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24'에는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으는 대작들이 다수 출시됐다. 기자에게도 평소 관심이 가던 게임들과 처음 보는 신작들을 직접 플레이해 보는 기회가 되었는데, 지스타 2024에서 플레이한 신작 게임 중 가장 큰 놀라움을 준 게임은 웹젠의 '드래곤소드'였다.
조금 투박한 제목에 MMORPG 전문 기업 이미지가 강한 웹젠이 선보이는 액션 RPG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플레이했는데... 플레이한 후 웹젠 관계자를 불러 선입견을 갖고 접한 것을 사과했다. 그만큼 '드래곤소드'는 그래픽과 전투 양면에서 모두 뛰어난 수준을 보여주는 게임이었다.
사실 '드래곤소드'가 액션게임 장인이자 그래픽 분야 최고 수준 개발자인 박정식 대표가 이끄는 하운드13에서 만든 게임이라는 것을 미리 파악했다면 그런 선입견은 갖지 않았을 텐데... 기자의 실수였다.
웰메이드 액션게임 '드래곤 네스트' 아트 디렉터를 역임한 박정식 대표는 '하운드13'을 창업해 실사풍 그래픽의 액션게임 '헌드레드 소울'을 선보였다.
이번 '드래곤소드'는 하운드13의 두번째 타이틀로, 언리얼 엔진5를 활용한 오픈월드 액션 RPG로 개발되고 있다.
박정식 대표는 '드래곤소드'에 대해 "싱글플레이도 재미있고 레이드, 던젼, PVP도 재미있는 게임"이라며 "보스 토벌, 잘 짜여진 레이드 콘텐츠도 개발중이며, 다른 유저들과 경쟁할 수 있는 PVP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웹젠에서 지스타 2024 현장에서 하운드13 박정식 대표, 그리고 곽노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를 마련했기에 참석해 '드래곤소드'를 플레이하고 생긴 궁금증을 풀어볼 수 있었다.
두 사람과 나눈 대화를 옮겨 본다.
액션 재미 계승하며 접근성도 높이고 싶었어
'헌드레드 소울'에서 실사풍 CG 그래픽을 보여줬는데, '드래곤소드'에서 다시 장기였던 카툰랜더링 느낌이 나는 그래픽으로 돌아왔다. 이유가 궁금하다
박정식 대표: '헌드레드 소울'의 그래픽은 비교적 리얼해서 연령층이 높은 유저들이 많이 플레이했다. 유저풀 자체가 리얼풍 그래픽으로는 한계가 있는 다른 시장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게임 자체도 '헌드레드 소울'은 어려운 면이 있었는데, '드래곤소드'는 액션 메카니즘은 비슷하지만 좀 더 라이트하게 풀어냈다. 더 많은 대중들이 즐겨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주얼도 바꾸고 시스템도 다듬었다. '헌드레드 소울'보다는 라이트한 느낌을 받으셨을 것이다. 재미는 담지만 접근성을 높이려 노력한 게임이라 봐 주시면 될 것 같다.
캐릭터를 교체해 가며 싸우는 태그액션 게임이 국내에서도 여러 종 개발되고 있다. 두루 해보니 '드래곤소드'가 가장 앞서있는 것 같다. 출시 시기도 중요할 텐데 개발 진척도는 어느 정도인가
박정식 대표: 캐릭터 교체 시스템을 많이 쓰는 추세인데, 저희의 경우 전작 '헌드레드 소울'에서 이미 플레이어 캐릭터가 있고 2명의 부관으로 파티를 구성하는, 지금과 비슷한 구조였다.
(아트 디렉터로 참여했던) '드래곤 네스트'는 단일 캐릭터를 조작하는 스타일이었는데, 단일 캐릭터로 구성하면 성장시키는 재미는 있지만 다른 캐릭터와 시너지를 내는 전략적 요소는 역시 파티 플레이로 하지 않으면 안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 후 만들고 싶었던 것이 내 캐릭터에 더해 다른 캐릭터와 조합해 전략적 플레이를 담고 싶었고, 첫 게임이 '헌드레드 소울'이었다.
