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1만 명 유저 확보 '클레이튼 나이츠', 비스킷 이제빈 대표가 말하는 '블록체인 게임'의 의미

등록일 2019년07월05일 11시15분 트위터로 보내기
 
블록체인 대중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받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 초기 참여하는 블록체인 게임 파트너들이 공개됐다. 블록체인 게임 중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받는 '이오스 나이츠'로 이름을 알린 '비스킷' 역시 '클레이튼 나이츠'로 클레이튼 플랫폼 참여를 확정지었다.
 
비스킷은 2018년 초 설립되어 이오스 나이츠로 블록체인 게임 중 가장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게임사로 주목받은 기업. 블록체인 개발자들이 게임에 손을 대 제대로 된 게임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던 생태계에서 게임 개발자들이 블록체인을 개발해 게임성도 확보한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여 세계적으로 유저를 모았다.
 
비스킷 이제빈 대표에 따르면 그렇게 모은 유저가 만명 정도라는데... 모바일게임이나 PC온라인게임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적은 수치이지만 보통 수백명 정도의 유저를 모으는 데 그치던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를 생각하면 한계를 뛰어넘은 성공으로 평가해도 될 것 같다.
 


 
비스킷이 지금까지 해 온 것과 앞으로 하고싶은 일은 무엇인지 듣고싶어 비스킷이 둥지를 튼 강남N타워를 찾아 이제빈 대표를 만났다.
 
블록체인 게임 걸음마 단계, 과제는 대중화
그에게 클레이튼의 행보로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는데, 현재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는 어떤 상황인지를 가장 먼저 물어봤다.
 
"아직 블록체인 게임의 초창기라라 중요한 미션을 몇 가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부분은 대중들, 블록체인에 대해 알고 암호화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아닌 일반 게이머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경험해 봐야 한다는 것이죠.
 
성과, 결실을 따지는 건 그 다음에 판단해야 한다고 봅니다. 비스킷이 성과를 냈다는 말을 많이 하십니다만, 블록체인 게임 자체가 언더독이고 저희가 선보인 이오스 나이츠도 유저는 만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 만명이라는 수치가 블록체인 게임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수준으로 대개 몇백명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교적 큰 차이이지만, 일반 모바일게임에서 만명이라고 하면 굉장히 적은 숫자이죠"
 
이제빈 대표는 이오스 나이츠로 블록체인 게임에서 유저를 모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에 대해 "블록체인 게임의 '베타테스트'를 한번 한 것"으로 진단했다. 일반 게이머와 대중이 블록체인 게임을 경험해 봐야 하는데, 그 이전 단계에서 블록체인 게임으로 해본 것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것.
 
이오스 나이츠는 게임의 모든 요소를 블록체인에 올린 풀 블록체인 게임이었다. 게임을 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암호화폐 지갑이 있어야 해 일반 게이머가 접근하기엔 벽이 매우 높았던 게 사실이다.
 


 
클레이튼 나이츠에서는 이오스 나이츠의 콘텐츠를 일부 가져오지만 유저 확장을 위해 풀 블록체인 방식은 택하지 않았다. 블록체인 게임 대중화를 위해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과 협업하는 만큼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누구나 다운로드해 플레이 가능한 앱을 추구했다.
 
"블록체인 게임의 정의가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정리가 안 되어 있습니다. 게임 안에서 암호화폐로 뭔가 주고 받으면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의견부터 게이머들이 만드는 아이템 등이 블록체인을 통해 게이머에게 귀속되어야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의견도 있고, 게임 안의 모든 데이터가 블록체인에 올라가야 블록체인 게임이라는 의견까지 있습니다.
 
저희는 이 모두가 블록체인 게임이라 생각하고 있고, 이오스 나이츠로 풀 블록체인 게임으로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는지를 실험해 봤으니 이번에는 일반 대중에게 진입장벽을 낮추려면 어디까지 블록체인 단계를 낮춰야 하는지, 즉 밸런스를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오스 나이츠에서는 일단 모든 것을 블록체인 위에 올려보자고 시도했고 저희가 보기에도 일반 대중이 플레이할 수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블록체인에 올라가 있으니 계정을 만들고 진입하는 것부터가 복잡하고 아무나 접근할 수 없었습니다"
 
일반 대중을 진입시키기 위해 클레이튼 나이츠에서는 블록체인 요소를 최소한으로 남겼다는 것이 이제빈 대표의 설명이다. 카카오가 준비한 블록체인 플랫폼이라는 면에서 비스킷의 목표와 클레이튼의 방향성이 딱 맞았다는 것.
 
