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No.1' 노리는 '블랙스쿼드', 인니 넘어 동남아 시장 정조준

등록일 2015년05월28일 16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인도네시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0만 명, 점유율 70%를 달성하며 오랜 기간 인기를 끈 '포인트블랭크'의 개발사 제페토와 인도네시아 최대 퍼블리셔 크레온과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포인트블랭크'의 공백을 어떤 게임이 메울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게임으로 엔에스스튜디오가 개발한 '블랙스쿼드'가 손꼽히고 있다.

지난 5월 7일 네오위즈게임즈가 크레온과 엔에스스튜디오(NS스튜디오)가 개발한 FPS게임 '블랙스쿼드'의 인도네시아 수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발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게임 시장은 약 1,500~2,000억 원 규모, 포인트블랭크와의 재계약이 불발된 크레온이 포인트블랭크 대신 선택한 엔에스스튜디오의 블랙스쿼드가 인도네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국민 FPS게임으로 거듭날 지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크레온이 오픈한 블랙스쿼드 특별 티저 사이트

'블랙스쿼드'는 2014년 11월 엔에스스튜디오가 네오위즈게임즈를 통해 출시한 언리얼엔진3 기반의 FPS게임으로, 뛰어난 그래픽 품질과 16대 16의 대규모 전투 및 4종의 병과로 나누어 플레이가 가능한 배틀모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블랙스쿼드의 인도네시아 서비스 소식이 현지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지난 5월 크레온이 블랙스쿼드의 티저 페이지를 오픈할 당시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인도네시아 게이머들도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엔에스스튜디오의 윤상규 대표는 이를 두고 크레온의 역량 덕분이라고 말했다.

게임포커스는 동남아시아 FPS게임 시장을 이끌 신예로 주목 받고 있는 블랙스쿼드의 개발사 엔에스스튜디오의 윤상규 대표를 만나 인도네시아 게임 시장과 현지 사정, 향후 세계 시장을 향해 뻗어나갈 블랙스쿼드의 지향점에 대해 들어보았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이 동남아시아 시장의 분위기까지 좌우
크레온과 엔에스스튜디오 사이에 본격적으로 블랙스쿼드 서비스 이야기가 오간 것은 지난 해 말 부터로 1월 정식 계약까지 매우 빠르게 협상이 진행됐다. 크레온으로서는 포인트 블랭크와의 재계약이 힘들어지자 인도네시아 FPS 게임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주인공이 시급히 필요했던 것.

윤 상규 대표는 “계약이 무척 빨리 진행되긴 했는데, 크레온 측에서 게임 테스트를 무척 오래 했다고 하더라. 블랙스쿼드 뿐만 아니라 중국 FPS 게임도 많이 해봤다고 했다. 블랙스쿼드는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신선했고 또 그래픽도 좋고 의외로 PC 사양에 제약을 덜 받는다는 면에서 점수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크레온은 포인트블랭크의 서비스가 옮겨지는 공백기에 블랙스쿼드로 최대한 많은 유저들을 끌어와 기존의 FPS 게임 유저 풀을 놓치지 않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에는 웹에서 바로 클라이언트 파일을 다운 받을 만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 바뀐 클라이언트를 전국 PC방에 직접 설치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이 사이에 승부수를 거는 것. 인도네시아 게임 시장의 절반 이상을 FPS 게임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크레온은 블랙스쿼드 서비스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 게이머들이 유독 FPS게임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유저들이 단순히 슈팅 게임 장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특히 공평한 조건에서 승부를 겨루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돈을 써서 희귀한 아이템을 사거나 만드는 것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아, FPS게임에서는 가장 널리 쓰이는 총기류 4~5종을 기간제로 구입하는 것에 꾸준히 투자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한다.

윤 대표는 “이런 성향 때문에 유료화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생길 수 있지만 오히려 고정 소비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매출 면에서는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라고 전했다.

블랙스쿼드의 현지화 준비 면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다. 기존 다른 FPS 게임에서도 인도네시아 특화 콘텐츠는 별도로 제공된 적이 없었고 종교적인 이유로 개나 돼지와 같은 동물이 전장에 나타나거나 사원에서의 전투 장면이 묘사되는 것만 피하면 국내에서 서비스하던 콘텐츠를 그대로 적용해도 괜찮다는 것이 크레온 측의 입장이다.


