정은 오랜 기간에 걸쳐 그렇게 커져 왔다.

Q. 한국시장에서의 마케팅 포인트는 무엇인가?
유럽과 북미의 고객을 상대로 월드 오브 탱크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에는 우수한 고객 지원, 첨단 그래픽, 역동적인 게임 플레이, 정기적인 새 콘텐츠 제공 등이 있다. 한국 게이머들을 대할 때에도 이런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부분을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이미 이 게임을 즐기는 팬 기반이 어느 정도 형성된 상황이다. 앞으로도 게임내 이벤트, 컨테스트, 토너먼트를 통해 기존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동시에 신규 게이머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Q. 한국 시장에서의 월드 오브 탱크의 위치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는가?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무료 플레이(free-to-play) 게임부문에서 큰 잠재력이 기대된다. 지금 당장은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잠재력을 더 탐구하고, 게이머들과 교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 시장은 잘 만든 밀리터리 MMO 게임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큰 편이며, 워게이밍은 그런 틈새 수요를 채우려고 한다.

Q. 0.8.0 패치와 함께 물리엔진 효과가 추가됐다. 월드오브탱크 공식홈페이지에서 한 직원이 탱크는 절대 뒤집을 수 없으며 뒤집으면 상금을 주겠다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결국 아무도 탱크를 뒤집지 못했지만 가장 많이 기울인 사람을 우승자로 뽑아 골드를 지급했다(관련기사).

Q.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사실 한국 시장은 비즈니스 환경이 독특한 편이어서 시장 진출 준비를 충분히 갖추는 데 1년이 걸렸다. 처음 한국에 온 것은 2011년 G-Star였다. 당시의 목적은 일단 상황을 살피는 것이었다. 우리는 시장을 파악하고, 인맥을 쌓고, 현지 동향과 소비자의 취향에 대해 광범위한 분석을 벌였다.

월드 오브 탱크의 한국 출시가 결정되자 바로 게임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가 모여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손보기 시작했다. 한국의 셧다운 제도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18세 미만 게이머들을 위해 효과적으로 게임내 통금을 적용할 방법이 필요했다.

마케팅을 펼치면서 서울에 지사를 설립하고, 박찬국 지사장을 영입하고, 현지 팀을 꾸리기 시작했다. 다음 단계는 서울에 서버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서버 구조를 갖추고 나서는 내부 게임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는 순조로웠고, 11월 15일에 첫 번째 월드 오브 탱크 슈퍼 테스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슈퍼 테스트는 오픈 베타와 매우 비슷하지만, 정부 규제 때문에 18세 이상 게이머만 참가가 가능하다. 한두 달 정도 계속될 예정이다. 그 정도 기간이면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지고 게임 환경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시일은 슈퍼 테스트 결과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앞으로 몇 달 안에 한국에서 월드 오브 탱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의도적인 설정 사진은 아직도 어색하다고

Q. 18세 게임으로 출시해 국내 규제를 비교적 쉽게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한국의 정책에 맞게 다시 게임을 개발하는 등 열정이 남다르다. 이유가 있는가?
한국과 같은 상황의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서 우리의 고객 중 일부를 배제하고 싶지 않다. 편의를 위해 특정 고객층을 배제하기 보다는 모든 고객이 우리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현지법에 맞게 게임을 조율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출시가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수정을 위해 드는 노력들은 얼마든지 감수할 가치가 있다.

Q. 각 게임들의 개발 진척도는?
월드 오브 탱크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지금은 새로운 국가별 탱크 트리를 도입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최근 발표한 업데이트 8.2에서는 중국 전차를 게임에 추가할 예정이다.

월드 오브 워플레인은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 중이고, 개발자들이 분주하게 마무리에 힘쓰고 있다. 모든 기능, 모든 메카닉, 모든 자산을 가능한 최고 수준으로 완성할 생각이다. 테스트, 버그 수정, 최적화… 모든 면에서 현재보다 나아져야 하고 모든 면에서 화면에도 멋지게 보여야 한다.

해전 MMO 게임인 월드 오브 워쉽은 클로즈드 알파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 계열에서 세 번째 MMO 타이틀이며, 최근에 발표한 브라우저 게임인 '월드 오브 탱브 제너럴' 역시 순조롭게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 게임은 테이블탑 워게임, 턴제 및 실시간 전략, 콜렉터블 카드 게임의 요소를 결합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탱크 전투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Q. ‘월드 오브 탱크’의 경우 이미 해외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장기간 서비스한 게임이다. 국내 서비스와 해외 서비스 간의 게임 버전의 차이가 있는가?
월드 오브 탱크는 대륙, 서버, 경제 시스템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제공된다.