이제빈 대표는 "카카오에 로그인만 하면 블록체인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된다면 진입장벽은 거의 사라지게 된다"며 "그렇게 해서 일반 대중, 게이머들이 블록체인에 적응하게 만드는 것에 먼저 주력하고 플레이하며 블록체인을 쓰기 위한 단계들이 있다면 추후 접목해 나가자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클레이튼의 대중지향에 공감, 앱스토어 다운로드 되는 게임으로 만들었다
클레이튼 나이츠의 외형은 이오스 나이츠와 유사해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모바일 RPG로 클레이튼 마을로 쳐들어오는 고블린을 클레오(기사), 안나(마법사), 루크(궁수)가 물리치는 이야기를 담았는데, 전투와 더불어 마을 건설, 던전 플레이 등을 즐길 수 있고 전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나무, 철, 호랑이 뼈 등 70여 개의 재료를 조합해 칼, 활, 갑옷, 반지 등 200개 이상의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스토리, 아이템 등 게임의 콘셉트와 콘텐츠는 이오스 나이츠에서 가져왔지만 블록체인 요소를 덜어냈다. 개발의 기본 전제 2가지가 카카오 로그인만으로 플레이 가능하도록 할 것과 플레이스토어 및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이오스 나이츠에는 유저 간 아이템 거래를 위한 아이템 마켓이 있었지만 그 부분은 클레이튼 나이츠 론칭 시점에서 빠졌다.
 


 
이제빈 대표는 "아이템 마켓이 들어갈 경우 모바일 스토어에서 다양한 제약이 생기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게임 안에서 유저들이 만든 아이템, 캐릭터는 NFT로 전환해 유저에게 소유권을 준다. 유저가 만들어낸 것은 온전히 유저의 소유물로 개발사가 터치하지 못한다. 게임 안에서 거래는 안되지만 온전히 유저의 소유물"이라고 밝혔다.
 
(NFT: 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으로 게임 아이템이나 고가의 명품과 같은 수집 대상에 고유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가리킴)
 
이더리움의 경우 이더리움 게임 아이템 마켓이 형성되어 있다. 클레이튼 플랫폼에서도 장기적으로는 그런 역할(게임 아이템 거래를 위한 통합 마켓)을 할 창구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그 전에라도 유저들은 자신의 지갑에 있는 게임 아이템을 친구와 주고받는 게 가능하다. 클레이튼 나이츠에서 유저가 만든 아이템은 개발사의 것이 아닌 유저의 개인 소유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존 게임의 관념과는 다른 구조의 블록체인 게임을 하며 아이템도 소유하고 블록체인 게임을 통해 보상도 받는 경험이 바로 이 대표가 강조한 '블록체인 경험'일 것이다.
 
재미있는 게임은 성공한다, 블록체인보다 게임에 방점
블록체인을 활용하며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경우보다는 유저를 모으는 목적이 우선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그런 경우 게임보다는 블록체인 쪽에 무게추가 기운 느낌을 받게 된다.
 
이제빈 대표는 그런 부분에서 비스킷이 지향하는 방향이 어디까지나 게임, 게임 개발사임을 강조했다.
 
"블록체인 게임이 근본적으로 뭐냐고 하면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잘 된 게임이 수익모델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일은 없죠아. 게임의 근간은 즐거움을 주고 가치로 보상을 얻는 것입니다. 그 가치를 잃지 않으면 답이 있다고 봅니다.
 
블록체인 게임이 재미가 없으면 매출을 올리기 힘든 것이 당연합니다. 블록체인 게임이 재미를 제공하지 못하면 유저들이 돈을 지불하려 하지 않을 겁니다.
 
저희는 게임을 더 재미있게 만들 요소가 블록체인이 되어야지, 블록체인이 들어와 재미를 잃으면 게임이 가치를 잃는다고 봅니다. 평범한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이 같이 있는데 블록체인 게임이 평범한 게임이 주지 못하는 재미를 줄 때 저희의 여행이 성공하는 것이라 봅니다. 블록체인 게임이 기존 게임 이상의 재미를 못 주면 근본적으로 왜 블록체인 게임을 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답할 수 없게 됩니다.
 
