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출시 예정인 코에이테크모 게임즈의 신작 액션 RPG 'Wo Long: Fallen Dynasty'(와룡: 폴린 다이너스티)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 봤다.
데모 버전은 스테이지 1개를 플레이 할 수 있는데, 적으로는 황건적과 호랑이(?), 괴조(?) 등등이 나온다. 보스전도 제대로 준비되어 있어 '인왕'에서 그랬듯 일반적인 적들을 물리치고 나아가 보스와 1대1 대결까지 맛볼 수 있는 구성이다.
음성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를 지원하며 데모 버전 기준 한국어 번역에서는 무난하게 잘 된 느낌을 받았다.
기자와 리뷰어는 '인왕' 1, 2편을 재미있게 플레이해서 이 게임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는 점도 미리 언급해둔다.
리뷰 작성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인왕' 시리즈의 삼국지 버전
'인왕'의 삼국지 버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느낌을 바로 받았다.
점프가 생겼다거나, 스테미너 시스템이 사라졌다거나 마법(?) 캐스팅 횟수 제한이 사라지고 다른 제한이 생겼다거나 하는 변경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인왕의 틀을 따라간다.
'인왕'의 수호령 시스템 대신 오행의 '신수'를 선택할 수 있는데 동양권 플레이어에게는 아주 익숙한 소재일 것이다. 화행은 주작 목행은 청룡 같은 식으로, 주작과 화행 선술은 불과 공격에 치중되고, 청룡과 목행 선술은 번개와 치유에 특화되는 등 느낌 그대로를 연상하면 된다.
기세와 받아치기
이 게임의 전투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수치는 '기세'로 HUD 중앙에 아주 잘 보이게 표시되고 0을 기준으로 오르면 우측으로 파란색 바가, 내려가면 좌측으로 주황색 바가 차오른다.
기세가 다 소비되어 주황색 게이지가 꽉 차면 헉헉대는 그로기 상태에 빠지게 된다. 적을 이 상태에 빠뜨리면 강력한 일격(절맥)을 가할 수 있다.
인왕의 경우 내가 때리다가 스테미너가 모두 소진되면 위험하기 때문에 치고 > 빠지고 > 치고 > 빠지고 를 반복하는 공-방이 기본인데, 와룡은 가드, 피격, 회피 시 기세가 내려가고 때리면 기세가 계속 오르기 때문에 '마구마구 때리고 또 때리는' 쪽이 또 '마구마고 또 때리는' 식으로 템포가 바뀌었다.
선술(마법)과 무예(스킬)도 사용 시 이 기세를 소비한다. 즉 때린 쪽이 마법도 잘 쓰고 스킬도 잘 쓰고 그 마법과 스킬로 때렸으니 또 기세가 오르는 식이다.
이렇게 기세의 설명만 보면 마구 두들겨 패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받아치기로 역전이 가능하다. 그냥 간단하게 말해 '저스트 가드'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 받아치기 성공 시 적의 공격을 받아넘기거나 회피하면서 적의 기세를 감소시키고 자신의 기세를 상승시킨다.
일반적인 공격 콤비네이션은 가드 딜레이 때문에 상대 공격의 후딜레이를 캐치하지 못하지만, 받아치기 시 딜레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상대 공격의 후딜레이를 캐치하여 이쪽 공격을 시작할 수 있다.
즉 와룡의 공방은 딜레이 캐치 공격 > 가드나 거리문제로 내 공격이 종료 > 상대 공격을 가드 > 타이밍을 노려 받아치기 > 다시 내 공격 식으로 진행된다.
추가된 시스템 '사기 랭크'
인왕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시스템으로 '사기 랭크'가 추가됐다. '삼국무쌍'같은 게임에 나오는 '전장 전체의 사기' 같은 느낌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적을 죽이면 사기 랭크가 조금씩 오르고, 죽으면 사기 랭크가 뚝 떨어지며 사기 랭크가 공/방에 영향을 미친다. 사기 1로 사기 10과 붙으면 굉장히 어려운 싸움이 되는 식이다.
즉, '사기 랭크'가 '마구 달려가서 적장만 잡으면 전쟁이 끝나는것 아닙니까?'에 대한 카운터로 작용한다. 관우 당신은 도데체...
동시에 지도 전체에 대한 대략적인 가이드가 되는데, 사기 랭크가 낮은 적부터 차근차근 잡아 나가는 것이 정식 루트이고 갑자기 사기 랭크가 확 차이난다면 엉뚱한 길로 들어왔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지역에는 군기를 세우는 곳이 몇 군데 존재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중간 보스가 지키고 있으며 중간 보스를 잡고 군기를 꽂으면 이후 사망 시 해당 군기에서 시작할 수 있다. 즉 인왕의 사당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사당과 마찬가지로 군기에서 재정비, 휴식 등이 가능하며 위 사기 랭크와 연동되어, 군기를 세울 때 마다 '불굴 랭크'가 상승한다.
불굴 랭크는 사기 랭크의 최소치를 올린다. 즉 초반에는 죽으면 사기랭크 1로 시작하지만, 군기를 다 세운 뒤 보스전에 돌입 할 때 쯤 되면 죽어도 사기랭크 18에서 시작하는 식이다.
특별한 설명 없이도 '전장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아군의 사기가 올랐구나'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리뷰어 개인적으로 아주 만족스러웠던 시스템으로 '코에이' 테크모가 만들었구나~ 라는 느낌을 받은 부분이다.
