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개발자의 당찬 도전

등록일 2015년12월17일 10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11월 열린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 컨퍼런스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4 및 플레이스테이션 VR 플랫폼 참전을 결정한 한국 개발사들이 대거 소개됐다. 그 목록 속에서 '스매싱 더 배틀'이라는 액션게임을 들고나온 스튜디오 HG의 이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튜디오 HG는 PC패키지게임부터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까지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게임 개발을 경험한 한대훈 개발자가 세운 1인 개발사다. 영상을 통해, 그리고 직접 플레이해 확인해 본 스매싱 더 배틀은 평소 '바이오쇼크'와 특히 '베요네타'를 인생게임으로 꼽는 그가 만든 게임답게 미녀 캐릭터들이 스패너 등 묵직한 무기를 들고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구현하는 게임이었다.

스매싱 더 배틀을 해보고 가장 먼저 놀란 점은 이렇게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혼자 전부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 개발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점에 놀랐다. 아트디렉터 출신의 한대훈 개발자는 2015년 초부터 코딩을 공부해가며 개발을 진행해 반년만에 시연가능한 수준의 게임을 만들어냈다. 1년을 넘기지 않고 늦어도 2016년 2월까지는 플레이스테이션4로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시작은 미약하게, 창대한 마지막을 향한 여정을 나아가다
아이덴티티 게임즈, 넥슨, 엔씨소프트 등을 거치며 큰 규모의 게임에 참여했던 한대훈 개발자가 2015년 초 다니던 모바일게임 회사를 그만두고 생각한 것은 '놀자'는 것이었다.

"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 3개월 정도 푹 쉬고 다시 취업할 생각이었습니다. 며칠 동안 게임을 실컷 하며 놀다보니 좀 생산적인 걸 하자,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쉬는 동안 생산적인 걸 하자고 생각하니 내 이름을 걸고 혼자 게임을 하나 만들어 보자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한대훈 개발자가 처음에 만들려고 한 것은 차례차례 몰려오는 적들을 물리치는 웨이브 배틀 스타일의 간단한 액션게임이었다. 본업인 아트, 그래픽 부분은 할 수 있으니 액션게임 개발 교육서같은 걸 보며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던 것.

"'간단한 방식의 게임에 그래픽을 좋게 해서 겉보기에 나쁘지 않게 만들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와서 보면 너무나 저급한 생각이었습니다. 책을 보고 적당히 따라해서 만든다고 안일하게 생각한 걸 후회했죠.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게임 하나 만들어 마켓에 내 이름을 단 게임을 하나 올려놓고 취직 할거라고 말은 다 해놨는데 그대로 포기할 순 없었습니다"

한대훈 개발자는 부인('어쿠스틱 라이프'의 난다 작가)에게 3개월 동안 열심히 해서 게임을 만들고 취업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코딩관련 서적들을 구입해 공부를 하며 게임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덕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웨이브 스타일의 간단한 액션게임을 완성해 모바일 플랫폼으로 무료로 풀려고 했습니다. 한대훈이라는 개발자가 있었고 자기 이름을 걸고 만든 게임을 세상에 내놨다는 흔적을 구글플레이에 남기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게임을 만들어 나가면서 점점 하고싶은 게 많아지더라고요.

캐릭터 하나에 아주아주 간단한 스토리를 넣은 황당한 병맛게임을 만들자는 느낌으로 시작했지만 캐릭터가 하나라는 게 아쉬워 캐릭터를 늘렸습니다. 그런데 캐릭터를 추가하니 캐릭터 하나에 집중된 밸런스를 처음부터 다 바꾸고 스토리도 보강을 해야하더라고요. 이렇게 하나둘 붙이다보니 게임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4를 론칭 플랫폼으로 결정하기까지
개발을 시작하고 3개월이 흘렀고, 출시까지는 먼 여정을 남겼지만 개발과정의 영상을 공개하며 스매싱 더 배틀의 인지도는 꽤 커졌다. 9월 '빅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10월 VR 버전 개발을 확정지은 후에는 더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유니티를 찾아가면 "유니티로 혼자 하이퀄리티 게임을 만드는 분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되고, 오큘러스를 찾아가면 "그 VR 액션게임 보셨냐"는 말을 듣게 됐다.