저희는 수익화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게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드냐에 포커스를 두고 있습니다. 그게 성공하면 가치에 대한 보상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바일게임들이 보여줬듯 게임이 재미있으면 가치가 생긴다는 것이 기본 생각입니다"
 
이제빈 대표의 설명이다.
 
비스킷이 지향하는 방향은 기존의 모바일게임이 못 하던 것으로 유저들에게 재미를 제공하겠다는 것인데, 그를 위한 블록체인 게임의 핵심 요소는 아이템 소유권과 확장성이다.
 
앞서 언급되었듯 블록체인 게임에서 유저가 만든 아이템은 온전히 유저의 소유물이다. 이로 인해 생길 변화와 파장은 아직 제대로 예상하기 힘들지만 작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템 거래 자체가 암호화폐로 진행된다는 것은 세계 유저들이 환율 등을 고민할 것 없이 쉽게 아이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스럽게 규모가 커지고 자기가 만든 아이템(재차 강조하지만 블록체인 게임에서의 게임 아이템은 유저 개인 소유물이다)을 사고파는 재미는 기존 게임에선 느낄 수 없던 지점이다.
 
기존에도 음성적으로, 혹은 게임 내 콘텐츠로 아이템을 사고파는 콘텐츠를 제공한 게임이 있었지만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그 아이템이 서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개인 지갑 속이라는 게 큰 차이점이다.
 
그리고 이렇게 게임 내 캐릭터와 아이템이 유저의 개인 소유물이라는 지점에서 블록체인 게임의 확장성이 생긴다.
 
비스킷이 앞서 선보인 이오스 나이츠에서는 해외 개발자가 자체적으로 이오스 나이츠 캐릭터를 활용한 PVP 게임을 만든 사례가 있다. 비스킷의 동의는 구했지만 이 게임은 이오스 나이츠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게임이다. 하지만 유저들은 자신의 소유물인 캐릭터와 아이템을 가져가 이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기존 게임의 개발, 진화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임 하나가 성공하면 그 게임에 대해 추가되는 게임, 콘텐츠를 글로벌 무대에서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구조입니다. 성공하는 게임은 확장되는 생태계의 뿌리로 플랫폼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기존 게임 개발에서는 원본을 만든 개발사가 직접 개발하고 패치해야 해 리소스 대비 실패 확률, 부담이 매우 컸습니다. 그러다 보니 몇 번 실패하면 회사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에선 하나만 성공하면 따라서 개발하는 후발주자가 많이 나오게 되고 그들과 협력하면 됩니다. 개발사 입장에서 게임 유지 보수에 있어 규모와 확장성이 보장되고, 유저도 즐기는 콘텐츠의 다양화로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작은 개발사들은 성공한 게임의 파생게임이나 추가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으로 손쉽게 시장에 진입해 시작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런 실험이 성공하면 게임 생태계에 큰 영향이 있을 거라 보고 일반 게임과 블록체인 게임의 차이를 만드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한해 동안 블록체인 붐이 일었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성공한 서비스는 오직 암호화폐 거래소 뿐이다. 거래소는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과 암호화폐를 갖고싶은 사람들에게 암호화폐를 가질 기회와 사고팔 시스템을 제공했다. 투자자들은 몰려들었지만 블록체인이나 암호화폐가 생활로 파고들었냐고 하면 아니라고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블록체인 게임의 대중화가 가져올 미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의 생활화라는 것이 이제빈 대표의 생각이다.
 
"거래소의 유저 수가 늘고 있을까를 생각해 보면 아닐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니즈를 가진 사람은 이미 다 등록되어 있고 큰 증가세를 보이긴 어려울 겁니다. 정체 상태인 블록체인, 암호화폐의 넥스트 웨이브가 바로 게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아직 암호화폐를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게임을 통해 암호화폐를 처음으로 소유해보는 경우가 생겨나고 그 화폐를 어떻게 사용할지, 혹은 거래할지를 생각하는 과정을 거치며 암호화폐의 확장, 보편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합니다. 새로운 재미도 생겨날 겁니다"
 
이제빈 대표의 생각처럼 블록체인 게임이 블록체인, 암호화폐의 보편화, 생활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클레이튼과 블록체인 게임의 선두주자 비스킷의 향후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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