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리니지W' 첫 번째 아트북 'The art of Lineage W' 앞두고 최용철 아트 디렉터와의 인터뷰 진행

등록일 2024년10월25일 11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의 첫 번째 아트북 ‘The art of Lineage W’의 출간을 앞두고 최영철 아트 디렉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작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최용철 아트 디렉터는 인터뷰를 통해 아트북을 제작하게 된 계기부터 리니지W의 아트 제작에서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최용철 아트 디렉터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게임의 세세한 부분까지 아트북에 담긴 듯하다. 오래 준비한 것 같은데, 아트북을 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리니지W〉는 처음 기획했을 당시부터 ‘리니지’, ‘클래식’, ‘내러티브’ 등의 주제와 키워드를 중심으로 아트를 만들어왔다. PC 시절 〈리니지〉가 가진 고유의 특징은 간직하면서도 〈리니지W〉만의 색깔을 만들고자 했다. 

 

중세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리니지W〉 세계의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서 여러 자료를 참고하며 고증 과정을 거쳤다. 특히 특유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다 보니 사실 3년 전 론칭 당시에도 이미 많은 양의 아트가 모여 있었다. 게임 안에서는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부분들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거쳐 왔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서 이번 아트북을 준비하게 되었다.  

 



<리니지W>의 클래스가 전형적인 미형은 아닌 경우도 있는데, 캐릭터를 디자인할 때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한 설명 부탁 드린다

초반에는 게임 전반의 방향성에 맞춰 아트의 이미지를 설정하고 톤 앤 매너를 잡아갔다. 각 클래스의 비주얼에 적합한 참고자료를 수집하고 여러 번의 프레젠테이션을 거쳤다.

 

각 클래스마다 처음 플레이하면 볼 수 있는 내러티브 인트로 영상도 아트에서 제안했다. 보통 게임적 요소로 지나치곤 하는 개연성이 많은데, 이 캐릭터는 왜 이곳에서 싸우고 있는지 등 여러 질문에 대한 답을 잘 짜여진 아트워크로 풀어내고 싶었다. 이런 방식이 이용자의 몰입도를 크게 높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먼저 내러티브를 만들고 캐릭터의 비주얼을 구체화했다.

 

요정의 경우 사악한 몬스터의 속삭임에 홀려 가족과 동료를 죽였다는 배경이 있다. 이런 무거운 내러티브는 일반적인 요정의 밝은 이미지와 상충된다. 설정에 맞도록 깊은 슬픔을 지닌 <리니지W>만의 요정을 외모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 결과 요정은 슬라브족과 동양의 얼굴을 섞인 형태로 구성했다. 내러티브에 적합하면서도 일률적이지 않고 개성 있는 매력을 표현했는데, 일반적인 ‘게임의 미형’과는 기준이 달랐다. 론칭 당시 이용자들 사이에서 외형에 대한 호불호가 있어 디렉터로서 아쉬움이 남는다.


<리니지> IP의 기본 클래스인 군주, 기사, 마법사, 요정 이외에 새롭게 기획된 클래스는 초반부터 발전시키는 과정이 힘들었을 것 같다

1주년 업데이트로 등장한 첫 번째 시그니처 클래스 ‘수라’는 메인 내러티브, 대표 무기 등 클래스를 구성하는 주요 특징의 초기 기획 단계부터 아트팀의 제안과 아이디어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대표적인 케이스다.

 


 

수라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숙적의 태도(太刀)에 쓰러져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 이야기를 담은 내러티브 영상을 통해 수라가 왜 무기로 태도를 선택해 전장에 나섰는지 개연성을 만들고자 했다. 내러티브와 결합해 무기의 이미지와 특성이 더해지며 캐릭터의 멋과 개성을 살릴 수 있었다.


최근 공개된 ‘뒤틀린 실렌’을 비롯해 잔인한 표현이 부각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몬스터 디자인의 수위 조절은 어떻게 하나

좀비, 스켈레톤, 버그베어 등의 마물이 나오는 세계가 밝고 따뜻한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전반적으로 낮은 채도,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하다보니 몬스터도 톤을 맞춰야했다. 몬스터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디테일한 부분을 설정하지만, 심한 혐오감이나 거부감이 들 수 있는 형태는 지양하고 있다.