여전히 콘솔게임을 즐기고 콘솔에 대한, 게이머들에게 게임을 상품으로 판매해 온전히 즐기게 하고싶다는 로망을 가진 그가 스매싱 더 배틀을 플레이스테이션4로 가져오는 것은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바일만 생각하고 개발을 쭉 진행했습니다만, 플랫폼을 변경하게 됐습니다. 스매싱 더 배틀은 플레이스테이션4로 선행 출시한 후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갈 생각입니다. VR은 빅 페스티벌이 계기가 됐습니다. 9월 부산에서 열린 빅 페스티벌에 참여한 후 오큘러스를 만났는데, 3인칭 액션게임을 VR로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3인칭으로 이렇게 만드는 것도 매력이 있겠다 싶어서 VR 버전 개발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VR로 하니까 조작을 패드로 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패드 조작을 위한 UI를 만들고 나니 이러면 플레이스테이션으로도 돌아가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F2P가 아니라 판매용 게임으로 개발을 진행하면서 모바일 불법복제 이슈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을수가 없었는데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가면 당장은 불법복제에 대한 걱정을 안 해도 되고 플레이스테이션 유저는 기본적으로 유료 게임을 사는 것에 익숙한 게이머라는 점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거기에 플레이스테이션 VR이란 플랫폼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하니 플레이스테이션으로 게임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졌습니다.

물론 플레이스테이션에만 머무를 생각은 아닙니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선행 출시 후 플랫폼을 늘려갈 생각입니다. 덕분에 유료화 모델도 좋아진 것 같아요. 한 플랫폼에서 수익을 내려면 유료화 모델을 강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플랫폼을 다양하게 가져간다고 하면 적절하게 할 수 있겠더라고요. 스매싱 더 배틀이 좋은 성과를 낸다면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도 쉬울 거라 판단했습니다"


과거 PC온라인게임 시절 플레이스테이션을 포함한 콘솔 플랫폼은 개발이 어렵고 플랫폼 홀더와 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점 때문에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에게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시대로 오며 플랫폼 홀더에게 30% 정도의 수익을 셰어하면 끝인 콘솔 플랫폼은 개발사, 개발자들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게 되었다. 무엇보다 모바일게임 개발을 하다 콘솔게임 개발에 나선 개발자들은 '파편화'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감동하는 모습을 자주 봐 왔다.

한대훈 개발자의 감상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스매싱 더 배틀이 모바일게임으로 시작한 거라 어느 정도 최소사양에 대한 고민을 해야 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4를 플랫폼으로 결정하니 이펙트를 이것저것 다 넣어도 되고 프레임 걱정도 안 해도 되더라고요. 무엇보다 모바일게임에서 필수인 다양한 기기 대응을 위한 작업이 전혀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 부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SNS나 다양한 경로로 오랫동안 개발과정을 공개해 왔는데 이제까지 나온것보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게임을 낸다고 할 때 기사가 가장 많이 나오고 게이머들의 관심도 받게 되더라고요. 여기에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 외에는 아직 대부분의 나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플랫폼은 콘솔입니다.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을 개발한다고 하니 해외에서 문의메일도 오고 해외 언론에서도 관심을 갖는 것이, 세계를 무대로 게임을 낸다는 느낌이 들어 좋더군요"

내가 즐기고 싶은 게임을 만든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일본 애니메이션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다. 90년대에 나와 20년 넘게 세계 애니메이션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에반게리온은 무엇보다 동시대 크리에이터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먼 미래, 애니메이션사가 쓰여진다면 반드시 포함될 작품 중 하나다.

걸작 만화 'EDEN'으로 유명한 엔도 히로키는 에반게리온을 본 충격에 대해 '이제 나는 아무것도 그리지 않아도 괜찮다. 안노 히데아키라는 사람이 내가 하고싶던 걸 다 해줄거라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 뒤 그 충격을 거름으로 삼아 자신만의 작품을 그려냈고 그것이 바로 EDEN이다. EDEN 이후에도 엔도 히로키는 꾸준히 좋은 만화를 그려내고 있다.

한대훈 개발자에게 그런 충격을 주고 영향을 끼친 게임은 걸작 스타일리쉬 액션게임 '베요네타'였다.


"베요네타를 했을 때는 정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만들 수 있구나. 이것보다 잘 만든 게임이 나올 수 있을까? 이제 나는 액션게임은 만들지 않아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슈터액션게임과 타격액션 게임을 모두 좋아하는데 타격 쪽이 더 재미있다고 느낍니다. 그런데 이 두 장르 모두 정말 잘 만드는 개발사, 개발자가 너무 많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어중간하게 만들어선 비교만 당하게 되죠. 베요네타2 때문에 Wii U를 구입해서 플레이했는데 2도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역시 나도 액션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처음에 스매싱 더 배틀을 만들 때는 모든 캐릭터가 안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베요네타에 대한 오마쥬의 의미로 그렇게 묘사한 것이었죠. 하지만 캐릭터가 늘어나며 밸런스를 맞추기 힘들고 해서 지금은 안경을 안 쓴 캐릭터도 생겼습니다. 게임을 자세히 보시면 첫 캐릭터의 회피동작이 베요네타와 똑같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을 텐데 이 부분도 베요네타의 오마쥬로 넣은 거지만 알아보는 분은 아직 없더군요"

한대훈 개발자는 참여했던 게임들에서 '미소녀 전사' 스타일의 캐릭터를 선호했지만 안경 캐릭터를 특별히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스타일리쉬한 전투 스타일을 보여주는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시작부터 그랬지만 스매싱 더 배틀은 한대훈 개발자가 개인의 취향을 녹여만든 '개발자인 내가 하고 싶은 게임'이다. 어찌 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게임'에 가깝다.

