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새로운 확장팩 '군단'을 2016년 여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군단은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웅 중 하나인 '일리단 스톰레이지'가 부활하고 새로운 직업 '악마사냥꾼'이 등장할 예정이며, 지난 6일부터 7일(북미 현지시간)까지 진행된 블리즈컨 2015에서 시네마틱 영상이 최초 공개되어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존 하이트 프로덕션 디렉터(John Hight, Production Director)와 이언 헤이코스타스 수석 게임디자이너(Ion Hazzikostas, Lead Game Designer)에게 군단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일리단은 플레이어의 친구가 될까, 적들의 친구가 될까
이 시점에서 왜 군단인가
이언 헤이코스타스: 군단이라는 확장팩을 구상하며 악마와 불타는 군단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했다. 추가 콘텐츠로 뭘 넣을까까 고민하다다가 악마사냥꾼을 생각하게 됐다. 악마사냥꾼을 추가한다면 이 시점이 최적이라고 본 거다. 그리고 악마사냥꾼이 나온다면 그 지도자적 존재가 필요한데 역시 최초의 악마사냥꾼사이자 전설적 존재인 일리단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리단이라는 캐릭터가 다시 나오게 됐다.

이언 헤이코스타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수석 게임디자이너(왼쪽)와 존 하이트 프로덕션 디렉터

이언 수석 게임디자이너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개발에 참여한 게 '불타는 성전'부터인 걸로 안다. 불타는 군단과 일리단이 다시 등장하는 것에 느끼는 바가 클 것 같디. 일리단은 다시 배신할까? 아니면 이번엔 우리 편으로 남게 되는 건가
이언 헤이코스타스: 불타는 성전부터 합류해서 다시 군단에서 일리단이 나오는 걸 보며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그 동안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작업에 참여한 게 뿌듯하고 한 순환을 이룬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일리단에게 배신자 칭호가 붙어있긴 한데, 이것은 예전에 자신만의 뜻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긴 칭호에 가깝다. 그는 친구도 많이 만들고 적도 만들었지만 늘 자신만의 동기를 갖고 있다. 일리단은 이번에도 자신만의 동기를 갖고 전쟁에 참여한다. 일리단이 플레이어들의 친구가 될지 적들의 친구가 될지는 확장팩 출시 이후에 드러나게 될 것이니 기대해주시기 바란다.

이전까지는 블리즈컨에서 확장팩 발표를 하고 그 다음해에 출시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게임스컴에서 발표를 하고 트레일러가 블리즈컨에서 나왔다. 드레노어부터 발표시점부터 출시일까지 간극이 길어진 것 같다
존 하이트: 가장 중요한 건 타이밍이라 생각한다. 블리즈컨에서 와우 확장팩 같은 큰 발표를 하는 건 물론 좋은 일이지만 베타를 블리즈컨 직후 론칭할 거라 블리즈컨에서 하기보다 게임스컴에서 발표하고 블리즈컨에서 구체적 정보를 공개하며 베타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길 바라며 스케쥴을 짰다. 에피타이저를 게임스컴에서 먹고 메인디쉬를 블리즈컨으로 넘기고 바로 베타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다음 확장팩은 내년 여름에 나온다는 걸 생각하면 타임 스케쥴 발표와 베타까지를 순탄한 일정으로 진행하기 위해 결정한 면도 있다.

이언 헤이코스타스: 드레노어는 발표 후 다음해에 나왔다. 매년 블리즈컨에서 다음 확팩을 공개해 왔고 이번에도 특별히 일정이 늦어지지 않았다고 본다. 더 완성된 형태로 내놓기 위해 발표와 출시 사이에 시간차가 있는 건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존 하이트: 빠르게 확장팩을 내기 위해 인원도 늘린 상태다. 군단의 콘텐츠가 크다 보니, 직업도 있고... 좀 시간차가 크게 느껴진다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110레벨 이후 콘텐츠가 매우 많다는 걸 감안하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기 바란다.

판다리아 이후 최근 확장팩들에서 마지막 레이드 콘텐츠 후 다음 확장팩 사이의 콘텐츠 공백기가 길었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와 군단 출시 사이에 레이드 콘텐츠를 추가할 생각이 있나
이언 헤이코스타스: 패치 사이 간격이 길어진 건 동의한다. 패치를 내놓는 시기나 속도가 우리 생각과 약간 오차가 있지 않았나 한다. 과거 불타는 성전 시에은 태양샘이 기획 초기부터 결정되어 있던 것이다. 리치왕의 분노와의 사이에 시간이 길어 임시적으로 추가한건 아니었다. 군단 확장팩이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에서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콘텐츠 추가를 위해 개발자원을 빼가면 군단 출시가 늦춰질 수도 있다. 지옥불성채 이후 드레노어에 공격대 콘텐츠 추가는 없을 것이다.