한번 해보니 노하우도 새기고 피드백도 받아서 거기서 더 발전시켜 만든 것이 '드래곤소드'이다. '헌드레드 소울'에서 부관 스킬을 쓰는 것을 넘어 부관들로 플레이하고 싶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있어서 이번에 그런 피드백을 반영해 파티원을 모두 플레이어블로 만들고 시너지를 일으키게 발전시킨 시스템이라 봐 주시기 바란다.
진척도는 내부에서 열심히 만들고 있는데, 현재는 업데이트 콘텐츠를 더 만들어 가는 상태이다. 정확한 일정은 아직 말하기 힘들지만 2025년 내에는 보여드릴 수 있도록 개발을 진행중이다.
론칭 시점 캐릭터풀은 어느 정도 규모로 준비중인가
곽노찬 디렉터: 현재 18명, 9개 특성이 있는데 특성마다 2명씩 준비돼 있다. 출시 시점에서는 30명 정도를 준비해 차근차근 선보여 드릴 생각이다.
오픈월드 액션 RPG가 많이 개발되고 있는데, 오픈월드 부분에서 '드래곤소드'가 경쟁작 대비 갖는 강점은 뭐라고 보나
박정식 대표: 오픈월드에는 여러 요소가 있을 텐데 우리 게임은 액션 요소가 오픈월드에서 잘 작용될 수 있고, 기믹이나 퍼즐, 발견 등 오픈월드의 기본적인 요소를 최대한 담으려 노력중이다. 오픈월드를 실제로 만들어 보니 기본적인 재미를 담는 것도 굉장히 어렵더라. 요소들을 잘 담으면서 재미까지 끌어내는 데 많은 시간을 들여 다양한 시도를 했다.
어떻게 배치하고 구성해야 유저 동선을 잘 정리하고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 시행착오를 많이 했고, 현재 빌드는 어느 정도 답을 찾아 담아낸 것이다. 그런 것을 많이 채워나가며 우리만의 액션 스타일도 담을 월드로 구성했다.
월드가 단순 지형이 아니라 인간관계가 얽히며 스토리 라인을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월드가 지역마다 이유가 있고 이야기가 발생하는 것이 납득되도록 기본기를 잘 살리도록 노력하고 있는 상태이다.
오픈월드가 선형적 플레이로 진행되며 여기저기 가볼 수 있는 구조인지, 아니면 비선형적 자유로운 플레이도 가능한 것인지, 시연 버전의 분륭안 전체로 보면 어느 정도 비중인지 듣고 싶다
박정식 대표: 이번 빌드에는 오픈월드 요소가 거의 담기지 않았다. 직선형 플레이의 투토리얼 성격의 프롤로그가 담겼고, 체험판 내용은 전체의 2~3% 정도 규모인 것 같다. 나머지 월드의 플레이가 훨씬 분량이 크다.
완전히 자유도가 있는 오픈월드 게임이라기보다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라 기본적으로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게 된다. 스토리를 따라가며 주변에 다양한 것이 보이게 될 텐데 그런 것들을 하고 가느냐, 아니냐가 플레이어의 선택이 될 것이다. 길을 따라가며 길가에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을 골라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것으로, 그저 스토리를 빠르게 하고 싶다면 스토리만 따라갈 수 있는 복합된 형태라고 보면 될 것이다.
PC와 모바일 출시 후 장기적으로 콘솔 플랫폼도 시야에... 패드 조작 테스트 진행중
모바일과 PC에서 어떻게 차별점을 둘 생각인가, 게임패드 지원이나 액션을 부각시키기 위해 준비된 부분이 있나
박정식 대표: 액션게임이 근래 많긴 한데, 저나 저희 팀이 예전부터 구사한 액션은 이펙트나 액션에 치중한 것보다는 물리적 변화가 대단히 큰 스타일이었다 생각한다. 강하게 때리면 적을 멀리 날려보낸다거나, 스턴을 주기도 하고 땅에 꽂히는 식으로 강한 타격으로 큰 상태 변화를 주는 것이 '헌드레드 소울'부터 우리가 만든 스타일이다.
