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프롬소프트웨어의 신작 '엘든 링 밤의 통치자(이하 밤의 통치자)'를 5월 30일 출시한다.
'밤의 통치자'는 다소 마니악하고 진입장벽이 높았던 프롬식 액션 RPG의 대중화와 유행에 혁혁한 공을 세운 '엘든 링'의 스핀오프 타이틀이자 협력형 서바이벌 액션 장르의 신작이다. '밤의 통치자'는 스핀오프 타이틀로 포지셔닝 한 만큼 공통점도, 차이점도 여럿 존재하는 이색적인 게임으로 개발됐다.
프롬소프트웨어는 '다크소울'부터 '엘든 링'에 이르기까지 매 타이틀 마다 새로운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해 왔다. '세키로: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와 '엘든 링' 그리고 '아머드코어 6: 루비콘의 화염'을 정말 즐겁게 플레이 한 팬인 만큼 신작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특히나 오리지널 신작이 아닌 스핀오프 타이틀이라는 점이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또 '엘든 링'의 핵심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도전과 해답을 제시 했는지도 궁금했다.
5월 30일 정식 출시에 앞서 미리 경험해 본 '밤의 통치자'는 프롬소프트웨어가 '엘든 링'에서 미처 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던 여러 새로운 시도들이 담긴, '엘든 링'을 즐겁게 한 게이머라면 플레이 할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평하고 싶다. 우려스러운 점도 몇 가지 있지만 게임 구매를 고민해야 할 정도의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며, 본편과 DLC 그리고 모드까지도 섭렵한 이들에게는 특히나 적극 추천하고 싶다.
한 판에 40분, 실전 압축으로 경험하는 '엘든 링'
'밤의 통치자'는 한 줄로 요약하면 '실전 압축 엘든 링'이다. 원작이 되는 '엘든 링'은 별다른 시간 제한이 없는 오픈월드 ARPG인 만큼 여유롭게 자신의 템포에 맞춰 이곳 저곳을 탐험하고 레벨을 올리며 장비와 전회 등을 갖춰 나가는 것이 가능한 게임이었다. 특히나 순수 액션이 아닌 'RPG'인 만큼 원하는 만큼 성장하고 각종 '꼼수' 까지도 활용해 보스전에 도전할 수 있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게임이었다.
반면 '밤의 통치자'는 배틀로얄 혹은 서바이벌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시간 및 공간의 제한과 간소화 된 파밍 및 성장 시스템을 도입해 원작을 매우 강하게 압축시킨 형태의 게임성을 지녔다. 이 일련의 과정은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정신이 없고 어디로 이동해야 할지 조차 감이 오지 않을 정도로 우왕좌왕 하게 된다. 게임 내에서는 생각 외로 시간을 불필요하게 소비하는 경우, 일이 꼬이거나 경로를 잘못 선택해 사망하는 경우 등 예상 외 변수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체감 상으로 더더욱 상당히 짧게 느껴진다.
세션 진입 후에는 곧바로 이동 및 파밍이 시작된다. 주위에 존재하는 약한 적들이나 던전, 필드 보스, 상자들을 순차적으로 상대하며 성장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줄어드는 안전 지역 안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 안전 지역은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줄어들며, 안전 지역 밖에서는 버티기 매우 어렵기 때문에 '배틀그라운드'의 자기장 외곽 플레이를 생각하면 곤란하다. 각 Day의 마지막에는 보스를 상대해야 하고, 보스를 처치하는데 성공하면 다음 날로 넘어가 다시 파밍이 시작되는 형태다.
총 3일 동안 진행되는 필드 탐험 및 파밍 성장 과정을 거치고 나면 각 세션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최종 보스전에 도전하게 된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40분 가량이다. 사실 1세션(한 판)에 40분이 걸린다는 건 요즘 게임들의 흐름을 생각하면 꽤 긴 편에 속한다. 하지만 '엘든 링'과 비교했을 때는 극적으로 짧다고 할 수 있다.
1세션(한 판)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기 때문에 게임 시스템에도 크게 변화가 생겨났다. 본편에서는 축복에 반드시 앉아야만 회복 및 레벨 업이 가능했지만 '밤의 통치자'에서는 가까이 접근하면 성배병이 가득 차고 회복도 되며 버튼 하나로 레벨 업이 가능하다. 이동 또한 일반 달리기 보다 빠른 '질주'가 생겼고, 일부 절벽을 점프로 타고 오르는 것도 가능해졌다. 심지어 원작에서 많은 이들을 괴롭힌 낙하 대미지도 사라졌다. 압축된 게임성을 갖춘 만큼 여러 시스템들도 마찬가지로 간소화 되거나 템포가 빨라진 것이다.
