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4' 캐릭터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경진 팀장이 말하는 캐릭터들의 재해석

등록일 2015년04월09일 1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과거의 캐릭터와 현재의 캐릭터를 어떻게 재해석할지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소프트맥스 창세기전4 개발팀 그래픽팀 이경진 팀장이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경진 팀장은 'PS2 마그나카르타: 진홍의성흔' 개발초기부터 팀에 합류해 'PSP 마그나카르타 포터블', 'Xbox360 마그나카르타2'에 이어 창세기전4까지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낸 소프트맥스의 핵심디자이너다.

올드팬? 신규유저? 캐릭터 콘셉트 잡기에만 수개월
1995년 12월, 창세기전이 첫 발매이후 20년 동안 수많은 개발자에 의해 탄생한 창세기전 시리즈를 중심으로 하는 창세기전4의 캐릭터 개발은 한마디로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고 설명한 이 팀장은 가장 어려웠던 작업으로 캐릭터 콘셉트를 꼽았다.

캐릭터를 재해석하기 위해 이 팀장은 ▲유저들이 어떻게 기억했는지 ▲서로 다른 작품에서 다르게 묘사된 캐릭터를 어떤 작품을 중심으로 해석해야 하는지 ▲기존 시리즈와 이질감이 없는지와 같은 3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중요인물중 하나인 크로우의 경우 원작의 느낌을 살리면서 현대적 디자인을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검은 망토를 걸친 기존 이미지의 복식을 그대로 가져갔지만 여러 장의 천을 덧댄 망토의 깃털 같은 느낌으로 수정되었으며 자신을 벌주기 위한 족쇄등의 설정을 추가했다. 여기에 좀 더 가라앉은 어두운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최종 포스터에서는 달빛 속에서 '설화난영참'을 사용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신규 캐릭터 설정도 많은 수정의 연속이었다. 여성 캐릭터 '노엘'의 경우 초기 컨셉이 너무 어렸던 만큼 기존 캐릭터와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재작업에 들어갔으며 최종적으로는 자기중심적인 캐릭터로 재탄생됐고 남성 캐릭터 '이안'의 경우 너무 가벼워 보이는 초기 컨셉에서 많은 부분이 수정됐다. '기자'라는 캐릭터 속 설정도 모든 부분에 있어 변경됐으며 나이가 많은 캐릭터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서로 다른 시리즈에 등장한 같은 캐릭터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이 팀장은 베라딘을 예로 들며 “창세기전3 파트2의 베라모드가 오랜 세월을 살아오며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상태가 창세기전2의 재상 베라딘이라는 관점에서 창세기전2 보다는 젊고, 창세기전3 파트2 보다는 훨씬 어른스러운 느낌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여러 일러스트레이터가 하나가 되어 작업한 '창세기전4', 목표는 통일성
창세기전4의 개발에 앞서 마장기부터 시작해 게임의 모든 콘셉트를 뒤틀어 본 적이 있다고 설명한 이 팀장은 창세기전4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시도했던 많은 콘셉트들을 실제 게임에 반영할 수 없다는 점을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꼽았다.

원작이 있던 만큼 세계관을 붕괴시키면 안됐기 때문인데 이 팀장은 여러 가지 시리즈가 각기 다른 원화가의 손에서 탄생한 만큼 원작의 요소를 충분히 반영하면서도 하나의 통일성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일성을 갖지 않고 완전히 설정이 바뀐 것도 있다. 이 게임의 핵심인 시간여행자 '크로노너츠'다. 당초 시간여행이라는 세계관 확립이 확실히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창세기전과 다른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콘셉트로 이국적인 마법을 사용하는 캐릭터로 초기 설정이 되어 있었지만 시간 여행이라는 설정이 생기면서 많은 변화를 거치게 됐다.

설정초기는 단검을 이용한 시간 여행자였다. 단검을 이용해 시간을 이동하는 장치를 불러낸다는 설정이었지만 이 초기설정은 '타임건' 개념이 나오면서 완전하게 뒤바뀌게 됐다. 많은 논의 끝에 과거의 기억이 담긴 물건으로 해당 시간대로 이동할 수 있는 총알을 만들어 이를 발사할 수 있는 타임건을 통해 시간 이동용 포탈을 만들어낸다는 현재의 콘셉트를 확정하게 된 것이다.

이올린 논란은 '통감', 향후 모습을 기대해달라

이올린의 경우 갑주 표현과 여성적(?)표현기법으로 논란이 됐다

창세기전4가 처음으로 수면위로 오르자 팬들은 많은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그러한 기대속에 이올린의 원화는 수 십 년을 팬으로 지내온 유저들의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됐다. 강인했던 원작의 이미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쇄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팀장은 이러한 논란을 어떻게 보고 있었을까? 이 팀장은 “이올린의 경우 창세기전4 프로젝트 시작 초창기에 완성된 캐릭터다. 이전것을 그대로 계승할지 아니면 조금만 계승할지, 아니면 모든 것을 바꿀지를 두고 많은 의논이 있었는데 이올린의 경우 시리즈에서 가장 폭넓은 연령을 가진 캐릭터로 등장했다. 우리는 이올린을 게임의 상징적인 여성캐릭터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창세기전2의 이올린은 굉장히 어두운 이미지의 다크한 캐릭터를 콘셉트로 작업했지만 신규 유저들에게 좀 더 대중적인 의미로 다가가기 위해 좀 더 어릴 때의 이올린을 먼저 보여드리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복장의 경우 이올린이 왕이 되는 것과 같은 설정상의 변경이 많았다. 워낙 중무장한 갑주를 많이 착용하고 있었고 캐릭터가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있다면 일관성도 중요한 부분이었지만 그렇게 모든 것을 디자인하면 캐릭터의 개성이 사라지더라. 이올린의 갑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유저들의 의견은 분명 수긍할만한 문제다. 이올린 이라는 시리즈 최강 여성 캐릭터의 힘이 약하게 표현된 것은 사실인데 모든 버전의 이올린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이올린에 대해 내부 개발팀도 많은 의견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향후 여러 모습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년 사랑받은 창세기전4 “많이 사랑해주세요”
이 팀장은 프로그래머에서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다. 게임회사라는 개념도, 일러스트레이터라는 직업도 생소했던 시절 이 팀장은 지금의 게임인에게 익숙한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등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서로의 능력을 키워오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게 되면서 돌연 프로그래머를 그만뒀다. 이후 게임 업계로 진출하고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 업계가 인정하는 베테랑 일러스트레이터로 성장했다.

현재 그래픽팀은 다가오는 1차 비공개테스트(CBT)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는 회사는 없겠지만 하나의 캐릭터를 만드는데 최대 60번 이상의 최종 캐릭터 수정본을 내놓으며 마무리작업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힌 이 팀장은 끝으로 창세기전4를 기다리는 유저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창세기전 시리즈를 사랑해 주시고, 창세기전4를 기다려 주신 모든 유저 분들께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기대해 주신 만큼 좋은 그림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만, 예전에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 보셨던 분들의 기억 속에 간직된 것에 비해서는 분명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들이 많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새로이 창세기전을 시작하시는 유저분들께도 아직은 투박한 모습으로 다가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걱정도 되고,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듭니다.

그래도 지금의 이 마음을 잊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여, 모든 분들께 또 하나의 창세기전으로 마음 속에 남는 좋은 기억 하나 더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창세기전4 많이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듀란 램브란트
알시온 블랙소드
카자 아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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