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오브워: 어센션' 개발자에게 직접 물었다

한국계 개발자 스티븐 김이 말하는 갓오브워의 최신작

등록일 2013년03월06일 10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갓오브워'는 '언차티드'와 함께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플레이스테이션'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게임 시리즈 중 하나다. 본 시리즈 세 편에 이어 오는 12일 주인공 크라토스가 복수의 여정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 '갓오브워: 어센션'이 전 세계 동시 발매된다. 국내에는 한글 자막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갓오브워: 어센션 발매를 기념해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서 '갓오브워3' 및 갓오브워: 어센션 개발에 시니어 테크니컬 아티스트로 참여한 한국계 개발자 스티븐 김이 고국을 찾았다. 태어나자마자 미국으로 건너가 이번이 30여년 만의 첫 고국 방문이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스티븐 김 시니어 테크니컬 아티스트

게임포커스에서는 산타모니카 스튜디오 스티븐 김 시니어 테크니컬 아티스트를 만나 갓오브워: 어센션 및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의 작업 분위기에 대해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어센션만의 특징, '초근접전' 멀티플레이
게임포커스: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나?
스티븐 김: 산타모니카 스튜디오에서 시니어 테크니컬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다. 내가 속한 팀은 10명 정도의 아티스트로 구성되며 제네럴 아티스트와 캐릭터 아티스트가 함께 일한다. 내가 하는 일은 주로 캐릭터 부분으로 크라토스나 몬스터 등의 디자인을 담당한다.

캐릭터의 피부, 옷이나 머리카락 같은 것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다이나믹하게 표현되도록 하는 작업을 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게임포커스: 산타모니카 스튜디오는 최고의 개발력과 창의력을 갖춘 것으로 유명하다. 업무 분위기는 어떤가?
스티븐 김: 동료들은 서로 친하게 지내며 기본적으로 서로 묻고 의견교환하는 것을 꺼리지 않는다. 굉장히 오픈되어 있는 분위기로 활발한 대화를 나누며 우리는 커뮤니케이션이 성공적 게임 개발의 핵심요소라고 생각한다.

책상과 책상 사이에는 벽이 없이 서로를 마주보는 구조이며 언제든지 일어나서 동료에게 뭔가를 부탁하거나 말을 걸 수 있다. 게임의 완성도, 특히 대작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는 대화와 의견교환이 중요한 것 같다.



게임포커스: 기존 시리즈와 비교해 갓오브워: 어센션이 가진 특징은 뭐라고 생각하나?
스티븐 김: 역시 멀티플레이가 가장 큰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3편 끝 부분에서 크라토스가 영혼과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프로그래머 중 하나가 이걸 따로 만들어 다른 유저와 싸우는 스테이지를 만들어 본 게 멀티플레이 구현의 계기였다.

사실 우리는 싱글플레이 개발 경험만 갖고 있을 뿐 멀티플레이 개발 경험이 없었다. 연구를 통해 잔혹한 전투, 장대한 스토리 등 갓오브워만의 요소들을 멀티플레이로 옮겨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

갓오브워의 멀티플레이에서 전투에 자신이 없는 유저라면 망치같은 무기를 써서 넓은 범위를 한 번에 노릴 수 있을 것이고 전투에 자신이 있다면 칼로 근접전을 노리는 등 다양한 스타일의 전투가 가능하니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물론 우리는 싱글플레이어, 멀티플레이어가 같은 환경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구현하려 공을 들였다. 멀티플레이어들이 랙을 느끼거나 하지 않는 걸 중요하게 생각했다. 갓오브워의 전투가 가진 매력 중 하나가 민감한 반응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점을 멀티플레이에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많은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우리의 우수한 네트워크 프로그래머 글렌 피들러가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코드를 사용해 해결해 냈다.

대부분의 멀티플레이가 슈팅게임으로 진행되는 데 비해 갓오브워의 초근접전 전투를 표현한 멀티플레이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차원이 다른 그래픽 구현했다
게임포커스: 갓오브워의 세계관을 표현하는데 영감을 준 건 어떤 것들인가?
스티븐 김: 그리스 신화를 묘사한 그림 등을 참고했다. 캐릭터 아티스트들은 직접 조각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창조력을 발산하고 그 결과를 협업과 토론을 통해 창조력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산타 모니카 스튜디오의 오픈된 분위기 속에서 팀원들의 의견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 창조물에 반영한 결과가 갓오브워: 어센션에 담겨 있다.

게임포커스: 갓오브워: 어센션은 완결되는 스토리인지, 아니면 후속편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끝나는 것인지 궁금하다.
스티븐 김: 갓오브워: 어센션은 후속 내용이 나올 수 있는 내용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확정된 건 없어서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가 나올지 미정이다.

게임포커스: 전작인 갓오브워3와 비교해 볼륨은 어느 정도인가?
스티븐 김: 딱 몇시간이라고는 말하기 힘들지만 갓오브워3보단 긴 내용을 담고 있다. 장대한 서사시, 모험을 즐길 수 있도록 최대한 충실하게 만들었다.