크레온이 공개한 블랙스쿼드 현지 트레일러 영상

윤 대표에게 인도네시아의 PC방, '와르넷(War Net)'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는 여가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다. 항상 비가 내리고 기온이 높다 보니 야외에서 무언가 즐기기 힘들어서 주로 실내에서 여가를 즐긴다”라며 “인도네시아의 PC방은 마치 예전의 오락실과 같이 가게에 간판도 없고 아는 애들만 아는 장소에, 등받이도 없는 의자와 13인치 정도의 모니터가 빼곡하게 있다. 약 2만 5천 점의 PC방이 있는데 인도네시아의 인구와 비교하면 그리 많지는 않다. 대부분 수도인 자카르타에 몰려 있으며 인도네시아 전체 PC방 중 95%는 크레온이 장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환경에서 MMORPG 장르는 구동조차 되기 힘들지만 그에 비하면 FPS는 최적화가 쉽고 핑이 빠르기 때문에 주로 선호된다. 윤 대표는 블랙스쿼드 최적화 작업 시 패킷을 줄이는 것에 특히 힘썼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인도네시아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10년 만에 독재 정권을 누르고 서민 출신의 '조코위도도' 대통령이 당선된 것.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는 시민정권으로 교체되며 친노동자 정책을 펼치는 중으로, 최저임금 인상과 IT 산업 인프라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윤 대표는 “여러모로 우리에게 호재다. 1인당 소득이 올라가면 사람들이 여가에 투자할 여유가 생긴다. 또 IT 인프라가 육성되면 네트워크 기반이나 PC 사양이 좋아지게 된다. 인도네시아의 PC방 전반 사양은 물론 PC방 자체 수도 증가할 것이며 더 나아가면 개인 가정의 PC 보급률도 월등히 높아질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FPS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동일해도 기반 산업이나 국민 형편이 나아지면 저절로 시장이 커지지 않을까 기대한다”라며 인도네시아 시장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았다.  

엔에스스튜디오는 이미 5월 중에 블랙스쿼드의 클라이언트 배포 준비를 끝마쳤고, 6월 11일부터 17일 까지 CBT를 진행한 뒤 큰 문제가 없다면 곧이어 블랙스쿼드의 OBT 및 상용화 서비스를 전개할 예정이다. 윤 상규 대표는 블랙스쿼드의 인도네시아 흥행이 곧 동남아시아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므로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자체가 동남아시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뿐 더러, 크레온이 포인트블랭크 이후로 새롭게 꺼내든 FPS 게임이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상징성도 높다는 것이다.

엔에스스튜디오는 태국과 브라질 퍼블리셔와도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상태, 이후 싱가폴,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 및 중남미 등에도 블랙스쿼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 산업의 '총아' e스포츠, 블랙스쿼드의 국제 e스포츠 대회를 목표
윤상규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블랙스쿼드의 글로벌 e스포츠 대회 전개다. 네오위즈는 블랙스쿼드 국내 서비스 초기부터 PC방 중심의 대회 및 방송에 힘썼으며 크레온은 물론 태국의 퍼블리셔 측에서도 블랙스쿼드 e스포츠 대회에 무척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 대표는 게임산업 활성화의 정점에 e스포츠가 있다고 역설했다. "e스포츠 대회는 분명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로부터 만들어지는 문화다. 개발사나 퍼블리셔는 그런 방향을 염두에 두고 게임을 키우고 대회를 개최할 기반을 마련해 줄 뿐이다. e스포츠 대회는 곧 게임 수명의 연장으로도 이어지므로 여러모로 선순환이 이루어진다"라고 설명하며 "e스포츠 대회의 활성화는 스폰서, 대기업의 관심도 끈다. 언론도 움직일 것이고 보다 안정적인 '산업'의 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개발사도 퍼블리셔도, 게임 산업의 주체이자 일원인 PC방 및 제조업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유저들과도 오랜 소통이 가능하다. 단순한 이해관계, 장사의 형태에서 벗어나, 게임 산업이 더 넓고 다양한 저변으로 확대될 수록 서로가 좋은 자극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라며 e스포츠를 게임산업의 '총아'라고 칭했다.

한국은 e스포츠 문화가 무척 발달하고 훌륭한 선수도 많은 데 비해 국내 게임으로 국제적인 e스포츠 대회가 열리는 것은 없다는 점을 윤상규 대표는 안타깝게 여겼다.

윤 대표는 "국내에서만 열리는 e스포츠 대회가 있거나, 국내 게임인데도 해외에서만 열리는 e스포츠 대회, 혹은 해외 게임 e스포츠 대회가 있을 뿐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산 게임은 아직까지 없다. 이번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태국, 동남아시아, 브라질로부터 중남미 시장까지 나아갈 블랙스쿼드가 그 위치에 설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밝히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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