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너머' 스튜디오 파이플러스 "해외 BL 팬들 위해 '스팀' 발매 결심했다"

등록일 2016년08월23일 11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지며 이전에 비해 여성 게이머 층의 성장이 두드러지긴 했으나, 국내는 물론 전반적인 게임 시장에서 여성 게이머만을 대상으로 하는 상업게임은 여전히 드물다. 이 같은 상황에 소규모 인디 개발팀이 여성향 게임, 그보다도 더 좁은 입지의 BL(Boys' Love)게임, 그것도 성인 게임을 제작하여 국내 최초로 심의를 통과했다는 소식은 그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스튜디오 파이플러스'가 개발한 '에덴의 너머'는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인 알렉스를 중심으로, 그가 유년기에 지내던 '애쉬 그로브 파크'에 10년만에 다시 찾아와 에드닉 가문을 상대로 벌이는 복수극을 다룬다. 남성 간의 성애를 다룬 BL게임이자 '복수'와 '애증'을 테마로 한 미스터리 어드벤처인 '에덴의 너머'는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하면서 저택을 둘러싼 다양한 사건들을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스튜디오파이플러스는 체험판을 공개한 2013년으로부터 약 2년이 흘러서야 '에덴의 너머'가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 분류를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 동안 개발 과정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전하거나 동인 행사에서의 홍보를 통해 유저들과의 소통을 꾸준히 이어온 스튜디오 파이플러스. 마침내 2016년 1월 '에덴의 너머'는 무사히 정식 발매에 성공했고 성인 여성향 게임으로서 국내 인디 게임씬은 물론 게임 업계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작품이 되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정식 발매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7월 '에덴의 너머'에 대한 또 다른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는데 바로 스팀(Steam) 서비스를 통한 '에덴의 너머' 영문판 발매를 위해 그린라이트 도전에 대한 이야기였다. 타겟 유저층이 극히 한정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에덴의 너머'는 약 2주만에 그린라이트를 통과하게 되었다. 국내의 팬들의 성원도 큰 보탬이 되었겠지만 높은 퀄리티의 BL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해외 유저들의 열의도 '에덴의 너머' 그린라이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내 취향의 게임은 아니지만, 누군가 이 게임을 좋아할 사람들을 위해 스토어 페이지에 있을 만한 가치가 있다(Not my type of game, but it still deserves to be on the store front for those who like the genre.)"
스팀 아이디 'danieltrent10'가 '에덴의 너머' 그린라이트 페이지에 작성한 댓글이다. 그린라이트 통과 여부를 유심히 지켜 보고 있던 기자에게 그 어떤 호응을 띤 댓글들 보다 인상 깊게 남은 한 줄이었다. 충분한 시장성을 확보하지 못한 장르의 게임이 곳곳에서 명맥을 이어가지 못하고 사장되는 일을 경험했던 게이머, 혹은 그런 소수 장르의 팬이었다면 위의 댓글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에덴의 너머'의 행보에는 한 걸음 마다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게임포커스는 국내 최초로 심의에 통과한 성인 게임 '에덴의 너머'가 스팀을 통해 해외로 뻗어나가게 된 것을 기념, 게임을 제작한 스튜디오 파이플러스를 만나 회사와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선 간단하게 개발사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스튜디오 파이플러스'는 인디 게임 개발팀으로, 자기 분야에서 프로 활동 중인 팀원 5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에덴의 너머'는 국내에서 발매한 첫 타이틀입니다.

'에덴의 너머'는 성인 BL 게임 중 처음으로 국내 심의를 통과한 작품인데,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법령에 명시된 가이드라인이 대단히 애매하다는 점이 가장 난처했습니다. 같은 장르 게임은 지금까지 국내에선 발매된 적이 없기에 참고할만한 선례도 없었고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동시에 성인을 위한 게임이라는 콘셉트에 최대한 부합하도록, 구도를 조절해 직접적 노출은 줄이면서도 텍스트나 보이스, 효과음 등을 활용해 에로틱함이 충분히 전해지도록 연출했습니다. 심의를 담당하시는 실무 담당자 분에게도 자료와 전화로 '에덴의 너머'가 어떤 게임인지 자세히 설명해드리고 의견 나누기도 했고요. '에덴의 너머'가 이후 성인을 위한 게임을 개발하시고 싶으신 분들께 좋은 참고 사례가 되었으면 합니다.


어느새 지난 달 일이 되었는데, 스팀 그린라이트에 통과한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비주얼 노벨은 스팀에서 크게 사랑 받는 장르는 아닙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멋지다고 생각한 게임도 1개월 이상 걸리는 경우를 보았거든요) 예상외로 금방 통과되어 저희 모두 놀랐습니다.

스팀을 통한 해외 발매를 결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팀에는 비주얼 노벨이 그다지 많지 않고, 특히 BL게임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이 장르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도 거의 사멸된 상태고요.

하지만 만들어지는 수는 손에 꼽을 정도일지라도 자기는 좋아하는 장르가 누구나 하나쯤은 있지 않나요? 그런 장르 팬 분들을 위해 해외 발매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심의 등 많은 산을 넘는 한이 있어도 '에덴의 너머' 국내 발매에 도전하기로 한 이유도 이와 같습니다.

스팀 외에도 다른 곳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한글판 게임 패키지 & 아트북 등을 구하실 수 있는 텀블벅 후원을 진행 중입니다. 그 외에도 온라인 쇼핑몰 비로망, 홍대 북새통, 사당 사보텐 스토어, 대전 박서방, 부산 북컬쳐 등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 판매는 현재 적합한 플랫폼이 없어 지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언젠가 좋은 연이 닿았으면 좋겠네요.


현지화 과정에서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19세기 영국 귀족 저택이 배경이다 보니, 당시의 고풍스럽고 격조 높은 분위기를 살리는 번역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주인공과 공략 캐릭터 6명의 각기 다른 매력을 잘 살려 표현하는 점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양쪽 모두 신경을 많이 써주시는 번역자님께서 함께 해주셔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국내 유저들은 이국적으로 느낄 법한 분위기를 자아내나, 해외 유저들의 경우는 그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시대 배경을 설명해주는 역할을 하던 사전 시스템과 그 내용은 수정 없이 그대로 유지하는건가요
아니요, 사전 시스템은 영미권에서는 불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삭제할 예정입니다.

영어 외에도 다른 언어를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으로써는 예정에 없지만, 만약 추가한다면 일본어가 아닐까 합니다.

'에덴의 너머'는 프로 성우들의 참여로도 화제가 되었는데, 해외판에 혹시 한국어 음성이 삽입이 되나요
음성 삽입 여부는 현재 검토 중인 부분입니다.




스팀에 성인게임, 성애물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스팀에 입점 되어 있는 성인게임, 특히 성애물의 경우 대폭 수정이 가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꽤 지난 일이지만 선정성 때문에 퇴출당한 게임도 있는데, 에덴의 너머의 경우 수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니오'입니다. 최근 런칭된 타이틀, 공식 의견 등으로 미루어볼 때 스팀은 성애물 규제 완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현재 '에덴의 너머'와 비슷한 수위의 게임 역시 판매 중이므로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에덴의 너머 이후에도 스튜디오 파이플러스의 차기작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팀원들이 생업으로 바쁜 상태이기에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차후 여유가 생긴다면, 국내 및 스팀에서의 행보에 따라 결정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을 향해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에덴의 너머'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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