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화 동시 발매가 이뤄진 '마리의 아틀리에 Remake'를 플레이했다. 몇 가지 엔딩을 본 상황으로 이벤트 목롤 100%는 아직 달성하지 않은 상태임을 밝혀 둔다.
이 게임은 1997년 발매된 '아틀리에' 시리즈 첫 작품을 리메이크한 타이틀이다. 플레이스테이션4, 플레이스테이션5, 스위치, 스팀으로 모두 발매됐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팬이 많은 시리즈이지만, 특히 근래 '라이자의 아틀리에' 시리즈로 팬층이 크게 확대됐다. 코에이테크모에서는 팬이 많아진 시점에 시리즈 원점을 소개하고 싶었던 것 같고, 적절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마리의 아틀리에 Remake'를 플레이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작성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마리의 아틀리에 Remake'에 대해
25년 넘게 이어진 '아틀리에' 시리즈의 원점이 되는 타이틀이다. 그래픽이 일신되고 추가된 요소가 조금 있지만 게임 콘텐츠 자체는 원작 그대로 리메이크됐다.
이벤트 조건과 엔딩 조건도 원작과 동일해서 시절 공략을 보고 진행해도 무방하다. 원작은 시간 제한이 5년으로 정해져 있어 그 사이 이룬 성과를 평가받고 엔딩이 나오는 방식인데 요즘 게이머들을 위해 시간제한이 없는 모드도 제공한다.
게임 내 행동 대부분, 연금, 채집, 전투 등 대부분 행위에 날짜가 소요된다. 공방에서 나가면 최소 하루는 소모된다고 봐야 한다. 필드로 가는 동안에도, 필드에서 채집과 전투를 진행해도, 필드에서 돌아오는 동안에도 시간이 가므로 의뢰 남은 일수를 고려해 일정을 잘 짜서 행동해야 한다.
리메이크에서는 게임 시작 시 '제한이 없는' 모드를 선택 할 수 있어 6년차 이후에도 계속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지만 일부 이벤트는 진행되지 않는다. 트로피 중 '모든 이벤트 보기'를 위해 기본 모드로 상당 부분 플레이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
전투 시스템
아군은 마리를 포함 최대 3인이며 적은 최대 6개체까지 등장한다. 민첩 수치에 맞춰 턴이 돌아오며 행동에 따라 다음 턴이 지연된다.
방어력과 물리공격력이 오르면서 마법 공/방이 떨어지는 전열, 정반대의 후열, 어느쪽도 아닌 중간열 등 배치도 존재한다. 탱커는 전열에 서고 마리는 후열에 서는 식으로 적절한 진영을 짜서 전투에 임하자.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은 미리 장비해 둔 아이템 뿐이지만 슬롯이 넉넉하게 주어진다. 아이템 숫자는 파티 멤버가 공유하므로 장착만 시켜두면 된다.
캐릭터마다 필살기가 2개씩 존재하는데, 전체공격이나 전체회복기를 가진 쪽이 우대받는 것은 당연할 터. 주인공인 마리의 1번 필살기는 이벤트로 특정 장비를 획득해서 장비해야 해금된다.
'아틀리에' 시리즈의 주인공에게는 '폭탄마' 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데 그 원조답게 모든 전투는 폭탄으로 끝나게 된다. 포트 프람 한방이면 대부분 해결되는 법이다.
원작에서는 동료가 경험치를 얻기 위해서는 행동을 해야 해서 저렙 동료를 키우기 조금 어려웠지만(계속 데리고 다니면 민첩이 오르면서 가능해지긴 한다) 리메이크에서는 동료가 행동을 하지 않아도, 전투불능에 빠진 채 전투가 끝났어도 아무튼 경험치가 들어오게 바뀌었다. 동료 키우기가 아주 쉬워졌다.
연금술은 25년전답게 간단명료
현재 마리의 레벨에는 조금 어려운 조합이거나 피로도가 쌓이면 성공 확률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그것 이외에 고민할 부분은 없다.
연금 중 복잡한 짜맞추기를 다거나 촉매를 넣고 연금가마솥을 돌리고 하는 등등 이후 시리즈의 시스템은 아직 '안' 나온 시점의 연금술이라 그냥 재료를 넣고 시간을 소모하면 끝난다.
재료와 일수 요구치가 딱 정수가 아닌 소수점 이하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효율을 찾자면 적당한 갯수를 한번에 조합해야 한다. 0.6개씩 소모되는 재료를 아끼기 위해 한번에 5개를 조합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후반부를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만드는 '요정' 시스템
마리의 몸은 하나인데 나가서 전투를 치뤄 레벨도 올려야 하고 채집으로 재료도 조달해야 하고, 조합해서 결과물도 만들어야 한다. 의뢰에 주어지는 날자 제한은 혼자 하기엔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고...