탱크의 특성, 업적 달성 속도, 침투 메카닉이 모든 곳에서 동일하다. 국제 챔피언십 행사를 개최하려면 세계의 모든 곳에서 같은 게임을 제공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세계 모든 곳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싸울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유럽, 러시아, 미국 버전과 한국 버전이 다른 부분도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게임 과몰입 방지 규정, 특히 셧다운 제도에 관한 부분이다. 게임 내에 인터넷 카페와 관련된 추가 구현도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게임 자체에 대해서라면, 월드 오브 탱크는 어느 지역에서나 똑같이 유지한다는 것이 확고한 방침이다.

Q. 한국인 개발자가 있는가? 있다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아직 회사에 한국인 개발자는 없지만, 재능 있는 개발자가 입사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함께 할 의향이 있다(웃음).

Q. 혹시 각 시리즈를 연동한 거대 게임 개발을 고려중인가?
월드 오브 탱크, 월드 오브 워플레인, 월드 오브 워쉽을 전부 통합해서 거대한 전쟁 게임을 만드는 것은 게임상으로는 불가능하다.

전투기의 공중전은 호흡이 매우 빠른 반면 해전은 신중하고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며, 지상 탱크 전투는 그 중간 정도이다. 균형 면에서도, 탱크는 공중 공격에 취약해서 고속 전투기에 대항할 방법이 없는 반면, 전투기는 중무장한 함선의 공격을 버틸 수가 없다. 통합이 불합리한 이유에는 전장 크기의 차이도 있다. 탱크는 1 x 1km 크기의 전장을 누비고, 전투기는 250km2의 공간을 날고, 배는 40 x 40km 지역에서 활약하기 때문에 한 지도에 전부 통합할 수가 없다.

워플레인, 탱크, 워쉽을 같은 전장에 넣을 수는 없지만, 다른 단계에서 게임을 통합할 계획은 있다. 핵심적인 부분에서는 경제적인 부분이 공유된다. 모든 Wargaming.net 프로젝트를 한 계정으로 관리하면서 경제 자원(골드와 자유 경험치)을 공유할 수 있다. 메타 수준과 클랜전을 보자면, 공유되는 세계 지도를 통해 클랜원들이 세 게임 모두에서 서로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Q. 이번 지스타를 통해 눈여겨본 게임이 있었는가?
관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무료 다운로드 후 소액 결제하는 게임들이었다. 모바일 게임도 중요한 테마인 것 같았다. 이 두 가지가 앞으로 게임 시장 전반을 주도하는 큰 흐름이 될 것이다. G-Star를 비롯한 근래의 대형 행사를 보면 확신할 수 있다.

Q. 도쿄게임쇼, E3, 게임스컴 등 세계적인 게임쇼에서 모바일 게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미 크게 자리 잡은 모바일 게임은 아직도 기세 좋게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용하고 있다. 태블릿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화려한 그래픽, 정교한 게임, 몰입도 높은 플레이를 제공하는 능력이 커져 가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이 크게 성장할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무료로 시작한 후 게임 중에 결제하는 프리미엄(freemium) 게임이 주류가 되면서 개발자와 퍼블리셔가 사용하는 수익 모델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은 무료플레이 비즈니스 모델로 빠르게 확장되는 부문에 속하며, 워게이밍 역시 이 분야에 관한 전문성과 시장의 성장세를 충분히 활용할 생각이다.

Q. 밀리터리 장르의 경우 아시아권 국가에선 대중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특히 여성 유저들의 유입도 적은데 이 부분에 대한 대비책은 있는가?
유럽과 미국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여성들이 월드 오브 탱크를 즐기고 있다. 그 중에는 눈에 띄는 활약상을 보이는 사람들도 많다. 물론 밀리터리 MMO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대다수가 남성이지만, 월드 오브 탱크의 긴박감 넘치는 게임플레이는 성별과 연령대에 무관하게 모든 게이머를 유치할 만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옵션 역시 여성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Q. 모바일 연동 서비스를 준비 중인가?
이미 워게이밍에서는 작년에 iOS 및 Android용으로 월드 오브 탱크 도우미 앱을 출시했고, 몇 가지 모바일 프로젝트도 더 고려하고 있다.

Q. 대표가 생각하는 한국 유저들은 어떤 유저들인가?
이미 1년 전에 월드 오브 탱크를 이용하는 한국인 사용자가 있었다. 현지 서버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미국 서버를 이용하려면 500ms에 이르는 끔찍한 핑 속도를 견뎌야 했다. 북미와 나중에 SEA 서버에서 전투를 즐기던 사람이 45,000명 정도였는데, 열악한 조건에서도 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인 게이머들이 핑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 같은 수준으로 게임을 한다면 곧 국제 토너먼트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일반적인 밀리터리 FPS게임 개발을 고려하고 있는가?
A. 워게이밍은 현재 세 개의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고, 회사 전체의 게임과 서비스를 한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www.wargaming.net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금은 이런 계획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할 여유는 없는 상황이다.

Q. 한국 유저들에게 한마디
한국인들은 MMO 게임을 잘 안다. 온라인 게임이 전 국민적인 취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월드 오브 탱크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매우 기쁘다.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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