군단에서도 마찬가지인가?
이언 헤이코스타스: 메인 레이드 사이에 다른 레이드를 추가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메인 공격대 콘텐츠가 끝난 이후에 다른게 나올 확률은 희박하다. 그 다음 확장팩으로 가는 연결 패치 작업을 하고있을 것이다. 스토리 전개를 이어갈 이벤트도 준비해야 할 것이고...

판다리아 스토리 전개 참고해 군단 스토리 짤 것
스토리 말이 나와서 말인데, 지옥불성채 스토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유저들 사이에 의견이 갈리고 있는데... 군단이 나오기 전 스토리적으로 좀 더 보강할 계획은 없나
이언 헤이코스타스: 지옥불성채와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스토리에 대한 피드백은 인지하고 있다. 일정상 스토리를 보강하는 콘텐츠를 내는 건 힘들겠지만 이번에 많이 배웠고 그걸 반영해 군단의 스토리를 짤 것이다. 전설 스토리와 그롬마쉬와 군단의 대립을 통해 어느 정도 해소될거라 봤는데 아직 좀 부족한 것 같다.

군단에서는 더 적합하게 스토리를 전개하는 데 집중할 것이며 호평받았던 판다리아의 스토리 전개를 참고해서 군단 이야기를 전개할 생각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가 어느덧 10년을 넘겼다. 확장팩이 나올수록 레이드 수가 줄어드는 등 콘텐츠 볼륨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서 더 많은 레이드를 기대했는데 너무 빠르게 넘어간다는 느낌을 받은 유저도 많은 것 같다
이언헤이코스타스: 레이드 던전의 개수가 몇 개 들어가야 한다는 공식같은 건 없다. 한 확장팩에 티어 몇개, 공격대 던전 몇개라는 방정식은 없다. 스토리전개에 뭐가 알맞나를 생각해서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서 강철호드와 대적한 후 불타는 군단을 상대하는 스토리를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군단은 아직 전체적으로 확정은 안됐지만 흥미로운 공격대 던전이나 인카운터가 많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존 하이트: 유물, 퀘스트 등 전반적인 품질을 보고 스케쥴을 정하는 것이지 공격대나 티어 수로 스케줄을 짜는 게 아니다. 군단 확장팩의 전체 콘텐츠를 계획한 위에 일정을 내년 여름으로 해뒀지만 더 빨리 완성된 후 오랫동안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10년이 지나며 화페 경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고 있다. 와우토큰 시스템의 성과는 좀 어떤가
이언 헤이코스타스: 와우토큰은 신중하게 내놓은 시스템으로 가격이 자연스럽게 결정되게 하고 인위적 조치를 안 하려 한다. 지역마다 다른 가격이 형성될 것인데 지역마다 어떻게 되나를 주시중이다.

골드에 대해서는 순환시키며 회수할 방안을 준비중이다. 기본적으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골드가 절대적 가치를 지닐 수 없는 방식으로 인플레이션 위협을 감소시키려 노력하는 게임이다. 아이템을 경매장에서 사기보다 레이드에서 얻어야 하는 게 기본인 게임이다.

존 하이트: 오랜 시간 서비스한 게임이라고 했는데 와우는 확장팩마다 늘 새로운 게임이다. 그건 그렇고 곧 11주년인데 업적달성을 위해 평소 자주 접속하지 않더라고 11주년 즈음에 접속들 하시기 바란다.(웃음)

유물무기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이 듣고싶다. 솔로 플레이만으로 얻을 수 있나
이언 헤이코스타스: 도입부인 부서진 섬 스토리가 끝난 후 달라란에서 퀘스트를 받아야 한다. 유물무기 획득 및 직업별 조합 가입퀘스트가 따로 진행된다. 직업에 따라 유물무기를 먼저 획득할 수도, 조합에 먼저 가입할 수도 있지만 거의 동시기에 진행될 것이다. 유물무기를 획득한 후에는 부서진 섬 어디서든 퀘스트를 해나갈 수 있다.

유물무기 획득 퀘스트 라인은 기본적으로 솔로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설계한 것이다. 친구들과 같이 할 수도 있지만 충분히 혼자할 수 있게 해뒀고 같이한다고 보상이 커지지도 않는다. 유물무기 성장과정에서 던전에 가는 등에서는 파티를 해야 하겠지만 획득과정에선 아니다.

베타테스트는 북미에서만 할 생각인가
존 하이트: 베타는 근시일 내에 할 것이다. 올해를 넘기지 않는다. 현지화가 드문드문 되어 있어서 말은 영어로 나올 수도 있지만 북미만, 혹은 북미-유럽만 하진 않고 모든 지역에서 동시에 베타참여가 가능할 것이다. 비공개 베타라 소수인원만 참여하게 된다. 한국의 경우는 등급 문제가 해결되어야 들어갈 수 있어 시기를 딱 잘라 말하긴 힘들다.