필드에 대한 소감
초반에는 비루한 황건적만 보여서 플레이어 캐릭터도 전장 한쪽 구석의 탈영병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장비도 황건적이 입다 버린 누더기이고...
조금 진행하자 '이 게임은 삼국무쌍이 아닌 인왕입니다'라고 말하듯 일그러진 생명체들이 등장하고 분위기가 확 바뀐다.
점프가 있고 점프 어시스트가 일부 존재하여 맵이 기존 인왕보다 수직으로 풍부해졌다. 점프로 올라간 고지대에서 뛰어내리며 아래쪽 적을 암살하는 식의 플레이도 가능해졌다.
그와 함께 낙사 지점이 조금 많아졌다. 나무다리는 중간에 낡은 부분이 내려앉으면서 떨어지기도 하고... 점프를 준 만큼 낙사도 받아야지 라는 개발팀의 메시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루팅 지점(흰색으로 반짝임)은 꽤 잘 보이는 편이지만 역시 '인왕' 계열 게임답게 필드에 누워있는 적과 필드, 배치된 시체와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타깃 고정 키를 연타하면서 진행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곤 한다.
맵 하나로 단정지을 순 없지만 데모판의 느낌만으로 봤을 때는 딱 짜증나지 않는 정도의 맵 구성이다. 조금만 더 꼬았으면 짜증났을법도 한데 적당한 선에서 그쳐 준 느낌이다.
이는 사기 랭크와 군기 위치를 통해 대략적인 진행순서를 알 수 있게 된 것 덕분이기도 하다. 별도의 맵이 없는 게임이라 꽤 반가운 변경점이다.
보스전 소감
공-방 개념을 강제로 주입시켜 주는 좋은 보스전이었다.
보스전에 돌입하기 전까지 이 게임의 공-방에 대한 감이 별로 없었는데, 공격을 헛치게 유도하고는 붙어서 마구 때리면 끝나는 식이었다. 중간 보스전도 비슷한 느낌으로 해결됐다.
하지만 스테이지 보스는 아주 정석적으로 단타-연타와 비기(받아치기로만 대응 가능한 필살기)를 사용하고, 공격을 받아치기한 뒤 후딜레이를 캐치하고 공격하면 슈퍼아머같은 판정 없이 잘 맞아준다.
보스전을 몇번(...) 진행한 결과 보스와의 1:1에 대해 자신감이 꽤 생기게 되었다. 데모판의 보스로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리뷰어는 어떻게 '인왕'을 클리어했는지 모를 수준의, 기본적으로 액션게임에 약한 똥손이다. 데모판의 보스전에 처음 도전할 때에는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결국 원군 소환을 해서 클리어하게 됐다. 체험판에 준비된 원군 그 이름은... 삼국지를 지나가다 본 유저라도 누구나 알 반가운 이름이 나온다.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원군을 불러 싸우니 꽤 수월하게 클리어되었는데, 그렇다고 원군만 소환해 두고 도망다니면 클리어되는 수준은 절대 아니다. 리뷰어는 목행을 골랐고 적당한 타이밍에 신수 소환을 하여 청룡이 제몫을 해 줬다는 점을 언급해 두고 싶다.
총평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어진다.
리뷰어는 '인왕'에서 감동깊게 지옥을 탐험한 경험이 매우 만족스러웠던지라 '삼국시대 배경으로 인왕을 만들어주세요!!!' 라는 바람을 계속 갖고 있었는데 꿈이 실현되었다.
와룡이 발표되었을 때 그야말로 기뻐 날뛴 입장에서 이 게임은 그냥 축복이다. 그리고 데모판으로 실제 맛본 와룡은 인왕이면서 삼국지인, 말그대로 '테크모이면서 코에이인' 게임이 되어 있었다.
조금 진정하고 다시 말하자면 '인왕' 1편의 알파버전 체험판에 비하자면 정말 100점짜리 게임이다. 이대로 제품판으로 나와도 그렇게 아쉽지 않을 것 같은 수준이다.
PS5로 해상도 중시 옵션을 켰을 때 프레임이 불안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 보스전에서 제일 중요한 비기 대응이 받아치기로만 가능한 저스트 타이밍인데, 비기가 여러가지(!)라서 각각 타이밍이 다르다던가('인왕2'에는 똥손을 위한 맹 속성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엘X링'의 곰(!)에 아주 많은 감명을 받은 듯한 호랑이라거나, 도무지 쓸 곳이 없는 무예라거나... 흠잡을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데모버전의 첫인상은 합격점을 넘어 얼른 게임을 내주기만 바라고 싶은 심정이다.
'인왕' 1편의 클래식함과 '인왕' 2편의 화려함 사이 그 어딘가에서 중심을 잘 잡은 느낌이다. 거기에 그야말로 '황건적의 난'의 중심에 들어간 듯한 분위기까지.
'인왕'을 재미있게 플레이 했다면 당연히 강력 추천작이다. 그리고 '삼국지'를 좋아한다면 거기에 추천을 3개 더 붙여도 될 것 같다. 아니 그냥 얼른 데모를 플레이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 '인왕'이나 '소울'류 플레이 경험이 없는 유저라면 대략 '삼국무쌍'인데 첫 미션이 호로관 여포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대신 죽어도 재도전이 가능하니 도전해 보자.
데모버전만으로 게임 전체 평점을 매기는 건 말도 안되지만 데모버전의 이 느낌을 본편에서 그대로 확장해 보여준다면 93점 정도는 매겨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코에이테크모님 하루라도 출시일 어서 공개해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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