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권과 테일즈 오브 시리즈, 게임음악 거장 시이나 고우를 만나다

등록일 2013년12월30일 18시1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시이나 고우. '미스터 드릴러', '철권' 시리즈, '테일즈 오브' 시리즈, '아이돌마스터' 시리즈, '갓이터' 시리즈 등 지난 15년 동안 반다이남코게임즈를 대표하는 게임들의 음악을 만들어 온 게임음악의 거장이다.

그가 '꼬마마녀 요요와 네네' 개봉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꼬마마녀 요요와 네네는 2011년부터 애니메이션 음악으로 활동영역을 넓힌 시이나가 세 번째로 음악감독을 맡은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감독인 히라오 타카유키와는 '공포와 물고기' 등에 이어 이번에도 손발을 맞췄다.

히라오 감독과 시이나 음악감독은 '갓이터2' 오프닝 애니메이션 등 게임에서도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으며, 그 인연을 애니메이션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묵직한 발라드 '신과 인간과'(神と人と, 갓이터 테마송)로 헐리웃 뮤직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된 적도 있는 시이나는 게임음악에서 발라드, 클래식부터 아이돌 댄스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다.

게임음악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며 명성을 쌓은 시이나 음악감독도 애니메이션에서는 음악이 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곤 한다. 그가 음악을 맡은 '쿄소기가'를 시청한 한 애니메이션 마니아는 "영상과 잘 맞아떨어지고 나쁘지 않았지만 음악만 따로 기억나진 않는다"는 평가를 내렸다.

시이나 고우를 만나 가장 먼저 물어보고 싶은 부분은 이런 게임음악과 애니메이션 음악의 차이점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게임음악과 애니메이션 음악의 차이에 대해 "게임에서는 장면마다 그 장면의 핵심이 되는 것이 다르다. 캐릭터가 튀어야 하는 장면, 배경이 튀어야 하는 장면 등 각 장면마다 입장이 다르므로 기본적으로 배경이나 환경에 맞춰서 음악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캐릭터가 중심이므로 그 캐릭터의 심정과 환경의 밸런스를 고려해서 만들어야 한다. 거기에서 느낌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이나에게 다음으로 들어본 것은 2010년 이후 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갓이터'와 '갓이터2'의 차이에 대한 부분이다. 갓이터의 음악과 갓이터2의 음악은 같은 시리즈, 같은 사람이 작업했음에도 느낌이 크게 달랐다.

그는 이에 대해 "이해하기 조금 어려우실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작업한 느낌을 색상에 비교해 설명해 보겠다. 갓이터는 다양한 색이 공존하는 느낌으로 음악을 만들었다면, 갓이터2는 모노톤 안에서 다양한 색이 있는 느낌으로 작업했다. 컬러풀한 이미지가 갓이터라면 구름낀 쟃빛 하늘에서도 다양한 색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게 바로 갓이터2의 음악이다. 갓이터2에서는 보다 일체감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평소 게임을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이나는 한국 게이머들에게 갓이터 시리즈를 추천했다. 그는 "나는 이야기가 확실하게 잘 서 있는 게임을 좋아한다. 스포츠게임 같은 건 조작이 서투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보기 위해 게임을 하는 거라 즐겨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기본적으로 JRPG를 중심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갓이터 시리즈는 액션게임이지만 스토리가 중심인 시리즈로 좋아한다. 한국 게이머들도 즐겨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시이나 고우 음악감독에게 마지막으로 아이돌마스터 제작에 대해 물어 봤다. 그는 아이돌마스터 시리즈가 처음 만들어질 때 프로젝트에 참여해 '아이돌 프로듀스'라는 새로운 장르 성립에 기여했다. 그가 만든 곡들은 아이돌마스터 시리즈가 초대형 IP가 된 지금도 명곡으로 남아 있다.

"아이돌마스터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주로 전투 음악이나 발라드를 만들어왔다. 아이돌마스터에서 본격적인 아이돌곡을 만든 건 개인적으로 큰 도전이었다.

사실 치하야를 위해 만든 곡 '파랑새'(蒼い鳥) 등은 발라드라 평소 만들던 스타일대로 곡을 쓰면 됐지만, 하루카를 위해 만든 '태양의 질투'(太陽のジェラシー)는 내 첫 아이돌곡으로 만드는 데 꽤 애를 먹었다"

그는 아이돌마스터 제작 과정에서 있었던 재미있는 일화를 게임포커스를 통해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아이돌마스터는 진짜 제로에서 시작해 모두 함께 만든 작품으로 추억도 많고, 인상에 남은 작품이다. 갓 데뷔한 성우들과 함께 작업하며 처음부터 새로운 장르의 게임을 만든 거라, 노래방에 기기를 가져가서 작업을 하던 것도 생각나고, 아이돌마스터는 참여한 스탭 모두가 함께 만든 작품이었다.

여기서만의 이야기지만 숨을 좀 헐떡거리며 부르는 느낌으로 녹음해야 한 적도 있는데, 체력을 다 쓴 후에 노래를 시키기 위해 한계까지 달리기를 시킨 뒤에 노래를 시킨 적도 있다. 녹음에 참여한 성우들이 나를 악마라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체력을 다 쓰고 불러야한다는 취지는 다들 이해했지만 모두 정말 고생을 했다(웃음)"

카쿠마 아이(왼쪽)와 시이나 고우

한편 옆에서 시이나 음악감독과 기자의 대화를 듣고 있던 성우 카쿠마 아이는 이 일화를 듣고 "깜짝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꼬마마녀 요요와 네네에 네네역으로 출연한 그녀는 음악감독 시이나 고우와 함께 서울을 찾았다.

시이나 음악감독은 카쿠마 아이의 이런 반응에 대해 "아이돌마스터는 제로부터 완전히 새로 만든 작품이다보니 그런 일화도 있었던 것"이라며 "악마라는 평판을 얻은 건 그 때 한번 뿐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해명했다.

'테일즈 오브 레젠디아' 음악감독을 맡았고, 그 외에도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 등 테일즈 오브 시리즈에 쭉 참여해 온 시이나 음악감독의 다음 참여작은 테일즈 오브 시리즈 20주년 기념작 '테일즈 오브 제스테리아'다.

 

그는 "테일즈 오브 제스테리아에는 참여하는 것만 확정되었을 뿐 아직 작업을 진행하진 않고 있다"며 "게임은 개발 중이지만 음악은 나온 걸 보고 만들어야 하니 아직 시작을 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많은 RPG, 액션게임들의 테마는 사람의 마음의 상처다. 그런 부분을 느끼며 즐겨주신다면 게임에서 떠났던 분들도 초심으로 돌아와 게임을 다시 즐기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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