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투 인터렉티브가 2020년 정식 출시한 '렘넌트: 프롬 디 애쉬즈'의 후속작 'Remnant II'(렘넌트2) 다운로드 버전이 선행 출시되었기에 플레이해 봤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3인칭 SF 액션 RPG 장르에 자막 한국어화로 출시됐다. 게임 자체는 1편을 기반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꿔서 발전시킨 형태라 장점도 많지만 아쉬운 부분이 많았던 전작보다 확실히 좋은 게임이 됐다.
1편과의 접점이 분명 존재 -지역도 등장인물도- 하지만 전작을 플레이해야 하는 요인은 거의 없는 수준이니 전작을 플레이하지 않았더라도 안심하고 도전하자.
'렘넌트2'를 플레이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다.
리뷰 작성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퍼스트 임프레션, '렘넌트2'는 어떤 게임인가
SF 액션 RPG, 3인칭 시점으로 무기는 총이 메인인 게임이다. 근접무기도 존재하고 이쪽을 주로 쓰는 육성방법도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사격이 메인이 된다.
공중을 날아다니는 적이 많기 때문에 근접무기만 쓰는 제한 플레이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일반 적은 그럭저럭 유인 후 격살이 가능하지만 보스전은 난감 그 자체일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탄창과 리로드가 존재하며 소지 탄약수도 정해져 있다. 무한탄창 같은 편리한 부분은 극히 일부 스킬이나 무기 한정인데, 대신 적을 죽이면 확률에 기반해 탄약이 드랍되고 체크포인트에서 휴식하면 풀 충전되는 식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총게임을 하듯 주무기와 보조무기 중 한쪽만 쓰면 탄약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자연스레 근접무기까지 세 무장을 균형있게 소모해야 하고 게임에 적응하면 어느덧 적절히 무기를 바꿔가며 싸우는 자신을 보게될 것이다.
루터 슈터이자 '소울' 시리즈와 '디아블로'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게임
무기 간 밸런스가 잘 잡혀있다. 마을에서 살 수 있는 흔한 AK 자동소총과 리볼버의 조합으로도 엔딩까지 크게 문제가 없고 보스 드랍 무기를 개조한다고 모든 상황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극강 무장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 좋았다.
물론 보스 드랍 무기는 희귀한 특수능력(개조체)이 붙어있다거나 공격 형태가 SF에 걸맞다거나 해서 조금 더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무기는 개조하는데 비용이 거의 2배 가량 들어간다.
반대로 범용 무기는 개조체를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대응 가능하다. 캠페인을 쭉 진행하기 위해서는 자기 손에 맞는 범용 무기를 찾아서 쭉 개조해 쓰는 쪽이 가성비가 좋다.
전작을 일부 유저들이 '총크소울'이라 불렀던 것을 기억하자. 이번에도 '당신은 죽었습니다'를 늘상 보게 된다. 기본적으로 어려운 게임이고 난이도를 최하(!)로 설정해도 보스의 패턴에 따라 즉사가 일상이다. 아포칼립스 난이도 정도 되면 이건 이제 공포 그 자체이니 각오하고 도전하자.
전반적으로 게임이 불친절하다. 적이 나타나면 음악이 바뀌니까 어느 정도 자각은 가능하지만 미니맵에 적의 위치를 표시해 준다거나 사각에서 공격이 들어올 때 경고를 띄운다거나 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 소울라이크라 한번에 받는 대미지도 꽤 높고 총이 메인이라 기본적으로는 근접전에 취약한데 적은 사방에서 튀어나오니... 항상 주변을 살피자.
튜토리얼 종료 후 캠페인 시작 지역이 랜덤인데(셋 중 하나) 세계의 보스도 랜덤으로 정해진다. 심지어 지역 맵도 랜덤이다. 캠페인을 클리어하고 다시 어드벤쳐 모드로 같은 세계에 진입하면 전혀 다른 시작 지점, 전혀 다른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다.
일부 보스전은 트리거가 있고 트리거 만족 시 드랍 아이템이 바뀐다. 다만 이름이 같고 옵션이 다른 아이템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한번 얻은 아이템은 굳이 두번 얻을 필요가 없다. 이쪽은 소울 시리즈에 가까운 부분.
보이는것 뒤에 감춰진 숨겨진 아이템
무기, 장신구, 뮤테이터(무기 장착물) 등 장비들 중 거의 절반 이상은 맵에 감춰져 있고, 캠페인 진행 간 모두를 획득 할 수 없다. 맵이 랜덤이므로 아예 구현되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건물 여기저기 숨겨진 A를 모아 지하의 B에게 가져다 주면 C로 바꿔 주고 그것을 D에게 주면 E로 바꿔주는데 이것을 장비하고 F에게 가면 G를 주고 그것을 사용해서 특정 맵으로 넘어간 다음 거기서 H를 얻어 마을에서 I를 만드는 식이다.
게임이 세심하게 다 알려주는편이 아니라서 그냥 인벤토리의 퀘스트 항목에 덩그러니 있을 뿐이고... 막히면 정보를 좀 찾아봐 가며 플레이하길 권하고 싶다.