"굉장히 개인적인 게임이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게 있으면 재밌겠다, 좋겠다 싶은 걸 실제 집어넣어서 만들며 기뻐하고 있는 그런 게임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에 많은 부분을 다듬었지만 여전히 개인적인 게임인 거죠. 플레이해 보신 분이라면 이 사람이 다음에는 어떤 게임을 만들겠구나 라는 것이 쉽게 예상이 되는, 개발자의 색깔이 많이 들어간 게임입니다. 그게 제가 게임을 만들며 바라는 방향이기도 하고요"


걸작 액션게임 베요네타에서는 스타일리쉬, 섹시함 같은 요소를 유치하거나 상스럽지 않게, 정말 고급스럽게 잘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혼자 만들고 있는 스매싱 더 배틀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밖에 없다. 세련됨과 고급스러운 느낌은 시간과 돈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한대훈 개발자는 첫 게임을 선보인 후 다음 게임에서 좀 더 세련됨과 고급스러움을 추구해 볼 생각이다.

1인개발은 외로움, 불안과의 싸움 다음엔 좀 더 큰 규모로 도전해보고 싶어
7개월여를 홀로 게임을 개발해 온 한대훈 개발자에게 가장 힘들었던 건 외로움과 불안이었다.

"처음에는 개발하며 모르는 게 너무 많다보니 안되면 안되는 건가보다, 내가 실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나가고 나니 이대로 가면 내가 3개월을 그냥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 채 날릴 수도 있겠다는 공포가 생기더군요.

간신히 게임을 출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정도까지 오니 이걸 어떻게 판매해야 하나에서 시작해 어려움과 불안의 연속이었습니다. 텍스트 하나하나를 고치고 세세한 부분을 다듬으며 이걸 누군가 알아줄까? 난 망하고 시간만 낭비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드는데 다른 분들도 다 이런지 모르겠어요"

불안을 이기고 계속 힘을 내게 해준 가장 큰 조력자는 역시 가족이었다.

"제가 집에서 일을 하니까 좋아하더라고요. 지금 시기가 애들이 유치원에 가기 전이고 아내가 돈을 벌고 있는 인생에 한번 올까말까 한 도전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시기라는 점을 아내가 이해해 준 게 컸습니다.

육아와 가사를 반반 나눠 하고 남는 시간은 모두 개발에 투입했습니다. 저도 과거에 아내가 만화가가 되도록 도와준 경험이 있다보니 제가 지금이 도전할 시기라는 걸 이해하고 도와준 것 같아요.

이 부분을 머리로는 알아도 실감하는 분이 많지 않던데 게임 개발자가 원하는 걸 만드는 데 전력투구할 수 있는 시간은 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시키는 일을 하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가족을 위해 돈을 벌어야합니다. 애가 유치원, 학교에 가면 더더욱 시간이 없죠. 이런 만들고 싶은 걸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 것이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임이 커지고 유료화 모델을 고민해야할 때가 오자 한대훈 개발자는 주저없이 유료 판매로 방향을 정했다. 하지만 유료 판매보다는 F2P 모델로 가자는 제안이 끊이지 않았다. 점차 스매싱 더 배틀이 입소문을 타며 국내외 퍼블리셔들이 한대훈 개발자를 찾아와 투자, 퍼블리싱 제안을 했지만 하나같이 F2P로 가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한대훈 개발자는 게임을 스탠드얼론으로 완결되는 형태로 내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4를 론칭 플랫폼으로 확정한 것은 운명적이었다.

VR 버전 개발, 차기작도 VR 플랫폼으로
한대훈 개발자는 스매싱 더 배틀을 플레이스테이션4 버전에 이어 오큘러스와 플레이스테이션 VR로도 낼 생각이다. 차기작은 VR을 전제로 한 게임을 만들어볼 계획이다.