단순히 스킬만 쓰기보다는 전략적 대처, 다음 행동을 정하는 것이 다른 점이고 그 부분 때문에 유저가 스스로 플레이하면서 전략적 고민을 하게 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 부분이 가장 큰 차별점, 핵심적 차이라 생각하며 만들고 있다.
게임패드 지원은 고민중이다. '헌드레드 소울'은 모바일에서 굉장히 복잡하고 화려한 액션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던 게임이다. 노하우가 많이 쌓여있고 모바일로 전환해도 그 감성을 유지할 준비는 하고 있다.
'드래곤소드'는 '헌드레드 소울'에 비해 어느 정도 슬림화된 조작체계를 갖고 있어서 패드에 대응해 실제 테스트도 하고있는 상태이다.
게임패드도 생각하고 크로스 플레이도 준비중인데 콘솔 쪽 진출 계획은 없나
박정식 대표: 현재 빌드 상태로는 PC와 모바일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잘 완성되면 장기적으로 콘솔에 진출하자는 생각도 하며 만들고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콘솔에서도 잘 플레이할 수 있도록 다듬어 나가는 쪽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락온 기능이 없던데 의도적으로 이렇게 한 것인가
박정식 대표: 현재는 락온 기능이 없다. PC 기준으로 보면 락온이 있는 게임 플레이가 장점도 있지만 우리는 캐릭터 동선이 크고 움직임이 큰, 플레이 자유도가 큰 게임이다. PC 기준으로는 프리 타게팅으로 공격 대상을 자유롭게 바꿔가며 원하는 대로 스킬을 쓰도록 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다만 모바일은 시선 제한이나 변수들이 있을 수 있어 '헌드레드 소울'에서는 락온을 지원했었다. 플랫폼에 따라 지원을 고려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임 소개를 보면 탈것 개념인 '패밀리어'가 중요한 요소로 보이는데 시연 버전에서는 볼 수 없었다. 시연 버전에서 뺀 이유가 있는지, 게임에 어떻게 등장하는지 궁금하다
곽노찬 디렉터: 지스타에서 공개한 시연 버전은 오픈월드로 나서기 직전까지의 인트로 부분이다. 프롤로그가 끝나는 시점에서 패밀리어와 함께 월드로 나가게 된다. 이번에 게임을 처음 공개하며 초반 감성과 액션, 어드벤쳐, 퍼즐 요소에 집중하려 했고 오픈월드 요소는 향후 즐거움으로 남겨뒀다.
정통 판타지 활극 느낌인데 과거에는 평범한 판타지도 좋았지만 장르가 고도화되어 단순 판타지 활극은 트렌드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곽노찬 디렉터: 세계관을 구현할 때 점진적인, 캐주얼하면서 진중한 이야기를 끌고가는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고, 처음부터 무거운 세계관, 무거운 이야기로 가면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도 있다 본다. 현재 형태로 요즘 유저들이 익숙한 속도로 해 나가려 한다.
PVP 콘텐츠 들어가지만 강요하는 형태는 안 될 것
PVP 콘텐츠가 들어가는데 성능보다 애정으로 키우는 유저들이 PVP가 있으면 이탈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박정식 대표: PVP는 엄밀히 말하면 코어 핵심 콘텐츠로 보고있진 않다. PVP 콘텐츠는 게임에서 5~10%의 진짜 하드하게 즐기는 유저들만 하는 것을 전에 만든 게임들에서 경험했고, 그런 유저들의 피드백도 알고 있다.
