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마트폰 시장, 한국 보다 4배 이상 규모 성장 가능"

게임빌 일본 지사장이 바라보는 일본 시장

등록일 2013년10월03일 16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3월, 세계 게임업계에 한 가지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카카오 게임하기 및 '확산성 밀리언아서' 등 수입 게임들의 대성공에 힘입어 2012년 하반기부터 급성장을 이룬 한국 안드로이드 게임시장 규모가 일본을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3월에 정점을 찍은 한국 안드로이드 게임시장 규모는 더 커지지 않고 소폭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일시적으로 한국보다 작아졌던 일본 안드로이드 게임시장은 3월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해 다시 한국을 추월했다.

여전히 일본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50%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스마트폰의 점진적 보급률 향상과 함께 일본 스마트폰 게임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게임개발자컨퍼런스(CEDEC) 츠루타니 타케치카 부위원장은 게임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급격한 성장을 이룬 뒤 정체기에 들어간 한국 스마트폰 게임시장과 달리 일본 스마트폰 게임시장은 적어도 향후 5년 동안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더 이상 파이가 커지지 않게 된 한국 스마트폰 게임시장은 서로가 가진 걸 빼앗아야 하는 '의자뺏기 게임'이 되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다시 해외로, 특히 일본 시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예견하고 일찍부터 일본 시장, 일본 게임업체들과의 협업에 주력해온 업체가 있다. 바로 게임빌이다. 게임빌은 일본의 오랜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한국의 기술력에 접목시켜 세계 규모에서 새로운 스마트폰 게임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게임빌 일본지사 이경일 지사장

게임포커스에서는 도쿄에 위치한 게임빌 일본지사를 찾아 이경일 지사장(본사 사업개발실 이사 겸임)에게 일본 스마트폰 게임시장 현황과 전망, 그리고 게임빌의 향후 전략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게임포커스: 일본과 한국을 왕래하며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는 가운데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드린다. 먼저 게임빌이 바라보는 일본 스마트폰 게임시장은 어떤 시장인지를 설명해주시기 바란다.
이경일 지사장: 정말 중요한 시장이다. '퍼즐앤드래곤'의 빅히트로 큰 성장을 이뤘고 꾸준히 성장 중이며 유저들의 과금률도 한국보다 훨씬 높다. 모바일, 스마트폰 게임 사업을 한다면 놓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봐야 한다.

게임포커스: 피쳐폰 게임 시절에 ARPU가 높았던 건 익히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 게임에서도 여전한가? 스마트폰 보급률은 지난해 50%가 안 되었는데 지금은 어떤가?
이경일 지사장: 스마트폰 게임에서도 일본 유저들의 ARPU는 매우 높게 나오고 있다. 일본 총무성 자료에 따르면 여전히 스마트폰 보급률은 50%를 못 넘고 있다. 한국에 비해서 스마트폰 보급률은 훨씬 낮지만 그렇게 보급률이 낮음에도 시장규모가 iOS와 안드로이드를 합쳐서 2배 이상이다. 앞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며 사이즈가 지금의 2배 이상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되므로 그 중요성은 점점 커져만 갈 것이다. 스마트폰이 충분히 보급된다면 한국 시장보다 4배 이상 규모가 기대되는 시장이다.

게임포커스: 일본 업체들은 피쳐폰 게임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스마트폰 게임으로의 전환이 좀 느렸다는 인상이 있다.
이경일 지사장: 스마트폰의 급성장의 반대급부로 피쳐폰 시장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리 등 스마트폰 게임으로의 전환이 늦었던 업체들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DeNA는 미국 등에서 스마트폰 게임으로 성과를 낸 데 비해 그리는 브라우저 게임에 집중하며 전환이 늦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기존 브라우저 게임 업체들이 구글플레이나 iTunes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브라우저 시장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일본도 스마트폰 게임으로 완전히 넘어갈 것이라 본다.

다만 일본 게임들은 iTunes나 구글플레이 스토어로 나오며 '하이브리드 앱'이라고들 하고 있지만 껍데기만 네이티브 앱이고 여전히 내용은 구식인 게임들이 많다.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그런 게임이 특히 많으며 매출 면에서는 아직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므로 일본의 네이티브 앱게임 시장이 크다고 딱 잘라 말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현재 네이티브 앱게임 시장은 라인(LINE)쪽 게임들이 잘 되고 있다. 라인이 캐주얼 게임 시장을 창출하고 있고, 스마트폰 유저가 5000만이라면 4500만이 라인유저인 셈이라 라인은 좋은 플랫폼이다. 전망도 좋게 보고 있다.

브라우저 게임들의 경우 이펙트, 연출 면에서 네이티브 앱게임보다 약할 수 밖에 없다. HTML이라 운영 면에서의 장점은 있지만 이펙트나 게임성 측면에서 네이티브 앱이 우월할 수 밖에 없으니 향후 점차 네이티브 앱게임이 자리를 잡게될 거라 보고 있다.