〈리니지W〉는 리니지 원작에서 150년이 지났다. 서사에서도 많은 부분이 달라졌는데, 아트의 제안으로 변화된 공간적 배경이 있다면 알려달라

새로운 클래스나 영지는 기획 단계부터 내러티브, 아트 등 많은 부서의 회의를 거치며 조율한다. 영지는 각 구역마다 특징에 맞는 양식을 차용했다. 예를 들어 하이네는 블루와 화이트 중심의 지중해 그리스 양식, 오렌 지역은 북부 슬라브 계열의 카자크족 중심으로 구성했다.

 

은기사 마을은 용을 잡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특징이 있어, 입구에 (용을 잡다가 죽은 사람들을 위한) 관을 짜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용 전리품과 바실리스크 통구이 등이 마을 전반에 포함됐다.

 

방대한 스케일로 구현한 기란에는 여러 요소가 배치됐다. 기란 항구에서는 이곳 인근에서 잡히는 고래를 해체하거나 경매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축제의 광장이나 마을 입구에서는 음악을 연주하고 구경하는 사람들, 투견장과 체스장 등을 볼 수 있다.

 


 

이용자분들은 사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공간이다. 이런 세세한 부분에도 내러티브가 살아 있는 재밌는 공간이 많으니, 게임할 때 이런 요소들에도 관심 갖고 봐주시면 좋겠다. 


다양한 곳에서 디테일이 보이는데, 아트로부터 파생된 퀘스트나 서사가 있는지 궁금하다

화전민 이주지에 가면 버그베어가 마을 중심에 있는 큰 나무 앞에 묶여 있다. 이미 하신 분들도 많겠지만, 이와 관련된 퀘스트가 있다. 아트를 토대로 기획이 들어간 대표적인 케이스다.

 

아이템을 강화할 때 소위 ‘바른다’고 표현하는데, 이 표현에 걸맞은 비주얼이 무엇일지도 고심했다. 그래서 여기에 적합한 이야기를 먼저 만들었다. ‘어떤 마법사가 주문서에 정령을 심어뒀고, 강화를 통해 정령들이 무기나 방어구에 옮겨진다’는 이야기를 구성했고, 이를 바탕으로 비주얼을 제작했다.


〈리니지W〉가 3년간 이어져오면서 절대 변하지 않는 아트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리니지W〉는 서양 중세의 모습을 최대한 실제와 유사하고 개연성 있게 구현하고자 했다. 또한 다른 서양 중세 판타지 게임이 가진 일반적인 아트 느낌은 지양하고자 했다.

 

화전민 이주지를 보면 오랜 전쟁과 폭정으로 살기 힘든 사람이 모여든 곳이다 보니 다들 사연이 있다. 한쪽 다리가 의족인 촌장, 켈베로스를 해체해 나눠 먹으려는 사람들, 시체를 소각하는 사람들, 마을 곳곳에 목 매달려 죽은 사람들 등 화전민들의 생활상을 반영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3년 동안 시류나 당시 유행하는 선호도에 맞춰 변하지 않고 뚝심 있게 일관된 콘셉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리니지W〉 아트의 기준이 아니었을까.

 



내러티브를 강조한다고 해서 모두가 선호하는 스타일의 아트가 나오는 것은 아닐 것 같다. 〈리니지W〉만의 ‘멋진’ 아트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무엇이었을지 궁금하다

그래서 고민한 부분이 ‘개성’이다. 멋진 아트는 ‘아름답고 예쁘게’가 기준이 될 수도 있겠지만 기존의 게임들과 차별성을 두고 싶었다. 그래서 개성에 가장 집중했다. 

 

리니지W는 쿼터뷰 게임이기도 하고, 최신의 3D 게임에 비하면 어필이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제약이 많다는 뜻인데, 공중에 있는 어셋들을 일부러 바닥에 놓는 등 원경을 표현하기 위해 깊이감과 디테일을 사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안타라스는 거대한 크기로 구현하기 위해 협곡 끝에 배치했다. 그래야 크기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타라스가 등장할 때는 압도적인 스케일로 보일 수 있게 연출적 요소도 들어갔다. 


이번 아트북 이후 〈리니지W〉의 계획을 들려달라

리니지의 오리지널 영지는 하이네로 끝났다. 이제 새로운 영지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다. 이를테면 밝은 천상계라든가 새로운 클래스라든가. 

 

〈리니지W〉의 톤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동안과는 다른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앞으로도 방향성을 잃지 않고 W만의 비주얼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테니 지금처럼 많이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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