코어 유저들을 위한 서비스 콘텐츠이고, 라이트 유저에게 PVP를 강요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정말 PVP를 즐기고 싶은 유저들이 자신이 육성한 캐릭터, 구성한 덱으로 즐겁게 PVP를 즐기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협동 멀티플레이 콘텐츠도 있는데 각각 3명의 캐릭터가 태그하는 방식이면 멀티플레이에서 너무 많은 캐릭터가 사용되어 문제가 생길 것 같다. 이펙트를 끄는 식의 옵션도 제공할 생각인가
박정식 대표: 멀티플레이에서는 캐릭터가 다수 존재하며 복잡한 상황이 많이 생길 것이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멀티플레이는 1인당 3인파티가 아닌 2인파티로 들어가게 테스트중이다. 레이드도 8명의 유저가 도전하도록 해서 테스트했는데 굉장히 복잡하고 이펙트가 과도하게 출력되는 현상이 있어서 현재는 6인 파티로 테스트중이다.
적정한 파티 인원도 테스트로 정하고 있고, 과도한 이펙트 때문에 이펙트 온/오프 옵션도 검토해야할 것 같다. 아직 빌드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내 것은 100% 출력되는데 동료들의 이펙트는 시선을 해치지 않도록 하는 설정을 옵션화하는 정책을 이야기중이다.
시연에서 퍼즐 요소가 인상적이던데 멀티플레이로 퍼즐 요소를 즐기는 것도 고려중인가
곽노찬 디렉터: 퍼즐 요소는 싱글플레이 쪽에 집중하고 있다. 멀티플레이는 반복성이 있어 퍼즐 요소가 재미있는 경험이 되기 힘들더라. 싱글플레이에서 유니크한 재미를 주는 데 집중하고 멀티플레이는 전투 위주로 진행될 것 같다.
대형 몬스터 위에 올라가 공격하는 기믹이 있던데, 싱글플레이에서는 문제가 없겠지만 멀티플레이에서는 어떻게 처리될까
박정식 대표: 멀티플레이를 고려해서 설계되어 있고 실제 운영에서는 유저 1명당 캐릭터가 2명씩이라 이론적으로 12명이 모두 올라타 몬스터를 제압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잡기나 발동하는 것은 모든 캐릭터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잡기 스킬이 있는 캐릭터, 공중잡기가 있는 캐릭터 등이 있다. 몬스터에 올라타면 몬스터의 행동 패턴이 변해서 돌격을 하다가 몇명 이상이 올라타면 넘어져서 버둥대는 등 액션에 변화가 일어난다. 그런 전략적 요소로 사용할 수 있고, 공중을 나는 적에게 올라타면 땅으로 떨어지는 등 올라타는 것이 영향을 주도록 기능하는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다.
BM은 어떻게 준비중인가
곽노찬 디렉터: BM은 일반적인 오픈월드 캐릭터 수집 RPG 스타일을 따라가게 될 텐데 과한 요소를 탑재하기보다는 합리적 선택으로 유저 부담이 덜 하도록 준비할 생각이다.
마지막 질문으로, 웹젠과 함께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지 들려주기 바란다
박정식 대표: 웹젠에서 저희 게임을 보고 적극적으로 이야기해 주셨다. 웹젠과 이야기할 때 웹젠도 차기 프로젝트로 글로벌 진출에 대한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저희도 글로벌에서 성공하고 자리하고 싶은 목표가 있었다. 그런 방향성에서 새로운 IP, 게임을 찾던 웹젠과 방향성이 맞아떨어져 함께하게 됐다.
이번 지스타 2024를 통해 '드래곤소드'를 처음 알게 됐을 유저들을 위해 한말씀 하고 마무리하자
박정식 대표: 지스타 현장에 찾아와 주신 분들도 많고 즐겁게 플레이해 주신 분이 많은 것 같아 감사 말씀 드리고 싶다. 즐겁게 플레이해 주시면 좋겠는데, 개발중인 타이틀이라 부족한 면도 있을 것이다. 피드백 듣고 남은 기간 열심히 잘 다듬어서 정말 게임성 좋고 플레이하기 좋은 게임을 만들려 한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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