라인의 성과도 그런 전망을 뒷받침해 주는 거라 본다. 스마트폰 게임시장의 발전 단계에서 일본은 네이티브 앱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가는 과도기에 있지 않나 한다. 내년 중순 이후부터는 네이티브 앱이 주도하게 될 거라 예상한다.

게임포커스: 그러고 보면 한국에 수입되는 일본 스마트폰 게임 중에도 브라우저 게임이 많았다.
이경일 지사장: iTunes에는 네이티브 앱이 좀 더 많은 편이다. 사실 일본에서 안드로이드가 세를 확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2013년 초부터 드라마틱하게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상승했다. 2012년 말에는 스마트폰과 애플은 같은 의미였다.

그러다 보니 네이티브 앱게임을 만드는 일본 업체들 중에는 iOS만 취급하는 업체가 아직 많다. 2013년 4월을 기점으로 안드로이드가 iOS를 따라잡았고 점점 더 커지고 있다. NTT도코모가 아이폰을 취급하지 않은 게 안드로이드에 많은 도움이 됐다. 도코모가 프로모션을 소니의 엑스페리아와 삼성의 갤럭시3에 주력했다. 하지만 NTT도코모가 아이폰을 취급하기로 결정했으므로 다시 iOS 점유율이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게임포커스: 장기적으로 한국처럼 일본에서도 안드로이드가 시장을 제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
이경일 지사장: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애플이 일본에선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잘 해 왔고 애플을 선호하는 문화가 자리잡은 상태다. 애플 제품을 선호하는 유저의 비율이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양쪽 다 성장하며 현재처럼 양립하지 않을까 한다. 반반 정도에서 안드로이드가 약간 우세할 거라 예상한다.

그러므로 일본 시장을 본다면 iOS와 안드로이드 버전을 둘 다 만들어야 한다. 네이티브 앱게임이라면 iOS에 좀 더 집중해야 할 것 같긴 하다. 현재 전체 매출은 안드로이드가 높지만 유저들의 과금률은 여전히 iOS 쪽이 높다.

게임포커스: 반대로, 일본에서 바라보는 한국시장은 어떤 시장일까?
이경일 지사장: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잡은 건 사실이다.

일본에서는 스마트폰 게임업체들의 마케팅 비용이 엄청나다. 주요 업체들이 TV 광고를 굉장히 많이 한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오프라인 마케팅, TV 광고가 가장 파워풀한 매체다. 한국에선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일본에서 가장 많은 TV 광고를 집행한 회사들은 DeNA, 그리, 겅호다. 라인도 TV 광고를 많이 한다. TV가 중요한 매체라는 게 한국과의 가장 큰 차이이다.

라인에 서비스하는 게 좋은가, 아니면 직접 서비스하는 게 좋은가?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비용이 많이 소요되므로 판단을 잘 해야 한다.

게임포커스: 2013년 들어 일본업체들의 한국 진출이 크게 늘었다.
이경일 지사장: 한 때 다들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2013년 초, 한국의 안드로이드 시장규모가 일본 시장규모보다 크게 나왔다.

2013년 3월에 한국 안드로이드 게임시장 규모가 600억에 도달했다. 한국 안드로이드 시장규모는 그 후 더 커지지 못하고 정체, 소폭 축소되었지만 일시적이라도 시장규모가 일본을 넘어서니 일본에서는 가까운 한국에 직접 하면 될 거라고 판단한 거다. 하지만 골드러시에서 실제 금맥을 발견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일본에서 잘 되는 게임을 한글화해 낸다고, 아니면 그저 카카오에 게임을 넣는다고 돈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걸 학습했을 것이다.

이제는 일본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잘 몰랐고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무작정 들어왔다 실패를 맛본 업체들이 더 신중하게 한국 시장을 바라보게 됐다. 한국 시장이 성장은 멈췄지만 현재 규모만으로도 매력적인 시장이므로 앞으로도 관심을 계속 가질 것이다.

게임포커스: 일본 업체들의 한국 지사가 많이 설립되었던 기억이 난다. 포케라보, 크루즈 등 한국에선 생소한 업체들이 지사를 설립해 화제가 되었다.
이경일 지사장: 한국에 직접 진출하는 것에는 많이 조심스러워졌다.브라우저 게임으로 성장해 온 일본 업체들이 한국 시장은 완전한 네이티브 앱게임 시장이라는 걸 깨닫게 됐다. 앞으로도 직접 진출을 꾀하는 업체가 있겠지만 한국 업체와의 협력, 콜라보 등 다양한 경로를 철저히 준비해 도전해 올 것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이 네이티브 앱게임에서는 한참 앞서 있는 게 사실이라 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이다. 일본은 오랜 기획, 운영 노하우를 지니고 있고 비즈니스 모델에서 강점이 많지만 네이티브 앱 개발력에선 한국이 앞서 있다.

게임포커스: 한국, 일본, 중국에서 1등을 하는 게임들이 다른 나라에선 그만큼의 성과는 못 내고 있다.
이경일 지사장: 결국에는 한중일 3국이 각각 다른 분위기로 나아갈 것 같다.

