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콜라보레이션에 진심인 스퀘어픽셀즈가 직전 콜라보 DLC였던 '포트리스'에 이어, 이번에는 사전에 예고됐던 '디제이맥스' 콜라보 DLC를 선보였습니다.
당초 두 게임의 콜라보레이션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었던 만큼 첫 발표부터 리듬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를 모았습니다. 저도 라이브 방송을 보던 도중 펄쩍 뛰었을 정도니까요.
'디제이맥스'의 '이지투온' 콜라보 DLC는 일찌감치 업데이트 되었고, 'LIMBO'를 비롯한 추가 곡까지 수록이 끝난 상황입니다. 로키 스튜디오는 'EZ2DJ'의 초기 시리즈를 '타임 패러독스' 콘셉트로 재해석한 멋진 비주얼과 음원 및 패턴 차별화로 '리스펙트'를 보여줬죠.
시간이 흘러, 스퀘어픽셀즈 또한 '포터블 1'부터 '리스펙트 V'까지 시리즈 전반을 아우르는 곡 라인업과 세심하게 구현된 비주얼 및 차별화된 패턴으로 이번 '디제이맥스' 콜라보 DLC를 완성했습니다.
'이지투온'에 업데이트 된 '디제이맥스' 콜라보 DLC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처럼 '디제이맥스'를 초창기 시리즈부터 즐겨봤다면 '여기서 이걸 썼구나' 싶은 요소들이 곳곳에 잔뜩 숨어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프로듀서 겸 디렉터 'FOX-B' 님은 줄곧 '디제이맥스', 특히 '테크니카' 시리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 왔죠. 또 당초 상호 콜라보를 먼저 제안한 것도 그였다고 하니 이번 DLC를 선보이며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콜라보 DLC의 방송 예고와 함께 게재된 문장은 'Pushing the envelope for Respect'입니다. ''리스펙트'를 위해 한계를 뛰어넘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문장처럼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말 그대로 '리스펙트'를 위해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준 '이지투온' 개발진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메인 화면부터 SFX까지 원작 재현에 충실
스퀘어픽셀즈가 그동안 선보였던 콜라보 DLC들은 소위 고증이라 표현하는 원작의 재현이 강점 중 하나였습니다. '디제이맥스' 콜라보 DLC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각 타이틀 별로 핵심이 되는 비주얼 테마가 다르고 저마다의 개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죠. 이에 맞게 콜라보 DLC에서는 각 메뉴 별로 '디제이맥스'들의 시리즈가 하나씩 할당되었고, 당연하게도 SFX 또한 시리즈들의 것들이 사용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젊은 시절 '트릴로지'를 굉장히 즐겁게 플레이 했기 때문에 '라운지'의 비주얼과 SFX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콜라보 DLC의 메인 비주얼은 '테크니카 튠'의 밝고 화사한 색감이 활용되었고 'EZ2ON' 영문의 폰트도 적절히 재구성 되었습니다. 가장 처음 보이는 '베이직' 메뉴는 많은 유저들에게 익숙할 PS4 '리스펙트'의 테마와 음악이 쓰였습니다. 얼핏 보면 '리스펙트'를 켜놓은 듯 상당히 유사하죠.
또 많은 유저들이 주로 이용하는 '스탠다드' 메뉴는 '테크니카 3'를, '라운지'에는 '트릴로지'의 메인 화면의 그것을 가져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각 메뉴를 오갈 때 등장하는 CD들은 그동안 발매됐던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OST나 UMP 등이 적용됐습니다.
사실 메뉴들을 보고 있으면 거의 빼다 박은 수준으로 똑같은 느낌이라 상당히 신기하고, 온라인 시절부터 '디제이맥스' 시리즈를 쭉 즐겨온 입장에서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세심한 원작 재현과 퀄리티에 놀랐습니다.
이 외에도 노트 스킨, 콤보 스킨, 판정 스킨, 패널 스킨 등 게임을 하며 가장 많이 보게 되는 요소들도 충실히 원작의 느낌을 담아 구현됐습니다. 콤보 폰트의 색이 바뀌는 등의 깨알 같은 디테일도 돋보입니다.
'테크니카' 노트의 경우 원작 '테크니카'에서 볼 수 있었던 원형의 노트가 아닌 깔끔한 '바'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대신 원형 노트는 '아쿠아'가 있으니 이쪽을 활용하면 됩니다. '리스펙트' 시리즈에 익숙한 유저라면, '리스펙트' 기어와 '리스펙트' 노트, 그리고 콤보 스킨 등을 적용해 플레이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무엇 하나 빼기 어려운 18개의 곡 라인업
상호 콜라보의 발표 이후 또 한번 화제가 됐던 것이 바로 이 수록곡 라인업인데요. 인기와 상징성이 높으면서도 각 시리즈를 대표하는 알짜배기 곡들로 채워져 있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역시 스퀘어픽셀즈의 곡 선정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스퀘어픽셀즈는 '바람에게 부탁해'와 'Ray of Illuminati' 등 '디제이맥스 온라인' 출신 곡으로 근본을 챙겼고, 동시에 'Only for you'나 'ALiCE', 'Someday'와 같이 인기와 인지도가 높은 곡들을 쏙쏙 골라 담았습니다.