악마사냥꾼이 영웅직업이 된 이유는...
악마사냥꾼은 엘프로 종족이 한정되었다. 제한을 줄여온 기존 방향과 반대방향인 것 같다. 나이트엘프와 블러드엘프에 대한 선호도에 따라 진영간 인구불균형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
이언 헤이코스타스: 블러드엘프와 나이트엘프만 선택하게 한 건 악마사냥꾼의 기원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 일리단이 악마사냥꾼의 상징이고, 일리단이 스토리에 들어오며 악마사냥꾼의 이미지는 엘프에 집중되게 됐다. 위험한 선택임을 지금도 인지하고 있지만, 일리단과 엘프로 연상되는 악마사냥꾼의 판타지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노움 악마사냥꾼이나 타우렌 악마사냥꾼을 하기보다는 엘프만 고를 수 있게 하는 게 워크래프트 판타지 충족에 맞다고 생각해 선택하게 된 것이다.

주술사는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조화 드루이드를 제외한 하이브리드 딜러들은 제대로 딜이 안나오는데 의도적인 부분인가? 하이브리다는 딜보다는 탱커와 힐러를 선택해야 하는 건가
이언 헤이코스타스: 직업 밸런스는 매 확장팩마다 바뀌는 것이다. 통계를 보고 있는데 주술사도 충분히 강하다. 모든 직업이 장점과 단점이 있다. 유저 컨트롤, 장비의 문제일 수도 있다.

풍운수도사나 고술, 정술을 일부러 약하게 설계한 의도는 없고, 오히려 지옥불성채의 특정 보스는 이 직업들이 신화난이도라도 매우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광역 DPS를 낼 때 더 각광받을 수도 있다. 모든 전문화를 평준화시키는 건 어렵지만 염두에 두고 있고 이루기 어렵더라도 특정 우두머리에서 돋보이지 않는 직업이라도 우두머리에 따라 강세를 보이도록 만들고 있다.

분위기를 좀 가볍게 하는 질문을 던지겠다. 일리단은 버전업된 아지노스를 들고 등장하나? 아지노스를 가진 유저를 보면 어떻게 반응할까
존 하이트: 무지 화낼 것 같다.

이언 헤이코스타스: 아지노스를 가진 유저를 일리단이 만나면 반응을 보인다는 건 좋은 생각이다. 화낼 것 같은데... 흥미로운 아이디어다. 불타는 성전 때 얻기 힘든 아이템이었던 아티쉬를 카라잔에 가져가면 아란의 망령이 이스터에그 대사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아지노스를 가진 유저에게 일리단이 반응을 보이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2년 전 인터뷰에서 영웅직업을 추가할 계획이 없다고 했는데 2년만에 추가가 됐다. 2년 전에는 정말 계획에 없었던건가 아니면 거짓말을 한 것인가? 악마사냥꾼이 추가되며 영웅직업이 2개가 됐는데 인기영웅이 나올 때 영웅직업이 추가되는 느낌이다. 그리고 모두 다크히어로의 직업인데, 빛의 영웅직업은 넣을 생각이 없나
이언 헤이코스타스: 2013년 11월 블리즈컨 시점에선 악마사냥꾼에 대한 생각이 진짜 없었다. 군단 확장팩을 전개하며 악마사냥꾼을 넣어야겠다 생각하게 된 게 맞다.

존 하이트: 어쩌면 그 질문을 듣고 영웅클래스를 넣어볼까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당신이 큰 영향을 준 것이다.

이언 헤이코스타스: 영웅직업을 딱 선과 악을 기준으로 내는 건 아니다. 스토리와 직업의 개연성이 중요하다. 죽음의 기사는 살아생전 명성을 떨친 사람이 죽어서 되는 건데 엘룬 숲에서 늑대를 잡는 건 안 맞지 않나. 악마사냥꾼도 유서깊은 직업이고 많은 경험을 쌓아서 되는 것이므로 1레벨부터가 아니라 영웅직업으로 만든 것이다.

수도사는 판다리아에서 수행은 했지만 수행을 통해서 강해지는 무도가 스토리가 적합해서 1레벨부터 하는 일반직업으로 만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군단을 기다리는 한국 와우저들에게 한말씀 하고 마무리하자
존 하이트: 와우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점 감사드린다. 군단에서도 열렬 게이머로 평판이 자자한 한국게이머들의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겠다. 한국은 모든 국민이 게이머인 나라다.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나.

이언 헤이코스타스: 개인적으로도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확장팩이다. 재미있게 즐겨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