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일 2010년11월29일 18시30분

직장인 박모씨는 최근 지인이 선물해 준 모바일게임을 다운로드 받고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이동통신사로부터 '데이터 요금이 1만원을 초과했으니 확인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박모씨는 한번도 휴대폰으로 인터넷 등 데이터를 사용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상하게 여겨 해당 통신사에 내역을 문의해 본 결과 해당 요금은 바로 지인이 선물해 준 모바일게임의 다운로드 패킷 요금이었다. 

4천원짜리 모바일게임을 무료로 선물받았지만 다운로드 패킷 요금은 그 2배가 넘는 1만원이나 지불했던 것. 박모씨는 "다운로드 패킷 요금이 이렇게 비싸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아무리 지인의 선물이라도 모바일게임을 다운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최근 모바일게임의 과도한 다운로드 패킷 요금 부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모바일게임들의 용량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데이터요금 피해도 더욱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처럼 다운로드 패킷 요금이 적지 않음 금액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통신사들이 패킷 과금체계를 홈페이지에 명시해 놓지 않아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다운로드 받기 전에는 패킷 요금이 어느 정도 부과될 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데이터 요금은 소비자들이 구매한 모바일 게임을 다운로드 받거나 기타 모바일 콘텐츠를 사용하기 위해 소비되는 통신비용을 말한다. 과거 모바일 게임이 저용량이었을 때는 이 패킷 요금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최근 모바일게임의 용량이 늘어나면서 다시 통신사의 과도한 데이터 요금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포커스가 통신사 별 홈페이지 내 데이터 이용요금 표기를 조사한 결과, SKT를 제외한 KTF, LGU+ 등 나머지 통신사 홈페이지에는 사용자가 볼 수 있도록 데이터 요금 체계에 대해 표시를 해놓은 곳이 없었다. 오로지 사용자가 직접 해당 통신사로 전화문의를 해야만 요금 기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SKT 사용자를 제외하고는 게임 구매금액 외에 부과되는 데이터 요금이 얼마나 될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할 방법이 사실상 없는 셈이다.

▲ SKT 홈페이지에 기재된 데이터 통화 요금 기준. 타 통신사 홈페이지에는 위와 같은 설명이 없다

통신사 별 데이터 요금을 확인한 결과, SKT의 경우 게임을 다운로드 받기 위해서는 소용량 멀티미디어(GVM, SK-VM)로 분류된 요금 기준을 따르며, 0.5KB 당 1.75원을 지불해야 한다. KTF의 경우 SKT와 마찬가지로 0.5KB 당 1.75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LGT는 0.5KB 당 2.0원이다. 또한, 통신사 별 게임의 용량도 다르다.

만약, 사용자가 게임빌의 '2011 프로야구'(구입금액 4천원, 이하 프로야구)를 다운로드 받는다고 할 경우, 각 통신사 별 총 요금합계는 다음과 같다. 

SKT로 서비스 되는 프로야구의 용량은 약 2,8MB(2,880KB)다. 따라서 SKT의 경우 데이터 이용 금액은 게임용량에 3.5원(1KB 당)를 곱한 금액 10,080원에 게임 가격 4,000원을 더한 총 금액 14,080원이 부과된다. KTF는 2,738KB로 여기에 3.5원을 곱한 9,583원에 4,000원을 더한 13,583원, LGT는 2,666KB, 4.0원을 곱한 10,664원에 4,000원을 더하면 14,664원이 부과된다.

결국, 3개의 이동통신사 모두 총 게임구입 비용은 게임가격의 3배 이상이 되는 셈이다. 만약 게임을 다운받기 전에 소비자가 해당 패킷 요금에 대해 알고 있었다면 게임 구매를 재고했을지도 모르는 금액이다. 그러나 SKT를 포함해 모든 이통사가 다운로드 받기 전에 휴대폰을 통해 이러한 요금 부과에 대해 미리 고지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요금 부과 방식을 모르는 일부 사용자들은 사실상 패킷 요금과는 전혀 상관없는 모바일게임 개발사에 항의를 해와 개발사들도 곤란해 하고 있다.

더구나, SKT의 경우 게임을 모두 다운로드 받고 휴대폰에 설치하는 과정에서는 '5원 미만의 이용요금이 부과됩니다'라고 고지해, '적은 금액은 사용자에게 고지하고 비싼 요금은 일부러 고지하지 않아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거세게 일고 있다.

한편, 최근 출시되는 모바일 게임 중에는 4,000kb 이상 되는 게임도 다수 있어 이들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경우 휴대폰 사용 금액은 눈덩이 처럼 불어나게 된다.

더욱이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스마트폰 전용 데이터 요금에 대한 정보는 많이 공개되면서 날로 개선되고 있으나 피쳐폰에 대한 데이터 요금은 사실상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과도한 데이터 요금으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들과 피쳐폰용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들이 짊어지고 있다.

모바일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 구매금액만 표시한 채 정작 데이터 비용에 대한 표시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되어있지 않은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한 데이터 요금에 대한 신경만 쓸 것이 아니라, 피쳐폰 사용자들을 위한 데이터 요금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방안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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