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모션 계정' 문제가 불거지는 가운데, 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터넷 방송인 '게임 내 프로모션 계정' 표시제를 제안했다.

프로모션 계정이란 게임사로부터 프로모션 대가로 광고료를 받고 인터넷 방송을 하는 이들의 게임 속 계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프로모션 계정은 게임사가 신작을 알리거나 꾸준한 인기 유지를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며, 곧 출시 예정인 게임은 프로모션 계정을 아예 게임 내 시스템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프로모션 계정 유형은 특수 능력, 장비가 있는 슈퍼계정과 결제한 돈을 되돌려 주는 페이백, 일정 방송 횟수를 채우면 광고비를 지급하는 숙제방송 등으로 나뉜다.

이상헌 의원은 "앞의 슈퍼계정과 페이백은 게임 내 큰 논란이 일어날 수 있어 많이 쓰이지는 않으며, 숙제방송 방식이 주력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러한 숙제방송 중에서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 모델인 게임'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러한 게임 중 특히 MMORPG 장르의 경우 게임 내에서 다수의 유저가 경쟁하게 되며, 이때 게임사의 광고비를 받은 유저와 일반 유저가 경쟁하는 게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특히 엄청난 과금을 유도하는 일부 게임의 경우 격차는 더 크다"며, "게임사로부터 후원받은 계정을 이기기 위해 일반 유저가 더 돈을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의원실이 게이머 여론을 조사한 결과, △프로모션 계정인지 모른 채 이길 수 없을 경쟁을 계속하게 되는 것이 문제 △게임 특성상 프로모션 계정과 경쟁하게 되는 것은 일반 유저를 대상으로 게임사가 의도적으로 과금을 유도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음 △적어도 게임만큼은 현실과 다르게 공정하게 플레이하고 싶다 △프로모션 계정을 금지해 달라 등의 의견이 나왔다.

현재 프로모션 계정을 이용한 홍보방식은 법률상 불공정광고(거래)의 경계선에 있다. 소위 '뒷광고'로 불리는 비밀 프로모션은 현행법으로도 규제 대상이 되고 있기 떄문이다.

또한, 홍보내용을 공개하더라도 그 도가 지나칠 경우 이용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유발해 게임 자체의 수명을 게임사 스스로 갉아먹는 선택이 되기도 한다.

이상헌 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법리검토와 이용자 여론 파악을 통해 게임사들에게 '게임 내 프로모션 계정 표시'를 제안했다. 일반 유저들에게 최소한의 알 권리를 보장하자는 취지다.

'게임 내 프로모션 계정 표시'은 플레이 중인 캐릭터 계정에 후원 사실을 명확하게 표시하는 것이다. 적어도 플레이 상황에서 상대방이 프로모션 계정임을 알 수 있도록 한다면 게임 내 경쟁에서 졌어도 박탈감이 덜할 수 있다.

표시의 범위는 회사와의 계약을 기준으로 한다. 예시로 인터넷 방송인이 A게임사의 B게임 광고를 목적으로 후원받았을 경우, A게임사의 C게임 계정에도 표시하도록 한다. 최근 엔씨소프트의 사례처럼 '리니지W'에 광고를 맡겼음에도 '리니지2M'에 광고료를 사용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상헌 의원은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게임 내 유저 캐릭터를 가장한 인공지능 캐릭터에도 표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저는 다른 유저와의 경쟁을 위해 시간과 돈을 들이는데, 상대방이 알고 보니 인공지능 캐릭터였다면 이 역시 불공정하다는 지적이다.

끝으로 이상헌 의원은 "유저들의 불만이 해소되지 않는 경우 확률형 아이템 법적규제 사례처럼 프로모션 계정 규제 논의를 시작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게임사들의 선제적인 조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회장은 "유튜버에게 집행된 광고료는 곧바로 높은 매출 순위로 이어진다"며 "과거 출판, 음반 업계에서 문제가 된 '베스트셀러 사재기'와 유사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사에 대해 갖는 신뢰를 깎아먹는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