'엘든 링' 몰라도 되지만, 해봤다면 더욱 좋은 '밤의 통치자'
본편에서는 어떤 무기를 주력으로 사용할 것인지, 잘 어울리는 전회나 탈리스만, 기도나 마술은 무엇이 있는지 등 보다 '어떻게 강해질지 고민하는' RPG적인 요소가 강했다. 특히나 싱글 플레이가 중심이 되고 침입이나 메시지 기록 등 독특한 멀티 플레이 요소가 약간 가미된 게임이었기 때문에 소위 '탱딜힐'과 같은 역할군의 개념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밤의 통치자'에서는 기본적으로 3인 파티 플레이가 권장된다. '밤을 건너는 자'들은 저마다 다른 패시브, 액티브 스킬과 궁극기(아츠)를 보유하고 있다. 또 쓰러진 파티원을 공격해 다시 일으키거나 일부 버프를 함께 공유하는 등 플레이를 하다 보면 '엘든 링' 보다 직접적으로 ARPG 스타일의 파티 플레이 내지는 협동하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엘든 링'처럼 솔로 플레이도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난이도는 상당한 편이다. 만약 본편에 정통한 플레이어라면 괜찮을 지도 모르겠으나, 캐릭터 저마다의 특색과 강점 그리고 약점이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다. 기본적으로는 3인 파티 플레이가 진행이 더 수월하다. 난이도 스케일링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적의 패턴이나 맵 구성 등 전반적으로 게임이 3인 파티 플레이를 기본으로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적으로는 '밤의 통치자'를 플레이 하기에 앞서 본편을 조금이라도 경험해 보길 권장하고 싶다. 초반 튜토리얼이 제공되기는 하나 이것 만으로 게임을 쉽게 풀어 가기는 어렵다. 일단 본편을 조금이라도 해보는 것이 게임에 적응하는 시간을 크게 줄여줄 것이다.
특히 기본적인 조작이나 전투 방식, 무기 강화에 사용되는 '단석'이나 무기의 스왑 및 양손 잡기, 아이템 속성 등 '밤의 통치자'와 '엘든 링'이 공유하는 시스템에 대한 이해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 '림벨드'는 전반적으로 '엘든 링'의 필드들과 상당히 유사하기도 하다. 물론 '맨땅 헤딩'을 해도 상관은 없지만 '엘든 링'을 우선 플레이 해본 이들이 적응에 유리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원작보다 경쾌한 액션, 로그라이크 요소의 조화
원작과 공유되는 특징이 있는 반면, '밤의 통치자'만의 차별화 요소들도 존재한다. 캐릭터에 해당하는 '밤을 건너는 자', 그리고 로그라이크 스타일의 스펙 업 수단인 '유물'이 그것이다.
'밤의 통치자'의 액션은 '엘든 링'보다 월등히 경쾌하다. 비록 많은 무기와 전회를 사용해보지는 못했지만 기본적인 공격은 물론이고 이동과 각종 스킬(아츠)들까지도 '엘든 링'의 묵직한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이러한 경쾌한 액션으로의 변화는 '밤을 건너는 자'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밤을 건너는 자'들은 저마다의 패시브, 스킬, 아츠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먼 거리를 단번에 이동하거나 넓은 범위를 공격하는 등 저마다의 특징을 갖고 있다. 압축된 게임성과 변화한 시스템에 더해 기본적인 액션 및 이동까지도 빨라지면서 마치 각종 모션 변경 모드를 설치한 '엘든 링'을 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다.
로그라이크 스타일의 스펙 업 수단인 '유물'은 한 세션이 끝날 때마다 얻을 수 있다. (상점에서 '상자깡'도 가능하기는 하다.) 유물은 각 캐릭터 별로 미리 세팅 가능한 일종의 패시브 스킬로 출격 시에 효과가 적용된다. 각 유물에 붙는 능력치는 무작위이고, '밤의 왕'을 처치하면 더 많은 옵션이 붙은 유물을 얻게 되므로 원하는 세팅을 갖추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플레이와 획득이 필요하다. 유물은 게임을 꾸준히 플레이 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이자 원활한 플레이를 돕는 시스템으로 신경 써줄 필요가 있다.
보스전의 긴장감은 그대로, 템포는 보다 빠르게… '엘든 링 밤의 통치자'
불안 요소나 걱정스러운 면이 몇 가지 있다면 우선 프롬소프트웨어가 멀티 플레이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게임에서 다소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서버 불안정이나 밸런스 이슈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데 '아머드코어 6 루비콘의 화염'을 통해 어느 정도 경험을 쌓았기를 기대해봐야 할 것 같다.
또 인게임 측면에서는, 핑이나 아이템 강조 등의 시스템이 제공되기는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이 아닌 이상 랜덤 매칭이 기본이라 이것 만으로는 의사소통에 다소 답답함이 있다는 것, 유물 파밍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을 때의 무작위성으로 인한 파밍 스트레스가 걱정된다는 점 정도가 떠오른다. 인게임에서의 플레이는 빠르고 부담이 적지만, 정작 유물 파밍은 본격적으로 파고든다면 꽤 피로감이 있을 것 같다.
'엘든 링 밤의 통치자'는 '엘든 링' 등의 '프롬표' 게임들을 이제 와서 시작하기에는 난이도 측면에서 부담을 느꼈거나, '엘든 링'을 정말 즐겁게 플레이 한 '망자'라면 추천할 수 있는 게임이다. 보스전에서의 긴장감은 그대로 살아 있으면서도 3인 파티 플레이에서 오는 상대적인 난이도 하락과 빠른 템포 덕분에(물론 한 세션 당 시간은 무겁지만) '한 판만 해볼까?' 하고 가볍게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 저마다의 개성적인 스킬을 보유한 캐릭터들을 다루는 재미도 쏠쏠했다. 색다른 옷을 입은 '엘든 링'을 경험해보고자 한다면 이 게임은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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