그래서 게임 초반만 지나면 마리를 도와주는 요정을 고용할 수 있게 된다. 매달 월급(...)을 받아가면서 채집과 연금을 도와주는 일종의 '아르바이트'생이다.
요정은 채집지로 이동하는 시간이 없는 대신 채집 항목이 제한되어 있으며(레어 재료는 마리만 채집 가능) 채집 자체도 랜덤이다. 연금은 특별한 제한이 없다.
월급에 따라 고용되는 요정의 근무태도(...)가 바뀌는데, 단돈 70원 받으면서 마리가 일하는 속도보다 7배 느리고 채집밖에 못하는 요정부터 340원 받으면서 마리와 똑같이 일하는 모범사원까지 존재한다.
게임이 중반을 넘어서면 요정이 쉴새 없이 일할 수 있게 일정표를 짜는 것이 주 콘텐츠인 경영 시뮬레이션으로 변모한다.
총평, '프린세스 메이커'가 떠오르는 게임이었어
그야말로 '프린세스 메이커'를 연상시키는 게임이었던 것 같다. 첫인상이자 엔딩 후 소감이 동일하다.
딸을 아르바이트에 보내서 양육비를 버는(?) 대신 마을의 의뢰를 조합과 채집으로 해결하여 돈을 벌고, 유랑상인 대신 요정상인(?)에게만 살 수 있는 물건이 있고 무사수행 대신 채집지에서 몬스터와 싸우고 탑에서... 아무튼 싸운다.
딸, 아니 마리를 키운 결과에 따라 엔딩이 나오는데 집사 포지션에 몸이 약한 친구 시아가 있을 뿐 이 게임은 '프린세스 메이커'에 연금을 좀 끼얹은 게임 아닐까.
최근 나온 '아틀리에' 시리즈와 비교하자면 '전반부'에서 게임이 끝나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근래 '아틀리에' 시리즈는 대개 현자의 돌 제작을 기점으로 레시피를 채우고 조합에 익숙해지는 전반부가 끝나고 연금재료에 특수능력을 발현시켜 장비와 도구에 전승하는 극한의 연금폭탄마를 탄생시키는 후반부를 진행하는데 '마리'는 딱 전반부에서 끝나는 게임이다.
물론 원작이 나오는 시점에서 이정도의 볼륨이면 충분하다 못해 조금 넘치는 정도인 것도 맞지만 지금에 와서는 아무래도 아쉬운 분량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물론 다회차를 상정하고 만든 게임이라 여러번 플레이하며 엔딩을 다 보고 이벤트 도감을 채우면 '시간' 면에서는 충분한 볼륨이지만...
리뷰어의 경우 가장 좋아하는 '아틀리에'는 '에스카 & 로지의 아틀리에 플러스 ~황혼 하늘의 연금술사~'인데, 그 시점(2015년)에 입문을 했고 처음 접한 '아틀리에'가 최고의 아틀리에로 남은 느낌이다.
하여 리뷰어 개인의 기호에 비추어 볼 때 이 게임, '마리의 아틀리에'는 그 시절 -97년 혹은 정식발매된 99년-에 이 게임을 접한 올-드 유저에게는 최고의 추억이 아닐까 하는 예상을 해 본다. 어렸을 적 추억의 게임이 그대로 깔끔한 그래픽으로 돌아온 느낌 아닐까.
최근의 '아틀리에' 팬이라 하면 대부분 모 소박한 시골 처녀와 함께 시리즈를 접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에게는 '내가 생각한 아틀리에가 아니야' 라는 느낌을 주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의뢰는 받았는데 채집지가 어딘지 모르겠고 채집지에 가다가 그대로 게임 시작 후 30분도 채 안되어 파티가 전멸하고... 아틀리에를 처음 접해본다면 명심하자. 이 게임의 장르는 RPG가 아니라 시뮬레이션이다. 육성과 경영 사이 어디쯤 밸런스를 잡느냐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아무튼 시뮬레이션에 가깝다.
텍스트와 일러스트로 채워진 이벤트는 차고 넘치지만 파고들 콘텐츠가 부족해서 어느 시점에서 육성의 모티베이션이 떨어지는것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잘부르그 3부작을 다 모아서 한장에 담아 풀프라이스를 받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느낌도 조금 들고.
게임 만듬새가 나쁘다거나 한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아틀리에'의 시작이 궁금하다면, 그리고 시리즈의 팬이라면 한번쯤 기념작으로 플레이, 소장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개발팀에서는 '마리'부터 시작해 모든 '아틀리에'를 스토어에 늘어놓고 싶다고 하니, 시리즈를 접한 적이 없다면 첫 작품인 마리부터 시작해 시리즈를 따라가며 변화를 확인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트로피는 쉽지 않다. 이벤트 도감을 채워야해서 무수한 반복 플레이와 계획적 엔딩 파밍이 필요하다. 조작의 어려움은 없지만 시간이 상당히 필요해 보이니 각오하고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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