게임포커스: 작업한 부분 중 게이머들이 이런 부분을 잘 봐줬으면 좋겠다 싶은 곳이 있다면?
스티븐 김: 역시 캐릭터 표현을 잘 봐주셨으면 한다. 근육의 표현, 근육, 관절을 포함한 현실적인 인체 표현, 몸을 움직일 때 몸의 모든 부분이 역동적이고 사실적으로 움직이는 느낌 같은 것들. 엔진 레벨에서 구현한 것으로 플레이하며 중점적으로 봐 주셨으면 좋겠다.

게임포커스: 갓오브워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그래픽 수준이 높은 시리즈였다. PS3는 오래된 하드웨어인데 작업하는 데 어려움이나 아쉬운 점은 없었나?
스티븐 김: 최대한 멋있고 아름답게 만든 뒤 돌려보며 빼야 할 부분을 빼는 과정을 거쳤다. 가장 아름다운 그래픽을 준비해 그걸 플3에 맞추는 과정으로 메모리의 한계 안에서 아티스트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야 하는 점이 어려웠다.

'갓오브워: 어센션' 시연대에서 포즈를 취한 스티븐 김

게임포커스: 데모버전을 통해 잔혹한 연출, 폭력신이 엿보이는데 그런 연출을 위해 참고한 게 있나?
스티븐 김: 캐릭터 모델러들은 아름다운 그래픽 뿐만 아니라 잔인한 시체, 동물의 내장 등 다양한 레퍼런스를 참고한다. 회사 도서관에는 연쇄살인범의 수집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끔찍한 것들도 구비되어 있다.

동물의 움직임도 많이 참조하며 이렇게 생긴 몬스터라면 어떻게 움직일까를 상상해 본다. 비슷한 동물의 이미지, 움직임을 연구해서 검토하고 취합해서 실제로 게임에 나오는 상상의 존재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체험판을 예로 들면 손에서 튀어나오는 괴물의 경우 연출이 이상하면 정말 살아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인형극처럼 보일 것 같아 걱정했는데 애니메이터들이 생명을 부여해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보이도록 잘 표현해냈다. 단순히 컨셉 아트만 보면 웃기고 이상해 보여도 애니메이션을 주거나 캐릭터로 만들어 전투팀에서 스테이지에 심는 모든 과정을 거치면 굉장히 멋져 보이는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게임포커스: 폭력 묘사에서 한계나 이런 건 안 된다는 금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스티븐 김: 우린 생각할 수 있는 건 뭐든 게임에 넣고 싶지만 ESRB의 제약이 있으니 캐릭터 표현에서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다. 부러진 다리에서 뼈가 튀어나온 것 같은 표현은 빼야 했다.

플레이스테이션4, 기대돼
게임포커스: 최근 플레이스테이션4가 공개됐다. 플레이스테이션4에 대한 개인적 감상은?
스티븐 김: 굉장히 멋졌다. 캡콤이 공개한 '딥 다운'의 리얼타임 데모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킬존도 대단했다. 굉장히 리얼한 그래픽 효과를 보여줬다.

게임포커스: 최신 하드웨어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나?
스티븐 김: 물론이다. 우리도 개발사로서 다른 개발사들이 플레이스테이션4를 위해 만든 결과물을 보고 우리라면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졌고 플레이스테이션4의 성능을 어떻게 구현할까 연구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SCEK 카와우치 시로 대표(오른쪽)와 스티븐 김

게임포커스: 동작인식 기능을 적용한 구상이나 이런 게 하고 싶다는 게 있나?
스티븐 김: 6축패드도 시험해 봤지만 좀 아니었다. 캐릭터가 사이클롭스에 타고 있는데 당기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시험해봤지만 갓오브워의 전투는 빠르고 민감한 반응을 요구해서 유저들의 경험에 부정적 효과를 줄 것 같았다.

게임포커스: 한국에 와본 감상은 어떤가?
스티븐 김: 한국에는 처음 왔는데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TV나 잡지에서만 보던 것들을 직접 보니 마법같다고 느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음식이 굉장히 맛있어 놀랐다. LA의 코리아타운에서 먹는 음식도 물론 맛있지만 직접 한국에 와서 먹은 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맛있었다,

게임포커스: 갓오브워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트로피 획득이 쉬운 게임이었는데 어센션은 어떤가?
스티븐 김: 트로피에 대한 정보는 잘 모르지만 전작들보다는 좀 어렵길 바란다.

게임포커스: 최근 본 게임 중 그래픽이 인상적인 게 있다면?
스티븐 김: '언차티드3'가 대단했다. 기술적으로 놀라운 진보를 보인 작품이다. 복잡하고 혼합적인 애니메이션 표현이 대단했다.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더 눈에 띈 것 같은데 작중 비행기에 매달려 날아가는 장면에서 캐릭터 뿐만 아니라 배경이 다양하고 다이나믹한 움직인을 보이는 게 놀라웠다.

어새신크리드3의 리얼타임 물 표현도 대단했다. 물의 레이어, 단층을 다 표현한 데모를 봤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사람 얼굴의 표현도 대단했다.

게임포커스: 갓오브워: 어센션을 기대하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스티븐 김: 개발사에서도 해외 팬들이 어떻게 좋아하고 느끼는지를 알고 싶어하고 좋은 반응을 보이면 기뻐한다. 뉴스 기사, 블로그 포스트 등은 모두 고마운 소스다. 한국 팬들의 뜨거운 반응과 관심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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