요즘 들어 중국 게임들의 수입이 점차 늘고 있는데, 중국의 스마트폰 게임은 해킹, 과금 문제로 인해 네트워크 게임으로 발전이 많이 됐다. 그러다 보니 중국 스마트폰 게임은 재미있게도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우리보다 더 온라인 게임으로 특화된 방향성을 갖게 됐다. 한국 게임들은 아직 네트워크 면에선 약한데, 일본 게임보다는 중국 게임이 향후 스마트폰 게임의 헤게모니를 다툴 강력한 경쟁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하고 있다.


게임포커스: 격변하는 스마트폰 게임시장에서 게임빌의 전략은 무엇인가?
이경일 지사장: 퍼즐앤드래곤의 성공 이후로 일본에도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확산되었다. 한국에서는 다들 네이티브 앱으로 성공해 왔으므로 일본의 오랜 경험, 운영 노하우와 한국의 기술력을 합친다면 글로벌한 새로운 스마트폰 게임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일본 업체들과 만나서 다양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일본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외업체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만들도록 계속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게임포커스: 게임빌이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3년이 지났다.
이경일 지사장: 지난 2년 동안 일본 시장을 지켜봤다. 일본 모바일게임 시장은 네이티브 앱게임보다 브라우저 게임 중심이라 일본에 게임을 서비스해 큰 성공을 거두기는. 로컬라이징, CS 위주로 일본 사업을 진행해 오다 올해 3월부터 전략적인 행보에 나섰다.

먼저 일본에서의 직접 마케팅, 게임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다크어벤저'를 지난 2개월 동안 직접 마케팅한 결과 괄목할만한 성과가 나왔다. 실적도 괜찮게 나오고 있다. 현지 PR, SNS 마케팅 등이 좋은 성과를 거뒀고 노하우를 점차 쌓아나가고 있다.

다음으로 라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라인은 네이티브 앱게임 유저들에게 매우 적합한 플랫폼이다. 거기에 게임 4개를 공급하고 있는데, 빠른 업데이트와 이벤트 등을 진행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서 전망이 좋다.

게임포커스: 일본에 게임을 서비스할 때는 라인 플랫폼과 함께 가는 건가?
이경일 지사장: 물론 무조건 같이 간다는 원칙이 있는 건 아니다. 직접 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라인에 적합한 게임이라면 라인에 넣는 거다. 게임별, 성격별로 개별 전략으로 갈 것이다.

일본 업체들과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현지 유명 업체들과 공동 서비스, 공동 마케팅을 추진 중이고 일본의 좋은 게임을 한국을 포함한 해외에 소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게임포커스: 크로스 마케팅은 어떻게 진행하는 건가? 콜라보레이션을 생각하고 있는 건가?
이경일 지사장: 일본 게임들에는 일본 고유의 문화나 UI가 존재한다. 그런 부분에서 개발 부분부터 함께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 우리 게임을 일본의 기획자, 아티스트와 협업해 만드는 등, 폭넓은 비즈니스를 생각 중이다.

한중일 3국에서 그 나라 고유의 게임들이 1등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무척 재미있는 현상이다. 글로벌하게 성공한 '캔디 크러시 사가' 등 몇몇 게임을 제외하면 로컬 업체의 게임들이 성공하고 있는 거다.

일본에 나간다면 현지 업체와 협력해야겠다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생각한 것이다. 한국적인 게 세계적인 거라는 말도 있지만 한중일에 비슷한 이미지는 있어도 UI나 개념 등에 미묘한 차이가 있으므로 그저 한국적인 걸로 밀어붙여선 성공하기 힘들다.

협업을 통해 일본에 갈 때는 일본업체와 협업하고, 일본업체의 한국, 글로벌 진출 시에는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고 윈윈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포커스: 일본 게임의 한국 서비스에 대해서도 언급하셨다.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이경일 지사장: 일본 게임의 한국 서비스도 생각하고 있지만 네이티브 앱게임에 한정해 검토 중이다. 일본의 성공적인 웹게임들이 네이티브 앱으로 변신하려고 노력 중인데 좋은 콘텐츠가 많아서 그 쪽도 보고 있다. 다만 일본 업체들이 웹게임을 쭉 해오다 보니 네이티브 앱을 개발할 인력이 워낙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상태다.

그런 부분에서도 국내 개발자들이 스피드를 더 낼 수 있으므로 협업한다면 다양한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거라 본다.

게임포커스: 세가 주도로 15개사의 협업이 이뤄졌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
이경일 지사장: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난관이 많을 거라 본다. 일본 내에서 라인, 구글플레이 등 강력한 플랫폼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이번에 협업을 발표한 업체들이 스마트폰의 네이티브 앱게임에선 아직 자리를 못 잡은 상태다.

게임포커스: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네이티브 앱게임을 잘 만드는 업체로는 어떤 업체가 있는지 소개해주시기 바란다.
이경일 지사장: 퍼즐앤드래곤의 겅호야 두말할 것도 없고, 코로프라, 아소비즘 등이 잘 한다. 포케라보, 에이팀 같은 업체들도 선전하고 있다. 반다이남코나 세가, 스쿼어에닉스도 열심히 하고 있긴 한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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