사실 곡 라인업에 대해서는 더 이상 가타부타 할 여지가 없습니다. 무엇 하나 빼놓기 어려울 정도로 18곡 모두 명곡들이라 다소 무책임하지만 정말 잘 골랐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겠습니다.
이 외에 'OBLIVION'이나 'Nightmare'와 같이 '디제이맥스' 하면 떠오르는 일부 인기 곡에 대해서는 'FOX-B' 님이 직접 수록되지 않은 이유를 따로 잘 설명하기도 했고요. 말 그대로 최선의 수를 골랐다는 감상입니다.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높은 난이도로 악명을 떨쳤던 'Cypher Gate'의 RD 버전 음원이 수록됐다는 것인데요. '리스펙트 V'에서도 미션에서 특수 패턴으로 들을 수 있는 음원인데 '이지투온'에서도 난이도에 따라 곡이 달라지기 때문에 한 번쯤 SHD를 플레이 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맛있게 맵다, 패턴 및 난이도
곡에 이어 패턴과 난이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가야겠죠. 개인적으로 이번 DLC는 SHD 기준 상당히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18~19레벨을 연습하고 있는 현지인 입장에서 다른 곡의 동 레벨 대비 확실히 까다로운 면이 많았습니다.
예로 'Airwave'의 경우 '리스펙트 V'의 SC 패턴은 후반부의 겹폭타 구간만이 어려운 구간으로 설정된 반면, '이지투온'의 SHD 패턴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직하게 밀어 붙이는 스타일이라 상당히 고생하고 있습니다. 또 'BLACK GOLD'는 '리스펙트 V'에서 활용된 패턴과 박자에서 차별화를 주기 위해 조금 더 노트를 얹었고, 신선하면서도 높은 밀도로 어렵다는 감상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까다로움은 노트의 배치가 현실적으로 치기에 무리가 있다기 보다는, 비어있는 노트 음을 보다 꽉꽉 채워서 밀도가 높게 느껴지고 연타와 '따닥이'도 활용하는 등 의도적인 난이도 설정으로 느껴집니다.
정리하자면 기존 '이지투온'에 비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패턴 구성, 비어있는 구간을 꽉꽉 채워 놓은 노트들이 난이도를 높이는 느낌이라고 해야겠습니다. 물론 '이지투온'은 난이도 별 계단이 잘 놓여져 있고 이를 따라 차근차근 올라올 수 있기 때문에 겁먹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SHD가 어렵다면 그보다 조금 쉬운 HD를 하면 되니까요.
또 어렵게 느껴지는 것과 별개로 자신의 실력에 맞는 적정 레벨대의 패턴을 플레이 해보면 수준 높은 패턴의 완성도가 와 닿습니다. 만약 본인이 '리스펙트 V'를 즐겼거나 현재 즐기고 있다면, 또 같은 곡에서의 더욱 높은 난이도를 갖춘 패턴을 원한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두 게임의 콜라보를 마무리하며
두 게임을 모두 즐기고 또 좋아하는 입장에서 이번 상호 콜라보는 매우 반가웠고 또 즐거웠습니다. 아마도 저와 같이 두 게임을 모두 하는 유저라면 마찬가지 감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나 공통점이 많은 게임인 만큼 차별화를 위한 노력과 재해석의 포인트를 감상하는 재미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또 국산 리듬게임을 대표하는 게임들이라 팬인 입장에서 일종의 운명 공동체(?) 같은 느낌도 받곤 하는데, 좋은 기회로 의기투합해서 유저들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선사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이 콜라보의 의의가 크지 않나 싶습니다.
이러한 만남이 다시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산 리듬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말 그대로 역사적인 콜라보를 함께할 수 있어서 당장은 기쁜 마음이 큽니다. 이 리뷰를 통해 두 게임의 순항과 롱런을 응원합니다.
두 게임의 콜라보가 마무리 된 시점에서, '이지투온'의 예고된 콜라보 DLC는 바로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하드코어 타노시'가 남아있습니다.
이번 '디제이맥스' 콜라보 DLC가 다소 어렵게 나온 탓에 '하드코어 타노시' 또한 고 난이도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데, 저는 최근 리듬게임을 조금 소홀히 한 벌(?)을 받은 터라 DLC의 출시 전까지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이 리뷰를 읽으시는 독자 분들의 실력 상승도 마찬가지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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