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글로벌 정상 노리는 넷마블 '테라M', 역할 분담 강조한 진짜 차세대 MMORPG

등록일 2017년09월18일 16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MMORPG가 새로 나올 때 흔히 붙이는 수식어 중 하나가 '차세대 MMORPG'라는 문구다. 이 '차세대'라는 단어는 대부분 기존에 인기있는 게임의 특정 요소를 강화하거나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요소를 추가했다는 뜻인, 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모바일에서는 강화된 그래픽만 가지고 '차세대'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런 가운데 또 하나의 '차세대 MMORPG'를 표방하는 타이틀이 하나 출시를 앞두고 있으니, 바로 블루홀 스콜이 개발해 넷마블이 서비스 예정인 '테라M'이다.


테라M이 내세운 차별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역할 분담'이 명확한 파티플레이 부분이다. 탱커, 딜러, 힐러의 역할 분담이 있어야 제대로 MMORPG 파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MMORPG를 쭉 즐겨왔고 특히 PC MMORPG '테라'의 모든 직업의 '만렙 캐릭터'를 보유중인 블루홀 스콜 박진석 대표의 지론이기도 하다.

플랫폼 특성 상 솔로플레이가 메인이 되어 온 모바일 MMORPG에 PC MMORPG와 같은 차원의 게임플레이를 가져오겠다는 이 구상을 보면 차세대라는 말을 쓰는 게 오히려 당연해 보인다. 그 때문에 한편으로 야심찬 기획이지만 정말 제대로 구현되어 기능할지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문을 해소하고 아직 게임플레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테라M이 어떤 게임인지 들어보기 위해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블루홀 스콜을 찾아 박진석 대표, 고웅철 총괄 PD를 만났다.

블루홀 스콜 박진석 대표

"모바일 플랫폼에서 MMORPG를 만들며 차세대 MMORPG의 형태는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테라의 DNA를 계승하면서 기본적으로 모바일 MMORPG의 플로우를 따라가야 하지만 기존 게임들과는 다른, 차세대 MMORPG를 보여주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를 생각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인기를 얻고 있는 MMORPG들은 모두 유저는 많지만 유저들 혼자 게임을 즐기는 싱글플레이에 가까운 MMORPG라는 점에 주목하게 됐다.

그렇다면 우리는 파티플레이 위주로 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고, 유저들이 파티를 구성할 동기부여가 되려면 탱커, 딜러, 힐러로 역할구분이 확실한 파티플레이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블루홀 스콜 박진석 대표의 말이다. 테라M은 역할 구분을 확실히 하고 온라인 MMORPG와 마찬가지로 탱커의 '어그로 관리'가 중요한 게임이 될 것이라고 한다.

힐러 클래스의 높은 레벨링 난이도, 파티매칭에서의 딜러 편중 등 온라인 MMORPG에서의 문제들 역시 그대로 발생하는 것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겨 물어봤다.

블루홀 스콜 박웅철 총괄 PD

고웅철 총괄 PD는 먼저 레벨링 난이도에 대해 "딜러가 사냥을 빠르게 진행하고 탱커는 안정적인 사냥이 가능한 반면 힐러는 조금 힘든 건 어쩔 수 없다"며 "하지만 유저들이 필드에서도 파티를 맺어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강조했다.

힐러가 필드에 나오면 딜러, 탱커들이 파티를 맺어 함께 하고 싶어할 거라는 것으로, 힐러를 포함한 파티플레이 사냥의 경우 몰이사냥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몰이사냥이라니... 듣기만 해도 가슴이 뛰는 말 아닌가.

이어서 파티매칭에서의 딜러 편중 현상에 대해서는 "6명의 영웅을 결국 고루 다 키우게 될 것이라 중장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파티에 들어간 후 영웅을 교체할 수도 있어 적절한 구성으로 출발하면 된다는 것.

테라M의 레이드, 던전 공략의 경우 토벌대 보상이 상자로 오고 계정 간 우편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라 아무 직업이나 가서 아이템을 얻은 후 계정 내 다른 영웅이 상자를 열면 그 영웅의 아이템이 나오게 된다고 한다. 탱커나 힐러로 레이드를 가더라도 다른 딜러들에게 파밍을 몰아줄 수 있다는 것이니 PC MMORPG들에 비해 서브 캐릭터 아이템 파밍이 쉬워진 셈이다.
 
다음으로 전투시스템과 오토 지원을 어디까지 하는지에 대해 물어봤다.

"테라의 논타겟팅 전투를 그대로 옮기진 못했지만 액션이 강조된 전투를 최대한 구현했다. 테라의 훌륭한 전투시스템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는데 모바일 MMORPG의 경우 오토를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특성 상 오토플레이와 논타겟팅 전투를 조화시키는 부분이 특히 어려웠다.

결국 기본적으로 논타겟팅 로직으로 전투를 짜고 자동, 반자동, 수동 전투에서 각각 타겟을 자동으로 잡아 공격까지 하느냐, 타겟만 잡아주느냐, 완전히 수동으로 원하는 적을 타격할 것인지로 나눠놨다. 손에 맞는 스타일로 플레이하시면 될 것이다"

고웅철 총괄 PD의 설명인데, 힐러의 경우 원하지 않는 타겟에 힐이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 자동 타겟, 스킬사용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하니 소위 '라면먹으며 힐'은 불가능해 보인다.

테라M에서 5인 파티로 들어가게 되는 레이드는 게임 론칭부터 바로 즐길 수 있다. 딜러들은 무빙을 잘 해야 하고 힐러는 힐을 잘 해야 하고, 탱커는 어그로를 잘 먹으며 잘 버텨야 한다는데...

그야말로 '이것이 레이드'지만 스마트폰 사양이 꽤 높아야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고웅철 총괄 PD는 "안드로이드는 갤럭시S5, 아이폰은 6 이상이면 무리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설명해 갤럭시S6 유저인 기자를 안심시켰다.


마지막으로 아이템이 나올 경우 주사위를 굴려 먹는 것인지, 아니면 파티원 전원에게 고루 돌아가는 것인지와 함께 레이드 중 파티원이 나가거나 인터넷 접속이 끊겼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봤다.

고 총괄 PD는 먼저 아이템 획득에 대해 "사실 처음엔 주사위를 넣고 개발했는데 내부 테스트에서 원성이 자자해 삭제했다"며 "토벌대원 전원에게 모두 상자를 지급하도록 되었으니 아이템을 놓고 다투는 일은 없을 것"이라 설명했다.

접속이 끊길 경우에 대해서는 "AI가 대신 플레이해 준다. 하지만 잘 못싸워서 그냥 없는 것보단 나은 수준일 것이다. 힐러나 탱커가 그렇게 된다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파티플레이 시에는 조심해야할 것 같다.


근래 모바일게임 신작 인터뷰를 다녀보면 대개 1등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10위 이내에 오래 머무르는 롱런 게임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테라M 출시를 앞둔 블루홀 스콜 박진석 대표는 달랐다.

"1등을 하고 싶습니다. 테라는 리니지보다 더 글로벌한 IP이고 저희는 내수만 보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운영 노하우를 가진 넷마블과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IP가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전에 국내 시장에서 일단 최고의 게임이 된 다음에 글로벌 시장에 나가고 싶습니다. 테라M은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 타이틀입니다"

넷마블은 11월 열리는 지스타 2017에서 테라M 시연버전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스타 시기에 맞춰 출시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 지스타 2016에 역시 넷마블이 시연버전을 출품했던 '리니지2 레볼루션'은 한국 1등을 넘어 세계 1등 자리에 올랐다. 테라M이 그 전철을 따라갈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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