"VR이 신기하다는 건 아무도 부정을 못 할 겁니다. 문제는 가격부터 시작해서 착용감(오큘러스) 해상도(플레이스테이션 VR) 등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말이죠. VR이 대중적인 것이 되느냐 코어 게이머의 전유물이 되느냐는 결국 소프트웨어에 달린것일 텐데 현재 VR로 가장 큰 가능성을 지닌 건 게임인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게임플레이에서 게이머들에게 줄 수 있는 충격은 한계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이젠 아무리 멋진 그래픽이 나와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 시대입니다. 실사가 그냥 게임처럼 돌아가는 레벨에 도달해 버렸으니까요.

하지만 VR은 입체라는 부분에서 점수를 좀 더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초기 액션게임에서 피가 튀는 것이 게이머들에게 무섭다, 놀랍다는 느낌을 줬지만 요즘은 그런 거엔 다들 무덤덤해졌죠. 게임을 하며 화가 나는 것은 게임 자체가 주는 게 아니라 그냥 잘 풀리지 않아 화가 나는 거고요.

다시 감정을, 설레이는 느낌같은 것을 거 줄 수 있는 게 VR이지 않을까 합니다. '섬머레슨'같은 건 그저 보고만 있어도 흐뭇해지잖아요? 게임상엔 아무것도 없지만 흐뭇하고 즐겁고 민망한 느낌을 크게 줍니다. 아직은 VR로 어떤 게임이 좋을지 답을 못 찾고 있지만 가능성을 보여주는 타이틀은 분명 있고 긍정적으로 봅니다.

킬러 타이틀이 좀 나와야 하는데 대기업들이 뛰어드느냐 여부가 걱정일 뿐입니다. 좋은 게임이 나오면 다들 게임기는 구입하게 됩니다. 할 게임만 있으면 되는 거죠. 오큘러스로만 즐길 수 있느 타이틀이 뭘까? 플레이스테이션 VR로만 할 수 있는 타이틀은 뭘까?가 문제입니다. 아직은 신기한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섬머레슨 같은 타이틀이 제대로 된 제품으로 나온다면 확실히 임팩트가 있을 겁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그런 시대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VR에서 다시 한 번 게이밍의 시대가 열리지 않겠나 하는 기대도 있고요. 신기한 것이 없어진 게이밍에서 다시 새로움과 놀라움을 주는 시대가 오면 좋겠습니다.

다음 작품은 VR 전용 게임을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VR 테스트를 겸해서 노림수가 가득한 그런 게임, 저 자신부터 좋아할만한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감정의 동요를 잔뜩 담아서 말이죠.

과거의 게임은 기술주도적인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게임에서 그런 느낌이 사라진 시대입니다.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는 시기일수록 다들 살펴보고 기술력을 갖는 게 좋은 거라고 봅니다"


이제 그가 데드라인으로 정한 2월까지는 2개월이 남았을 뿐이다. 여전히 불안하고 걱정이 가득하지만 기대도 크다.

"플레이스테이션4로 게임을 내게 되어서 기대반 불안반입니다. 다행인 점은 저 혼자 만드니 혼자 책임을 지면 된다는 것이죠. 우스개소리로 이야기한 것도 실제로 다 해볼 수 있습니다. 만약 제가 회사에 소속되었다면 못 할 것들을 다 할 수 있는 겁니다.

스매싱 더 배틀을 선보인 후에도 재미있는 게임을 홀로, 혹은 마음이 맞는 몇몇분과 계속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비주얼, 콘텐츠, 플레이타임까지 플레이스테이션4에서는 제가 생각한 밸런스대로 완성된 하나의 게임으로 낼 수 있어서 혼자 게임을 만드는 로망을 실현시킨 것 같습니다. 이제 수익이 좀 나서 다음 스텝에서 더 좋은 것에 도전할 수 있기만을 바랍니다.

모바일게임을 만들 때에는 캐릭터 별로 따로 판매를 해야하나 고민했지만 플레이스테이션4로 오며 그런 고민도 사라졌어요. 이제는 콘솔로 시작해 플랫폼을 늘려가는 대신 게임을 쪼개서 파는 건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방향은 유지할 생각이고요.

2016년에 나올 (예정인) 스매싱 더 배틀을 잘 부탁드립니다. 플레이스테이션4 유저라면 한번 플레이해보시기 바라고, 플레이스테이션4가 없는 분들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전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대훈 개발자가 만들고 있는 스매싱 더 배틀은 간편한 게임엔진 유니티가 보급되고 플레이스테이션4가 성공하며 SCEK가 한국 게임 소싱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는 점, 여기에 VR이라는 새로운 파도가 오고 있는 것까지 게임업계의, 시대의 흐름이 집약된 타이틀이라는 느낌을 준다.

스매싱 더 배틀이 좋은 성적을 거둬 국산 콘솔게임 개발이 더욱 활성화되길, 그리고 한대훈 개발자의 다음 게임도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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