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커뮤니티 공공의 적, '여왕벌'의 개체 수는 왜 줄어들었을까

등록일 2017년02월16일 13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오빠 아이템 좀 주세요"

게임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자주 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말인 '여왕벌'.

여왕벌은 'Queen Bee'라는 단어 뜻 그대로 여성들에게도 선망을 받는 소위 '걸크러쉬'를 대표하는 말이지만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좀 다르게 받아들여 지고 있다.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의 '여왕벌'은 자신에게 충성하는 대부분의 남성 유저(간혹 여성 유저들도 있다)들을 꼬드겨 이득을 착취하는 모습이 마치 일벌과 여왕벌의 그것과 비슷하다고 하여 해당 여성 유저들을 일컫는 부정적인 표현으로 사용된다.

사실 게임 내에서 이런 '여왕벌'은 길드 등의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흐리는 것은 물론 심하면 커뮤니티 붕괴까지도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많은 유저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인터넷에서도 여왕벌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주장들도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그런데 최근 게임 내에서 여왕벌의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체감하는 유저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체 어느 커뮤니티에나 존재하는 '여왕벌'이 게임 커뮤니티에서 눈의 띄게 줄어 든 이유는 무엇일까?

여왕벌의 '개체수'가 줄어든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커다란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 바로 시스템의 발전이다. 여왕벌들이 한창 활동하던 2000년대 후반 및 2010년대 초반과 달리 최근에 음성 채팅 시스템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실제 여성이 아니면서도 여성 행세를 하던 넷카마들의 숫자가 확연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것.

넷카마란 남성이 여성인 척 연기하며 다른 남성 유저에게 접근해 아이템 및 골드 등 금전적인 이득을 얻는 사람을 말한다. 이전에는 게임 내에서 음성 채팅 지원하는 게임도 별로 없었고 음성 채팅 프로그램의 사용도 어려웠던 만큼 의사 전달을 채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채팅의 어투를 바꾸는 것만으로 남성은 여성으로 쉽게 둔갑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해당 유저가 넷카마인 것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넷카마의 만행들이 여성 유저의 여왕벌 행동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게임 내에서 음성 채팅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고 커뮤니티에서 원활한 플레이 진행을 위해 음성 채팅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여성이라고 속이는 것이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이때문에 여왕벌로 둔갑한 넷카마들이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넷카마가 줄어든 것 만으로 여왕벌이 줄어든 모든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여왕벌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여성 게임유저들의 인식의 변화 때문이다.

게임을 하면 많은 여성 유저들은 실제로 본인이 여성이라는 굳이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가 '여자는 게임을 못한다는 편견'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많은 여성 프로게이머들이 “여성은 게임을 못한다”, “여자치고는 게임 잘한다”는 편견 때문에 힘들었고 자존심 상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최악의 경우 여성 프로게이머에게 타인이 대신 등급을 올려준 것이 아니냐는 소위 대리 의혹이 따라다니고 있으며 높은 등급의 여성에게 비슷한 류의 질문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편견에 염증을 느낀 여성 유저들은 넷카마와는 반대로 본인들을 남성 유저로 속이고 플레이 해 성별로 인한 편견이 아닌 동등한 실력을 가진 또 하나의 유저로 봐주길 바란 것이다.

한편, 본인이 여성임을 밝히지 않는 이유로 게임 내에서 여성 유저라는 이유만으로 당하는 성차별과 성희롱성 발언이 싫기 때문이라고 밝히는 유저들도 있다.

이 같은 일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실제로 '오버워치'의 음성 채팅 기능을 이용하던 한 여성 BJ가 게임 방송 중 다른 유저에게 수 차례에 걸쳐 성희롱 발언을 듣고 수치심에 눈물을 흘린 사연이 방송에 나가는 등의 사례가 있으며, 자신들도 이런 일을 겪었다고 밝힌 많은 여성 유저들이 성희롱 적인 발언을 들은 뒤로 음성 채팅을 끄고 자신의 성별을 숨긴다고 했다.

또한, 최근 강한 여성이 트렌드가 된 것도 커다란 역할을 한다. 다른 (남성)유저들에게 보호를 받고 도움을 받기 보다는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짙어지면서 자신과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거나 오히려 모르는 사람하고 해도 게임을 해도 파티를 리딩하는 등 리더로서 활약하려는 여성 게이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물론 게임 내에서 여왕벌이 모두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현재도 여왕벌에 대한 안 좋은 사례가 나오기도 하고 게임 내 커뮤니티에서도 여왕벌의 가입을 철저히 막으면서 여왕벌을 배척하는 것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히 시대가 바뀌고 게임 유저들의 인식이 바뀐만큼 섣부른 판단으로 인한 여성 유저들에 대한 편견을 지울 때가 왔다는 것은 분명하다. 확실한 것은 이제 적어도 게임 내에서 만큼은 여왕벌의 모습을 더 찾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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