불친절하고 자막 수정이 시급해 보인다
게임이 매우 불친절한데, 개발진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단점으로 작용한다. 게임 내에서 믿고 따라갈 표시라고는 메인 퀘스트의 '!' 아이콘 하나 뿐이다. 그것도 지역 맵에 붙어있을 뿐 경로 안내도 없고 설명도 '누구를 찾아라' 정도에 불과하다.
메인 퀘스트만 쭉 따라가는 사람도 중간중간 더 진행할 수 없는 것 같은 상황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게임 커뮤니티가 강제로 활성화된 이유일 텐데, 메이저한 S급 게임에 버금가는 게시물 생성 속도를 보이고 있다.
서브 퀘스트는 한술 더 떠 난해함 그 자체이다. 설명도 부족하고 진행은 대부분 단발성이다. 물론 어드벤쳐 모드에서 다시 하면 된다지만...
다만 '총으로 적을 쏴 죽이는' 게임이 화면에 더 무엇을 표시해야 하나 라고 하면 할 말이 별로 없다. 리뷰어도 금방 적응한 부분이다.
번역 부분은 에이치투에서 어서 손을 봐야할 것 같은데, 심각한 상황이다.
아이템 옵션을 믿을 수 없는 상태로, '피해 흡혈 n%'가 사실은 '근접 피해 흡혈 n%'였다던가 하는 부분이 산적해 있어 게임 언어를 영어로 바꾸고 아이템 설명을 싹 정독하고 오는 것이 권장될 지경이다.
치명적인 버그로 '최초 게임 시작 시 한글로 시작한 경우' 일부 대화 이벤트가 정상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리뷰어도 당한 상태인데, 꼭! 최초 캐릭터 생성 이전에 영어로 언어를 변경하고 생성하도록 하자.
한글 텍스트가 적용될 부분에 영문 텍스트가 나온다거나 반대로 영문 버전에 한글 텍스트가 끼어있다거나 하는 경우도 확인된다. 패키지 버전이 나오는 8월 17일 이전에 패치가 나오길 바란다.
그런데 그런 단점을 다 고려하고도 추천할 만큼 재미있다
하지만 게임은 매우 재미있다. 특히 보스전은 백미였다.
지금까지 단점만 주로 나열한 것 같지만, 이는 게임 자체가 수많은 단점을 재미 하나로 다 찍어누르는 기묘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입문자에게 '이런 단점이 있긴 하니 미리 알고 있으시오'라고 해줘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드는 게임이라 단점부터 나열했다고 이해해주기 바란다.
먼저 필드전은 학살하고 보스전은 학살당하고의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는 게임이다.
필드는 탄창 잔탄을 헤아리며 무기를 운용하고 숨은 길을 찾는 어드벤쳐 스타일이고 보스전은 패턴에 맞춰 기믹을 처리하고 회피하고 화력 집중 등 소울라이크에 걸맞는, 그리고 재차 트라이가 쉬운 구성으로 짜여 있다.
총기의 특징도 잘 잡혀있고 소위 '타격감'이 느껴지는 과장된 액션으로 손맛이 좋아 게임 플레이가 늘어지지 않고 즐거운 것도 큰 장점이다.
다른 루트 슈터 장르 게임들에 비해 아이템의 옵션으로 고민할 부분을 과감히 쳐내고 직업과 장비의 조합만 신경쓰면서 액션에 집중한 구성인데, 이 부분도 매우 잘한 선택으로 느껴졌다.
점수를 매기자면 85점은 줘도 될 것 같다. 리뷰어의 취향에 딱 맞는 게임을 간만에 만났다. '디아블로4'와 '렘넌트2' 사이에 뭘 할까 저울질하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정도로 플레이가 압도적으로 재미있었다.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어 소울라이크지만 리뷰어의 피지컬로도 게임 진행에 문제가 없고(보스전은 보통 5~10번 트라이했지만) 취향에 따라 무기를 선택해도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점. 범용 상점 무기로도 진행이 가능하다.
거기에 호러가 조금 가미되어 있지만 과하지 않고 SF 배경을 살리는 정도로 무난하게 적용되었고, 세미 오픈 필드를 탐험하는 맛이 있으면서 필드 전투가 너무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점까지 맘에 드는 부분이 많았다.
다만 100점을 주기에는 앞서 언급한 버그, 번역이슈에 불친절함(의도되었다고 하더라도) 등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아 감점을 하게 됐다.
전작처럼 '총크소울', 총을 들고 계속 죽는 게임이다. 게임 만듬새는 B급 느낌이 나고 버그에 번역도 문제가 있고 그래픽도 가끔 깨지고 불친절하고...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단점이 있는 게임이라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하게 되고 다음날에도 계속 생각나면 단점을 제쳐놓고 권할 만한 재미있는 게임 아니겠나. 리뷰어는 슬슬 하루종일 게임하기에는 조금 버거운 나이가 되었지만 '렘넌트2'는 '총 쏘는 게임' 임에도 불구하고 주말 내내 즐기게 됐다.
가격도 꽤 저렴하다. 가격과 재미를 생각하면 상당 부분은 눈감아 줘도 될 것 같은데, 역시 번역 오류는 치명적이니 에이치투가 어서 고쳐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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